#01. 생각치도 못했던 누군가
3년전, 맨날 놀고 마시는 대학생활에 점점 싫증을 느끼던 시기였을것이다.
나에게는 좋아하던 같은과 윗학번 선배가 있었다.
과사무실 앞에서 잠깐 마주치는 그 순간을 위해 학교가기전 나를 거울앞에서 1시간동안 난리를 치게만든, 대학와서 첫눈에 반한 선배.
생각할수록 골치아픈 동기들과의 관계, 의미도없고 재미도없는 술자리, 지긋지긋한 과제. 그 구린 사막속에서 그선배는 나에게 오아시스같은 존재였다.
김용국. 그 세글자만으로도 난 엄청 설레했었다.
그리고 용국선배 옆에는 용국선배의 절친인 너가 있었다.
누군가를 좋아하면 항상 티가 나던 나였기에, 내가 용국선배를 좋아하는건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용국선배는 따로 좋아하는 같은과 동기언니가 있었고, 나는 그 사실을 알고있음에도 그 선배를 쭉 좋아했었다.
정말이지 용국선배를 좋아하는동안 참 힘들었다.
내가 자기를 좋아하는걸 알고있음에도 나에게 관심이 전혀 없는 선배를 볼때마다 무관심이 정말 무서운거구나 라는걸 뼈저리게 느끼고 절망했기에…
그래도 난 언젠간 용국선배와 사귈수있을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항상 어떻게해야 용국선배와 잘될수있을까 라는 생각을 품고살았었다.
그런 일상이 반복되던 어느 날, 너가 나타났다.
"수업끝나고 잠깐 볼수 있어?"
수업에 들어오기전 잠깐 마주쳤던 용국선배 얼굴을 떠올리며 들떠있던 나에게 톡이왔다.
톡이 올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너에게.
전에 한번 우연히 같이했었던 술자리는 두달전일이고, 그 사이에 너와 제대로 마주친적도, 이야기를 나눈적도 없었기에 갑작스런 너의 톡에 놀란것도 잠시,
무슨일이냐는 내 말에 잠깐 할 이야기가 있다길래 나는 수업끝나고 바로 너를 만나러 가겠다고 말을했다.
학교 분수공원벤치앞에 서서 나를 기다리고 있던 너에게 한걸음 한걸음 다가갈때마다 어색함이 배가되어 다가왔다.
그렇게 어색한얼굴로 과연 너가 무슨할말이 있길래 나를 부른건지 궁금해하고있던 나에게 너가 해주었던 말은 나를 굉장히 놀라게했었다
"나 너한테 관심있었어. 전부터 쭉"
아마 그때 내 기억으로는 너무 놀라서 한동안 벙쪄있었던걸로 기억한다.
"말 안하려고했는데, 이번학기 종강하고 아마 휴학하게될것같아서.. 이 말 하려고불렀어."
그때 너가 나에게 한 말은 고백도 아니었고, 그냥 일방적인 통보였다.
난 곧 떠날거고 너를 못보게될지도모르니 이 말을 하고 떠나고싶었다, 라는 너의 말 뜻을 한동안 벙쪄있고나서야 알아차렸다.
그 상황에 내가 할수있는 대답이라고는 "아.. 전혀 몰랐어요." 뿐이었다.
우리는 마주친적도 많이 없었고, 손에 꼽을 정도지만 너와 지나가다 잠깐이라도 눈이 마주쳤을때에도 전혀 그런걸 느끼지 못했으니
나를 좋아했을거라고는 정말 상상도 못했었다.
"음.. 당연하지. 내가 그동안 티를 하나도 안냈으니까"
너가 말을 꺼냈다.
"아하..."
내가 어색하게 대답했다.
"갑자기 내가 불러서 많이 놀랐지?"
너가 다시 어색하게 말을 꺼냈다.
내가 "아.." 가 아닌 다른 대답을 할수있도록
"네.. 놀랐어요."
내가 또 다시 어색하게 대답을 했다.
"말했으니까 됐어. 잘지내고."
"네…"
너는 이제 가보겠다며 서두르게 대화를 마무리하고 나에게 한번 웃어보이고는 고속터미널로가는 버스정류장방향으로 가버렸다.
그때 난, 너가 그렇게 가고 난 뒤에 너가 나를 왜 좋아하게되었을까 생각해보았다.
그리고 얼마지나지않아 설마 이 일을 용국선배도 알고있을까? 모르고있을까?를 한참 생각하게되었고
나에게 무관심한 용국선배가 자기의 절친한 친구가 나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듣고 나에게 어떠한관심이라도 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생겨버렸다.
그리고 그 날 밤, 너에게 또 톡이 왔다.
"연락해도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