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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락비/우지호] 콩깍지.5 (부제 : 어쩌다 내 이름 불러준) | 인스티즈

 

 

콩깍지. 5


 

 

 


세상에는 여러종류의 사람이 있다. 누구나 다양한 성격을 가졌고. 그것은 모두 이해 받을 만 하다.

그래. 안다. 아는데.

 

 

 

" 죄송해요 언니.. "

 

 

 

죄송하다면서 왜 입은 웃고있니? 본래가 소심한 성격탓에 따지지못하고 속으로 그 말을 삼키며 대꾸했다. 괜찮아. 어차피 어떻게든 알려질 사실이긴 했다. 나는 흘끗 문틈사이로 여전히 엠티의 열기가 시끄러운 방을 쳐다보았다. 언듯. 재효오빠가 보인다. 눈이 마주칠새라 재빨리 고갤돌려 대강 후배녀석을 타일러 돌려보냈다. 진짜 죄송해요! 왁짜지껄 떠들어대며 진심같지도 않은 사과를 외치고 후배들이 우르르 나갔다. 절로 한숨이 나온다. 문으로 다시 들어갈 엄두가 안난다. 무겁기만한 가방. 집에서 챙겨나올때까지만 해도 너무 신났는데.

 

 

' 엠티 가봤자 아무것도 안생겨, 술먹고 뻘짓안하면 다행이지. '

 

 

특유의 웃음으로 신랄하게 대꾸하던 우지호의 목소리가 들린다. 오냐. 너 돗자리 깔아도 되겠다 아주. 가방탓에 어께가 아프다. 이씨. 나는 아무렇게나 복도에 가방을 널부러 트렸다. 화장실이 대체 어디냐. 코끝이 찡해지면서 나는 휴지를 찾아 무작정 걸었다.

 

 

재효선배.

우리과에서 단연 톱이였다. 뭐가? 전부 다. 키하며 얼굴 , 성격. 빠지는 거 없이 인기 톱. 신입생들이 환상을 품기에 아주 적절한 선배였다. 물론 나도 그 무수리들 중 하나였고. 첫 오티를 하고 돌아오던 날. 호들갑떨며 지호네 집에 가서 한참을 재효선배 이야기를 했다. 진짜 잘생긴 선배가 있었는데 어쩌고 저쩌고. 지루하다는 표정으로 방울토마토만 열심히 먹던 지호 얼굴이 눈앞에 선하다. 얼마안되서 선배가 군대에 갔다가 제대하고 겨우이제야 말을 터서 오빠소리 좀 하게 됬는데..

 

 

 

" 이씨.. 망할년들. "

 

 

화장실안에서 코를 팽 하고 풀며 불과 몇 분전의 일을 회상했다.

시작은 과대언니와 실수로 함께한 술자리였다. 그놈의 술이 웬수야. 나는 다시 떠올라 머리를 쥐어뜯었다. 소문은 순식간에 여자들 사이에 퍼졋고, 동기들은 나도 아는게 있으니 별 소리 하진 않을거고 문제는 1학년 신입생들이였다. 재효오빠를 눈독들이는 애들이 유독 많은. 여자 신입생들이 참 많았다. 입 가벼운 애들부터 밥을 사주며 입 다물어 달라는 말을 그렇게도 신신당부 했는데. 후배녀석이 수없이 하던 수식어가 머릿속을 둥둥 떠다닌다. 실수로. 저도모르게.

 

 

결국 어제 먹은 술이 웬수였다. 뒤늦게 일어나자 우지호는 내앞에서 그대로 자고 있었고 난 눈앞에 잠든 우지호 얼굴을 보자마자 헐레벌떡 비명을 지르면서 깨어났다. 늦었으니 가지 말라는 말에도 지하철 타고 갈수있다면서 뒤늦게 부랴부랴 선배들께 연락해 굳이 오겠다고 겨우 왔다. 내가 집을 나서 택시를 잡으며 집에 일이 있어서.. 하고 둘러대며 차를 타는 순간까지도 부시시한 얼굴에 와이셔츠 차림 지호는 휘휘 손을 흔들면서 연신 언짢은 표정이였다.

 

 

아무튼 그 사이, 그 잠깐 사이 엠티 온 지 얼마나 됐다고 일을 벌린거다.

 

 

 

" 아이씨 진짜.. "

 

 

 

우지호랑 맨날 붙어다녀서 그런가 목구멍 끝까지 욕들이 마구 치솟는다. 누가 들을새라 머리만 쥐어뜯으며 참긴 했지만. 한참을 화장실에서 버팅기다가 주머니에서 울리는 과대언니의 전화에 꾸역꾸역 옮겨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겼다. 세면대 앞에서서 공들인 화장을 가만히 보고있자니. 표정이 참 가관이다. 풀메이크업을 하면 뭐해 얼굴이 이 모양인데. 대강 머리를 정리하고 표정관리하려 억지로 아에이오우를 하고 기어나가다시피 하는 속도로 방으로 향했다.

 

 

" 안녕하세요.. "

 

 

어색한 웃음으로 들어서는 나와 달리 이미 방 분위기는 과열이다. 오 여주! 하고 여기저기서 날 부른다. 별로 안친한 선배들까지. 지호는? 유일하게 지호 안부를 물어보는 지민선배의 물음에 대강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는 대충 술병을 치우고 자리에 앉았다. 저만치 멀리 재효오빠가 보인다. 시선은 지민선배에게 둔 채 나는 넓은 시야로 계속 재효선배를 신경쓰고있다.

 

 

" 걔 대체 언제 복학한데? "

" 글쎄요.. "

" 군대도 면제라면서. "

" 아하하. "

 

 

 

저번에 지호 연습실에 한번 데리고 간 이후로 계속 이상태다. 자기말로는 데뷔할때까지 휴학 할 생각은 없다던데. 나는 그 말을 조용히 삼키고 사이다를 들이켰다. 방금 막 화장실에서 오늘은 술마시면 안된다는 굳은 결심을 하고 온 차라 병들에게 눈도 돌리지 않았다.

 

 

 

" 어, 오늘 여주 왜이렇게 빼는거야? "

" 그러게. 왜 자꾸 탄산만 마셔 알코올을 마셔! 알코올! "

 

 

 

알코올 좋아하시네. 어색하게 웃으며 뒤로 빠지는 내 팔을 붙들고 매달리는 선배들. 술냄새가 진동을 한다. 대충 팔을 빼내고 방을 나오려는데 재수없게도 나가는 동시에 지금 보기싫은 사람 넘버 원 투들과 눈이 마주쳤다. 후배년과 재효오빠. 모른척 고갤 돌려 방을 빠져나오는데, 심박수는 이미 마구 증가한지오래.

 

 

" 휴.. "

 

 

심호흡. 심호흡. 찬바람을 쐬면서 속을 가라앉혔다. 그래봤자 아까 눈 마주친 오빠 얼굴이 선하지만. 습관적으로 폰을 꺼내는데 왠일인지 카톡이 와있다. 그것도. 우지호. 하고 떡하니 적힌. 아니이게 누구신가. 확인하니

 

 

뭐해

재밋냐

나도갈까

심심하다

배고프다

 

 

 

대강 뭐 이런식이다. 대충 답해주면서 추운 몸을 이리저리 사리는데 뒤에서 누가 여주야. 하고 부른다.

고갤 돌리면 세상에.

 

 

" 아,.. 오빠. "

" 뭐해. 추운데. "

 

 

 

사람좋게 웃는 얼굴로 걸어오는 재효오빠. 안돼. 그 코트는 반칙입니다! 아니 저 얼굴이 반칙이다. 속으로 생각하며 달아올라 못낫을 내 얼굴을 찬손으로 식혔다. 왜 따라나온거지? 왜 하필 내옆에 앉는거지? 혹시 아까 그 말에 대답하려고? 나 차이는건가? 아니면.. 혹시 나한테 관심있나? 오만생각이 머리속을 뒤덮는다. 그 사이로 선명하게. 재효오빠의 목소리가 들린다.

 

 

 

" 오늘 술 안마시네? "

" 네? 아.. 네. "

" 왜 , 몸이 안좋아? "

" 아니.. 그냥. "

 

 

 

실수하기 싫어서요. 오빠한테. 말 대신 나는 입을 꾹 다문다. 결국 어제 술마시고 그대로 늦잠을 자버리긴 했지만. 그때 손에 쥔 핸드폰이 우우웅 울린다. 카톡인 모양인지 알림창이 뜨는데 지금 그게 눈에 들어올 리가 있나. 재효오빠랑 무슨이야기를 하는지 내가 뭐라고 햇는지 생각도 안나고 정신도 없다.

 

 

 

" 들어갈까? "

 

 

 

웃으며 나를 일으키는 오빠 뒤로 과대언니가 지나간다.

 

 

" 어, 너네 뭐야~ "

" 뭐긴뭐야. "

 

 

아무일도 안생겨. 그렇게 생각하고 온건데. 과대언니의 짖궂은 말투에 괜시리 얼굴이 빨개진다. 뒤돌아 신난 과대언니의 말들을 받아주는 재효선배를 한번 쳐다보다가 다시 고갤 돌리고 괜한 손가락장난만 치는데 언니가 웃다 말고 내 어께를 툭 치며 말을 꺼낸다.

 

 

" ㅋㅋㅋ 아! 여주야. 아까 지호가 나한테 연락왔던데? "

" 네? "

 

 

 

걔가 왜? 학교사람들이랑 연락 안하기로 유명한데. 언니도 나만큼이나 의아한지 고개를 갸웃하고 내게 말한다.

 

 

" 진짜 별일이다 그치? 거기 어디냐고 묻더라? "

" 아.. 네. "

 

 

그런가보다 대수롭잖게 대꾸하는 내옆으로 재효오빠가 불쑥 물음을 던진다.

 

 

" 지호? "

" 아, 네. "

" 누구야 걔가? "

 

 

재효오빠의 물음에 언니가 모르냐고 몇번 묻더니 이내 고갤 끄덕이며 내게 지호가 입학했던 시기를 묻는다.

 

 

" 맞네, 지호가 너 학교 휴학했을때 오고 여주는 계속 다녔는데 한학기 다니고 휴학했어, 니가 딱 왔을때 걔가 휴학했지 아마? 암튼. 지금 휴학한 거 맞지? "

" 네. "

" 맞네맞네. 기가막히게 너랑 어긋낫다야. "

" 아아. 그렇구나. "

 

 

 

재효오빠가 골똘히 생각하는 표정으로 고갤끄덕였다. 아무렴 어떠리. 생각보다 그렇게 어색하지도 않고. 그냥 대충 이정도 선을 유지하면서 지내면 오빠도 잊겠지. 고백할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는 내 속마음이 생각한다. 참 이것도 고질병이다. 학교다닐때도 ..가만. 누구였더라?

 

 

" ..주야.. 여주아! "

" 아, 네! "

" 무슨생각해~ "

 

 

그렇게 웃지마요 오빠. 반칙입니다. 아무것도 아니예요. 모기소리로 고갤 푹 숙이는 내가 웃기다는 듯이 계속해서 웃는 재효오빠. 그러다 방에 들어서자 아까 과대 언니보다 더한 야유가 몰아친다. 뭐했냐 , 왜 둘이 들어오냐, 술이 좀 들어가신 선배들이 주요인이다. 쳐다보지 않아도 시야가 넓어 대강 아까 그 후배가 쳐다보는게 느껴진다. 살짝 복수하는 마음으로 웃어보이는데 불쑥. 재효오빠의 손이 내 머리를 헤집었다.

 

 

" 그냥 이야기 좀 했지, 우리 후배님이랑. "

 

 

헐?

 

 

" 무슨얘기!! "

" 그냥~ "

 

 

아. 아마 지금 내 얼굴은 터지기 일보 직전일 것이 분명하다. 기계같은 몸동작으로 대강 자리를 펴고 앉는데 다시금 벌컥. 문이 열린다. 동시에 지민언니의 호들갑 스런 목소리가 들린다.

 

 

" 지호야! "

[블락비/우지호] 콩깍지.5 (부제 : 어쩌다 내 이름 불러준) | 인스티즈

 

 

내 눈앞에 있는 우지호가 진짜 우지호가 맞는지. 어떻게 여기에 있는지. 도저히 머릿속으로 정리가 안되는데. 우지호는 꼭 그때처럼. 여유롭게 웃어보인다. 시익올라가는 입꼬리가 그때의 노랑머리 남자와 겹쳐지면서 나는 순식간에 마치 그를 모르는 사람처럼 느낀다.

 

 

 

" 이여주. "

 

 

내 이름을 부르는 우지호가 낮설다.

미치게 낮설다.

 

 

" 나왔다. "

 

 

쿵. 쿵. 귓가에서 경보가 울린다.

안돼. 멈춰 하고.

 

 

무언가가 변할지도 모르는 예감이 마주친 시선 사이로 우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푸르기만 했던 소나무가 내게 다른 의미가 될지도 모른다고.

 

 

 

(계속)

************

( 부제 : 어쩌다 내 이름 불러준 그 목소리를)

부제까지 적엇는데 계속 튕기네요 실제 부제는 이겁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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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지호야!!!!!!!지허야ㅑ야야야야야ㅑㅑ지호야ㅠㅠㅠㅠㅠㅠㅠ지호야!!!!!!!지호!!!!!!우지호!!!ㅠㅠㅠㅠㅠㅠㅠ날왜설레게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재효오빠더ㅠㅠㅠㅠㅠㅠ지호야 우지호 내가 부르다 쥬글이름 우지호ㅠㅠㅠㅠ
10년 전
독자2
지호야ㅜ.....ㅜㅜㅜㅜㅜㅜㅜㅜ다음편기달려요ㅠㅠㅜㅜ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3
진짜 제 취향인가 아세요...? 0편부터 쭉 읽고왔는데 읽는내내 제.로망을 글로 읽는것같아서 설리설리ㅠㅠㅠ

푸르기만 했던 소나무가 내게 다른의미가 될지도 모른다고 한 이 부분은 여주가.드디어 지호를.남자로 느끼기 시작했다는 거겠죠...? 제발 그랬으면ㅠㅠㅠ 행쇼하란 말야ㅠㅠㅠㅠ 지호도 분명 마음이 있는것 같은데...ㅠㅠㅠ

혹시 암호닉 받으시나요...? 받으시면 문과생 으로 신청할게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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