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창 밖으로 눈이 내린다. 하이얀. 채 따뜻해지지 않은 차내에서 몸이 으슬으슬 떨려온다. 하얀 입김이 퍼진다. 입김이 차창에 서리고, 그건 곧 하이얗게 서리로 바뀌어 내리앉는다. 보이지 않는 바깥- 혹은 어렴풋하게 보이는 그것이 마치 이 세상이 아닌 것만 같다. 다른 세계-. 하이얗고 뿌옇게 보이는 꿈 속의 그런. 그런 꿈 같은 세계. 무심코 손을 뻗어 서리를 긁어낸다. 차가운 기운이 손톱에 스미는 만큼-. 딱 그 만큼 바깥의 다른 세계 같던 그것은, 다시 현실이 된다. 눈 앞에 성-큼 다가온다. 마치 글을 새기듯 아무 의미 없는 문양을 새긴다. 손 끝이 얼얼해질 때쯤에야-. 그 때쯤에야 이 무의미한 일을 멈춘다. 갈기갈기 찢긴 종이처럼, 드문드문 건너편 세상이 보인다.
바라보고 있다가 다시 입김을 내뱉는다.
곧 서리가 뿌옇게 내리앉는다. 하이얗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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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다니는데
강원도 지방은 오질라게 춥습니다.
어떻게 거기서 2년을 지냈는지 모르겠네요...;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