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 기억조작시키는 청량한 학창시절 황민현 조각글
ㅡ짤은 제가 젤 좋아하는 민현 모멘트에요
그리고 이 글은 자까의 쓸데없는 망상력이 100% 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ㅡ
# 0 1 오락실 WITH 민현 (여주와 민현이는 고2)
어느 더운 여름날이었음.
눈도 못뜰 만큼 강렬한 햇빛에, 매미가 맴맴 우는 소리로 가득한 그런 여름날.
여주는 오늘 본 7월 모의고사가 망해 학교가 끝난 뒤에도 책상에 엎드려있었음.
아, 우울하다 우울해.
여주는 선생님한테도 부모님한테도 혼나겠다 싶어 학교를 나서기 두려웠음.
드르륵. 교실 문이 열리는 소리에 여주는 쳐박았던 고개를 힐끗 들었음.
엥, 황민현?
이윽고 들어온 황민현이 벽에 기대 여주를 쳐다보고 있었음.
ㅡ 야, 김여주. 우울하게 그러고 있지 말고 일단 나와.
ㅡ 야 민현아, 나 오늘 그럴 기분 아...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이 민현인 걸 확인한 여주는 다시 고개를 책상에 쳐박으려 했음.
하지만 민현이 재빨리 다가와 고개를 박으려는 여주의 이마를 손으로 막음.
ㅡ 나오라면 나와. 이 오빠가 오늘 한 턱 쏜다!
그렇게 민현은 여주를 데리고 동네 투어를 하기 시작했음.
분식집에 가서 떡볶이를 사준다던가, 황민현 통이 이것밖에 안되냐는 여주의 중얼거림에
튀김과 오뎅을 추가주문한다던가, 학교 앞 문구점에서 여주가 좋아하는 액체괴물을 사준다던가 하는.
그렇게 한참을 민현과 걷다가, 여주는 자그마한 오락실을 발견함.
헐, 야 우리 저기 가자. 오락실 대박, 게임하고 싶어! 민현아, 민현아 가자.
답지 않게 목소리에 애교까지 넣어가며 졸라대는 통에
민현은 애써 치켜올라가는 광대를 억지로 참았음.
탁, 타닥. 타다닥.
안그래도 더운데 좁은 장소에 쪼그려 앉아 게임을 하다보니 자꾸 민현과 팔이 부딪힘.
여주는 그게 불쾌할 법도 한데 이상하게 기분이 나쁘진 않음.
정신이 엉뚱하게 팔린 탓일까, 민현과 파이터 게임을 하고 있던 여주는 결국 지고 말았음.
WIN! 민현은 자신 앞에 써져있는 글씨를 가르키며 핫핫핫, 웃었음.
보이냐, 김여주? 응? 하고 약올리는 것도 잊지 않고.
그냥 친구였던 민현에게 처음으로 느껴본 감정 탓일까, 아님 이겼다고 웃으며 놀려대는 민현 탓일까,
여주는 심술이 나서 나 다른 게임기 앞에 턱하니 앉으며 보글보글 게임이나 할거야! 하며 씩씩댐.
민현이는 그 모습을 보곤 픽픽 웃으며 야, 김여주. 빨리 일루 와, 빨리. 하고 여주를 재촉함.
여주는 택도 없다는 듯이 나 보글보글 게임 할거라니까! 하고 꽥 소리를 지름.
ㅡ 야, 김여주. 내가 잘못했으니까 일루 와.
하고 솟아오르려는 광대를 애써 숨기며 자기 옆자리를 손으로 팡팡치는 민현이었음.
사실 원래 조각글 모음 B로 찾아오려고 했었는데 졸려서
하나만 올리고 자려구요 ㅠㅡㅠ 따흐흑...
이런 글에 구독료 받기 넘 죄송해서 구독료는 무료입니다!
다음에는 괘쩌는 치명치명한 민현이와 청량시리즈 2편으로 찾아올게요!
독자님들 좋은 밤 되시구 재밌게 보셨으면 덧글 부탁드려도 될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