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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 Mi B
"안녕, 백혀나"
"………"
"..하하.."
"……ㅇㅇㅇ. 뭘 잘 했다고 웃어."
"..또 와줬네."
"…당연히와야지"
오늘도 넌 눈이 퉁퉁 부어있다.
"울었냐?"
"아니아니. 안 울었어."
"뭘 안 울어. 눈이 붕언데?"
지금도 애써 눈물을 참고 있는 걸 다 안다.
처음 너를 봤을 땐 볼살도 있었고, 딱 보기 좋았는데 지금은 많이 야위었다.
"또 싸웠냐?"
"..그렇지 뭐.."
"박찬열 걔는 왜 남자친구라면서 너 울게만 하냐."
"..그러게말야."
"안 힘들어? "
"…힘들지."
"…그러면"
"어?"
"………힘들면 그만해 이제."
"……"
니가 대답이 없다. 괜히 말했나 역시.
"…농담이야 ㅇㅇㅇ."
"……힘들어서 그만 했으면 진작 그만 뒀겠지."
니가 한참을 뜸들이다 말을 이었다.
"나도 그만하고 싶어."
"……"
"근데 그게 그렇게 쉬운게 아니더라 백현아."
"……"
"할 수 있었으면."
니가 목이 메는지 잠시 말을 멈춘다.
"이미 했어."
그래 맞다. 할 수 있었으면, 나도 진작에 너 포기했을테니까
오랜만에 경수를 만났다.
경수는 나랑 내 모든상황을 알고 있는 ㅇㅇ이의 친구이자 내 친구다.
"아직도냐?"
"그렇지 뭐."
"그렇게 포기가 안되?"
"되면 이러고 있겠냐."
"안되겠지."
"정답."
"아직도 ㅇㅇ이는 박찬열인가, 걔랑 사귀냐?"
"어."
"걔도 여자많다고 소문 많더라. ㅇㅇㅇ만 불쌍하네. 몇년 째 고생이냐."
"‥그렇지 뭐."
"…야"
"왜"
"경수야."
"뭐"
"ㅇㅇ이는."
"어."
"내가 안 보이는 걸까."
"……"
"내가 항상 옆에 있었는데. 정말 그냥 친구인걸까."
"……"
"난 아니였는데."
"……"
"이제 옆에서 '괜찮아. 괜찮아. 박찬열도 니가 기다리면 너 봐줄꺼야.' 그러는것도 지겨워. 힘들어.
무엇보다도. "
"……"
"지쳐."
"……"
"왜 난 항상,"
"……"
"위로만 해주는 걸까."
한심하다, 변백현.
경수와 헤어지고 집에 가는길, 전화벨이 울렸다.
"어 ㅇㅇ아."
"‥백현아."
"어."
"나 헤어졌어."
"‥‥어디야 지금."
"ㅇㅇㅇ"
"백현이 왔어?"
"어. 술 마셨어?"
"응, 조금."
내게 말을 하는 네게서 흐릿한 술 내음이 풍겨 온다.
"백현아. 술 한 잔 할래?"
"그만마셔. 주량 넘었다."
"싫어."
"말 좀 들어라."
조용히 술을 마시던 ㅇㅇ이가 날 불렀다.
"백현아."
"어."
"백현아."
"왜"
"나 너무 힘들어. 내가 찬열이한테 잘 못 한게 뭐가 있지?
찬열이가 싫어하는 짧은 치마도 안 입었어. "
"‥‥"
"사생활 참견하지 말래."
"‥‥"
"그래서 나 찬열이한테 뭐라고 한 적 한 번도 없어."
"‥‥"
"설레하며 받았던 전화에 낯선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 왔을 때도,"
"‥‥"
"급한 일 있다고 해서 헤어지고 다음 날 여자 향수가 베인, 어제랑 같은 옷을 입고 왔을 때도."
"‥‥"
"한 번도 화낸 적 없어."
"……"
"왜 내가 더 힘들어? 왜 내가 더 좋아하게 됬을까."
"……"
"고백은 자기가 먼저 했으면서,"
"……"
"나쁜 놈."
"괜찮아."
"안 괜찮거든."
"괜찮아질꺼라니까?"
"하나도 안 그래."
"시간이 약이라잖아."
"약은 무슨, 변백현 니가 내 상황이 되봐야 알 껄?"
알고 있어. 상황은 다른데 니가 아픈만큼 나도 힘들어.
끝이 보이지 않는 짝사랑이라서.
"백현아."
"응."
"백혀나."
"응,ㅇㅇㅇ"
"백혀나"
"왜 그렇게 불러."
"난‥"
"응, 넌."
"너한테 너무 미안해."
"……뭐가."
"정말…"
"……"
"너무 미안해."
"…뭐가 미안한데."
"그냥… 내가 부르면 항상 와주는 것 도,"
"……"
"내가 울때마다 위로 해주는 것도,"
"……"
"전혀 위로는 안되지만 '괜찮아, 괜찮아질 거야.' 라고 하는 것도,"
"……"
"그냥, 다 고맙고"
"……"
"한없이 미안해."
미안해 하지마 ㅇㅇㅇ.
괜찮으니까. 그러니까. 미안하다는 말 하지마.
울다 지쳐 소파에 기대 곤히 잠든 니가 보인다.
"ㅇㅇ아."
"……"
"니가 박찬열 그 새끼 좋아했던 만큼,"
"……"
"딱 그만큼만 아프면 돼."
"……"
"그럼 이제 안 아플거야."
"……"
"알겠지?"
"……"
"그래도."
"……"
"그래도 항상 니 옆에는,"
"……"
"…내가 있잖아."
"……"
"ㅇㅇ아."
"……"
"시간이 약이래."
"……"
"시간이 지나면 다 잊을 수 있다던데,
추억이 된다던데."
"……"
"왜 너는 4년이 지난 지금도,"
"……"
"내겐 추억이 되지 않을까."
"……"
"4년이면, 많이 지난 거 같은데."
"……"
"그동안 니가 박찬열 때문에 웃는 모습, 우는 모습, 화내는 모습 다 봐왔어."
"……"
"항상 위로 해왔어."
"……"
"니가 박찬열만 찾을 때,"
"……"
"난 항상 니 뒤에 있었어."
"……"
"고개만 살짝 돌리면 있는 거리에."
"……"
"니가 아파하는 거 다 알아."
"……"
"힘들어 하는 것도 다 알아."
"……"
"그런데 있잔아, ㅇㅇ아."
"……"
"어느순간에도,"
"……"
"니 옆에 있는건 나였어."
"……"
"그러니까,"
"……"
나 좀 봐줘.
"잘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