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다 너 이름이 뭐야?" "난 김너듀..." "안녕 너듀야 난 안형섭이고~ 얜 박지훈!" "아... 오키." 새학기때 어색한건 다 경험 해봤는데 솔직히 이건 너무 오바잖아요. 아...... 나 울어.... 버스에서 내리고 몰래 혼자 가려고 했던걸 또 어떻게 눈치챈건지 (잠시 궁예 해 보는데 이런 경험이 많아서가 아닐까) 학교에 도착해 갈 때쯤 안형섭이라는 하얀 아이가 내 옆으로 와 가방을 잡았음... 눈치 존나게 빠르다. 이 친화력 오지는 애들이랑 몇분간 대화를 하다보니 같은 반이라는 것도 알게 됨. 일단 개 극단적인 아싸는 탈출..........^^ *
"왔냐?" "어 우리 친구 사귐" "누군데" "김너듀. 아까 버스에서 만났어" "아... 안녕." 왁씨발개존잘오진다. 얼굴은 조막만한데 키도 크고 비율도 오진다. 근데 먼가 무서웡...ㅜㅜ 다크해........ 그리고 날 되게 껄끄럽게 보는 것 같음. 시발......ㅠㅜ. 친화력 오지는 박지훈이랑 안형섭이랑 같이 있다보니 그 딥다크하던 애 이름이 배진영이라는 것을 알게 됨. 그리고 배진영이 우리 반이라는 것도. 개존잘 삼인방을 따라 입학식을 하러 강당으로 감. * "아... 사람 (존나) 왜 이렇게 많아..."
"너듀야 우리 잘 따라와"
"배진영 너듀 좀 챙겨~!" 아니 형섭아 그러지 마......... 나 쟤 아직 무섭다고. 사람 졸라 많아서 안그래도 걸음도 느린데 그나마 아는 애들도 놓치게 생겨서 존나 빡쳤음. 구런데 형섭아... 날 도와주고 싶은 마음은 알겠는데... 그냥 네가 와주면 안될까...... 아냐 내 주제에 멀.......... "악 ㅆ," "아 죄송해요." "..."
"괜찮으세요?" 하개씨발 박지훈이랑 형섭이 잃어버리고 존나 무서워져서 말도 안 섞어본 배진영 패딩을 잡고 뒤따라 가는데 사람이 너무 많은 탓인지 지나가던 사람이랑 꽝하고 부딪혀 넘어짐. 배진영은 본인 패딩을 잡고 있던 손길이 갑자기 사라져서 바로 뒤를 돌아봤음. 그리고 난 눈으로 쌍욕을 하기 위해 수년간 연습한 그 눈빛을 보여주려고 나랑 부딪힌 사람의 얼굴을 고개를 들어 쳐다봤..는데. 와우내 와... 아니....... 뭐지 이 아무리 아파도 아픔을 다 잊게 할 것 같은 만병통치약 얼굴천재는. "어 민현이 형 안녕하세요." "진영이 친구였어? 친구야 미안해. 다친 곳은 없지?" "아 네...! 괜찮아요." 엄마 나 아무래도 사랑에 빠진 것 같아. * 배진영이 나의 사랑이자 황제님과 인사를 나누고 넋을 놓고 있던 내 팔을 잡고 박지훈과 안형섭이 서있는 줄 뒤로 갔음. 입학식을 듣는둥 마는둥 어떻게 보냈는지도 모를 정도로 내 머리 속에는 오로지 황제님만이 둥둥 떠다녔음. "~로 오늘 입학식 마칩니다." 엥??? 황제님 생각에 빠져 뭘 하는 지도 몰랐는데 안형섭이 넋나간 나를 보며 웃더니 내 눈 앞에서 박수를 딱! 쳐서 정신을 차렸음. 근데 왜... 단상 앞에 황제님이 서있는 거냐고요. 왜 나는 움직이는 황제님을 못 본 거냐고요. "저 선배님 회장이야...?"
"누구?"
"아 민현이 형~ 회장은 아니고 부회장."
"헉..." "김너듀 반했네. 반했어." "...""어? 뭐야. 진짜 반했어?"
아무 말도 않고 얼굴이 빨개진 나를 보고 세 남정네는 빵 터졌음. 그리고 내 심장도 터졌다 씨부랄. * 야자를 안 하면 버스를 타고 집에 갈 수 있는데 야자를 하면 버스 시간대가 안 맞아서 걸어가야 할 수밖에 없음. 걸어가면 한 25~30분 정도 걸리는 길이라 운동 삼아 가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안형섭이 여자가 밤 늦게 돌아다니면 위험하다고 집에 가는 길에 같이 가자고 함. 박지훈이랑 안형섭은 윗집 아랫집 사이이고 우리 아파트랑은 5분 거리라 등 하교는 이제 박지훈 안형섭과 함께 하기로 했음. 배진영은 어디 사냐는 내 말에 안형섭은 이번엔 배진영한테 반한 거냐, 박지훈은 이렇게 적극적일줄 몰랐다며 또 나를 놀려댔음. 배진영은 뭐가 그리 웃긴지 계속 웃고 있었고. 아마도 내가 장담하는데 내 얼굴은 불타구마가 되어 있었을 거다. 셋이 아주 내 반응이 재미있다며 깔깔 웃어댔으니. * 강당에서 입학식을 끝내고 교실로 가던 길에 배진영 박지훈 안형섭은 다 같은 남중을 나왔고, 꽤 친한 사이였다고 나에게 말해줬음. 그리고 그들과 친한 친구들 중 이대휘, 박우진, 이의웅, 주학년이라는 애도 있다고. 그 얘기를 듣고 있는 나에게 안형섭은 "더 놀라운 거 알려줄까?"라며 말을 걸어왔고, 호기심이 생긴 나는 "뭔데?"라며 관심을 보였음. 그리고 그 놀라운 사실은 박우진 주학년이 우리 반이라고 함. 끼억. 너네 반배정 진짜 오진다. 어쩜... 부러워. * 교실로 올라와 마음 대로 자리를 앉아도 된다는 말에 학기 초부터 혼자 있기 싫어 눈 앞에 보이는 세 남정네 중 한명의 팔을 잡고 같이 앉자고 했음. 그러자 나의 짝지에 당첨된 박지훈은 내가 본인의 팔을 잡은 것에 잠시 놀라더니 웃으며 알았다고 함. 전부터 느꼈지만 얘 진짜 사람 홀리게 생겼단 말이야. 너무 예뻐. 나 박지훈 안형섭 배진영 이렇게 맨 뒤쪽에 앉았음. 자리에 앉고 보니 진짜 남초 학교에 온게 너무 실감이... 너무 잘 나서 눈물이 나올 것 같다. 고개를 돌려도 남자. 뒤를 돌아도 남자. 담임 선생님도 남자... 반에 나 혼자만 다른 염색체를 가지고 있음(개씨발). 입학식 전날 네입버에 '공고 가서 잘 지내는 방법', '남자들 사이에서 잘 지내는 방법' 등을 검색해봤는데 -제 경험담인데 그냥 여자이길 포기하고 사시는게 좋아요. 라는 답변을 보고 심장이 찌르르 울림.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아마 나같은 사람이 한 명 더 있는 것 같다는 그런 동질감 때문이 아닐까 싶음. * "오늘 학교 끝나고 피방 각?" "아 주학년. 우리 오늘 너듀랑 집에 같이가야 하는데." "...??" "우리 오늘 아침에 사귄 친구. 박지훈 옆에 앉은 애. 완전 귀여워" 따흐흑............ 형섭아... 네가 더 귀엽잖아. 그러지 마 제발. 선생님이 반 애들과 친해지라며 일방적인 통보를 내리고 교실을 나가심. 그 후 바로 흥미를 잃은 나는 잠시 잠을 청하려 책상에 엎드림. 근데 생각이 너무 많아 잠을 못 자고 있었는데 옆에서 내 얘기를 하길래 귀를 쫑긋 세우고 들었음. 호오. 쟈가 주학년이구나. 이름만 들었을땐 솔직히 중국인인줄 알았음. 왜냐면 나랑 같은 중학교를 나왔던 내 친구도 중국에서 유학 온 앤데 이름이 주결경이어서 당연히 주학년도 중국인일거라고 생각했음 근데 유창한 한국어에 0.1초만에 생각 접음. 모르겠다 결경이 보고 싶어 예림이 보고 싶어 시여니 보고 싶어...ㅠㅠ 그 불편한 상황 속에서 또 용케 잠이 들었는지 날 흔들어 깨우는 박지훈에 간신히 일어났음. "아... 뭐야."잘 때 깨우는 것을 극도로 혐오하던 나는 기지개를 켜고 찡찡대면서 일어났는데 박지훈이 "많이 피곤했어? 우리 이제 종례한대." 라고 날 토닥여줬음. 아 진짜 그 얼굴로 이러면 설렌다고! * 늦게 와서 죄송합니더... 올리려고 예정한 날짜에 쓱이찯안을 당하는 바람에ㅠㅠ 이거 언급 고기사유 아니죠? 읽어주셔서 감사함니더 다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