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기아빠
A
"야, 이 미친놈아 지금 잠이 오냐, 잠이 와?!" "아, 아악, 아파! 왜 때려! 말로 해, 말로!" 이른 아침부터 이름이의 자취방엔 난데없는 소란이 일어났다. 한참을 화장실 변기에 앉아 가만히 앉아있던 이름이는 화장실에서 나오자마자 자신의 침대로 향했고, 그 침대 위에 태평히 자고 있던 재환을 깨웠다. 무자비한 폭력과 함께- "내가 그렇게 조심하라고.. 어?! 내가 하지 말라고 그랬었잖아! 어?!" "아, 왜 그래, 왜 그러는데! 말로 설명을 하ㄹ.." "아, 김재환 진짜 짜증나.." "야, 야 왜 그러ㄴ.. 너 울어? 왜 그래! 오빠가 뭐 잘못했어? 미안해, 미안해. 울지마라.." "오빠는 얼어죽을 오빠지, 진짜 너 진짜 어떡할래!!" 갑작스레 울음이 터진 이름에 적잖게 당황한 재환은 어떻게 해야할 지 몰랐다. 그것도 당연할 것이 그 이유를 모르니 어쩔 수 있겠나. 한참 자신을 때리던 이름이 조금 잠잠해지는 가 싶더니 다시 자신을 죽일듯이 때리기 시작했다. 그러다 그녀의 품 안에서 무언가 톡- 하고 떨어졌고, 동시에 그녀의 움직임도 멈췄다. 그녀는 잠시 재환을 멍하니 바라보다 몸을 돌려 그 무언가를 주워 재환에게 건냈고, 재환은 또 맞나 싶어 움찔거리다 벙찐 표정으로 그 무언갈 받았다. "이게 뭔데..." "재환아.. 우리 어떡해... 결혼 앞두고 이게 무슨 상황이야.. 진짜.. 흐어엉" 이름이 건넨 건 다름 아닌 임신테스트기였고, 그 곳엔 두 줄이 그어져 있었다. 재환은 테스트기에 두 줄이 그어져 있는 걸 보자마자 그녀를 끌어안고 방방 뛰었다. 그러다 애기가 다친다며 이름을 품 안에서 조심히 떼어내 침대에 앉혔고, 그녀를 다시 꼭 끌어안았다. "이름아, 우리 결혼 날짜 당길까?" "아.. 몰라.. 이씨 김재환 진짜 싫어.." "난 성이름 진짜 진짜 사랑하는데?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임신 6주차시네요, 축하드려요. 아직 초기라 조심하셔야 합니다." "네..." "네!! 흐흐" 산부인과에서 부터 재환의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기까지 재환의 입가에선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와선 친가와 이름이의 집에 까지 자신이 직접 전화해 이름이의 임신 사실을 알렸고, 더불어 결혼 전 동거 허락까지 얻어냈다. 물론, 결혼을 앞두고 이게 무슨 일이냐며 잔소리를 듣기도 했지만, 오히려 경사에 경사라며 호탕하게 웃어넘긴 재환이었다. "이름아 나 지금 진짜 너무너무 행복해. 나랑 결혼해줘서 고맙구 결혼 후에도 더더 더더더 사랑할게. 나랑 이렇게 살아줘서 너무 고마워." "그렇게 말해버리면 내가 이때까지 화낸 거 미안해지잖아, 오빠.." "아냐, 아니야. 오빤 네 투정까지 다아아아 사랑해." "아, 진짜 김재환, 오늘 아침엔 미운짓만 골라하더니 지금은 또 왜 이렇게 이쁜 짓만 골라서해." "나 이뻐? 이뻐??" "응, 지금은 아주 이뻐 죽겠어-" "그럼 뽀뽀. 여기다가 뽀뽀해줘" 자신의 입술을 툭툭 치며 뽀뽀해달라는 재환에 그럴 줄 알았다며 재환을 입술을 아프지않게 친 이름이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향했다. 그래, 화장실로 향했는데- "왜ㄱ..."
이 놈의 김재환 때문에 길이 막히고 말았다. "아, 김재환 죽을래?!" "뭐, 뭐! 내 여자ㅊ.., 아니 우리 애기 엄마 예뻐서 내가 뽀뽀 하겠다는 데 그게 뭐! 히히" "아, 김재환 진짜 싫어!!" "어쭈, 애기 엄마가 말 곱게 안해? 애 듣는다" 하며 히죽 웃는 재환이다. 하아, 이 애기같은 애기 아빠를 어찌 하면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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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화니가 이런 깜찍한 애기 아빠라면 그 결혼 백만번도 하겠어요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