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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드디어 기다리던 진짜 방학을 했다. 기껏해야 일주일 정도밖에 되지 않겠지만 자습도 없는 진짜 방학이라는 사실이 나를 기쁘게 했다. 무엇보다도 형섭이랑 데이트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뻤다. 학기 중에는 야자까지 하느라 만나지도 못했으니까. 

 

"형섭아!" 

"어? 내가 먼저 가려고 했는데!" 

"항상 네가 나 기다렸으니까 오늘은 내가 기다렸지." 

 

가방 빨리 가지고 올게! 해맑게 웃으며 돌아서는 형섭이의 모습에 절로 웃음이 나왔다. 나는 그 해맑음이 좋았다, 아무런 때가 묻지 않은 듯한 그 해맑음이. 금세 가방을 들고 뒷문을 빠져 나오는 형섭이에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나 이거 먹어 보고 싶었어." 

 

형섭이는 내가 좋아하는 그 해맑은 웃음과 함께 핫도그를 골랐다. 자기가 고른 핫도그랑 똑같은 걸 하나 더 사더니 내 손에 쥐어 주었다. 겉에 뿌려진 설탕의 달달한 맛에 형섭이의 웃음이 더해지자 한여름의 무더위도 다 잊어버릴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그냥 안형섭이라는 사람의 옆에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 세상이 아름다워 보였고 행복했다. 

 

"노래방 갈까?" 

"섭이가 가고 싶은 거지?" 

"아니, 그냥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그걸 풀어야 하는데 마땅한 곳이 없는데 그걸 푸는 곳으로는 노래방이 제일 적합하고 그러니까...." 

"그냥 가고 싶다고 말해." 

"가고 싶어...." 

 

형섭이는 순식간에 코인노래방으로 쏙 들어가 버렸다. 뒤늦게 따라서 들어가 보니, 벌써 한 자리를 차지하고 지폐 한 장을 넣으며 준비를 하고 있는 형섭이가 보였다. 오늘따라 기분이 많이 좋아 보여서 오늘은 형섭이가 하고 싶은 걸 다 해 주기로 마음을 먹었다. 

형섭이는 걸그룹 메들리로 한참을 즐기고 나서야 만족스럽다는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좁은 방에서 덥지도 않았는지 물 한 잔도 안 마시고 안녕히 계세요! 하고 밝게 인사를 한 뒤 코인노래방 건물을 빠져나왔다.  

그렇게 놀기만 한 지 얼마나 지났을까. 서서히 해가 지고 어둑어둑해지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뜨거운 여름의 열기는 계속하여 나를 괴롭혔지만 말이다. 음료수 하나를 입에 물고 콧노래를 부르며 달려가던 형섭이는 무엇인가를 보곤 입이 떡 벌어진 채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뭘 봤길래 저러고 있나 싶어 슬쩍 보니 인형뽑기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나 이거 뽑기 전까진 못 가!" 

"해가 졌는데?" 

"얘 뽑을 거야! 피카츄, 너도 나한테 오고 싶지? 봐, 피카츄도 형섭이 품에 안기고 싶대." 

 

인형을 얼마나 뽑고 싶었던 건지 급기야 형섭이는 박스 안에서 곤히 누워 있는 피카츄 인형에게 대화를 시도하였다. 하지만 그런 모습이 귀여워 다시 푸스스 웃고야 말았다. 시험지를 볼 때보다 백 배는 더 집중하는 형섭이의 모습에 도저히 집에 가자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오늘은 방학식이니까 이렇게 놀아도 되겠지, 뭐.  

 

결국 형섭이는 오늘 쓴 돈의 대부분을 차지한 피카츄 인형을 자랑스럽게 품에 넣은 후에야 인형뽑기 가게에서 나왔다. 이제 집에 갈 거냐고 물었더니 피카츄에게 이름을 지어 주어야 완벽한 하루가 될 것 같다며 발걸음을 늦췄다. 한참을 끙끙 고민을 하더니 '섭츄'라는 이름을 지어 주고 나서야 버스정류장으로 힘차게 걸어갔다. 

 

"섭아." 

"으응?" 

"생일 축하해." 

 

쪽. 가볍게 볼에 뽀뽀를 해 주니 형섭이는 부끄러운지 귀가 빨개진 채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품에서 섭츄를 놓지 못하는 모습에, 정말이지, 귀여워 죽는 줄 알았다. 오늘만큼 형섭이의 정수리를 오랫동안 본 날도 없을 것이다. 

 

"아니, 넌 그렇게 막, 어? 훅 들어오면 내가 당황을 하겠어, 안 하겠어? 아니, 나는 네가 말도 안 하길래, 응? 내 생일인 것도 까먹은 줄 알고, 막 혼자서, 응? 밝은 척도 하고, 막 그랬는데...!" 

"내가 네 생일을 어떻게 까먹어, 바보야." 

"몰라, 나 집에 갈 거야! 미워, 너." 

"진짜? 진짜 나 미워?" 

 

단단히 삐쳤는지 입이 오리 주둥이처럼 삐죽 나와 있었다. 내가 아무리 말을 걸어도 보지도 않고, 대답도 안 했다. 어색해진 분위기에 괜히 미안해져서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하고 고민에 빠져 있을 때 형섭이 집으로 향하는 버스가 도착했다. 

 

"안형섭!" 

"뻥이야, 사실은 하나도 안 미워!" 

"응?" 

"사랑해!" 

 

그렇게 말하고는 형섭이는 눈썹이 휘날리게 후다닥 버스 안으로 사라져 버렸다. 내가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동안 버스 문을 굳게 닫히고 출발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집에 가서 전화할게.' 

 

형섭이는 버스 창문에 대고 또박또박 입모양으로 말해 주었다. 마지막으로 섭츄와 함께하는 인사도 까먹지 않았다. 내가 이래서 이 세상을 살고 있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도 오늘처럼 행복하기만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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