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이스트 - ONEKIS2
질투라는 것은 매우 무서운 감정이다.
때로는 사람을 쪼잔하게 만들기도 하고 과연 이 사람이 내가 맞을까 싶을 정도로 추악한 본성을 드러내게 하기도 하니까.
이런 질투라는 감정의 밑에는 열등감이라는 양분이 자리잡고 있다.
내가 저 사람보다 못하다는 생각 때문에 드는 것이 질투니까 말이다.
하지만 때로는 열등감때문이 아니라 다른 감정때문에 질투라는 꽃이 피어나기도 했다.
이때 양분이 되는 감정은 사랑이다.
그리고 지금 나는 그 질투라는 꽃 때문에 매우 짜증이 나있는 상태였다.
사랑이라는 감정을 양분으로 피어난 질투 때문에.
반존대 연하남이 설레는 이유
15
w. 갈색머리 아가씨
엄밀히 말하면 너는 잘못이 없었다. 굳이굳이 잘못을 찾자면 하나지.
잘생겼다는 것.
사람들은 익숙함에 속아서 가까이에 있는 당연한 것을 잊을 때가 가끔 있었다.
나 역시도 다를 것 없는 사람이었다. 내가 잊어버린 것은 네가 주관적으로나 객관적으로나 꽤나 잘생긴 얼굴이라는 것이었고.
남자친구가 잘생기면 좋은 거 아니야? 라고 물어보는 사람이 있겠지.
물론 좋았다. 당연히 좋지. 하지만 잊으면 안된다. 나만 좋은 게 아니라는 것을.
"...선배?"
"응."
"많이 피곤해요?"
"좀... 미안."
"미안할 거는 없는데..."
네 사물함 안에는 작은 상자들이 들어있었다.
하나가 아니었다. 상자들이었다. 그 위에는 포스트 잇이 붙어있었다.
대부분 번호나 카톡 아이디들이 적혀있었다.
알고 있었다. 너는 사물함을 사용하지 않았다.
하숙집도 가깝고 애초에 네 전공이 두꺼운 책들을 요하는 전공이 아니었기에.
아까는 잠시 내가 잠시 노트북을 놓을 곳이 없어서 너에게 사물함을 빌려달라 해서 문을 연 것이었다.
사물함 속 상자들을 보고 너도 적잖게 당황을 했었다. 놀랄만 하지.
거의 몇 달만에 사물함 열었는데 그 안에는 별의별 선물들이 다 들어있으니 말이야.
그것도 누가봐도 나는 지금 너에게 작업을 걸고 있어요 라는 티가 팍팍 나는 선물들이.
이러면 안되는데 짜증이 밀려왔다. 그리고 짜증이 나는 지금 나에게도 짜증이 났다.
너는 잘못한 것이 없었다.
그 여자들에게 받은 선물을 일부러 내게 보여준 것도 아니었다. 사물함을 연 사람은 애초에 나였다.
분명 짜증을 내야하는 대상은 그 여자들인데 나는 그 여자들의 얼굴도 이름도 알지 못했다.
기분이 나쁘다는 티를 안내려고 노력을 한다 해도 이미 너는 내가 기분이 나빠졌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최악이지.
"민현아."
"네?"
"나 진짜 미안한데 오늘 먼저 들어갈게."
"아까 사물함 때문에 그렇죠? 그거 내가..."
"아니. 들어갈게."
"..."
"나 계속 너랑 있다가 짜증낼 거 같아. 근데 나 너한테 짜증내기 싫어. 미안."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고작 이런 것 뿐이었다.
엄밀히 말하면 이것 역시 내가 '나'를 생각하기에 하는 행동이었다.
나는 너에게 짜증을 내기 싫었고 그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들어가겠다 말을 하는 거니까.
그리고 너는 지금 이 상황에서도
"조심해서 들어가요."
"응."
바보같이 착했다.
-
"좋은 변화 아니야?"
"그게 왜 좋은 변화야?"
"오빠. 들어봐."
오빠는 아는지 모르겠지만 오빠는 바운더리라는 게 굉장히 좁은 사람이야.
말 그대로 오빠 사람이 된다는 거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라고. 근데 그 남친은 그걸 뚫었고.
자 봐봐. 오빠가 남친을 좋아하지 않고 신경을 쓰지 않으면 그 사물함 속 여자들이 무슨 지랄을 하던 신경을 쓰지 않았을 거야.
애초에 이렇게 생각부터 하지 않았을 걸?
"근데 그 짜증을 민현이한테 내고 있다는 게 문제잖아."
"안내면 되는 거지."
"그게 안되니까 여기에 온 거잖아."
"오빠는 왜 짜증이 난건데?"
"어?"
"짜증이 난 이유가 뭐냐고."
왜긴 왜야. 그 여자들이 너한테 치근덕거리는 게 싫어서 짜증이 난 거지.
...
이게 아닌가.
"단순히 선물을 줘서 짜증이 난거야?"
"..."
"오빠도 그랬잖아. 남친은 그거 몰랐다고."
"..."
그거 하나때문은 아닌 듯 싶었다.
맥주 캔을 세게 그러쥐며 생각했다. 왜 짜증이 난 거지.
곽아론 말처럼 단순히 네가 선물을 받았다는 이유 하나 때문은 아닐 것이다.
이런 말을 하기에는 조금 민망하지만 나는 나름 객관적으로 나를 볼 수 있는 사람이었다.
문제라면 보기만 한다는 것이었지만.
선물들은 꽤나 다양했다.
그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투명한 비닐 포장 안에는 쿠키 등등이 들어있기도 했다.
분홍색으로 휘황찬란한 편지들도 있었다.
네가 그것들을 받아본다고 해서 좋아하지 않을 거라는 것 쯤은 알고 있었다.
좀 재수없는 소리기는 하지만 그만큼 너는 나를 좋아하고 있었다.
"..."
"알았어?"
"알 거 같기도 하고..."
"아니면 오빠."
"응."
"오빠 지금 오빠한테 짜증난 거 아니야?"
"내가 그걸 몰라서 이러고 있어?"
"아니. 그니까."
"..."
그 여자들처럼 남친한테 표현 하지 못하는 오빠 스스로한테 짜증난 거 아니냐고.
순간 뒤통수를 한 대 거하게 맞은 기분이었다.
-
전혀 생각지도 못한 부분이었다.
아니. 생각하는 게 더 이상한 부분이었다. 결론적으로 나는 그 여자들한테 열등감 느꼈다는 거잖아.
그것도 너한테 표현을 하지 못했다는 내 개인적인 이유로.
본래 성격이 그러지 못하다는 건 절대 핑계가 될 수 없었다.
나 나름대로 표현을 많이 한다고 해서 하는 거지만 네가 나에게 하는 표현과 비교하면 더더욱 쨉이 되지 않았다.
너랑 비교하는 건 황송한 일이지. 그 여자들이 너에게 하는 것만큼 내가 너에게 뭔가를 해준 적도 드문데.
사실 거의 매일 보는 입장에서 그런 휘황찬란한 편지나 선물을 주는 건 좀 아니긴 했다.
문제는 그걸 표현을 하느냐 마느냐의 차이였을 뿐.
어쨌든 깨닫기라도 했으니 다행이었다.
하지만 너에게 미안하다는 감정은 그 배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결국 이거 하나 내가 바로 알아내지 못해서 그 날 너 혼자두고 집으로 온 거 아니야.
미안하다며 너에게 연락을 바로 했고 역시나 너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나에게 괜찮냐고 물어왔다.
그리고 나는 대답했다. '응. 괜찮아졌어.'
너무나도 어이없게 일상으로 돌아갔다.
사물함 속 여자들은 가마득하게 잊혀져갔고 너와 나는 매일 얼굴을 마주하며 같이 과제를 하기도 밥을 먹기도 했다.
시간은 흐르고 흘러 여름이 되어갔다. 내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계절. 여름.
너와 같이 조별과제를 한지 얼마 되지도 않은 거 같은데 벌써 기말고사 시즌이 다가왔다.
들리는 바에 의하면 그때 그 여자와 남자는 헤어진 듯 싶었다. 여자를 생각하면 다행인 일인거 같기도 하고.
이것 역시 네가 말을 해줘서 알게 된 것이었다.
애초에 나는 다른 사람들이 숙덕거리는 말을 하나하나 귀 기울여서 들을 정도로 매사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 아니었다.
'오빠는 아는지 모르겠지만 오빠는 바운더리라는 게 굉장히 좁은 사람이야.'
모를 리가 있나.
너무 잘 알아서 문제였다. 가끔은 아니 사실은 좀 자주 너에게 고마워하고 있었다.
내가 생각해도 그 단단한 벽을 뚫고 나에게 와준 네가 나는 참 고마웠다.
그니까 병신이라는 거지.
고맙고 좋으면 그걸 표현을 할 줄 알아야하는데 그러지도 못하고 끙끙거리다 괜히 나 혼자 찔려가지고 짜증만 부리고.
...
와 내가 생각해도 최악이었다.
가끔은 궁금하기도 했다. 너는 내가 왜 좋은 걸까.
얼굴이 막 엄청 예쁜 것도 아니고 성격이 좋은 것도 아니고. 처음 보자마자 왜 좋다고 내게 말을 했던 걸까.
나라면 지쳐서 나가 떨어졌을텐데.
침대에 누워 멍하니 눈을 깜박였다.
과제를 해야하는데 하고싶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잠이 오는 것도 아니었다.
상관은 없었다. 주말이니까.
지금쯤 너는 뭐하고 있으려나. 자고 있으려나. 하숙집이다보니 자고 있을 수도 있었다.
아니면 너 혼자 나와서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고 있을 수도 있었다.
[Marry me. 내 손 잡아줄래요. ♪]
언젠가 네 목소리를 담아 설정해놓은 벨소리였다.
손을 더듬거려 핸드폰을 집어들었다. [YKILU] 너였다.
-
밤공기, 새벽공기는 생각보다 차가웠다.
아침에 맞는 바람보다 새벽에 맞는 바람이 더 차갑구나.
너는 내가 말을 했던 대로 착실하게 겉옷을 들고 나왔다. 나는 귀찮아서 안들고 나왔는데.
너 입으라고 했던 옷은 어느새 내가 입고 있었다. 하여튼 너는 참 바보였다.
후드집업을 입은 것과 별개로 네가 나를 뒤에서 끌어안고 있어 춥지는 않았다.
솔직히 무거웠다. 남자와 여자는 기본적으로 몸무게가 다를 수 밖에 없으니까.
게다가 너는 키가 매우 컸다. 네가 옷을 제본뜨느라 네 신체 사이즈를 잰 적이 있다고 했었다.
다리길이 113cm라니... 집에 와서 궁금해서 내 다리 길이도 재봤다.
결과는 상처뿐이었다.
"뭐라도 먹을래요?"
"밤에 뭐 먹으면 속 더부룩해."
앞에 있는 편의점 간판을 보았나보다.
가끔 너는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내가 무언가를 먹는다는 것에 매달리곤 했다.
내가 먹는 것만 봐도 배가 부르다나. 처음에는 믿지 않았던 말이지만 지금은 어느정도 이해가 갔다.
네가 먹는 걸 보면 배부른 정도까지는 아닌데 나까지 기분이 좋아지는 건 사실이었다.
네가 거의 뒤에 매달려있다시피 해서 걸음걸이가 이상해졌다.
네 손목을 그러쥔 채로 손가락으로 살살 어루만졌다. 원래 털이 많은 편이 아니라고 했었다.
그래서 그런지 부드럽게 만져지는 살결이 나쁘지 않았다. 이렇게 말하니까 좀 변태같은데... 아무튼.
너를 만나면 하고 싶었던 말이 있었다.
나는 그 여자들처럼 화려한 선물이나 편지를 써가면서 너에게 표현을 하는 것이 어려웠다.
나름대로 노력을 한다 하더라도 결과물이 어설픈 것은 내가 싫었다.
내 선에서 말끔하게 너에게 표현을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고 고민한 결과였다.
"민현아."
"네?"
"방학하면."
"..."
"여행갈래?"
미리 모아놓은 돈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혹시나 네가 어디로 가고싶어할지 몰라 비행기고 뭐고 아무것도 예약하지 않은 상태였다.
어디를 가는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여행이라는 것은 꽤나 신중하게 가야하는 것이었다.
친구들끼리 가는 여행도 완전 절교해서 돌아오는 경우가 많았다.
매일 만난다 하더라도 살을 부대끼고 같은 숙소에서 잠을 자고 같이 밥을 먹으며 적지 않은 시간을 보내는 건 달랐으니까.
때문에 '여행가자.'라는 내 말은 나름 여러가지 의미가 함축되어있기도 했다.
네가 그것을 알아차려주기를 나는 바랄 뿐이고.
부러 너를 보지 않았다. 귀가 점점 뜨거워지는 것이 느껴졌다.
"어디 가고 싶어요?"
그리고 너는 알아차렸다.
늘 그랬던 것처럼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인생이 추울 때 너를 만나
나를 꽃으로 대해준 네가 참 고마웠다.
그리고 내게 참 다행인 일이었다.
(하금주 - 만남 中)
-
〈암호닉>
짱요 / 응 / 뿜뿜이 / 책상이 / 너우리 / 0713 / 모기 / 아몬드 / 황제님충성충성 / 책민현 / 샘봄 / 붐바스틱 / 아가베시럽 / 다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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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보우샤벳 / 사이다 / 쟈몽 / 하나 / 짐느러미 / 사용불가 / 3536 / 루케테 / 마카롱 / 돼지바
현 / 나라빛 / 나침반 / 윙크장인 / 사용불가 / 집요정 / 배코 / 슈팅 / 월이 /valeny / 옵티머스 / 초록보꾸 / 장뚜 / 챰새
다별 / 민꾸꾸 / 루케테 / 마카롱 / 코알루 / 캬마 / 하람 / 03330 / 99 / 파이 / 센터 / 홍시 / 필소 / 파요 / 0303
YKILU
= You know I love U.
개인적으로 되게 좋아하는 말이에요.
오랜만이죠...ㅎㅎ
너무 늦게 와서 죄송합니다.
동호 생일에 나온 look 2017ver 이나 티저나 하나하나 진짜 요즘 너무 선물받으며 지내는 기분이에요.
25일에 나올 노래 너무 기대되고 좋네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