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뭐해요?”
따듯한 캔커피를 내 볼에 가져다대고 살짝 웃음을 지어보이는 김형태.
캔커피를 받아들고 손에 전해져오는 온기를 느끼며 그냥...이라며 형태의 물음에 답했다.
“무슨 일 있어요? 힘들어보여요.”
“..이런 날이 가끔씩 있거든. 아무것도 하기싫고 그냥 가만히 있고싶은 날.”
“으흥, 그렇구나.”
내 옆에서 캔커피를 홀짝대며 나른한 듯한 눈으로 나를 흘낏댄다.
“근데..형이 그렇게 힘빠져있는 거 싫어요”
“응..?”
“형은 활짝 웃는 게 보기 좋으니까.”
멋쩍은듯이 하하, 어색한 웃음소리를 내며 뒷머리를 긁적댄다.
활짝 웃기. 평소에는 당연시하던 거였는데 웃음이 나오지않는다. 우중충한 날씨때문일까?
“..고마워.”
“힘 안나면 내가 좋은 소식전해줄까요? 아닌가 형한테는 나쁜 소식일지도 모르겠는데.”
“무슨 소식?”
“흐흥.. 귀 대봐요.”
고개를 형태쪽으로 살짝 기울이니 형태가 소근거리듯 하는 말이.
“형, 내가 형 좋아하나봐요.”
“어..?”
“못 들은 거 아니잖아요, 흐흐”
낮은 웃음소리를 내며 나를 뚫어져라 바라보는 형태. 대답을 기다리는 걸까.
설렌다. 김형태의 웃음소리에 반응하는 내가 신기하기도 하고 또 이런 내가 좋다는 형태가 이상하기도 하고.
어찌됐든 대답은 해줘야 한다는 생각에 입술을 꼭 깨물고 김형태를 마주보는데.
가슴이 떨려온다. 이대로 말을 한다면 목소리도 떨릴 것 같고, 형태의 눈을 보는 것도 쑥쓰럽다.
“대답 안 해줄거에요?”
재촉하듯 내게 물어오는 형태. 그의 눈에 가득 담겨있는 기대를 배반할 수 없다.
“나도. 나도 김형태 니가 좋은 것 같아”
내 말을 듣더니 몇 번 눈을 깜박거리고 곧이어 활짝 웃으며 내 품에 안기는 형태.
간지러운 형태의 웃음소리가 내 몸에 울린다. 그 간지러운 기분을 머금으며 나도 함께 흐흐, 하며 웃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