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내 옆에 있는 형태를 보니 흐뭇한 웃음이 저절로 피어났다.
그렇게 한참을 바라보고 있는데 형태가 작게 하품을 하더니 부은 눈을 비비며 일어났다.
진짜 토끼같다. 날 발견하고 헤벌쭉 웃는 그의 볼에 모닝키스를 해줬다.
“ㅁ..뭐에여..”
내 뽀뽀에 수줍어하는 그의 모습에 견딜 수 없어 한 번 더 키스를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 나를 보며 변태라고 놀리는 김형태. 그러니까 누가 그렇게 귀여우래?
“으엉, 근데 오늘 뭐할거에여? 나를 데이트할거져?”
“데이트?”
흐흐흥, 반쯤 떠진 눈으로 음흉하게 웃는 형태 하지만 오늘은 예림이와 만나서 확실히 끝을 내야한다.
그의 머리를 쓰다듬어준 뒤, 나갈 데가 있다며 외출할 채비를 하고 그에게 집에 얌전히 있겠다는 약속을 받아내
연습실로 향했다. 이 문을 열면 예림이가 나를 기다리고 있겠지. 후, 심호흡을 한 번하고 힘차게 문을 열어재꼈다.
“오빠..왔어요?”
“...응.”
“기다렸어요. 여기 앉아요.”
자신의 옆자리에 앉으라며 권하는 예림이. 저번과는 달리 침착한 모습에 안심이 된다.
그녀의 옆에 다가가 자리에 앉았다. 내게 코코아 한 잔을 건네주는 예림이.
하지만 달콤한 코코아마저 목에 넘어가질 않는다. 따뜻한 잔을 만지작거리다가 어렵게 입을 뗐다.
“나한테 실망했지..?”
“아니라면 거짓말이죠. 아직도 우리 좋은 기억은 남아있는데, 오빠는 그렇게 가버리고....”
“...미안해.”
“오빠, 나 그 동안에 생각 많이 했어요. 솔직히 오빠가 이해가지 않는 부분도 많았지만...
그래도, 오빠가 행복할 거라고 생각하니까..나도 괜찮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예림아...”
“그냥 새로운 경험 한 번 했다고 칠께요. 나 오빠랑 안 좋게 끝내고 싶지도 않구...
처음처럼, 그냥 오빠 동생사이로..지내줄 수 있..죠?”
희미하게 미소를 지어주는 예림이. 그녀의 고운 마음씨에 너무 고맙고, 또 너무 미안했다.
“응..당연하지...고마워 예림아..”
“어? 왜 울려고 그래요, 오히려 울 사람은 난데? 히히”
“너무..너무 고마워..나 이해해주고..난 이렇게 이기적인데..”
“..그 대신 그 김형태라는 분하고 잘 지내요. 나 대신에 좋은 추억들도 많이 만들고..안 그러면 화낼테니까?”
“응...꼭 그럴게..”
그렇게 좀 더 이야기를 하다가 예림이는 곧 집에 가야한다며 자리를 떠나고
나도 나를 기다릴 김형태를 생각하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으로 돌아갔다.
“형태야!”
“어...일찍 왔네여. 어디 다녀왔어여?”
“나, 사실 예림이 만나러 갔다왔어. 내 전 여자친구.”
“...그래서여?”
“헤어지고 왔어. 예림이도 우리 행복하라고 말해주더라.”
“와..다행이다. 난 그 여자분이 막 때려도 맞을 각오 돼있었는데.”
일이 잘 해결되서 내 마음도 홀가분하다. 방방 뛰어대는 김형태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우리 정말 잘 지내자. 우리 때문에 예림이도 많이 아팠했잖아.”
“..네, 형이 먼저 헤어지자고 안하면 난 형 안 떠나여.”
“나도야, 짜샤.”
피식, 서로 바라보며 실소를 터뜨리고 나에게 안겨오는 김형태를 껴안아 침대에 그대로 다이빙했다.
정말 웃음밖에 안나오는 이 기분을 어떻게 형용해야할지. 폭신폭신한 이불이 마치 구름처럼 느껴진다.
“김형태.”
“네.”
“사랑해.”
“...저도여.”
이렇게 달콤한 하루하루를 보내게해주는, 내 옆을 지켜주는 내 예쁜 토끼, 김형태..정말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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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입니다! 와..8편이나 달려왔네요..뭔가 허무한 완결이지만 지금까지 읽어주셨던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다음에 올때는 예림이랑 도현이 번외편 들고올께요!ㅎ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