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사이, 4층짜리 학교 건물의 2층으로 바람이 솔솔 불어온다
아직 많이 추워지지는 않았지만
벌써 방학계획을 세우는 아이들덕분에
아이들의 교과서와 참고서들은 한겨울 속에 살고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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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2교시라니,
아니다 아직 2교시라니..
엎드려 있던 나의 무거운 몸을 일으켜세우고는
항상 내 책상 우측 상단에 위치하고있는 거울을 통해 나를 보았다
이런- 나의 상태가 말이아니다
이럴때를 대비해서 사둔 나의 아가가 있다
나는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나의 필통에 연필로 위장해있는 정년퇴직을 앞둔 아이라이너를 찾는다
"응?"
어디갔는지 보이지않는다
필통을 한번더 보고 주위를 둘러보는데
내 짝이 아이라이너를 신기하다는듯이 들고 쳐다보고 있다
"어 야 한상혁 언제가져갔냐 내놔"
왼손에 있던 필통을 내려놓고 손을 뻗어
깜짝 놀랐다는 표정을 짓는 상혁이의 손에 들려있던 아이라이너를 뺏어서 나의 눈에 갖다대었다
"이거 어디다 쓰는거야?"
"음...눈을 이쁘게 만들어주는거"
"그거하면 더 이뻐지겠네"
"어! 엄청 이뻐져"
"학교에서 이뻐보일사람이 어디있다고"
"꼭 보일사람 있어야지 화장하나"
나의 대답에 약간 삐졌는지 아니면 이쁘게 변신하려는 나의 모습이 못마땅했는지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표정을 짓는다
그러고는 어렵게 입을 뗀다
"...나도 한번만 해보면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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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저녁, 내게 한통의 전화가 왔다
"야아 이거 어떻게 지워! 이거 아빠한테 걸리면 난 끝장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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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잡에 처음 글남기네요..! 서투룬 솜씨지만 이쁘게 봐주세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