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나, 우리. 02 "민현아? 황민현?" "어? 아, 어 성우야." "어디 아파? 왜 그래 아까부터." 내 앞에 서 있던 사람이 너가 맞는걸까. 5년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풍기는 너를, 5년만에 내 앞에 나타난 너를, 나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걸까. "성우야, 엠티가 언제랬지?" 너, 나, 우리. "뭐야, 그럼 어떻게 되는거야." "뭐가 어떻게 돼." "다시 사귀는거야? 아니, 아니지. 너네 헤어진적은 없잖아?" "제발 닥쳐 강동호." "아니. 맞잖아. 너 중간에 누구랑 사귀었었냐? 그것도 아ㄴ.. 아, 김민지가 어땠을지 모르는구ㄴ.." "넌 어떤데 황민현." "어?" "지금 네 기분을 물어보는거야. 넌 어떻냐고." "..나는, 나는." "내가 너 그럴 줄 알았다." 맞다. 나는 김민지를 못 잊었다. 하고 싶은 말도, 듣고 싶은 말도 많고 따지고 싶은 것도 많다. 그런데도 다가가지 못한 건 두려움이었나보다. 내 마음은 아직도 18살에 멈춰있는데. 넌 아닐까봐. 그 날, 너와 함께 이미 떠났을까봐. [성우야] [우리 엠티 올참이야?] [응] [우리 과 전체 학번 다!] [이번엔 빠질 생각하면 큰일난다 너 진짜] [그럼 그] [편입한 친구들도 다 오는거야?] [설마] [너도 민지한테 관심있냐] [몇 명째야] "...?" [번호는 못 알려준다] [직접 물어보시고요 황민현씨] [민지도 올거야 별 일 없으면.] [나 회의 들어간다. 엠티날 봐!] 너, 나, 우리. "민지야 마셔마셔." "맞아. 이런 날은 마시고 죽는거야!" 정말 솔직히, 불편해죽겠다. 공성우? 옹성운? 아무튼 뭐, 그 과대가 나 때문에 엠티 일정까지 미뤘다는 말에 끌려오긴했지만 이런 분위기에 적응하기 힘든 건 사실이었고. 내 맞은편에 앉아있는 황민현을 보는 건 더 힘든 일이었다. "아니, 그래서 민지야. 오빠가 말이야.." "야 허언증. 너 또 허언이야? 민지야 쟤 말 다 믿을 거 못된다." "형들. 민지 편입한지 일주일됐어요. 지금 동기들이랑도 다 말 못 텄는데 형들이 그렇게 잡고 계시면 어떡해요!" "그러냐? 아쉽게. 민지야 이따 오빠한테 와 알았지?" 조금만 술을 더 마셨으면 그 자리에서 바로 올라올 뻔 했다. 과대한테 고맙다는 말을 하곤 자리를 옮겼고, 별 말 없이 계속해서 술을 마셨다. 할 말도 없고, 그냥 빨리 취해서 잠이나 들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야야, 2번 7번 나와! 빨리 뽀뽀해 뽀뽀!" 왕게임이 진행되는 족족 이상하리만큼 내 번호만 계속해서 걸렸고, 상대가 누구인지 일일이 확인할 것도 없이 술을 들이켰다. 그런 내가 안되어보였는지 과대는 잠깐 바람쐬고 올 것을 권유했고 펜션 앞의 벤치에 앉아 눈을 감고 앉아있었다. 그렇게 한참을 있을 때, 핸드폰 진동이 울렸다. [김종현] "여보세요" -밥은 먹었니이 어디서 뭐하는ㅈ.. "재미없다. 뭔데." -야야, 전화도 못하냐. 뭐해 지금? "나 잠깐 나왔어 바람쐬러." -딱 보니까 들이부었구만. "헛소리할거면 끊어라" -다 걱정되니까 그런거다 임마. "민지야 누구랑 통화해?" "아, 안녕하세요. 저 친구.. 야, 끊는다." -ㅇ,야. 너 조심해 어? 조심하라ㄱ.. "그렇게 끊어도 되는거야? 친구가 속상해할텐데." "아, 괜찮아요. 근데 선배님은 왜 나오셨어요?" "선배님이라니. 오빠지 오빠." "네? 하하, 저 먼저 들어가볼게요. 쉬다가 오세요." "민지야 앉아봐. 오빠가 너 보려고 나왔는데 이렇게 들어가려고 하면 어떡해." "아니 선배님 손은 좀 놔주실래요?" "글쎄 앉아보라니까. 오빠가 말로할때 알아들어야 착하지." "아 그니까 좀 놓고.." "형." "놓으라잖아." - 신알신, 댓글 달아주시는 독자님들 항상 감사드립니다! 보잘 것 없는 글 읽어주시는 분들 모두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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