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벨벳 - Oh Boy)
+ 초록글 감사합니다 :)
이게 다 독자님들의 예쁜 댓글 덕분이에요ㅠㅠㅠ
[NCT/이민형/황인준] 호그와트부터 보바통까지의 거리를 구하시오 Day-1/2
w. 2젠5
[우리 기숙사가 너희 기숙사 애들 돌보기로 했어]
떠나는 아침, 조이가 이동혁의 편지를 물어다주었다. 이동혁이 예전에 설명해줬었는데, 보바통도 호그와트처럼 4개의 기숙사로 나누어져 있다고 했었다. 그나저나 이동혁이랑 이민형은 같은 기숙사란말이다ㅠㅠ 완전 개이득이라는 생각을 하며 나는 이제노, 황인준, 박지성, 쟈니오빠, 태용오빠와 함께 보바통으로 가는 열차에 몸을 실었다. 래번클로 기숙사의 반장과 부반장이 일주일 동안이나 없으면 어떡하냐면서 플리트윅 교수님이 울상을 지으셨지만, 뭐 우리가 굳이 없어도 잘 굴러갈걸 알았기에 별 걱정은 안 됐다. 진짜 걱정해야 할 것은, 보바통 익스프레스가 겨우 7칸 짜리 열차라는 점이었다. 우리의 짐을 2칸에 나누어 싣고, 우리를 지도해주실 밀러 교수님이 한칸을 쓰시고 나면 겨우 4칸이 남는다. 그러니까, 한 기숙사가 한 칸을 써야한다는 거였다. (이마짚
박지성은 벌써부터 별 이상한 사탕들을 먹고선 창 밖으로 토하고 있었고, 태용 오빠는 뭘 두고 온 것 같다며 정신 없이 왔다갔다 하고 있었다. 쟈니 오빠는 태용 오빠 뒤를 계속 쫄래쫄래 쫓아다니며 찾았어? 없어? 이런 말을 계속 해서 날 더 정신 없게 만들었다. 이 와중에도 황인준은 의자에 꼿꼿하게 앉아서 '보바통의 역사' 라는 책을 읽고 있었고, 이제노는 어제 긴장해서 한 숨도 못 잤다며 내 어깨에 기대서 잠을 자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완벽한 혼돈의 상태였다. (물론 그리핀도르 칸은 더 심했다. 무언가가 많이 부서지는 소리가 났다.)
이제노가 자꾸 흘러내려서 나는 벽에 등을 대고 앉을 수 밖에 없었다. 아니 왜 굳이 내 어깨에 기대서 주무시겠다는거지? 한명은 자고, 한명은 책 읽고, 한명은 토하고 의자에 누워서 기진맥진해 있다가 또 뭘 주워먹고 있고, 두명은 뭘 두고 왔다며 왔다갔다 거리고 있었기에 나는 완벽하게 방치되어있었다. 이게 이민형 만나러 가는 기차니까 참는거지, 만약에 덤스트랭 교류 수업하러 가는 거면 나는 짐 칸에서 빗자루를 빼내와서 당장 도망갔을거다.
마법 열차기에 빠르게 이동하는 건 틀림없었지만, 그럼에도 보바통에 도착하려면 아직 많이 남아있었다. 그래서 계속 창 밖을 보는 척 하면서 황인준 쪽을 흘긋거렸다. 황인준이 내 시선을 느낀건지 얼굴을 구겼다. 그만 좀 보지? 새끼. 좀 다정하게 말해 줄 수는 없나. 황인준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면서, 제 몸을 내 쪽으로 기울였다. 책을 같이 보자는 뜻인 것 같았는데, 이제노가 어깨에 기대서 자고 있었기에 나는 움직일 수가 없었다고; 내가 이제노를 손가락으로 가리키자, 황인준이 이번에는 한숨을 쉬며 책을 내 쪽으로 펼쳤다. 고마워!^^ 라고 말하자 황인준이 피식 웃더니 박지성의 손에 들린 개구리 초콜릿을 빼앗아서 내게 건넸다. (순식간에 초콜릿을 빼앗긴 박지성은 좀 짜증을 내더니 다른 초콜릿을 까서 우물거리며 먹었다.) 황인준이 읽고 있었던 페이지는 보바통의 기숙사와 교복에 대한 페이지였다.
[보바통의 기숙사와 교복]
보바통의 기숙사는 호그와트와 마찬가지로 4개이다. 하비 에뜨왈 (행복한 별) ,미미 륀느 (귀여운 달) ,비올레 레브 ( 보랏빛 꿈) ,쁘띠 호제 (작은 이슬) 가 그것인데, 호그와트의 기숙사와는 다르게 굉장히 귀엽고 예쁜 뜻을 가지고 있다. 각 기숙사 학생들은 기숙사 상징색의 브로치를 가슴 정중앙에 달아야 하며, 그 브로치가 매우 예쁘다. 교복은 하늘색 모자를 제외하곤 모두 실크 재질이다.
<하비 에뜨왈>
행복한 아이들
군청색 / 담비
<미미 륀느>
사랑 받을 수 있는 아이들
연노랑/ 카나리아
<비올레 레브>
꿈이 많은 아이들
보라 / 유니콘
<쁘띠 호제>
어디서도 잘 어울릴 수 있는 아이들
하양/ 백조
도대체 왜 이동혁의 학비가 그렇게 비싼가 했는데 다 보석 브로치랑 실크 예복 때문이었다. 심지어 모자도 있어??!?!?! 연휴때 만나면 항상 무슨 이상한 하늘색 바지를 입고 있기에 뭐야 왜 저래;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게 교복인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동혁이 짐을 쌀 때 내가 도와주지 않기 때문에 교복을 한번도 못 본게 당연했고, 이동혁의 방에는 잘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했다. (심지어 이동혁은 교복도 이민형이랑 둘이 맞추러 갔었음) .나는 푸르딩딩한 망토 두르고 다니는데 말이야..실크 예복을 입고 브로치를 달고다닐 이동혁을 생각하니 조금 부럽기도 했다. 씨, 보바통 갈 걸.
분명히 이동혁이 제 기숙사가 어디라고 얘기해줬던 것 같은데 이름이 너무 어려워서 까먹어버렸다. 제발, 쁘띠 어쩌구는 아니길 바란다. 만약에 쁘띠 어쩌구면 지를 쁘띠 동혁이라고 부를거 아님; 아 제발 멀린 제발. 황인준이 제 긴 손가락으로 4개의 기숙사들을 짚어가며 군청색...하면서 웅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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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착륙하니까 교복 단정하게 정돈하도록-"
밀러 교수님이 기다란 지팡이로 기차 바닥을 쿵쿵치며 도착을 알리셨다. 넥타이를 바르게 매고, 치마를 정돈했다. (원래는 치마를 안 입는데 뭔가 오늘은 입고 싶었다) 저 멀리 하늘색 사람들이 막 모여있는게 보였다. 책에서 나온대로, 다들 가슴 팍에 뭔가 번쩍거리는걸 달고 있어서 되게 눈부셨다. 이동혁 이 새끼 또 나한테 빛 반사시키고 혼자 엄청 좋아하겠구만; 지금은 오후 3시. 기차의 속도가 점점 느려졌다.
황인준의 표정이 눈에 띄게 굳는게 보였다. 이동혁과 황인준이 마주치면 어떨까. 장장 5년만의 만남이었다. 이민형을 만나고 말겠다! 라는 기대를 품고 온거였는데, 이렇게 비장한 분위기일 줄 이야. 네 쌍둥이 오빠를 만나러 가볼까? 기차가 멈춰섰고, 이제노가 제 넥타이를 헐겁게 만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노의 망토가 나풀거리다가 내 얼굴을 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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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출발하기 전에 라일리가 보바통 애들을 맞이하기 위해 폭죽을 준비한다고 했었던 것 같은데, 여기는 우리를 위해 샹송을 부르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실크 옷을 입고 하늘거리며 고운 목소리로 샹송을 부르는데 솔직히 천국에 온 줄 알았다. 보바통에서 호그와트로 간 애들도 분명 지금 쯤 도착했을 텐데, 거기서 폭죽을 터뜨려대는걸보고 수준 떨어진다고 생각하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환대가 끝나고, 밀러 교수님이 우리를 두 줄로 세우셨고, 나는 황인준의 옆에 섰다. 우리를 맞이 하기 위해 연회 같은게 열린다고 했는데, 그거 때문에 들뜬 건지 박지성이 호박주스를 들이키다 옆에 있는 보바통 남자애한테 호박주스를 쏟았다. 놀랍게도, 그 애는 웃으며 괜찮다고 했고, 맞을 준비를 하던 박지성은 벙쪄서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그래서 나와 이제노가 박지성을 끌고 밀러 교수님의 뒤를 따라갔다.)
확실히 보바통은 호그와트와는 다른 분위기였다. 호그와트가 시카고 피자같은 느낌이라면, 보바통은 쉬폰 케잌 같은 느낌이랄까. 우리 앞에 서 있던 쟈니 오빠는 아는 사람들이 뭐가 그리도 많은건지 하늘 인간들에게 인사를 쉴 새 없이 건넸고, 태용 오빠는 하하하, 이렇게 웃으며 수줍게 두 손을 흔들었다. 이동혁과 이민형을 찾고는 싶었는데 황인준이 계속 내 쪽을 흘긋거리는게 느껴져서 차마 그럴 수가 없었다. 조이가 오늘 아침에 왔으니까, 어젯밤에 이동혁은 황인준도 온다는 걸 알았을게 분명하다. 긴장 돼? 내 옆에서 묵묵히 걷던 황인준이 퍽 다정스레 물어왔다. (아까 이랬으면 좀 좋냐;) 솔직히 긴장이 안 된다면 거짓말이었다. 이동혁과 황인준의 기싸움이 두려웠고, 일주일간 잘 적응해나갈 수 있을지 두려웠다. 아니- 그렇지만 난 짱 쎈 독수리였기 때문에 쎈 척을 좀 했다. 잘 할 수 있을거야. 우리의 대화를 다 듣고 있었던건지, 이제노가 내 어깨를 두어번 두드렸다.
분명히 기차에서 내릴 때,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주변에 있었던 것 같은데, 연회장의 앞에 도착하자 우리의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리핀도르 썸머의 붉은 머리칼 사이로 여우 귀가 비죽 튀어나왔다. (썸머는 여우 애니마구스이다) 애니마구스이면서도 조절할 수 없을 만큼 연회장 앞의 분위기는 삭막했다. 게다가 호그와트 학생 24인을 대표해 연설을 하게 된 태용 오빠가 - 태용 오빠는 호그와트 전교 1등이다 - 좋은 기회로 보바통에 오게되어, 좋은 기회로,, 좋은.. 을 계속해서 반복했다. 이제노는 입은 웃고 있었지만 눈은 경직되어있었다. 괜찮아 시민, 재미있을거야. 그렇게 말하는데, 꼭 자기한테 거는 주문인 것 같았다. 곧 안 쪽에서 우리 학교를 소개하는 듯한 목소리가 들렸고, 절대 열리지 않을 것 같던 문이 열렸다. 끼익, 하는 소리와 함께 하늘 빛 모자들이 하늘로 날아오르는게 보였다. 그리고, 내 쪽을 보며 함성을 지르고 있는 이동혁이 보였고, 이민형, 그 애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