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쌤 민윤기 E
by. 유화
Hilary duff - tattoo
"야 김태형.. 무슨말이야 이거? 석진쌤 지금 무슨 상황이에요..?"
"김탄소.. 너 언제부터 듣고있었어.."
"지금 그게 중요해? 전부 다! 다 들었다고 너 왜 퇴원 안하고 있었는데.. 왜 지금까지 병원에 있는데..누구 놀려 지금?" "야.. 그게 아니라 난 ㄱ.." "그래, 뭐 내가 혼자 병원에 남겨지니까 안쓰러웠겠지, 그냥 존나 불쌍했겠지. 근데 내가 뭐 고마워 할 줄 알았어? 나 하나도 안고마워. 내가 무슨 불우이웃이야? 그 거지같은 동정심 짜증난다고! 그러니까 그냥 제발 니 갈 길 가!" 떨리는 손을 아프도록 꾹 쥐고 진료실을 나오려는데 김태형이 내 손목을 잡았다.
"내 말 좀 듣고 가"
"싫어. 들을 말도 없고 듣고 싶지도 않아" "김탄소!" "좀 놔!" [태형 시점] 친구가 있다. 제일 친한 친구. "너 나랑 친구할래?" 그냥 처음부터 맘에 들었다. 아무 이유없이. "야 김태형! 슬리퍼 누가 멀리날리나 내기하자!" "그거는 또 내가 선수지" "내가 먼저 한다!!" 복도에서 김탄소의 보라색 슬리퍼가 날아갔고 슬리퍼는 정확히 민윤기쌤의 뒷통수를 가격했다.
"아 김탄소 미친 저게 뭐얔ㅋㅋㅋ"
웃겨서 한참을 웃다가 뒤를 돌아보니 김탄소는 이미 도망가고 아무도 없었다."김태형.." "쌤!! 저 아니에요!!진짜 아!!!" "아니긴 뭐가 아니야 너 밖에 없는데" 나는 그대로 민윤기쌤한테 끌려갔다. "아 김탄소 잡히면 뒤진다 진짜!!!!!" 솔직히 졸라게 짜증날때도 있는데 "김태형 너 뭔 일 있지" 내가 기분이 안좋을 땐 귀신같이 알아챈다. 진짜 무서워 죽겠다. 그리곤 내 기분을 좋게 해주려고 노력한다. 이렇게 서로를 너무나 잘 알아준다. 그러니까..그만큼 김탄소가 소중하다는 얘기를 하고 싶은거다. 김탄소가 검사받으러 가서 혼자 병실에 누워서 핸드폰 게임을 하고 있는데 석진쌤이 불렀다. 또 자기 심심해서 아재개그나 칠려고 부르겠지 하던 게임을 종료하고 주머니에 손을 넣고 털래털래 석진쌤 진료실로 갔다.
"왜요 또 왜"
"너 임마 그게 쌤한테 보자마자 하는 말이냐" 쌤은 차트로 때리려는 시늉을 했고 늘상 있는 일이라 쌤을 보고 웃었다. "넌 나를 너무 편하게 생각해! 그냥 아예 형 동생 할까?!" "그럴까? 형 오늘은 또 왜 불렀는데" "어휴 저걸 때릴 수도 없고" 쌤은 내 차트를 뒤적뒤적거렸다. "왠 내꺼 차트? 나 뭐 잘못함? 엄마한테 이르게?" "아니 퇴원." "..?" "너 퇴원하라고. 이제 퇴원할 때 됬어."
"아..."
"뭐야 하도 병원 답답하다고 난리 쳐서 좋아할 줄 알았더니 별로 안좋아하는 눈치다" "나 안 아파요? 완치야? 뾰로롱?" "완치는 아니고 그냥 한두달에 한번씩 검사받으러만 오면 될꺼같은데" "그럼 나 아직 덜 나았단 소리네. 퇴원 안할래" "야 너 정도면 정상으로 치는 거지 그냥 체크하러 몇번 오는게 다라니깐." "아 싫어 안해 퇴원. 엄마한테 말하지마요" "김태형! 어디가 임마!" 퇴원. 생각지도 못한 말이었다. 김탄소를 만나기 전까지 석진쌤만 보면 졸라대던 말이었는데 이상하게 듣고싶지않았다. 병실로 내려오니까 탄소가 자고 있었다. 옆에 앉아 턱을 괴고 김탄소를 내려다 봤다. 도대체 얘가 뭔데 내가 퇴원까지 하고싶지 않은걸까. 퇴원을 하면 얘랑 복도에서 뛰어다니지도 못하겠지 비오는 날 미친것처럼 뛰어 놀지도 못하고 민쌤 몰래 병원 나갔다 오는것도 못하고 우리의 아지트에서 놀지도 못할거다. 김탄소 놀릴 때 씩씩거리는 모습도 즐거워 하는 모습도 그리고 웃는 모습도 보지 못하겠지. 얘 웃을때 진짜 예쁜데.. 그때 느꼈다.
아, 난 김탄소를 좋아하는구나.
그 후로 석진쌤이 날 찾을 때마다 싫다고 안간다며 쌤 얘기를 안들으려고 버텼고 거의 5개월이 다 되어갈 무렵 김탄소가 친구랑 이야기 한다길래 먼저 올라와서 혼자 병실에 있기 심심해서 휴게실에 앉아있었다. 김탄소친구라.. 처음 본것 같다. 신기해서 한참을 생각하고 있는데 내가 방심한 틈을 타 석진쌤이 와서 내 귀를 잡으며 진료실로 데려갔다 "아아 쌤 아파요! 내가 갈께요, 내가 간다고!" 아 정말 여기 진료실 다시 안올려고 했는데.. "너 내가 왜 데리고 온지 알지?" "잘 모르겠는데.. 아이고 급한일이..!!"
"김태형 앉아라."
일어나서 나가려고 문을 열자 평소와 다른 목소리로 앉으라는 석진쌤 목소리가 들렸고 아 오늘은 안돼겠다 싶어서 얌전히 의자에 다시 앉았다. "그래서 너 언제까지 퇴원 미룰껀데" "나도 몰라요" "아니 퇴원을 하라고 집 좀 가라고 해도 안가는 환자가 어딨어?" "아니 병원 생활도 나쁘지 않고 어차피 그냥 검정고시 볼껀데 뭐..." "너 부모님한테 확 말해버린다! 지금 몇달째 미루는거야 반년 채우고 퇴원할래? 너 탄소땜에 그래?" "....그런거 아니에요" "태형아.., 너 지금 계속 이렇게 미루고 있는거 탄소한테는 더 ㅇ... " "지금..무슨.." 갑자기 탄소 목소리가 들렸고 놀라서 뒤를 돌아보니 문 앞에서 음료수를 떨어트리고 놀란 눈으로 서있는 김탄소가 보였다. 들으면 안돼는데.. 오해 하면 안돼는데.. "김탄소.. 너 언제부터 듣고있었어.." 무슨 상황이냐고 묻는 탄소의 말에 설명도 못하고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해버렸다. 탄소는 그게 중요하냐며 화내며 소리를 질렀다. 오해할까봐 설명을 해야겠다 싶어 말을 하려는 찰나 내 말을 끊는 탄소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래, 뭐 내가 혼자 병원에 남겨지니까 안쓰러웠겠지, 그냥 존나 불쌍했겠지. 근데 내가 뭐 고마워 할 줄 알았어? 나 하나도 안고마워. 내가 무슨 불우이웃이야? 그 거지같은 동정심 짜증난다고! 그러니까 그냥 제발 니 갈 길 가!" 난 절대 김탄소가 불쌍한게 아니었다. 거지같은 동정심도 아니었다. 내가 김탄소의 옆에 있어주는게 아니라 나는 그냥 김탄소가 내 옆에 있어줬으면 했다. 저 말을 듣곤 화도 났지만 진심이 아니라는 걸 알고있었다. 탄소는 곧 울것만 같은 눈을 하고있었다. 막무가내로 할 말만 하고 가려는 김탄소의 손목을 붙잡았다. "내 말 좀 듣고 가" "싫어. 들을 말도 없고 듣고 싶지도 않아" "김탄소!" "좀 놔!" 결국 나는 잡고 있던 손목을 놓았고 김탄소는 그대로 나가버렸다. 머리가 복잡해져 한숨을 쉬고 그 자리에 멍하니 있다가 탄소가 떨어트린 캔을 주워담았다. "탄소 강한애잖아. 괜찮을꺼야" 내 마음이 복잡한 걸 알았는지 내가 나가기 전에 석진쌤이 말했다. 나는 그냥 돌아보고 잠깐 웃은 뒤 진료실을 나왔다. 사실 탄소 하나도 안 강하다. 겉으론 혼자 강한척 쿨한척은 다하곤 속으론 정말 너무나도 여린애다. 또 어디가서 혼자 울고 있진 않을까 걱정이 됬다. 김태형은 결국 내 손목을 놓았고 병실로 가기싫어 난 그대로 옥상으로 뛰어 올라갔고 올라오자마자 참았던 눈물이 펑펑 쏱아졌다. 못된말들을 태형이에게 뱉어 놓곤 정작 내가 마음이 너무 아팠다. 태형이에게 너무너무 미안했다. 항상 태형이는 나에게 정말 많은 힘이 되어줬다. 부모님에게 오랜만에 전화가 왔을 때가 있었다. 병원에 입원하고 2년만에 처음 오는 전화였다. 전화를 받고 처음 들은 한 마디는 병원에서 전화 좀 그만 오게 하라는 말이었다. 내가 듣고싶던 건 괜찮냐는 말 한 마디. 그 딱 한마디였다. 난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듣고만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전화를 끊고 눈물이 나오려고 하는 걸 겨우겨우 참고 병실로 다시 들어가려는데 김태형에게 부모님한테 전화가 왔다고 신난다며 난리를 치고 나왔는데 정작 들은 말이 너무 비참해서 괜찮은 척 하면서 병실로 들어갔다. "야 나 부모님이랑 진짜 오랜만에 통화했다~" "좋냐?" "응 엄청좋아" "근데 별로 안좋아보여" "응?"
"별로 안좋아보인다고. 너 곧 울꺼같아. 그냥 울어 바보야 왜 나한테 까지 숨기는데"
내 숨기려는 표정만 봐도 다 알아버리는 김태형때문에 펑펑 울어버릴수밖에 없었고 옆에서 아무말 없이 나를 달래주었다. 항상 태형이는 내 옆에 묵묵히 있어주었다. 반면에 정작 나는 지금까지 태형이에게 큰 짐이 되어버렸다. 결국 난 태형이의 발목까지 잡는구나. 다른 사람들에게 난 결국 이런 존재일 뿐이다. 부모님께도, 태형이에게도 그리고 민쌤에게도. 모두에게 짐이 되는 것만 같은 기분은 정말 비참하고 쓸쓸하다. 오늘은 정말정말 내가 싫은 날이다. 내가 이대로 사라져면 좋겠다. 〈암호닉> ♡[난나누우] ♡ [너만보여] ♡ [푸딩] ♡안녕하세여 유화에여 또 왔어요❁´▽`❁ 그 전꺼 D편을 너무너무 늦게 올린것 같아서 열심히 틈틈히 막 쓰다보니까 엄청나게 빨리써서 왔어요!!ㅋㅋㅋㅋ 제목은 의사쌤 민윤기인데 윤기보다 태형이 비중이 더 많은 것 같지 않나요..? 처음 의도는 그게 아니었는데.. 어쩌다보니...ㅋㅋㅋㅋㅋㅋ 에이 모르겠다!! 쓰다보면 또 많이 나오겠죠ʕ•ﻌ•ʔ 오늘도 글을 읽어주셔서 고마워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