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도령과 낭자하나]
W. 꼬잉온북
-----------------------------------------------------------------------------------------------------
10.
"자, 우리 ㅇㅇ 생년월일 1997년 8월 7일"
"팀내에서 홍일점과 세스코? 이건 또 뭔가요."
"네, 저는 워너원에서 세스코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국내최초 그룹 내에서 벌레잡기 담당 멤버를 본 도니는
"?????아니,뭐 내 말은 그 포지션이 뭐냐고 물은거에요. " 당황을 하며 재차 물어보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네, 제 전문분야는 나방류와 더듬이 있는 친구들입니다." 라는 진지한 대답 뿐 이에요.
세상에서 벌레가 제일 무서운 소녀소녀한 11명의 도령들과 살다보니
세상 어느 것도 (아, 물론 귀신제외) 무섭지 않은 ㅇㅇ가에요.
"뽀찌?? 그럼 이건 또 뭔가요?"
"아, 그건 뽀얀모찌 줄임말 인데.......
우리 리더님이 지어주신 소중한 제 2번째 이름입니다."
"아, 그러면 김ㅇㅇ를 탄생시킨 건 황민현이고 이름을 지어준 건 윤지성이다?"
"그렇죠, 제 두번째 탄생을 만들어주신 두 분이시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거의 조물주 급의 경계에 다다른 지성이와 민현이ㅋㅋㅋㅋㅋㅋㅋㅋ
지성이는 아니라며 손사래를 치고 필사적으로 부정하지만,
촬영 시작할 때부터 탈탈 털린 민현이는 부정할 힘도 없어 그저 그러려니.....하고는 마른 입술만 축여요ㅋㅋㅋㅋㅋㅋ
11.
"뽀람쥐??? ㅇㅇ가 이건?"
"아,ㅎㅎ 그건 제 별명인 뽀찌와 다람쥐의 합ㅅ....ㅇ"
"자, 군말없이 시범 보여주시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드디어 제 차례에 신이 난 ㅇㅇ는
똘망똘망하게 제 별명을 소개하다가 도니의 단호한 말 자르기에 시무룩룩한 표정을 보이다가도
11도령들의 열띤 환호에 금새 헤헿- 하며 덤블링 자세를 취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세상 단순해ㅋㅋㅋㅋㅋㅋㅋㅋㅋ
폴짝폴짝 3단 덤블링과 여러가지 아크로바틱을 선보이니 다들 놀란눈치였고,
여러가지 연결동작을 성공시킨 ㅇㅇ는 깜찍하게 머리위로 양손을 브이 자세를 취하면서
다시 제 자리로 총총- 뛰어오는데
예기치 못한 ㅇㅇ의 기습애교를 당한 뒷방 11도령은
내색은 안하지만 심쿵사를 당해 자신들도 모르게 마른침만 삼켜요ㅋㅋㅋㅋㅋㅋ
그 가운데서도
"귀여버라- 아이구!! 귀여버ㅎㅎㅎㅎㅎ"
마치 딸래미 학예회에 오셔서 오구오구!!!! 우리 이쁘니 잘한돠앆!!!!! 하며
딸바보 아빠에 빙의된
강다니엘(22. 프로 김ㅇㅇ덕후)
멤버들 피셜로는 다니엘 핸드폰앨범속 멤버들 사진중
상당부분이 ㅇㅇ가 사진이라는 소리가 있어요.
......................다니엘도 나름? 성덕이군요....................(부럽)
멤버들 하나하나 세심하게 챙겨주려는 게 보였던 주간아 촬영이 끝나고
다시 지하 스튜디오에서 밖으로 나오니 하늘빛은 푸르뎅뎅- 한 것이
사람들은 하루를 힘차게 시작할 시간이였어요.
그와 반대로, 몸을 불살라가며 촬영한 이들은 벤에 오르자마자
기절했고, 우리 ㅇㅇ는요.
"ㅇ........우지나.......우지나아- "
"????????????"
"ㅂ....바구진.....바구지인-"
옆자리에 같이 탄 우진이를 잠꼬대로 애타게 불러대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주섬주섬 담요를 제 몸 위에 고르게 펴고 드디어 잘 준비를 마쳤는지 만족한듯이 미소짓던 우진이는
눈을 감자마자 옆 자리에서 자신을 애타게 불러오는 ㅇㅇ가에 빠르게 다시 일어났고
"...............이 누나가.........진짜.......(마른세수)"
웅얼거리며 자신을 찾아대는 ㅇㅇ를 보며 헛웃음을 지어요.
물론 마른세수도 빠지지않고 해요.
ㅇㅇ가 덕분에 스멀스멀 찾아오던 졸음도 싹 달아나버려서 우진이는
자신이 덮고있던 담요를 ㅇㅇ한테 꼼꼼히 덮어주었고,
벤에 타자마자 덥다고 직방으로 틀어놓은 에어컨도 꺼서
ㅇㅇ가 감기에 걸리지 않게 세심하게 신경써줘요.
감기에 걸리면 분명 골골대며 자신을 찾아올 것이 분명하니깐.
어쩌다보니 누나의 걱정인형이면서도
역으로 누나를 제일 먼저 걱정하게 된 우진이는 이어폰을 끼고 플레이 리스트를 뒤적이다가도
자신의 옆자리에서 새근대며 잠들어있는 ㅇㅇ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봐요.
그래도 아플때나 기쁠때, 슬플때.
자신에게 제일 먼저 다가와서 표현해주는 ㅇㅇ가 싫지는 않은지
우진이는 ㅇㅇ를 바라보다 입꼬리를 살짝 당겨 웃어보여요.
12.
때 늦은 장마에 ㅇㅇ는 침대에서 뒤척이다가 이내 투덜거려요.
가뜩이나 더워서 땀도 나는데 장마가 가져다준 습기때문에
더 꿉꿉한 기분을 선사해주었고,
더위와 습기에 ㅇㅇ는 투덜거리는 걸 멈추고 이제는 헤롱거려요.
물이라도 한잔 마시고 자야지.
이런 생각으로 모두가 곤히 잠든 깜깜한 이 밤
살금살금 부엌으로 가서 물 한잔을 마시고 다시 방에 가려는 데,
"!!!!!!!!!!!!!!!!!!!!!!!!!!!!!!!!!!!!!!!!!!!!!!!!!!"
어둠속에서 베개를 꼭 껴안고
거실을 이리저리 배회하는 진영이에 기절할 뻔했어요.
혹시 진영이가 몽유병은 아닐까 싶어서 조심조심 다가가서
굳게 감긴 진영이 눈 주위에 손을 들어 휘적휘적- 흔들면.
"누나, 잠이 안와."
감았던 눈을 슬며시 뜨더니 조금은 잠긴 목소리로 칭얼대는 진영이에요.
아마, 진영이도 습기에 잠을 설쳤나봐요.
나름 공감가는 말에 ㅇㅇ는 고개를 끄덕거리다
진영이를 다시 재우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하고는 눈을 깜박여요.
마냥 어리광없이 오빠美만 뿜뿜하던 진영이는 항상 ㅇㅇ가 앞에서는
어리광많고 애교많은 동생이 되어버려요.
힘들면 ㅇㅇ한테는 칭얼대기도하고,
심심하면 아무 이유없이 뒤에서 치대오기도하고.
지금도 ㅇㅇ가보다 키가 한 뼘쯤은 더 큰 진영이가
ㅇㅇ가 어깨에 얼굴을 묻고 칭얼대요.
내일 스케줄을 무리없이 해내려면 지금쯤 푹 자둬야지 될텐데.
여러가지 고민을 하던 ㅇㅇ는 진영이한테 넌지시 말해요.
"누나가 재워줄까?"
분명 몇 시간전에 제 방 드나들듯 방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은 ㅇㅇ가 방인데,
웬지모를 긴장감에 진영이는 눈을 또랑또랑하게 뜨고서는 이리저리 둘러봐요.
익숙하면서도 동시에 낯선공기가 흐르는 듯한 ㅇㅇ가 방에 두리번대는 진영이가 보이지 않는지
ㅇㅇ는 제 침대를 다시 가지런히 정리한 후.
침대 옆 벽에 편안히 기대어 앉은 뒤, 진영이한테 제 침대에 누우라는 듯 이불을 팡팡- 내리쳐요.
"우리 진영이!! 누나가 재워줄께!! 누워!!"
진영이 자신을 올려다보며 신이 난듯 말하는 ㅇㅇ가
'누나가 잠에서 덜깨 헛소리를 하는구나....'싶은 진영이는
"누나, 깨워서 미안해... 다시 침대에 누워."하며
ㅇㅇ를 침대에 눕히려하지만,
쓸데없는 것에 고집센 김ㅇㅇ.
잠이 안온다는 동생을 져버리고 잠이나 자는 것이
ㅇㅇ가 자존심에 허락되지 않는 일이던지 굳이굳이 진영이를 끌고와서는 이불까지 꼭꼭 덮어줘요.
그제서야 만족한듯 흡족하게 미소짓는 ㅇㅇ는 벽에 기대어 앉아 진영이의 손등을 토닥였고,
불편할 줄만 알았던 ㅇㅇ의 침대와 이불이 의외로 편안해서 이루지 못했던 잠이 솔솔 오는 바람에
진영이는 베개에 머리를 갖다대자마자 새근새근 잠이 들어요.
워낙에 향기에 민감한 ㅇㅇ는 특히나 이불빨래에 더 심혈을 기울이는데,
새로 바꾼 섬유유연제로 갓빤 뽀송뽀송한 이불을 아끼는 동생한테 양보했다는 것에 뿌듯한 모양인지
잠든 진영이가 깨지않게 흐헿ㅎㅎ- 하고는 댕청미소를 뿜어내요.
그렇게 진영이는 ㅇㅇ가 침대에서 ㅇㅇ는 침대옆 벽에 기대어
더위가 가시지 않은 늦여름밤을 보내요.
13.
습기가 선물해준 찝찝함을 견디지 못하고 자동기상한 지성이는 잠에서 덜 깼는지 비틀대며 거실로 나갔고,
거실 한가운데 외로이 나뒹굴고있는 진영이 베개를 줍고는 의아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려요.
'얘가 몽유병이 있나.....?'하며 진영이가 잠들어있을 방에 가보면,
텅 비어있는 침대만이 지성이를 반겨요.
?!?!?!?!?!?!?!?!?!?!?!?!????
방금전까지만해도 게슴츠레 뜬 눈을 다시 크게 뜨면서
놀랐음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지성이는 룸메인 대휘와 성운이를 깨워서
지난밤 진영이의 행방을 묻지만,
.....? 이게 뭔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여......
눈만 꿈벅이는 둘에 지성이는 서둘러 다시 제 방과 큰방을 쏘다니며 진영이를 찾지만,
그 어디에도 없었고.
마지막, 지성이 나름대로 '금기의 방'이라며
아침에는 특히나 더욱 조심스러워지는 ㅇㅇ의 방문 앞에서 멈칫해요.
아무리 친동생같은 아이더라도... 매너는 지키자는 지성이는 마지막으로 확인 못한 ㅇㅇ가 방문 앞에서
갈팡질팡했고, 노크를 하며 "ㅇㅇ야- 오빠 들어가도 될까??" 라 묻고는
대답도 듣지않은 채, 방문을 밀고 들어와요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얼마나 급했으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지금 제 눈앞에 저 둘.
세상모르고 침대에 잠든 진영이와
세상모르고 벽에 기대 잠든 ㅇㅇ가.
그리고 깍지까지 낀 저 손들에
지성이는 할말을 잃고 헛웃음만 웃어보여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기껏 찾았더니 잠들어있어ㅋㅋㅋㅋㅋㅋㅋㅋ
"얘가, 얘가!!!!! 왜 니 방에 진영이를 재워!!!!!! 둘다 빨리 안 일어낫!!!!!!!!!!"
몰래 남자친구를 집에 재운 딸래미를 혼을 내는 엄마st.로
ㅇㅇ가 등짝을 솜방망이로 두들긴 것처럼 두들긴 지성이는
방금 일어나서 배리둥절한 진영이를 데리고 갔고.
"........................에?......................"
별일 아니라는 듯이 ㅇㅇ는 느리게 눈을 깜박거리다
다시 이불 안으로 기어들어가요.
역시, 이불밖이 제일 위험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