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일] 피
W r i t t e n b y 달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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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태일이 살며시 눈을 떴다. 눈을 뜬 태일이 눈앞에 와있는 유권을 보고 놀라 눈을 감아버렸다. 유권이 태일의 앞머리를 쓸었다. 깨끗한 냄새가 코에 멤돌았다.
밥 먹어요.
일어서려해도 힘이 풀려 자꾸 주저앉혀져 침대 주변에서 벗어날수 없었다. 유권이 빤히 태일을 보다가 눈치를 보는 태일을 안아 들었다. 근래 살이 빠진 태일은 무척가벼웠다. 식탁 의자에 태일을 앉히고 바로 옆자리에 앉았다. 유권은 항상 태일의 옆에 앉았다. 식당에서도, 도서관에서도 항상 그랬다. 건너편에 앉은적이 없었다.
형, 팔 많이 아파요?
......
안 아픈가보네, 더 해줄까요?
아, 아파.
태일이 어색하게 물컵을 들어 물을 마셨다. 생글생글 웃던 유권이 어느새 표정이 굳어있었다. 태일이 자신을 쳐다보는 유권의 눈치를 봤다. 노릇하게 구워진 빵을 하나 집어들어 배어물자, 유권이 곧 빵을 잡고 있는 손가락을 깨물어, 빨아 올렸다. 어느날부터 계속된 싸이코 같은 행동에 태일은 아직도 적응하지 못했다.
아파, 아, 유권아..
형은, 손가락도 존나 야하게 생긴거 알아요?
아, 으으, 아파, 유권아...
어느새 팔목을 입에 물고 있는 유권이 태일의 허리를 쓸었다. 어제 남긴 상처가 다시 터져 피가 샜다. 태일이 눈물을 잔뜩 머금고 유권을 쳐다봤다. 흥분한듯한 유권의 표정이 매혹적이었다. 유권이 식탁에 올려져있던 물티슈를 뽑아 팔을 닦아냈다. 피가 묻어나오는 물티슈를 대충 올려놓고는 태일의 입술을 찾아 물었다. 혀를 깨무는 고통에 태일이 결국 눈물을 흘려보냈다. 입가 사이로 흐르는 피가 하얀 옷을입은 태일을 적셨다. 허리를 쓰다듬다가 손을 빼고는 태일의 얼굴을 잡았다. 입술도, 혀도 찢어져 피가흐르고 있었다.
왜 울어요, 아파?
응, 흐으, 아파, 흐...
유권이 피를 햝았다. 목부근을 적신 피부터 턱, 그리고 입술까지. 태일의 정신이 몽롱해졌다. 유권이 약을 꺼내 태일의 입에 물려줬다. 철분제에요, 또 어제처럼 쓰러지지 말고. 유권이 태일의 볼을 쓸었다. 빵 먹고있어요, 나 씻고올게요.
태일이 물을 입에 가득 물었다. 피가 멎는 느낌이 들때 물컵에 뱉었을땐, 물이 온통 빨간색으로 변해있었다. 빵을 입에물자 혀에서 오는 고통에 제대로 씹지도 못하고 허겁지겁 먹었다. 곧 화장실에서 나온 유권이 식탁에 올려진, 태일이 뱉어놓은 핏물을 마셔버렸다. 태일이 멍하게 유권을 쳐다봤다.
아까 느낀건데, 형 피가 맛있어서요. 앞으로 자주 부탁해요.
으앙 사이코 같아요? 여기 처음 올리는거라 부끄릅다..므흐흫ㅎ 빨간 마크 안올려도 되져?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