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친을 과팅에서 만나는 게 어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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完
ⓒ전팅
"하성운, 일어나봐!"
어제 술에 찌든 하성운을 내 집으로 데려왔다. 술에 취해서 헤롱거리는 애를 거실에서 재울 순 없어서 그냥 내 침대 위에 눕혔다. 윗 옷이랑 양말까진 벗기겠는데 더이상 하면 그림이 좀 이상해 질 것 같아서 청바지랑 긴팔 티는 그대로 입혀놨는데 눈을 떠보니 티는 온데간데 없고 맨 살이 내 눈앞에 바로 보여서 경악을 했다. 어찌나 깊게도 자는지, 내가 놀라서 내는 소리가 하나도 들리지 않는지 계속 쿨쿨 잤다. 그래서 그 사이에 그나마 할 줄 아는 북어국을 해놓고 하성운을 깨우는 중이다.
"일어나 국 식어!"
아무리 흔들어 깨워도 절대 일어나질 않는다. 하성운은 으으음- 하며 자신의 몸을 이불로 돌돌 말고는 귀를 막아버렸다. 이게 진짜...
"으음....뽀뽀해주면 일어날게..."
"어 그래 먹지말고 평생 자."
깨우는 걸 포기하고 뒤돌아 설때 쯤 이불 밖으로 쏙 튀어나온 하성운의 손이 내 손목을 잡아챘다.
"뽀뽀해주는 게 어렵냐."
"넌 좀 곱게 일어나는 게 어렵냐?"
"알겠어..."
윗 통을 훌렁 벗어던져서 바지 하나만 입은 하성운은 풀이 죽은 척 일어나더니 내 볼에 뽀뽀를 하고 거실로 도망쳤다. 몇 걸음만에 잡힌 하성운은 나에게 등짝을 몇 대 맞았다. 맨 살이라 짝짝 달라붙는게 타격감이 좋았다. 하성운은 식탁에 앉아 놀란 표정을 지었다.
"뭐야 니가 한거야?"
"내가 했지. 먹어봐봐."
기대하는 눈빛으로 턱을 괴며 하성운의 표정을 살폈다.
"어때 어때?"
"오오~"
"맛있어?"
"짜다."
하성운을 째려보며 먹지말라 했지만 하성운은 장난이라며 내가 들고가는 자신의 국 그릇을 다시 자신의 앞으로 놓았다. 맛있게 먹는 게 보기 좋긴 한데 도대체 옷은 언제 입을 건지...
"근데 너 옷 안입냐?"
"왜, 뭐 어때."
"아침부터 부담스러운 그림인데..."
"야, 우리 어릴 땐 목욕탕도 같이 갔었어."
"아 그만그만."
"부끄러울 것도 많다."
나는 어릴 때 같이 목욕하고 그랬던 게 좀 부끄러운데 얘는 정말 아무렇지도 않은지 나를 놀리고 싶을 때 마다 어릴 적 얘기들을 꺼내곤 했다.
"너 이번주 토요일에 뭐해?"
"이번주 토요일? ... 내일?"
하성운은 뜬금없이 물어놓고 해맑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것도 안하는데, 왜?"
"제주도 가자!"
"갑자기 무슨 제주도야, 언제 비행기 잡고 숙소 잡냐?"
"비행기랑 숙소 다 내가 해놨지."
"뭐야, 어떻게?"
"오빠한텐 다 방법이 있지. 갈거야 말거야?"
뜬금없는 제주도 여행에 당황하긴 했지만 오랜만에 과제에서 벗어나 코에 바람 좀 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단 생각에 알겠다고 했다.
"근데, 몇박..?"
"아마도 1박 2일?"
"너 되게 당당하다."
"우리 사이에~"
서로 볼 거 다 보고 할 거 다 한 상황에 이제와서 내숭 떠는 것도 웃기지만 그래도 나는 항상 하성운한텐 새로운 여자? 이고 싶은데 하성운은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았다. 그래, 뭐 나도 이젠 이게 편하다.
"그럼 나 지금 우리 집가서 바로 짐 싸서 올게."
"뭐야, 너 또 우리집에서 자게?"
"응. 그래야 내일 빨리 공항 가지~"
식탁 위에서 꽃받침을 하며 한껏 기대에 찬 표정으로 날 바라보는 하성운의 설렘을 망치고 싶진 않아서 그냥 그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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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너랑 제주도 몇 년만에 가보는 거지?"
아침 일찍 제주도로 가는 비행기에 앉아 얘기를 나눴다. 잠을 많이 자진 못했지만 여행의 설레임 때문인지 딱히 피곤하단 느낌은 없었다. 하성운은 내 손을 조물딱 거리며 내 말에 대답해줬다.
"우리 고등학교 2학년 때 수학여행 제주도로 갔었잖아."
"아 맞네, 너 그때 밤에 우리 숙소 왔다가 우리 엄청 깨졌잖아."
"나 그때 진짜 다시는 다리 못 쓰는 줄 알았어. 아니 내가 니네 방 가서 뽀뽀를 했어 뭘 했어? 그냥 얘기만 했는데 무슨 벌을 그렇게 심하게..."
"뽀뽀하려는 순간에 걸렸잖아. 애들 다 장기자랑 본다고 강당 갔는데 우리 둘만 남아서 그러고 있었으니 혼날 만도 하지."
"아 맞다 맞다 그랬었다."
비행기에서 옛날 추억도 꺼내보고 그때 찍었던 사진들도 보며 지루하지 않게 비행기에서 시간을 보냈다. 비행기에서도 좋았는데 비행기에서 내리고 공항을 나오니 훨씬 더 좋았다. 택시를 잡아서 하성운이 예약해뒀다던 펜션으로 가니까 그땐 정말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좋았다.
"야, 헐... 너 여기 어떻게 잡았어?"
"방법이 있다니깐?"
"아니 똑바로 말해. 완전 비싸보이는데..."
"어...사실 미팅 나갔던 거."
"응."
"옹성우가 이거 빌려주겠다고 해서 나갔던거야."
옹성우가 빌려줬다는 말에 잠깐 눈이 띠용했다. 왜냐면 진짜 으리으리 했거든...그리고 나도 모르게 살짝 마음 속으로 꽁해 있던 건지 그런 속사정을 들으니 미팅에 나왔던 게 더 이해가 됐다. 누군가가 이정도 펜션 빌려주겠다하면 두 번 정도 더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와, 대박 이거 옹성우꺼야?"
"아니 옹성우 삼촌꺼."
"아~"
"왜 이렇게 아쉬운 표정이야? 옹성우꺼면 뭐 걔랑 사귀게?"
"에이 성운이 왜 이렇게 꼬였어~ 가자가자."
"갑자기 성운이라고 하는 거 보니까 찔리긴 한가보네?"
나는 뒤에서 하성운의 허리를 잡고 종종 걸음으로 들어갔다. 안에 들어오니 방이 세개 정도 있었고 거기다 윗층까지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미팅 한 번 나가주고 이런 펜션을 빌려준 게 꺼림칙하긴 했지만 창문 너머로 보이는 뷰를 보니 그런 생각마저 싹 사라졌다.
"와 여기 진-짜 좋다."
"좋아?"
하성운은 창문 너머를 보고있는 내 뒤에 와서 날 끌어 안으며 물었고 나도 내 허리를 끌어안은 하성운의 손을 잡았다. 하필 또 그때 배에서 꼬르륵 거리는 소리가 날 건 뭐람.
"배고파?"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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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여기 진짜 맛있다."
"아침부터 무슨 고기냐며?"
"무슨, 고기는 아침에 먹어야 제맛이지!"
아침부터 나를 고깃집으로 데려가는 하성운에게 약간의 면박을 주긴 했지만 고기는 언제 먹어도 옳았다. 여기 너무 맛있어.
"우리 이거 다 먹고 어디 갈꺼야?"
"여기 앞에 바다도 보고 좀 걷다가, 펜션에 수영장 갈래?"
"나 바다는 좋은데 수영장은 싫어. 나 물 무서워한단 말이야."
"묘하게 앞뒤가 안맞다?"
"보는건 좋은데! 들어가는 게 무서워..."
"내가 있는데 뭐가 무섭냐?"
혹시나 싶어 수영복을 챙겨오긴 했지만 물을 약간 무서워 하는 나는 걱정이 좀 됐다. 그래도 바다는 정말 예뻤다. 같이 사진도 찍고 유채꽃 밭도 손잡고 같이 걸으며 우리 둘의 추억을 한 겹 더 쌓아갔다. 그렇게 놀다가 오후 2시 쯤 펜션으로 다시 복귀했다.
"수영복 가져왔지?"
"응, 근데 위에 걸칠 게 없어."
"괜찮... 헐."
각자 다른 방에서 입고 먼저 다 입은 하성운이 거실에서 폰을 보고 있었는데 뒤이어서 나온 나를 보고 살짝 놀랐다.
"뭐야, 이게 수영복이야? 입긴 입은 거 맞지?"
"그럼 뭐 내가 다 벗었냐..."
깜빡하고 얇은 가디건을 챙겨오지 않은 나는 하성운의 반응에 약간 부끄러워졌다. 하필 또 수영복이 정열의 레드였다.
"누가 보면 어쩌지?"
"누가 봐. 우리 밖에 없구만..."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이상하게 내 마지막 말이 유혹하는 느낌으로 들렸다. 하성운도 그렇게 느꼈는지 느끼하게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야! 하며 하성운의 어깨를 퍽퍽 내리쳤다. 하성운은 장난이라며 웃고는 나를 수영장으로 데려갔다. 수영장 물은 밖에서 보는 것 보다 들어가보니 더 깊었다. 바닥이 경사면이라 위치마다 물의 깊이가 좀 달랐는데 바닥이 가장 높은 곳 마저도 내 입술까지 올랑말랑하는 물의 수위가 좀 무서웠다.
"헐 좀 깊네."
"야아 나 진짜 무서워."
"그럼 여기 있자. 여긴 좀 바닥이 높네."
"여기도 비슷해!"
물이 깊은 게 느껴지니까 나는 하성운의 목덜미를 잡고 놓을 줄을 몰랐다. 계속 하성운한테 매달려있으니까 하성운은 거기에 또 재미를 느꼈는지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며 자꾸 자신의 목에 둘려있는 내 팔을 뺄려는 장난을 쳐댔다. 무서워하는 거 뻔히 알면서 진짜.
"야 진짜 죽는다."
"오빠 사랑해요- 해봐!"
"내가 죽자 죽어."
"어 진짜 뺀다?"
내가 너 이럴 줄 알았지. 그래놓고 자기가 있는데 무섭긴 뭐가 무섭냔 얘기는 왜 한거냐, 내가 너를 아는데. 내가 아는 하성운은 곱게 날 지켜 줄 애가 아니었다. 지금도 오빠 소리를 강요하며 내 팔 하나를 자신의 목에서 떼어냈다. 난 거기에 기겁을 하며 하성운의 말에 복종할 수 밖에 없었다.
"오빠! 오빠 됐어? 아 빨리 잡아!"
그제서야 하성운은 만족했는지 두 팔을 다시 자신의 목에 두르고 내 입에 짧게 뽀뽀를 했다.
"지 여자친구 죽일려고 해놓고 뽀뽀가 참 잘도 나오네...."
입이 툭 튀어나와서 꿍얼꿍얼 볼멘소리를 하니까 하성운은 웃으면서 앉는 척을 했다. 그 결과 나는 또 기겁하며 다리까지 하성운 허리를 감쌌다. 완전 매미자세가 되버렸다.
"여기 있는 동안엔 넌 내 말을 들을 수 밖에 없을걸."
"나가자 진짜. 너 나가서 어쩔려고 자꾸 내 성질 돋구냐?"
"안나가면 되는거 아니야?"
"미안미안... 성운아 잘할게 나가자."
어차피 하성운이 나가기 전까진 나도 나갈 수 없는 현실이라면 그냥 하성운에게 맞춰주기로 했다.
"나가고 싶어?"
"응 완전 그걸 말이라고 해?"
하성운은 웃으며 내 볼을 꼬집고는 의외로 순순히 나를 꽉 잡고 물 밖으로 나가줬다. 옆에 있던 타월로 내 몸을 감싸주고 자기도 그 타월로 머리를 탈탈 털었다. 그 순간 내 안에 잠재되있던 욕망이 꿈틀거리는 소리가 들렸지만 꾹 참았다. 다시 방으로 와서 방 안에 있는 화장실에서 대충 씻고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나왔다. 아예 민낯이 되어버린 내 얼굴이 신경쓰이긴 했지만 그냥 로션만 바르고 다 씻고 소파에 앉아있는 하성운 옆에 가서 폭 안겼다.
"얼- 난 너 화장 안한게 더 좋은데."
"그래? 화장 안해도 예뻐?"
"예쁘단 소리는 안했고...."
그럼 그렇지, 하성운은 장난스럽게 웃으며 예뻐 예뻐, 라고 했지만 믿지 않기로 했다. 하루가 왜 이렇게 빨리 가는지 학교에서 수업 들을 땐 일분이 한시간 같더니 여기 있으니까 한시간이 일분처럼 느껴졌다. 큰 창문 밖으로 해가 살짝씩 떨어지는 게 보이면서 오늘 하루가 끝나가는 게 아쉽게만 느껴졌다.
"아, 진짜 시간 빠르다."
"내일 또 놀면 되지?"
하성운 어깨에 기대서 조곤조곤 얘기하는 하성운의 목소리를 듣고 있으니 잠이 쏟아지는 기분이었다. 오늘 아침에 잠을 많이 못 잔 탓도 있었다. 내가 어깨에서 조는게 느껴졌는지 마당에 나가서 바베큐 할 준비를 하겠다며 날 조심스럽게 소파에 눕혀두고 밖으로 나갔다. 한 삼십분 정도 잤나 싶을 때 쯤 일어났는데 왠일인지 밖이 좀 시끌시끌해진게 느껴졌다. 그래서 입고있던 반팔 티 위로 하성운 후리스를 입고 나갔는데 익숙한 얼굴들이 보였다.
"어 성이름이다!"
"지금 깨울려고 들어가려고 했는데 일어났네?"
마당에는 옹성우 황민현 배진영 박우진 은지... 다섯명과 함께 하성운이 앉아있었다. 이제 막 고기를 다 구워서 판을 벌려놨던 것 같다.
"니네 뭐야?"
"뭐긴, 여기가 하루에 얼마짜린데 너희만 있기엔 너무 크잖아~ 같이 놀면 좋지~"
"와... 내가 왠지 이상하다 했다."
재밌다는 듯 입이 찢어질 듯 웃으며 나에게 하이파이브를 청하는 옹성우의 손을 힘없이 받아 쳐주며 하성운의 빈 옆자리에 앉았다.
"니네 잠도 여기서 자는 거야...?"
"왜애~? 그러면 안되는고야?"
"하아...."
"걱정마라 이름아 니네 있는데서 자면 그게 무슨 민폐고."
"은지야...!"
"니네 2층에서 자면 우리가 1층에서 잘게."
"아......"
다른 데에서 잔다는 말인 줄 알았던 나는 너무 티나게 실망한 표정을 지어버렸고 그 표정을 보자마자 모두가 우리를 오- 하면서 놀려대기 시작했다.
"왜? 뭐할려고 도대체?"
"아이 진짜 조용해!"
"누나 진짜 적극적이시네요."
"진영이랑 우진이도 이제 얘네랑 다같이 친해진거야?"
"원래 나랑은 같은 댄스동아리라 친했고 은지랑은 같은 과라서 친했고 황민현은 뭐 워낙 친해지기 쉬운 스타일이라."
"아 그랬구나..."
하성운은 나에게 물이 든 컵을 쥐어주며 눈 옆에 붙은 무언가를 털어내주었다. '추워?' 라고 귓속말로 물어봐서 후리스를 팔랑거리며 괜찮단 의미를 보냈다.
"근데 니네 진짜 잘 어울린다. 진심으로."
"야 니네 다시 사귄거 우리 덕분인 거 알지?"
"진영아 우진아, 너넨 모르지? 우리가 이 둘을 어떻게 대단하게 이어줬는지."
"궁금해요!"
"아이 진짜 별 얘기를 다 하려고 그러네."
내가 말려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다시 흘려보내는 황민현은 배진영과 박우진에게도 우리의 얘기를 들려줬다.
"와 누나 진짜 운명이네요."
"인정."
"어떻게 과팅에서 다시 만났지?"
"만나고 나서도 우리가 사귀기 전이나 사귀고 난 후나 우리가 얼마나 노력했다고."
황민현은 마지막 말을 뱉으며 소주가 든 잔을 들었고 옹성우는 온 몸으로 말렸다.
"야 너 술 마시지마. 내가 진짜 매일 힘들어 죽겠어 진짜!"
"아 왜애- 한 잔만!"
"어후 술도 드럽게 못하는게 또 술은 더럽게 좋아해요."
"야 니네는 진짜 커플보다 더 커플 같노."
"그래? 자기야~"
"아우 진짜!"
투닥투닥대는 애들을 보고있으니 괜히 처음 봤을 때 실망한 티를 낸게 미안했다. 다같이 있는게 이렇게나 재밌는데. 뭐.. 아직까지 살짝 아쉽긴 하지만.
"암튼 하성운 성이름! 내가 니네 결혼하면 티비는 내가 해줄게."
"내는 냉장고!"
"난 니네 애 돌봐줄게."
"이 새끼 이거 진짜 벌써 취했네."
"누나 저희는 그냥 축가 불러드릴게요."
"다들 고마워. 근데 우리가 결혼할지 안할지 어떻게 알어."
내 말에 다들 하하 하는 분위기 였지만 하성운은 조용히 내 머리 뒤에다가 딱밤을 놨다. 아! 하며 하성운을 째려보자 나보다 더 날 째려봤다.
"실망."
"에이, 삐졌어?"
"우에~ 하성운 삐졌대요!"
"누나 형한테 뽀뽀해줘요."
"오 좋다 좋다."
"진영이 너 진짜 얘네한테 나쁜 것만 배웠구나."
그래도 풀어는 줘야겠다 싶어서 잡고있던 손을 들어 손등에 살짝 쪽 했다. 그러니 잡지않은 다른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베시시 웃는게 보였다. 귀여워 하성운 진짜.....
"아 하성운 좋아하는 것 봐!"
"으에~~~"
우리는 대충 밖에서 고기를 먹고 술잔과 남은 술들만 챙겨서 펜션 안으로 들어와서 다시 자리를 만들었다. 그렇게 계속 붓고 마시고 붓고 마시기를 반복했다.
"성우가~~~ 죠아하는~~~ 랜덤~~게임~~ 게임....게임..."
옹성우는 황민현한테 술 못마신다고 자꾸 구박하더니 내가 보기엔 옹성우나 황민현이나 비슷한 것 같았다. 둘은 서로의 어깨에 기대어 반 기절상태로 헤롱거렸다. 그래서 박우진과 배진영이 그 둘을 질질 끌고 아무 방안에다가 넣었다.
"어려서 그른가 술 쎄네 니들. 근데 이름아 니네는 안피곤하나. 아침부터 왔다매."
"응.. 완전 죽을 맛."
"니네도 들어가서 자라. 뒷정리는 내일 하지 뭐. 나도 좀 씻고 자야겠다."
그렇게 자리가 정리가 되었고 나와 하성운은 2층에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침대도 넓고 화장실도 있어서 마음에 들었다. 양치랑 세수만 하고 침대 위에 거의 뻗었다. 씻고 나온 하성운은 누워있는 내 옆에 와서 종아리를 주물러줬다.
"시원해? 엎드려봐봐."
"응, 좀만 더 세게."
"근데..."
"어?"
"너 나랑 결혼 안할거냐?"
말을 하면서 손에 힘이 더 들어간게 느껴졌다. 아까 얘기를 아직까지 마음 속에 담아두고 있던게 분명했다.
"아 아퍼!"
"아 미안 미안."
"내가 너랑 결혼 안하면 누구랑 해. 누가 내 성격 받아준대?"
"나랑 할거지...?"
"응, 니가 평생 내 성격 받아 줄 자신 있으면."
"내가 몇 년째 그 짓을 하고 있는데 평생이라고 못 할까봐?"
하성운도 엎드려 있는 나와 같은 자세를 취했고 그렇게 내 눈을 마주봤다.
"뽀뽀."
마주보다가 내가 뽀뽀라고 하자 하성운은 입술을 쭉 내밀기만 했다. 그래서 내가 다가가서 입을 맞췄다. 짧게 맞추고 입술을 다시 떼니까 다시 입술을 쭉 내밀길래 하성운의 반대편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하성운은 상체를 조금 들어올려 내 고개를 잡고 돌렸다. 아까보다 조금 더 깊어진 입맞춤이었다.
"사랑해 성이름. 세상에서 제일."
"나도."
"너도 뭐?"
"나도 사랑한다구."
그렇게 제주도의 밤은 더욱 까맣게 깊어만 갔다.
"하성운 성이름 뽀뽀하는 소리 안나게 해라!"
"안 들리잖아!"
"들려어~!"
안녕하세요 독쨔님들 전팅입니다♡
9월 2일 한달 전 쯤에 1화를 올리고, 운이 좋게 많은 분들의 사랑과 관심을 받으며 초록글(!!!)까지 오르며 되게 행복하게 글을 썼던 것 같아요.ㅎㅎ
못난 제 글을 사랑해주시는 분들도 계시고 매일매일 댓글도 달아주시는 분들도 계셔서 너무 행복했어요.
좋은 말, 힘이 되는 말들을 살면서 이렇게 많이 언제 받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저한텐 과분한 시간들이었습니다.
가끔씩 글이 잘 써지지 않고 글 쓰는 속도가 나지 않을 때도 저 믿어주시고 배려해주셔서 기다려주신 분들 때문에 완결까지 올 수 있었어요!
제가 몇 년간 다른 카페에서도 글을 썼던 적이 있었는데 정말 처음으로 완결까지 낸 글이에요.
그만큼 더 소중하고 값진 글입니다. ㅎㅎ
전 나름대로 완결에 큰 의미를 두고 싶어요. 절대 저 혼자서 여기까지 온 거 아닌거 아시죠ㅠㅠ? 다들 여러분 덕분입니다.
그리고 신알신 숫자가 908이더라구요. 감격감격. 인스티즈 사랑해여.
저는 이제 또 번외를 쓰겠지만 그래도 이제 나름 보통 고삼들의 생활로 돌아가려 합니다. ㅎㅎ
다음 글도 스토리만 80%정도 짜 놓은 것 같아요. 이것도 많이 관심 가져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키키
전남친을 과팅에서 만나는 게 어딨어 본편은 여기서 물러나지만 번외도 있는 거 아시죠?! 그것도 많이 기대해주세요.ㅎㅎ
싸랑해여 여러분 항상 행복한 일들만 가득하시길 ㅎㅎ
그리고 성운이랑 이름이두 행복해라 ~~~~~~~~ ♡
최종 암호닉은 10월 10일 10시 10분이 지나고 모두 다 받은 후 최종적으로 정리해서 올려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