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친을 과팅에서 만나는 게 어딨어
번 외
성운 ♡ 여주 결혼 훔쳐보기 ①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러는 사이 많은 일도 있었다. 우리는 졸업을 했고 각자의 꿈을 이루며 또 서로의 힘이 되주며 시간을 보냈다. 크게만 보였던 것들이 별 것 아닌 것 처럼 느껴졌다. 막상 손에 잡아놓고 보니 겨우 이거였나 싶은 씁쓸함이 오는 시기이기도 했다. 하성운은 취업깡패 공대답게 대기업에 한방에 입사했다. 나는 어문계열이긴 하지만 그래도 알아주는 대학교였기 때문에 원하는 회사에 들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러다가 회사는 영 내 성격에 맞지않아 전공을 살려 번역과 관련된 일로 재택근무로 방향을 틀었다. 아, 그리고 그 사이 제일 큰 변화가 생겼다.
하성운과 나는 양 가 허락을 다 받은, 공식적인 예비 부부이다. 결혼은 4월 24일. 나름 우리에게 큰 의미가 있는 날이었다. 프러포즈는 옹성우 황민현의 도움으로 아주 눈물겹게 받았었다. 아아- 결혼이 두달 앞으로 다가오니 준비할게 너무 많아졌다. 게다가 조금 더 유동적으로 스케줄을 조절할 수 있는 내가 결혼 준비의 대부분을 담당했다. 혼자서 하려니 등이 휠 정도로 힘들었지만 이런거 정하다가 싸우는 신혼부부들도 많다더라고, 이런 걸로 다투고 싶진 않기 때문에 잘 한 결정이라며 자신을 위로했다.
"야, 난 니네 결혼하는 거 아직도 이상해 뭔가."
청첩장 디자인을 결정하고 조금 남는 시간에 회사가 근처인 은지를 불러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얘기를 나눴다.
"난 니가 서울말 쓰는 게 더 이상해."
"내가 이제 서울말 얼마나 잘 쓰는데."
은지는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사투리를 고쳤다.
"야, 아니 박우진이 어제 내한테 친구랑 논다 해놓고서는,"
물론 자신의 연하 남자친구가 자신의 심기를 건드는 날엔 자동적으로 사투리가 나오더라.
"야 우진이만큼 너한테 잘 하는 애가 어딨어."
"그건 그렇지..."
"근데 너 회사 안들어가봐도 되는거야?"
"가야지....가야지요....."
"어서 가. 난 마저 마시고 갈게."
"이름아... 난 니가 젤 부럽다. 회사를 한방에 나갈 수 있는 그런 깡...!"
"엄마 아빠한테 잔소리 실컷 들었네요-"
거의 우는 표정을 하는 은지를 보내고, 나도 이제 슬슬 집에 가야했다. 내일은 웨딩드레스를 보러 가는 날이었기 때문에 오늘 저녁도 굶겠다 다짐했다. 집에 들어서니 하성운의 신발이 보였다. 얘는 바본가... 몇 번정도 날 놀래키려고 내 집에 숨어있었는데 그럴때마다 항상 신발은 숨기지 않았다.
"나와-"
내가 처음에 나오라는 말을 하면 나오지 않는다.
"나와라 하성운."
이렇게 근엄하게 말하면 뒷머리를 긁적이며 회사를 방금 마치고 돌아온 하성운의 모습이 식탁 밑에서 나타난다. 깔끔하게 와이셔츠를 입은 하성운은 항상 적응이 되진 않았지만 그럼에도 멋있었다. 신발장 앞에서 하성운을 보며 활짝 웃으면 하성운은 두 팔 벌려 다가와서 날 꼭 안는다.
"아, 이번엔 신발까지 숨길려고 했는데 숨기려는 순간에 너 들어오는 소리 들려서...."
"으이구. 집 바로 가지, 여긴 왜 왔어?"
"내일 토요일이잖아."
"그거랑 무슨 상관인데?"
날 껴안고 양쪽으로 기우뚱하며 내 귀에다가 불금 이라고 속삭이는 하성운을 퍽 밀어냈다.
"내일 무슨 날인진 알아?"
"알지, 우리 자기 웨딩드레스 입는 날."
부모님들도 이젠 저런 호칭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하긴 했는데 너무나 빨리 적응해버린 하성운에 비해 난 아직도 저런 호칭을 들으면 온 몸에 닭살이 돋는다. 그래서 소름 돋은 양 팔을 슥슥 쓸며 주방으로 갔다.
"밥은 먹었어?"
"아니- 나 배고파."
"티비 보고있어, 밥 금방 해줄게."
하성운은 어느새 내 옷장 한켠에 있는 자신의 맨투맨과 편한 바지로 옷을 갈아입고 쿠션을 하나 안은채 티비를 보고 있었다. 옷 하나로 사람 이미지가 저렇게 달라지는 게 뭔가 신기했다. 남아 있는 밥과 김치 햄으로 간단히 김치볶음밥을 하고 있었다. 하성운은 무슨 드라마를 보는지 꽤나 진지한 표정으로 드라마를 시청하고 있었다.
"와서 먹어-"
"와 맛있는 냄새나. 성이름 요리 좀 늘었는데?"
"나 원래 좀 잘했어."
하성운은 한입을 먹더니 이번엔 간이 맞다며 좋아했다. 하성운 먹는 모습만 계속 보고 있으니 하성운이 나에게 숟가락에 밥을 떠서 권해줬지만 먹지 않는다고 했다.
"왜 안먹어?"
"나 요즘 다이어트 하거든."
"니가 뺄 곳이 어딨다고."
"있어, 웨딩드레스 입으면 숨어있는 1g까지 티나."
"웨딩드레스 때문에 안 먹는거면 너 나랑 같이 츄리닝 입고 결혼해."
말도 안되는 억지를 부리는 하성운을 보며 헛웃음을 지었지만 하성운은 꽤나 진지했다.
"하성운씨나 많이 먹으세요~"
하성운의 옆 머리부터 볼까지 여러번 쓸며 빨리 먹으라고 재촉했다. 하성운은 날 한 번 흘겨보고선 계속 밥을 먹었다.
"아 나 오늘 은지 만났어. 걔가 저번에 제주도에서 우리 결혼하면 냉장고 해준다고 했잖아, 그거 말하니까 모른척 하더라."
"아 맞네. 받아야지!"
"옹성우는 티비 해준다고 했어. 받아야 해 이거."
"우리 자긴 기억력도 진짜 좋네."
"으 나 진짜 적응 안돼."
"왜 자기야?"
계속해서 내 반응을 즐기며 깐족대는 하성운 때문에 그냥 귀를 막아버렸다. 그런 내 반응이 웃긴지 하성운은 김치볶음밥을 오물오물하며 웃기만 했다. 하성운은 밥을 다 먹고는 그릇들을 주섬주섬 챙겨서 설거지 하려는 폼을 잡았다.
"그거 그냥 둬~ 내가 하면 돼."
"아니야 밥 값이랑 숙박비는 내야지."
"숙박비는 왜 내냐?"
"오늘 자고 갈거라서요~"
노래를 흥얼거리며 설거지를 하는 하성운을 뒤에서 보다가 와락 안아버렸다. 몇년 째 맡는 하성운 냄새였지만 맡을 때마다 좋은 건 변하지 않는 사실이었다.
"빨리 결혼하고 싶다."
"하잖아~"
"빨리 같이 살고싶어."
"내가 거의 맨날 오는데~"
하성운의 어깨에 기대어 자주 하지 않던 애교아닌 애교를 피워대니 하성운은 고개를 돌려 내 볼에 짧게 뽀뽀했다.
"너 이거 고문이야."
"뭐래."
"나 지금 손에 고무장갑 끼고 있어서 아무 것도 못하는데 니가 그러면 고문이지 그게."
"고무장갑 벗고 있어도 아무 것도 못하게 할건데."
"...아휴... 성이름때문에 내가 제명에 못살지..."
금세 입이 대빨 튀어나와서 웅얼웅얼 중얼대는 하성운의 입을 쭉 잡아 늘렸다. 고쳐야 돼 이거.
"너 내가 웅얼웅얼 하지 말라고 했어 안했어."
"흐쓰"
입이 당겨져서 발음을 제대로 못하는 하성운을 보니 웃음만 나왔다. 이렇게 귀여워서 어쩌지 얘는. 하성운은 설거지를 마치고 고무장갑을 벗고 뒤돌아 날 앞에서 안았다. 우리는 안은 그 상태로 소파까지 가서 앉았다.
"나 갑자기 든 생각인데."
"어?"
"니가 다른 남자랑 결혼했으면 어쩔뻔 했나 싶어."
"아직 우리 결혼 안했잖아, 충분히 가능성 있는 얘기야."
하성운이 째려봐서 웃으며 하성운의 품으로 파고드는 척을 했다. 이번 건 좀 심했다. 인정.
"나 어디가 그렇게 좋아?"
"음....."
한참을 고민해도 대답을 하지 못하는 하성운의 팔을 두두두두 쳤다. 하성운은 아파하면서도 계속 고민했는데 끝내 대답을 하지 않았다. 어휴 내가 말을 말지. 나는 계속 고민중인 하성운을 뒤로하고 냉장고에 넣어뒀던 팩을 꺼냈다.
"너도 할래?"
"팩?"
"응."
"니가 해줘."
"우리 성운이는~ 손이 없어~ 발이 없어~?"
"둘다 없쩌여."
귀여운 척을 하다가 정색을 한 내 표정을 보고선 얌전히 냉장고로 와서 괜히 돕는 척을 했다.
"누워 있어. 내가 해줄게."
"아싸."
하성운은 내 말에 곧장 소파로 가서 쿠션을 베고 두 손은 자신의 배 위에 올린 채 눈을 감고 있었다. 이럴 땐 참 빠르다 빨라. 거울을 보고 내 얼굴에 팩을 바른 다음에 남아있는 팩을 들고 소파 앞으로 갔다. 얘는 뭐 이렇게 피부가 좋아. 괜히 기대를 하며 누워있는 얼굴에 낙서를 하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뭐야, 느낌이 좀 이상한데?"
"잘 하고 있거든~"
이마를 칠하며 예술의 혼을 불태우고 있는데 갑자기 내 손목에 하성운의 입술이 닿았다. 하성운은 눈을 감은채로 입술을 쭉 내밀며 혼자서 쪽쪽 소리까지 냈다.
"가만있어 팩 할땐 움직이면 안돼."
손으로 입술을 살짝 착 소리나게 때리니까 입술이 쏙 들어갔다.
"됐다!"
다 하고 하성운에게 거울을 쥐어줬다. 자신의 몰골을 확인한 하성운은 이게 뭐냐며 빽빽 거렸다.
"아 이게 뭐야아!"
"뭐긴 팩이지~"
"아! 다시 제대로 해줘!"
알겠다며 다시 누워보라 하니 또 하성운은 고분고분 누웠다. 하성운의 많은 장점 중 한가지는 말을 잘 듣는다는 것이었다.
"넌 피부가 왜 이렇게 좋아?"
"나라서."
"응 그래...."
팩을 다 바르니 하성운은 경직되서 말도 조심조심히 했다. 둘다 목이 뻣뻣해진 채로 침대위에 나란히 누웠다. 하성운은 자꾸 옆에서 발가락으로 툭툭 내 다리를 건드렸다. 발가락 힘이 좀 좋은 나는 엄지발가락과 검지발가락에 신중히 힘을 가해서 하성운의 종아리를 꼬집었다.
"아!"
"어~? 팩 할때 말하지 말라 했는데?"
"후...."
계속 발가락으로 시비를 걸다가 하성운 다리에게 내 다리 한쪽이 완전 잡혀버렸다. 그렇게 한참을 투닥거린 후 얼굴을 씻어내고 잠자리에 들었다. (기대하는 그런 일은 없었다.)
전남친을 과팅에서 만나는 게 어딨어
하성운과 점심을 대충 먹고 웨딩드레스를 보러 가는 중이었다. 미리 몇개 봐둔 디자인은 있었고 그걸 피팅해보면서 제일 마음에 드는 걸 고르기로 했다.
"나 어떤 거 할까? 미니? 롱? 어깨는 어떻게 하지?"
"어.....이름아."
"어?"
들떠서 차 안에서 미리 찍어뒀던 드레스들을 보고 있었는데 심각한 목소리의 하성운이 말을 꺼냈다.
"....옹성우랑 황민현 온다는데..."
"응 나 안갈래. 차 돌리자."
안봐도 뻔했다. 하성운은 또 자기 친구들한테 팔불출 짓을 했을거고 또 걔네는 놀림감을 찾아 떠나는거지. 둘은 계속 같이 붙어있었다. 정말 사귀는 게 아닐까 의심이 갈 정도로 말이다. 이젠 회사도 같아서 근처 오피스텔에서 같이 산다더라.
"아 아 근데 얘네 지금 어디 갔다가 오는 길이라서 웨딩드레스 입은 건 못 볼거야! 우리끼리 보고 얘네랑 밥이나 한끼 하자."
"진짜 내키지 않는다."
어찌저찌 드레스숍에 도착해서 미리 정해두었던 드레스들을 하성운에게 보여줬다. 이쁘지 이쁘지! 라며 물어보는데도 하성운은 별 감흥이 없어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남자가 여자 옷이 예쁜지 안예쁜지 어떻게 알겠는가.
"신부님 그럼 탈의실에서 드레스 갈아입으실게요~"
신부님이라는 호칭이 어색하면서도 은근히 기분이 좋았다. 먼저 입어 본 것은 내가 제일 마음에 들었던 롱드레스였다. 앞이 약간 파이긴 했지만 너무 예뻐서 한 눈에 반했었다. 탈의실 앞 커튼이 펼쳐지고 하성운 앞에서 드레스를 입은 모습을 보여주려니 뭔가 부끄럽기도 했고 하성운의 반응이 기대되기도 했다.
"....."
".....어때?"
"....너무 예쁜데...?"
"진짜?"
하성운은 한동안 말을 잇지 않고 고개만 계속 끄덕였다. 그러고선 정신을 다시 차리고 옆에서 도와주던 직원한테 쉴새없이 말을 걸었다.
"저기... 진짜 우리 이름이가 제일 예쁘지 않아요?"
"..네? 어후 맞아요~ 신부님이 몸매가 너무 좋으셔서 잘 어울리세요~"
누가봐도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의 말이었지만 하성운은 그 직원의 말에 격한 공감을 하며 입을 다물지를 못했다.
"이거 그냥 니껀데...?"
"잘 어울려?"
"응 평소에도 그냥 입고 다니자. 너무 예뻐. 아 안돼, 너무 파여서 밖에선 평소에 못 입고 집에서만 입어."
"이걸 집에서 어떻게 입냐?"
다시 커텐이 닫혔고 이번에 입어 볼 드레스는 짧은 길이의 미니드레스였다. 어렸을 때 부터 꿈꿔왔던 웨딩드레스이기도 했다. 입고 다시 커텐이 열렸다. 커피를 마시던 하성운은 다시 입을 다물지를 못했다.
"아 진짜 짜증나 성이름 너무 귀여워. 짜증나."
"오 성이름~!"
그런 하성운의 반응이 귀여워서 웃고 있었는데 어디선가 굉장히 불쾌한 소리들이 들려왔다. 황민현과 옹성우는 문 쪽에서 박수를 치며 걸어왔다.
"야 야 나가...! 이름이가 너네 오는 거 싫다했어..!"
"싫어? 우리가 싫어?"
황민현과 옹성우는 정말 나날이 나를 괴롭히는 방법이 발달했다. 프러포즈 때 굳이 하성운이 다쳤다는 거짓말을 치며 나에게 와서 울고불며 세상이 떠나가라 우는 날 데리고 이벤트 장소까지 데려갔던게 정말 잊혀지지가 않는다. 못된놈들, 내가 언젠간 꼭 갚아주겠노라 다짐했지만 항상 나만 이렇게 당할 뿐이었다.
"성이름 웨딩드레스 내 맘 속에 저-장!"
저건 도대체 어디서 배워온건지 옹성우는 자꾸 뭔가를 볼 때마다 저장을 외치곤 했다. 제발 꺼져주라. 얘들아.
"....흐흥...."
친구는 끼리끼리라 하였다. 하성운은 그런 옹성우와 황민현이 웃긴지 계속 내 눈치를 보며 짧게 짧게 웃곤했다.
"...둘 중에 뭐 할까?"
"어 우린 아직 앞에 거 못봤는데? 다시 보여주라!"
"꺼져...."
하성운은 내 눈치를 보며 어... 난 앞에 게 더 예쁜 것 같은데... 라며 조심스럽게 자신의 의견을 내비쳤다. 나는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곤 커텐을 촥 닫았다. 다시 내 옷으로 갈아입고 나왔다. 정말이지 맘 같아선 황민현 옹성우의 머리를 한 대씩 쥐어 박아주고 싶었다. 오랜만에 하성운이랑 좋았는데. 계속 황민현과 옹성우 쪽을 째려보니까 내 시선을 느꼈는지 둘은 동시에 꽃받침을 하면서 날 쳐다봤다.
"정말 철없다 철없어."
"야 너 오늘 철 안가져왔어?"
"어... 깜빡했네..."
"우리 지금 나이가 몇 살인지는 알고 있는거지?"
"세쨜입니다-"
얘네를 말로 이긴다는 것은 불가능 했기 때문에 일찍이 포기했었지만 약이 오르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야 니네 우리 결혼하면 해주기로 했던거 기억하지?"
"뭐?"
"옹성우 티비. 황민현 애기 돌봐주기."
내가 한껏 약올라하자 하성운이 옆에서 지원사격 해주었다. 옹성우한테는 티비를 사오지 않으면 결혼식에 발도 못 들이게 할거라고 말 하니 옹성우는 의외로 흔쾌히 알겠다고 말했다. 왠일인가 싶었다.
다음 화 미리보기
"성운아~ 이름아~"
"쟤... 쟤 지금 뭐 들고 오는거야?"
"잘 살아라~"
옹성우는 한 손에 주황색 물체를 빙빙 돌리며 가져왔다. 신부 대기실에 들어와 내 손에 그 주황색 물체를 쥐어주고는 바로 나갔다.
................개싫어 옹성우.
앗 여러분 정말정말 오랜만이에요. 보고싶었써요ㅠ.ㅠ
결혼 훔쳐보기 번외는 총 1,2로 오늘 쓴 1은 결혼 준비 썰이고요 2는 약간의 결혼식과 신혼 초기 다툼이 주제일 것 같습니다...!
텍파는 조금 더 기다려주세요 ♡♡
!!!!! 차기작 프리뷰 !!!!!
“와 성이름 니 진짜 대-단하다.”
다니엘 선배는 새삼 내 정성에 혀를 내둘렀다.
“새삼스럽게...”
“야 너 진짜 한번만 더 오면 가만 안둔댔지.”
“선배, 저 그 소리 2년 째 들었어요. 보시다시피 그 동안 아무 일도 없었고.”
벤치에 걸터앉아 밑에서 날 짜증스레 올려다 보는 성운 선배는 뭔가... 내 꿈의 남자였다. 어릴 때부터 난 항상 드라마던 영화던 무조건 쎈 남자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것만 봤다. 남자라면 무조건 탈색한 머리, 문신, 오토바이가 붙어다녀야 했다. 다들 특이 취향이라며 한 마디씩 거들곤 했고 나 또한 현실에서의 그런 남자는 아저씨나 뒷 골목 무서운 사람들 밖에 없다고 생각해와서 이상형일 뿐이라는 말로 마음 속에만 담아왔었지만 대학교에 들어오고 하성운이란 사람을 보자마자 뿅 가고야 말았다.
일단 첫 날 본 탈색한 머리부터 무더운 수업 때 슬쩍 보였던 쇄골 쪽 타투 그리고 수업 끝나고 유유히 타고가던 오토바이까지. 어떻게 내 이상형의 삼박자를 고루 갖춘 사람이 나타날 수 있는건지. 그래서 그 날부터 2년 동안 성운 선배에게 온갖 정성을 쏟고 애정공세를 펼쳤다. 하지만 불행히도,
“꺼져.”
쌍방은 아니었다.
이것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