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었다.
웃었었다.
자그마한 기대와 바램이 이뤄졌던 그 때.
돌아온것이라 생각했다. 아니, 난 그저 동정심에 잠깐 들렀다 가는 것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생각은 그 사람을 보고 흥분을 감추는 것도 힘들어서 곧이어 사라졌다.
언젠가 와 줄것이라 생각했고, 내가 내심 항상 생각했던 바램을 이루어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그 사람을 보자마자 내 머릿속에 가득차기 시작했다.
수 많은 사람속에 한 명이, 아무것도 있는 게 없는 나라도 그저 일방적으로, 간절하게 바라면 이루어진다는 말이 현실이 되는 듯 했다.
하지만 내 부푼 기대감은 다시 잠깐 들렀다 가는 것이었을 뿐인 그 사람에게는 닿질 않았나보다.
내가 스치듯 걱정했던 그저 나에대한 동정심에 왔다 간 것이지, 절대 내 바램을 이루어주려고 온 것은 아니었다.
어째서지, 라고 생각하며 그 사람을 원망한적도 있었다. 그러나 그 원망은 내가 그저 일방적으로 억지부린 것이었고, 그 사람은 굳이 올 필요도, 꼭 와야 하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이제 막 깨달았을 즈음엔 그 사람을 만났다는 기쁨과 그저 동정심이었을뿐이라는 허탈감에 다리에 힘이 풀렸었다.
금방이라도 주저 앉을 거 같았다.
그러나 주저 앉진 않았다.
그저 느낌뿐이었고, 이것은 진짜가 아니라 그저 '잠깐의 작은 불씨였을 뿐, 진심이 아닌걸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렇게 내 생각을 애써 뜯어고쳐보려 했다.
이 절망감에 금방이라도 눈물이 떨어질 거 같아서, 내 스스로가 불쌍해보이는데 그 사람은 얼마나 불쌍해보였을까 하는 생각이 내 머릿속을 지배하기 시작하고 그 사람을 그 순간에도 그리워하고 있는 그 순간에도, 그 사람은 결국엔 돌아오지 않고 날 봐주지도 않는다는 절망감이 날 지배하기 시작할즈음에도 무엇도 변하지 않는 현실에 그저 허탈감과 공허함을 느꼈다.
끝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이야기라면 끝이라도 있을텐데.
시작도 끝도 불분명하고 언제 피어났을지도 모르는 이 불씨인지 꽃인지 모를 이 그리움은 언제 질지도 꺼질지도 모른다.
어느쪽이던 그게 있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어느쪽이던 난 그사람을 그리워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