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석, 나 밥. 밥 먹고싶어. 뜬금없이 한국식 밥을 먹고싶다며 민석의 팔을 잡아 끄는 루한에 민석이 진땀을 뺐다. 밥 같은거, 해본적도, 할 생각도 없었다. 게다가 한국식이라니.그, 저-, 말을 꺼낼라 치면 빨리-, 빨리, 재촉하는 루한덕에 민석의 얼굴엔 어색한 미소만이 가득했다. 자-, 장! 장보고 올게. 민석이 급하게 말을 꺼냈다. 후우, 뱉어놓고도 당황스러운지 숨을 몇번 고르던 민석이 루한의 팔을 떼어놓고 현관으로 가 앉았다. 발을 신발 안으로 우겨넣는 민석을 멍하니 바라보던 루한이 그 옆으로 가 앉았다. 나도, 같이. 민석이랑, 같이. 민석의 볼이 아까보다 더 크게 부풀었다. 당황할때의 버릇이었다. 입안에 바람을 넣어 부풀리고서 눈을 데굴 데굴 굴리는 모습에 루한이 웃음을 겨우 참았다. 모르는척, 모르는척. 혼자서 몇번 숨을 거른 루한이 민석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럼, 빨리 다녀와야해! 밥, 먹고싶어. 루한이 한발 물러서자 민석이 그제야 표정을 풀고 고개를 끄덕였다. 루한, 기다려!
집을 나오긴 했는데, 장을 볼 생각은 들지 않았다. 루한한테는 뭐라고 하지…. 민석이 혼자 골똘히 생각하다 근처 카페로 발걸음을 옮겼다. 수업이 끝나고나면 여자후배들이 가끔 끌고 들어가던 곳이었다. 따끈한 베이글이 맘에 들어 혼자서 몇번 들른적도 있었다. 문 앞에서 고민하던 민석이 카페 안으로 들어섰다. 향긋한 커피내음에 기분 좋은 미소를 만면에 띄운 민석이 이것저것, 주문을 했다. 베이글 두개랑요…, 음, 코코아-아?…, 아메리…,카노. 주문을 하는건지, 메뉴를 읊는건지, 민석이 계속 혼자 고개를 저으며 중얼대다 결국엔 코코아 두잔으로 통일했다. 드시고 가세요? 하는 물음에 고개를 한번 저어주고 옆의 테이블에 가 앉았다. 우으, 한국식 해달랬는데. 내심 루한생각에 고민을 다시 해보긴 했지만, 역시 안되겠다 싶은 민석이 포장된 것들을 들고 나섰다.
루하안…. 부르는 목소리에 힘이 없다. 루한이 소파에 앉아 끽끽, 웃음을 삼켜내다 뒤를 돌았다. 민석, 왔어? 그리고서 손에 들린걸 흘끗, 결국 웃음이 터져버렸다. 루한? 불리는 제 이름에 민석에게 가까이 가서 그 봉지를 잡아 열었다. 민석, 이게 한국식이야? 민석이 고개를 숙이고 머리를 긁적인다. 나, 밥 못해-. 변명하듯 뱉는 말도 귀엽다. 루한이그 볼을 잡아다 쪽쪽, 입을 맞췄다. 나, 한국식 만두 먹을건데, 빠오즈. 루한이 입을 맞췄던 볼이 발갛게 달아 올랐다. 아, 정말! 볼만큼이나 토실한 손을 쥐고 루한의 어깨로 퍽퍽, 그럼에도 루한의 웃음은 멈추지 않는다. 빠오즈, 먹어도 돼? 묻는 루한의 입가에 웃음이 가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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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썼네요 죄송해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