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
어렸을 때 부터 질리도록 새겨 놓았던 말. 사실 내가 행복하건 불행하건 그런거에 연연하지 않고 살아왔다. 인생무상이라고 생각하면서 사는 사람이라서 그런건가?
그래서 간혹가다 누군가가 하는 말도 아닌데 들리는 이 한마디가 머릿속에서 들리기 시작할 때면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오고 저절로 미간이 찌푸려졌다. 왜 그렇게 되는건진 나도 잘 모르겠다. 어렸을 때 기억에 안 좋은게 있었던 것 인가? 아니, 딱히 그럴만한 것들은 있지 않았다. 부모님도, 집안도 전부 화목하고 좋았고, 그렇다고 내 집안 형편이 어려운 것도 아니었다.
학교에 가서 같은 자리에 앉아 늘 똑같은 생활을 하고 작은 것에 웃고 반복하기를 하다보면, 그 자체로도 행복이라고 느끼는 사람도 있을테지만, 나처럼 질리거나 그 자체를 지루하게 느껴서 재미가 없다고 느끼는 경우도 있을것이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나도 그렇게 생각하는데 아닌 사람이 한명이라도 없을리가 없겠지. 단지 표현을 안할 뿐이고 모든 것들이 다 지루하진 않다고 생각 하자면 난 그렇게 느끼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테니까.
음, 그렇다고 난 불행한가? 난 단지 인생에 지루함을 느껴서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는 게 아니라 불행한 것 인가? 라는 생각을 자주 할 때가 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할 때 가끔 친구에게도 물어 볼 때가 있는데, 친구는 그 때마다 "뭘 그런거까지 신경쓰냐, 그냥 살면 되는거지." 라며 대수롭지 않게 말하였다. 난 그런 말을 들을 때면 '아, 그런걸 신경 쓴 내가 미련한 바보인가.' 라는 생각을 하며 그 생각을 멈추곤 한다.
그러나 눈을 감을 때 마다 들린다. 눈꺼풀 아래로 무겁게 날 잡아끈다. 그리고 날 늘 그래왔던 것 처럼 괴롭히기 시작한다.
넌 행복하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