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렸을 적,참 좋아했던 사진이 있었다.
여자의 사진이다.
꼬불꼬불한 앞머리를 가진 서양인 여성의 옆모습을 찍은 흑백 사진이였는데,우연히 인터넷에서 보게 된 사진이였다.
보자마자 헉,한 사람의 사진은 그 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였던 것 같다.정말 숨이 막힐 듯 한 아름다움이였다.그리스 로마 신화의 여신 같았다.
저장을 하고 싶어서 다른 이름으로 저장하기를 눌렀는데 그 블로그는 오른쪽 버튼이 허용되지를 않더라.
그 때 나는 캡쳐도 뭣도 모르는 애였다.결국 나는 그 페이지를 즐겨찾기 해 하루에 두 번 꼴로 들어가 그 사진을 감상했다.
지금 내 기억 속 그 사진은 선명하지 못하고 구겨진 모습이다.그만큼 희미하다는 소리다.
그렇기에 제대로 기억나진 않지만,가물가물한 기억이라도 끄집어 내 보자면 이집트 느낌의 장신구를 머리에 달았던 것 같다.
스타일링을 여신같이 해서인지도 모르지만,그 여자는 마치 아프로디테 같았다.흑백사진이였지만 금발머리임을 알 수 있었다.
어렸던 나는 그 매끄러웠던 옆얼굴을 만져 보고 싶었다.도자기처럼 예뻤기 때문이다.
내리깐 눈꺼풀 위 긴 속눈썹은 마치 인형 같았다.
그렇게 매일을 들락날락 거리다가,어느 날 페이지가 삭제되었다.
그 이후로 그 사진을 한 번도 찾을 수 없었다.
커서도 그 사진이 문득 생각나 인터넷에 고전미녀,흑백미녀 등등의 키워드를 검색 해 봤지만,결국 지금까지 찾지 못 하고 있다.
마릴린 먼로,오드리 햅번,엘리자베스 테일러,비비안 리...다 아니였다.앞선 여배우들도 아름다운 것은 확실하지만,그 사진의 여자만큼 내게 충격을 주지는 못했다.
지금 그 사진을 다시 보면 미모가 기억속의 그것만 못해 실망할수도 있고,그 여자의 다른 사진들이 그 사진에 비해 아름답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나는 꼭 다시 그 사진을 찾고 싶다.언젠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그 여자는 지금도 내 머릿속의 여신으로 남아 있다.
굳이 기억을 더듬어 그려보자면 이런 느낌. |
물론 이것보단 훨씬 아름다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