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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무단 배포를 금지한 글입니다. 공유를 원하시는 분은 저에게 말씀해주시면 바로 보내드리겠습니다.
    이 글의 저작권은 오직 저, 쿠키가죠아에게만 있음을 다시한번 알려드립니다.

 

 

 

 


구다정과 기데레 9~10화

W.쿠카카죠아


 

 


 

 
시상식을 끝으로 우리들은 런던 올림픽의 모든 일정을 마쳤다. 귀국하기 위해 서둘러 짐을 꾸려 공항으로 향했다. 북적거리는 공항은 정신없었다. 북적거리는 건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얼른 탑승 수속을 하고 비행기에 올랐다. 이번 옆자리도 역시나 구자철 … 실실 웃으며 앉아있는 녀석을 보며 한숨 쉬었다

 

 

 

 


"하… 또 너냐"
"당연하지, 나 아니면 누가 니옆에 앉겠냐"
"그래, 알아"
"어? 내가 애들한테 신신당부한거 알고있었어?"
"…뭐?"
"니 옆자린 내꺼니까 꿈도 꾸지말라고 애들한테 말하고 다닌거… 뭐야 너 몰랐지? 아씨 비밀이었는데, 너는 모르면서 왜 다 아는 척 하고 그러냐"
"잠깐만… 무슨소리야, 그러니까 니가 다른 애들한테 내옆에 앉지말라고 협박했다는거냐?"
"협박이라니, 부탁한거지"
"…야!!"
"아, 깜짝이야 놀랐잖아!"

 

 


 


별거아니라는 듯 말하는 녀석의 말에 소리를 질렀다 녀석이 깜짝 놀라 움찔한다 큰소리에 우리에게 시선이 집중되었지만 그게 문제가 아니다. 그러니까… 다른 애들이 내옆에 오지 않았던게 나랑 앉는 걸 피하거나, 방을 같이 쓰는걸 거부했던게 다 이녀석때문이라는 거야?!

 

 

 


 

"구자철, 너 진짜! 왜 가만히 있는 사람 왕따 만들고 지랄이야!"
"뭐? 내가? 내가 언제 널 왕따 만들었다고 그래?"
"니가 애들 내옆에 오지 못하게 했다며!"
"에이, 그렇다고 애들이 진짜 니옆에 안갔냐? 버스나 방에서만 그렇지"
"하… 설마 멘체스터에서 갑자기 동원이랑 방이 바뀐것도…"
"응, 내가 코치님한테 부탁한건데"


 


 

 


자랑스럽다는 듯이 대답하는 녀석의 머리를 한대 쥐어박았다. 악, 아 또 왜 때려! 하며 녀석이 발끈한다 발끈한 사람은 나라고, 이 망할놈아 내가 그일때문에 얼마나 고민했는데, 또 내가 받은 상처는 어떻게 책임질꺼냐고!! 하지만 또 이런 말하면 오히려 내가 말려들 것만 같아서 그저 한숨만 쉴뿐이다…

 

 


 

 

"몰라, 너 짜증나. 나 잘꺼야"
"아 왜! 나랑 놀아야지"
"됐어, 시끄러 떠들지마, 깨우지마"

 

 

 

 

녀석은 계속 자지말라며 칭얼거렸지만 나는 그대로 안대를 끼고 잠이 들었다 그러자 자철은 좀 조용해졌다 싶더니 결국 30분도 안돼 나를 흔들어 깨웠다.

 

 

 

 

"야, 기성용 여성용 남성용, 빨리 일어나봐"
"아, 진짜. 깨우지 말라고 했지"

 

 

 


 


인상을 찡그리며 안대를 올리자 녀석이 옆구리를 쿡쿡 찌르며 한 스튜어디스를 가리키며 말한다

 

 

 

 


"야, 저 스튜어디스 이쁘지 않냐?"
"뭐?"
"저 여자, 청순한게 이쁘지 않냐고"

 

 


 

 

하… 깨우지 말라는 말에도 급하다는 듯 깨워놓고 고작 한다는 말이 저 소리다. 뭐 얼마나 이쁘길래 하는 소린지 녀석이 가리키는 스튜어디스를 쳐다봤다. 딱히 내 스타일은 아니었기에 별거 없다는 듯 대충 말하곤 안대를 다시 내리려 했다

 

 

 

 

"별로, 그럼 난 다시 잔다."
"어? 안이뻐? 이쁜데? 완전 내 이상형인데"
"…"
 

 

 

 


지금 이녀석 뭐라는거냐, 이상형? 지금 그게 사귀고 있는 사람 앞에서 지껄일 수 있는 말이냐고
 

 

 

 


"넌 저얼굴이 안이뻐?"
"야, 구자철. 그렇게 이쁘면 가서 저여자랑 말하던가. 왜, 내가 직접 불러줘?"
"에이, 화났어? 지금 질투하는거야? 그런거야?"

 

 

 

 

아하, 뭐야. 그걸 원한거였냐… 실실 쪼개며 나를 보는 녀석이 살짝 귀여워 보인다 하지만 내가 그리 쉽게 응해줄 것 같냐 질투? 웃기고 있네.  난 다른 스튜어디스를 가리키며 내 이상형은 저런 타입인데 말이나 걸어볼까? 하자 녀석이 입을 다문다

 

 


 


"저런 타입이 이상형이었냐, 너?"
"응, 섹시한게 이쁘잖아"
"…"

 

 

 


녀석이 내가 가리킨 스튜어디스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 시선을 느꼈는지 스튜어디스가 이쪽을 바라봤고 눈이 마주치자 다가와 필요한게 있으신가요? 하고 묻는다. 녀석은 그저 빤히 바라볼 뿐 아무말도 없어 옆에 있던 내가 대신 대답했다. 최대한 신사적인 미소를 지으며…

 

 

 

 

"아, 섹시하게 생기셔서 그만 넋놓고 바라보게 됐네요, 실례했습니다."
 

 

 

 

 

내말에 스튜어디스의 얼굴은 발그레해졌고, 옆에 있던 자철녀석의 표정은 구겨졌다 이상한 얼굴로 나를 쳐다보던 녀석은 너…너…어떻게… 하며 말을 더듬는다 스튜어디스가 분위기가 이상해지자 돌아갔고 자철이 나를 노려본다. 왜, 하고 물으니 헛웃음을 친다

 

 

 

 

"야… 기성용 너 진짜 저런 타입이 이상형이야? 별로 이쁘지도 않는데?"
"아니,"
"뭐? 근데 아까 그 징그러운 태도는 뭔데?"
"니가 먼저 일부러 질투유발성 발언 하길래 나도 괘씸해서. 어때 질투 좀 했냐?"
"…하, 알아차렸으면 그냥 좀 질투해주면 되지, 왜 아무한테나 그런 웃음을 날리는건데?!"
"왜, 내맘대로 웃지도 못하냐?"
"웃는건 상관없는데, 저 여자가 너를 자꾸 힐끗힐끗 쳐다보잖아!"
"좀 쳐다보면 어때, 내가 관심없는데"
 

 

 

 


어깨를 으쓱하며 고개를 젓는데 녀석이 한숨을 쉬며 작게 중얼거린다
 

 


 

 


"하… 진짜 길들이기 힘드네, 기여우"

 

 


 

 

다들린다 임마, 어디서 누굴 길들이려 들어, 피식 웃으며 녀석을 보니 녀석은 턱을 괸 채 창밖을 보며 계속 중얼중얼거린다.

 

 
 

 

 

"구자철"
"왜,"
"아까 내가 한말 기억해?"
"무슨말?"
"섹시하게 생겨서 넉놓고 보게 된다는 말."
"참나, 다른 여자한테 한 말을 내가 뭐하러 기억해"
"너한테 한말이야"

 

 

 
 


끝까지 창밖만 보며 대답하던 녀석이 드디어 내말에 반응하며 내 얼굴을 바라본다

 

 


 

 


"뭐?"
"너한테 한 말이라고, 너 은근히 섹시하게 생겨서 가끔 넉놓고 보게 되거든"
"…"
"그러니까 내 이상형이라고 한 사람도 사실 너야, 섹시하게 생긴 사람"

 

 


 

 

자철은 내말이 꽤 충격이었는지 한동안 말 없이 날 보았다. 나도 가만히 녀석을 보며 웃기만 했다. 녀석이 옆에있던 컵의 물을 한모금 마시더니 다시 입을 뗐다

 

 

 


 


"아씨, 목 타… 기성용 넌 진짜… 가끔가다 사람 놀래키는 재주가 있어"
"내가 그랬던가,"
"응, 난… 그런 니가 너무 이쁘고 좋아"

 

 

 

 


서로 부끄러운 말을 주고 받는다는 것에 약간 어색해하다 둘이 동시에 웃음이 터졌다. 티격태격하는 것도 좋지만 가끔가다 이런 느낌도 나쁘지 않다. 아니, 오히려 기분 좋은 것 같기도…?

 

 

 

 


12시간의 비행 끝에 드디어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게이트 밖으로 나가니 귀국한 우리들의 열렬한 환영이 기다리고 있었다. 인천공항을 가득 메운 인파와 여기저기서 터지는 플래쉬세례에 혼이 빠져나갈 정도로 정신이 없다 간단한 해단식을 하고 난 뒤 모든 선수들은 가족들의 품으로 향했다. 자철 역시 마중나온 아버지와 형에게로 달려가는 것이 보였다. 뒤에서 가만히 그런 자철을 바라보았다. 자신의 아버지, 형과 포옹하며 그동안의 노력과 결과를 신나게 자랑하던 자철은 주위를 둘러보며 나를 찾았다. 그제야 나는 자철쪽으로 다가가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아버님. 처음뵙겠습니다. 기성용입니다"

 

 


 

 

내 인사에 자철의 아버지는 물론 형까지 환하게 웃으시며 수고의 말을 전한다

 

 


 

 

"오, 성용선수 런던 가서 큰 일하느라 수고했어요. 고생 많았습니다. 동메달 축하드려요"
"반가워요, 자철이 형입니다. 메달 따신거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하하, 감사합니다. 그리고 두분 다 말씀 편히 하세요,"
"그럴까? 아까 자철이 녀석에게 들었는데 우리집에서 좀 쉬다 간다고?"
"네, 자철이가 아버님을 소개시켜 준다고 해서 실례를 무릅쓰고 이렇게 기쁘게 와버렸습니다."
"허허, 실례는 무슨. 나도 성용군과 꼭 한번 얘기 나눠보고 싶었거든. 아주 잘왔어"
"감사합니다. 아버님."
"딱딱하게 아버님 소리 그만하고 그냥 편하게 아버지라고 부르려무나."
"네, 아버지. 하하"
 

 

 

 

 

가볍게 인사를 나눈 뒤 차를 타고 자철의 집까지 가는 동안 자철의 아버지와 형은 마치 나를 아들과 친동생처럼 대해주셨다. 얘기를 나눌 때도 마치 벌써 몇년을 알고 지낸 사람들처럼 편했다 확실히 자철의 성격이 저렇게 다정하고 밝은 성격에는 화기애애한 가정의 분위기가 많은 영향을 끼쳤던 것 같다 그런데 내 옆에 앉은 자철이 자꾸 못마땅하다는 표정을 지을 뿐 말을 안한다. 나는 녀석을 이상하게 보았지만 녀석은 끝내 집에 도착할 때까지 말이 없었다. 집에 도착한 뒤 잠시 녀석과 함께 녀석의 방에 들어갔다.

 

 
 

 

 

"너, 왜그래?"
"이것봐, 역시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어"
"뭐가?"
"넌 나보다 우리 아버지에게 더 잘할거라는 생각"
"지금… 또 그것때문에 질투했단거야?"
"응, 나한테는 틱틱 거리기만 하면서 아버지한테는 완전 웃으면서 살갑더라?"
"풉… 푸하하하"

 

 

 

 


정말이지 애같은 녀석의 말에 웃음밖에 안나온다. 그런 나에게 왜웃어, 하는 녀석이 마냥 귀여웠지만 녀석의 머리를 딱 소리 나게 쥐어박았다.

 

 

 

 


"멍청아, 진짜 질투할 걸 해야지. 내가 내 애인 부모님한테 잘보이겠다는데, 그게 그렇게 싫냐?"
"… 응?"
"에휴, 이 바보야. 내가 왜 너희 아버지한테 잘하겠냐. 다 너때문아니야. 좀 더 너랑 같이 있고 싶으니까, 언제가 될진 모르지만 너랑 나 사이가 알려져도 날 싫어하실 수 없게 지금부터 잘 해놔야지"
"…"
"넌 만약 나중에 우리 부모님 만나서도 내가 질투한다고 나한테 하는것처럼 우리 부모님한테도 똑같이 할래? 너나 나나 서로한테 하는 것처럼 행동하다간 밉보이기 쉽상이야,"
"그럼… 지금 내 애인으로써 시부모 비위맞추기 뭐 그런거야?"
"으이그, 비위맞추기가 뭐냐? 비위맞추기가? 단어선택하고는… 하여튼 그래, 뭐 그거 비슷한거야"
 

 

 

 


나를 지그시 바라보던 녀석은 그대로 나를 꽉 끌어안았다. 그런 녀석을 나도 안으며 등을 토닥토닥했다. 진짜 애같은 녀석이다, 똑똑한 척 하다가도 나에게 관련된 일에는 조금만 생각해보면 알 수 있는걸 이렇게 설명해줘야만 안다니까

 


 

 

 

"알았어, 성용아. 이제 질투 안할게. 진짜 좋아해. 사랑해. 고마워"
"나도, 이제라도 알았으면 나 미움안받게 옆에서 잘 도와야 해. 알겠어?"
"…응,!"

 

 

 

 

안고있던 팔을 푼 자철은 손을 들어 내 얼굴을 감쌌다.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 녀석의 얼굴에 눈을 감았다 하지만 살포시 겹쳐진 입술에 입을 벌리고 녀석의 혀를 받아들이려는 순간 문고리가 달깍 돌아가는 소리에 녀석을 확 밀쳐냈다.

 

 

 
 


"성용아, 뭐 먹고 싶으ㄴ… 구자철, 넌 왜 혼자 자빠져있냐?"
"… 아 진짜, 아부지!!!"

 

 

 


 

갑자기 저녁메뉴를 물어보시며 들이닥치신 자철의 아버지는 내가 미는 바람에 넘어진 자철을 이상하게 바라보셨다. 그러자 자철이 아버지께 금새 불만이라도 토해낼듯이 소리치자 나는 녀석의 입을 막으며 급하게 물음에 답했다.

 

 

 

 

 

"아하하, 저는 아무거나 다 잘 먹습니다."
"그래? 그럼 오랜만에 실력발휘 좀 해볼까?"
"우와, 아버지 요리 잘하시나봐요?"

 

 

 

 


아버지와 함께 대화하며 방을 나서니 혼자 덩그러니 남겨진 자철이 혼자 중얼거렸지만, 어쩔 수 없이 무시했다. 부엌으로 들어선 난 보여지는 광경에 차마 입을 열 수 없었다. 뭘 만드시려는건지 여기저기 갖가지 재료들이 무참한 몰골을 한 채 부엌은 난장판이 되어있었다… 그때 자철이 방에서 나오더니 한마디 던졌다

 

 

 

 


"헉, 설마 아버지가 요리하시게요? 그런거 성용이한테 어떻게 먹여요?!"


 

 

 

 

…그래, 녀석의 한마디에 이 상황이 모두 이해가 간다. 확실히 구자철의 요리솜씨는 아버지께 물려받은 것 같다 전에 구자철이 요리해준다는 말에 철썩 믿은 나는 다 태워버린 까만 오므라이스를 눈물 머금고 먹은 적이 있다. 그 요리가 다시 생각나자 몸이 살짝 부르르 떨린다

 

 

 

 

 

"…저, 아버지. 제가 요리해드려도 될까요?"

 

 
 

 

 

어색하게 웃으며 말하는 나를 자철과 자철의 아버지가 의외라는 듯 쳐다본다. 그런 요리를 먹을 바에야 내가 하는게 더 나을 것 같아 한 얘기지만 자철은 감동의 눈으로 그의 아버지는 흥미롭다는 눈으로 바라본다 그러나 아버지는 쉽게 내주시지 않았다

 

 

 

 


"에이, 그래도 손님인데 어떻게 그러나…"
"괜찮아요, 하고 싶어서 그런거니까 하게 해주세요"
"음… 그래, 그럼 부탁하마"

 

 

 
 

 

이내 자철의 아버지는 나가시고 일단 난장판인 부엌을 치우기 위해 부랴부랴 움직였다 그런데 자철이 나가지 않고 계속 그자리에 서있는다. 치우는데 방해되, 도와주던가 나가던가 하니 도와줄게 하며 내가 무엇을 넘긴다. 뭐냐, 하고 받아보니 … 분홍색 꽃 달린 앞치마다

 


 

 

 

"이거 하고 해"
"… 이거밖에 없냐?"
"응,"

 

 

 
 

 

… 잠시 머뭇거렸지만 혹시라도 옷에 묻는 것보다는 하는게 나을 것 같아 앞치마를 둘러맸다. 그런 나를 보던 녀석은 실실 쪼개더니 똑같은 디자인의 파란색 앞치마를 꺼내 자기가 한다

 

 

 

 


"야, 딴거 없다며"
"응, 니가 할껀 그거밖에 없었지"
"그건 뭔데?"
"이건 내가 해야지,"

 

 


 

 

말해봤자, 딱히 바꿔주지도 않을꺼 그냥 체념한 채 무슨 요리를 할지나 고민했다 녀석을 보며, 뭐 먹고 싶냐. 하니 역시나 김치찌개 한다. 예상을 빗나가지 않는 녀석의 답에 살짝 피식 웃곤 재료들을 꺼냈고, 구자봉을 조수삼아 이것저것 시켜가며 김치찌개와 계란말이, 야채볶음 등 간단한 요리 몇 개 더 추가해 한상을 차려냈다 저녁 준비가 끝나고 자철이 식구들이 불렀고, 모두 자리에 앉았다. 새삼 내 요리를 다른사람도 아닌 자철의 식구가 먹는다 생각하니 괜히 긴장된다. 침 꼴깍 삼키며 자철의 아버지와 형이 수저를 들고 내 요리들을 한입씩 먹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 오, 맛있구나"
"응, 정말 맛있네. 성용이 요리 잘하는데?"
"하하, 다행이네요. 입맛에 안맞으시면 어쩌나 했는데…"
"아니, 정말 맛있구나. 허허"

 

 

 

 

자철의 아버지와 형의 칭찬에 나는 약간 멋쩍은 듯 웃었고 자철은 그런 나를 자랑스럽다는 듯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바라보았다. 그렇게 내가 만든 음식으로 인해 화기애애하게 저녁시간은 무사히 지나가는 줄 알았지만… 갑작스런 자철의 아버지의 질문에 숨 넘어갈 뻔 했다

 

 

 
 


"성용이는 지금 여자친구 있나?"
"켁켁… 네?"
"뭘 그리 놀래? 하하 잘생겼겠다, 요리 잘하겠다. 능력 출중하겠다 주위에 여자 많을텐데 여자친구는 당연히 있겠지?"
"아… 하하, 없습니다…"

 


 

 

 

괜히 대답하는 데 자철의 눈치를 보게된다, 하지만 녀석은 묵묵히 밥만 먹고 있을 뿐 별 다른 반응이 없다 내 대답에 아버지도, 형도 의외라는 듯 진짜 없냐고 몇번을 되물었다.

 


 

 

 

"네, 진짜 여자친구는 없어요"

 

 

 

 


남자친구…는 있지만, 하하하… 애써 웃으며 부정하니 그제야 둘 다 인정하고 그렇구나, 한다. 안도의 한숨을 속으로 쉬고 있을 때 이번엔 흥미로운 얘기가 흘러나왔다

 

 

 

 


"자철인 전에 사귀던 여자친구랑은 어떻게 됐냐, 아직도 사귀고 있는게냐?"
"… 아버지!"
"아, 깜짝이야. 넌 왜 소리지르고 그러냐"

 

 

 

 


자신의 아버지의 전 여자친구 발언에 당황한 자철이 버럭 소리를 지르자 옆에 있던 형이 깜짝놀라 핀잔을 준다. 나는 눈을 밝히며 아버지께 자세히 물었다. 아버지는 신나라 하시며 전 여자친구에 대해 말해주셨다.

 
 

 

 

 

"아버지, 자철이가 여자친구도 막 데려왔나봐요?"
"응? 아, 그래 그랬지. 런던 올림픽 가기 바로 전에도 한 명 데려왔었지?"
"어땠어요?"
"음… 솔직히 말하면 난 걔는 별로더라, 자철아. 뺀질거리게 생겼던데, 누굴 닮아 눈이 그리 낮은지 원."
"… 아버지 그만해요"

 

 

 

 

아버지… 눈 낮은 그녀석이 저랑 사귀고 있습니다만… 아버지의 말에 자철이 인상을 찡그리며 대답했지만, 이런 기회를 놓칠 내가 아니다. 나는 아버지께 더 꼬치꼬치 캐물었다, 그러자 형까지 가세해 전에 있던 여자친구에 대해 폭로전을 벌인다. 누가 괜찮았느니, 누가 안좋았느니, 누구는 이러더라느니 저러더라느니… 듣고 있는 내가 그 모든 여자친구를 본 마냥 생생하게 떠올라, 이것도 신기하네, 생각하며 열심히 들었다 근데, 듣고 있자니 이녀석 집에 몇명이나 데려온거야…? 슬쩍 녀석을 째려보니 녀석이 고개를 저으며 다 믿지마, 라는 표정으로 고개를 저으며 날 바라본다.

 

 

 


 

"그래서, 그 여자친구는 어찌 됐냐니까, 자철아 또 헤어진게냐?"
"네네, 헤어졌으니까 그만 얘기하세요 진짜!"
"오, 그러냐? 잘했다. 내가 아무리 좋게 봐줘도 걘 진짜 아니었다"

 


 

 

 

끝까지 한마디를 더 보태시는 아버지의 입담에 자철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잘먹었습니다, 하곤 제 밥그릇을 싱크대에 담가놓은 자철은 조용히 방으로 들어갔다. 저렇게 화낼정도로 좋아했었나? 하시는 아버지의 말에 형도 그러게요,하며 어깨를 으쓱한다.  그 말에 나는 제가 들어가볼게요, 하며 똑같이 밥그릇을 싱크대에 담가놓곤 자철의 방으로 들어갔다. 방으로 들어가보니 녀석이 침대에 엎드려 누워있었다. 조심스레 녀석에게 다가가자 인기척을 느꼈는지 녀석이 입을 뗐다

 

 

 

 


"제길, 데리고 오는 게 아니였어…"
"어째서?"
"아버지가 그렇게 내 여자친구한테 관심 많은 줄 몰랐거든"
"니 여자친구한테 관심이 많은거냐? 너한테 관심이 많으신거지"

 

 


 

 

내말에 침대에서 일어나 앉아 그래도 그렇지 중얼거리더니 혼자 발끈해 나에게 변명을 시작한다.

 

 

 

 

 

"그래도 저렇게 신나서 떠드실줄이야… 근데 너 저 말 다 믿는거 아니지? 저거 다 거짓말이야!!"
"흐음, 그렇다고 생각하기엔 너무 생생하던데? 음, 뭐였더라. 최근의 여자친구와는 결혼까지 생각했다고?"
"아니야, 진짜 거짓말이라니까?!"
"글쎄, 전적이 너무 화려해서 믿을 수가 있어야지"
"… "

 

 

 

 

내가 으쓱하면서 자꾸 모르는 척 녀석의 말을 부정하니 녀석의 표정이 굳어지기 시작했다. 이크… 너무 심했나 조심스럽게 녀석을 바라보자 녀석이 고개를 숙인다. 응? 진짜 심했었나…? 사과해야하나…

 

 


 

 


"야, 구자철"
"…"
"자철아?"
"…"
"야… 야아아…!!"

 

 

 


 


갑자기 말이 없어진 녀석이 당황스러워 녀석을 아무리 불러봐도 녀석이 미동도 하지 않는다. 녀석에게 조금 다가가 녀석을 흔들어보려 어깨에 천천히 손을 가져가는 순간… 녀석이 내 팔목을 잡아 채 휙 하고 나를 침대에 눕히고 그 위에 올라탔다. 갑작스러운 상황전개에 그저 눈을 껌뻑이고 녀석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약 몇초 후 상황이 인식되었다.

 

 

 

 


"… 야!!! 무…뭐하는거야!!"
"… 니 잘못이야"
"뭐? 이게 무슨 짓이야! 빨리 안내려와?!"
"흥, 절대 그럴 순 없지. 내 말 안 믿은 벌이야."
"무…!"

 

 
 

 

 

녀석의 말에 대답하려던 나는 계속 할 수 없었다. 녀석이 내 입을 거칠게 막았다. 몸부림을 치고, 녀석을 밀며 때리고 저항을 해봤지만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입을 꾹 다물고 있었지만 녀석이 내 입술을 살짝 깨무는 바람에 열려진 입으로 녀석의 혀가 거침없이 들어와 휘젓고 다닌다. 숨 쉬기가 힘들어져 녀석의 옷을 꽉 쥐어잡았다. 그러자 거칠던 키스가 점차 부드러워졌다. 녀석의 혀가 내 치열을 하나하나 정성스레 훑다가 내 혀와 함께 장난도 치다가 또는 녀석의 입이 내 입술을 강하게 빨아들이기도 하면서, 내가 숨을 쉴 수 있는 틈을 주기도 하는 녀석다운 키스에 살짝 웃음이 나기도 한다. 얼마나 입술을 부벼댔을까 슬슬 입술이 아파오기 시작할 때 쯤 녀석의 입술이 떨어져 나갔다

 

 

 
 


"하… 하아… 구자철, 너 진짜…"
"하아… 너에게는 벌, 나에게는 꿀. 좋아, 이거 일석이조네"
"… "
"어때, 반성 좀 했어?"
"… 바보냐?"
"어라, 안했어? 한번 더 줘야하나?"
"진짜 바보네… 이게 나한테 뭐가 벌이라는거야, 나한테도 달콤한 꿀이지"
"…!"

 


 

 

 

내 말에 당황한 듯 눈을 꿈뻑이며 쳐다보는 녀석을 바라보다 이번엔 녀석의 입술에 내 입술을 쪽하고 가져갔다. 더 당황하던 녀석은 이내 피식 웃으며 한번 더 쪽하고 입 맞추고는 내 위에서 일어났다. 나도 일어나 앉아 서로 마주보며 웃었다,

 

 

 

 

 

"자철아, 내일 데이트하자"
"데이트?"
"응, 나 하고 싶어"
"안피곤하겠어?"

 

 
 

 


걱정스러운 듯 물어보는 녀석이지만 입가엔 이미 미소가 퍼져있다. 속마음이 저리 들어나서야… 일본전에서는 어떻게 그런 신들린 연기를 했는지 새삼 궁금해졌다. 그러나 곧 피식 웃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데이트하면서 쉬면 되지, 나 놀러가고싶어"
"음… 그래, 그러자. 뭐할까?"
"내 소원이었으니까 그건 너가 정해야지"
"아이고, 우리 기여우님 기분 맞추려면 신경 좀 써야겠는걸?"
"쿡, 당연하지. 재미없기만 해봐, 죽을줄 알아"
"네네, 알아서 모시겠습니다."

 

 

 



암호닉이라...

제가 암호닉을 받게될 줄이야.

적은 분들이지만 정말 감사합니다.

글을 마무리하는데 있어 큰 힘이 될것같습니다!

자몽

미녕

하늬

세분 정말 감사드려요 *^^*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독자1
저 미녕이에요! 암호닉 받아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다정한 자철과 츤데레한 성용이 너무 귀여워요!! 앞으로도 적가님 글 잘 보겠습니다. 좋은글 감사하구 잘 읽고 갑니다~^^
11년 전
쿠키가죠아
ㅋㅋㅋㅋㅋㅋ 감사합니당 ^^♥ 그런데 블로그 비공개로 돌려서 글은 인티에서만 볼수있을 거에요 ㅠㅠ
11년 전
독자2
하늬에요! 가뭄같은 국대팬픽에 암호닉 등록은 필수죸ㅋㅋㅋ 약간의 개그포인트갘ㅋㅋㅋㅋㅋㅋㅋ 키스하다가 갑자기 벌컥 열린 문엨ㅋㅋㅋ 이런거 왜케 좋죸ㅋㅋㅋ 잘 읽고갑니다! 둘이 저렇게 꽁냔대는게 제가 다 설레네욬ㅋㅋㅋㅋ
11년 전
쿠키가죠아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ㅠㅠ ㅋㅋㅋㅋ 국대사랑은 영원하리 ㅠㅠ
11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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