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연속의 상관관계
애초부터 종인에게 기대를 건것은 아니였다. 경수 자신처럼 가슴이 뛰었다거나, 아주 잠깐일지도 모르는 설레임을 느꼈다고 말하기를 바란것이 아니였다. 친구도 아닌, 그렇다고 연인도 아닌, 하지만 친구 이상의 관계속에서 종인이 저를 어떻게 생각하고있는가에 대해 기대하고 있다는것 자체가 경수에게는 사치였던것이다. 오직 성관계만으로 저와 종인을 엮어버리는 종인의 무덤덤한 말투에 적어도 경수는 그렇게 생각했다.
" 왜, 바라던 말이 아니야? "
" ……. "
" 그래서, 실망이라도 했어? "
종인은 제 마음을 알아도 너무 잘알고있었다. 비아냥 거리는 말투에 반박이라도 하고싶었지만 애석하게도 종인이 내뱉는 말들은 모두 사실이였다. 언제까지 그렇게 서있을건데? 제 말에 아무말도 못하고 가만히 서서 저를 내려다보는 경수가 우스웠다. 제가 앉아있고 경수가 서있기에 비록 지금은 경수가 저를 내려다보는 꼴이였지만 실상은 반대였다. 항상 종인 자신은 경수의 머리꼭대기위에 있었다. 종인은 저 자신을 그렇게 생각했다. 도경수가 아무리 내려다보려해도 내려다볼 수 없는 존재. 항상 그보다 우위에 선 존재. 그리고 종인은 그런 경수와 저의 관계가 만족스러웠다.
" ……했어. "
" 뭐? "
" 김종인, 너만은, 너만큼은 그러지 말았어야했어. "
결국 경수의 눈시울이 붉어지기 시작했다. 경수는 믿어왔다. 모두가 저를 걸레취급하며 제게 손가락질을 해도 종인만은 저를 다르게 생각할것이라고, 그게 경수가 지금까지 버텨온 이유였다. 종인이 저와 같은 감정이 아니여도 괜찮았다. 그냥, 그냥 적어도 인간적인 취급은 해줄거라고 기대하고, 예상하고 있었다.
" 나쁜새끼, 씨발새끼……. "
" 야 도경수. "
경수가 셔츠 소맷자락으로 제 볼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훔쳤다. 종인의 앞에서 눈물을 보이기 싫었다. 약한 모습에 통하지 않는 종인이라는것을 알기에 경수는 울지않으려고 노력했다.
" 너도, 너도 내가 더럽지? 아주 그냥 하찮아보이지? "
경수가 결국 언성을 높였다. 이렇게라도 해야 종인이 제 마음을 알아줄것만 같았다. 너만은 그러지 말라고. 이제 그러지않는다면 나는 너를 충분히 받아줄 의향이 있으니 이제부터라도 그러지말라고. 경수는 제 말의 속뜻을 종인이 알아주기를 바랬다.
" 야 도경수, 너 지금 아주 단단히 착각을 하고 있나본데. "
작은 바람이 종인의 입술을 비집고나왔다. 입은 웃고있었지만 종인의 눈은 굳어있었다. 갑작스런 경수의 말에 어이가없다는듯한 표정도 함께. 웃기다. 나는 그냥 이상황이 웃기다. 자기 멋대로 해석해버리는 경수의 모습에 종인은 실소가 터져나왔다.
" 누가 너랑 섹스해달라고 애걸복걸했냐? "
" ……. "
" 좋다고 매달린건, 너 아니야? "
" ……. "
" 씨발, 존나 튕기긴 다 튕겨놓고 결국 좋다고 다리벌리는건 너 아니냐고. "
종인의 말을 끝으로 창고안은 그 누구의 목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서로 다른 눈빛으로 서로를 주시하는 두 사람의 숨소리만이 미세하게 들렸을뿐. 빨갛게 달아오른 눈으로 종인을 원망스럽게 바라보는 경수의 눈과 그런 경수를 알수없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종인의 눈이 그렇게 서로를 주시하고있었다. 봐, 또 아무말 못하지. 그리고 그 정적을 깬것은 종인의 실소였다.
" 그리고, 내가 뭐가 아쉬워서? "
" 뭐? "
" 그냥 찾아가면 다리벌려주는 변백현도 있는데 내가 뭐가 아쉬워서. "
" 야 "
" 이해못하겠냐? 변백현보단 니가 잘하거든, 훨씬. "
경수의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직설적인 종인의 말에 허, 하고 바람소리가 세어나왔다. 그리고 물밀듯이 밀려드는 실망감, 비참함에 경수는 그자리를 벗어나고싶은 충동이 생겼다. 그래, 애초부터 그런 질문을 한 제 탓이였다. 결국 제가 제 무덤을 판꼴이였다. 내가 김종인한테 무엇을 얻으려고 그런 소리를 한건지. 지독하게 나쁜새끼다. 사람감정을 제 멋대로 휘두르는 나쁜새끼. 결국 경수가 하나 둘씩 발걸음을 떼기 시작했다. 갑작스런 충동에 경수는 제 눈앞에 종인이 있다는 것도 망각한채 도망치듯이 창고를 빠져나왔다. 야 도경수! 종인이 저를 부르기를 기대했지만 종인의 목소리는 끝내 들려오지않았다.
양호실로 향하는 다리가 후들거렸다. 수업을 듣기엔 이미 지각으로 출석부에 빗금이 끄였을게 뻔했기에 경수는 양호실로 향했다. 선생님, 한교시만 쉬고싶은데요. 울음이 잔뜩 서려있는 경수의 목소리에 양호선생님도 당황한듯 선뜻 경수에게 침대를 내어주었다. 많이 아프니? 약이라도 줄까? 아니요. 경수가 이불을 뒤집어썼다. 그래 푹 쉬어.
이불속이 갑갑했지만 경수는 이불을 걷어내지 않았다. 눈을 세게 감았다. 그러자 기다렸다는듯이 눈물이 경수의 뺨을 가득 적셨다. 눈을 느릿하게 감았다가 뜬 경수의 시야에는 하얀 이불만이 보였다. 하얀 이불위로 방금 전 종인의 얼굴이 그려지는것같아 눈을 질근 감아버렸다. 그런데 눈을 감으니 귓가에 종인의 목소리가 들려오는것 같았다.
그냥 찾아가면 다리벌려주는 변백현도 있는데 내가 뭐가 아쉬워서 이해못하겠냐? 변백현보단 니가 잘하거든, 훨씬. 종인이 저를 창부취급했다. 찬열로 인해 부서진 마음을 종인이 완전히 산산조각내어 버렸다. 경수가 양손으로 귀를 막았다. 하지만 가시지 않는 종인의 목소리에 결국 경수는 오지않는 잠을 억지로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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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릿 떡덕후 큥 길쭈기 피삭 데미소다 상츄 됴종 전편에 댓글달아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 전편아니더라고 혹시 암호닉 안적히신분들은 저를 쎄게 친후 말씀해주세요............☞☜ 갈수록 허접해져서 면목이 없네요..... 싸지르고 떠날게요..소금소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