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틴/에스쿱스/최승철]
미안해, 나의 공주님
Ep.02
" 천량, 왔어? "
" 응... "
" 안 걸렸어? 그나저나 왜 이렇게 멍을 때리면서 들어와? "
" 머.. 멍을 때리긴 누가... 아니야. "
사실 멍을 때리면서 들어온게 맞았다.
' 아 그리고, 너 샴푸냄새 되게 좋다. '
최승철의 그 말이 계속 귓가에 맴돌았기 때문이다.
단지 샴푸냄새가 좋다고 칭찬했을 뿐인데 그게 왜 이렇게 떨리게 하는지...
" 이상한데 박천량~ "
" 왜! 뭐가! 얼른 자자 내일 엄청 일찍 일어나야해. "
괜히 얘네한테 말했다간 놀림만 받을게 뻔했다.
이불 속으로 들어가 누워 내일의 계획을 세웠다.
아침에 누구보다 일찍 일어나서 최승철 무리가 오기 전까지 조식을 먹고...
버스도 다를테니 마주칠 일 없이 나만 조심하면 될 것 같고...
설마 우리 학교 애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 중 나를 찾아내겠어?
하는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한 채 이불을 머리 꼭대기까지 끌어올려 덮은 뒤 잠에 들었다.
다음날이 밝아왔다.
역시 나는 누구보다 빠르게 제일 먼저 알람을 맞춘 뒤 일어나 화장실로 뛰어들어갔다.
빠르게 칫솔에 치약을 묻힌 뒤 입에 쑤셔 넣고 방으로 들어가 희연이와 채연이를 발로 찼다.
" 야야!! 빨리 일어나 너네! 안일어나면 나 오늘도 끌려간단 말이야!! "
" 아.. 우웅... 몇시야아.... "
" 6시야 6시! 얼른 일어나 제일 먼저 가서 밥먹게 "
" 아아 진짜 박천량..... "
희연이와 채연이가 눈을 비비며 부스스 일어났다.
나는 다시 화장실로 들어가 마저 씻은 뒤 밥을 먹으러 갈 준비를 하였고 뒤 따라 희연이와 채연이도 준비를 했다.
준비를 모두 마친 뒤 예상대로 제일 먼저 조식을 먹을 수 있었고 비교적 빠르게 버스에 탑승 할 수 있었다.
" 흐아.. 내가 왜 이 좋은 수학여행까지 와서 이러고 있느냐고... "
" 그러게 왜 놀이기구를 안탔어 그 재밌는걸 ~ "
" 무서워 무서워 ㅠㅠㅠㅠㅠㅠㅠ "
버스에 앉아서야 나는 숨을 조금 돌릴 수 있었다.
나 때문에 같이 피해 다녀야 하는 친구들이 고맙기만 했다.
" 야야 한명씩 천천히 타자 ~ "
" 천량아 뭔가 심하게 잘못 되어가고 있는 것 같지 않니? "
" 우리 왜 아침에 일찍 일어난거지? "
" 쟤..쟤네 우리 버스 아니었잖아...!! "
오... 신이시여....
버스에 앉아서 숨을 돌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익숙한 목소리가 들리더니 버스에 올라탄 최승철을 보고야 말았다.
분명 쟤네 우리 버스 아니었잖아 말도 안돼 내가 잘못 탄건가? 하고 주위를 둘러봤지만 우리 반 애들이 맞았다.
아직 나를 발견하지 못한 것 같아 고개를 푹 숙이고 제발 그냥 지나가주길 바랐건만...
" 얔ㅋㅋㅋㅋ뭐해? "
" 어.. 어... 안녕... "
시발 어떻게 알았지 나인거...
최승철이 우뚝 내 옆에 서서 허리를 낮추곤 나에게 말을 걸었다.
머쓱하게 손으로 뒷 목을 주무르며 슬며시 일어났다.
" 왜 그러고 있었어? 나 피했어? "
" 피.. 피하긴 누가! 아냐 그런거.. 그냥 잠 좀 잘까 해서... "
" 아 그렇구나. "
할 말이 딱히 없어서 제발 가주길 바랐는데 눈치없이 계속 내 옆에 서서 싱글벙글 웃고있는 최승철은 갈 생각이 없어보였다.
옆에서 보다 못한 희연이가 갑자기 불쑥 끼어들어 말했다.
" 어이, 애 귀찮게 하지 말고 갈 길 가시지? "
" 뭐야, 너 얘랑 친구였어? 어쩐지 민규가 이 차 안타려고 하더라. "
" 어쩌라고, 내 알빠 아니니까 천량이 귀찮게 하지 말고 가라고. "
안희연 굳좝 맨... 그대의 카리스마 굳이에요 굳굳굳!
최승철은 어깨를 으쓱 해보이더니 나를 한 번 쳐다본 뒤 버스 안쪽으로 들어가 앉았다.
근데 잠시만...
" 둘이.. 아는 사이?... "
" 으이그 박천량~ 안희연이랑 최승철 친구랑 사겼었잖아. 불과 수학여행 오기 직전까지만 해도 "
" 아! 김민규 걔가 최승철 무리였어? "
" 조용히 해 걔 얘긴 꺼내지도 마. "
^^... 한번만 더 말하면 희연이가 패 죽일 것 같았기에 입을 다물기로 했다.
" 쟤 이름 뭐지? 아 맞다. 야 박천량!! "
갑자기 버스 뒷쪽에서 날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 뒤돌아보았다.
" 이 뒷쪽으로 다 와봐 진실게임 하자. "
" 진..뭐? "
갑자기 뜬금없이 웬 진실게임 ; 중딩들도 아니고...
난 됐어. 라고 말하자 빨리 친구들 데리고 오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하는 수 없이 뒷쪽으로 자리를 옮겼고 버스는 출발했다.
" 자아 ~ 여러분이 기다리고 기다리시던 그 시관 ~
수녕수녕한 제!가! 가져온 것은 바로? "
"앗 설마 그것이.. 나오나요!! "
권순영과 이석민이 짝짝쿵 하며 꽁트를 즐기는 동안 권순영이 꺼낸 것은 바로...
" 까~나~리~ 입니다! "
" 오구 이런건 또 어디서 구해왔졍 ~~ "
" 나, 권순영이야 ~~~ 오홍홍! "
저것들은 둘이서 뭘 하는것이며 이 밀폐된 공간에 갑작스럽게 등장한 저 까나리는 무엇인가...
남자들은 모두 환호하기 시작하였고, 반면 나와 희연,채연이는 표정이 점점 굳어갔다.
둘 모두 나 때문에 이게 뭐냐는 듯한 표정으로 나를 째려보기 시작했고 나는 애써 무시했다 ^^..
" 자,그럼 이제부터 빠른 진실게임 갑니다. 질문이 막히거나 대답을 못할경우 마시는거다. "
누군가의 '시작!'과 동시에 빠르게 질문이 시작되었다.
" 최승철 이 게임 왜하자 한거야? "
" 원우때문에, 정채연 남자친구 있어? "
" 아니, 안희연 너 김민규랑 다시 만날 맘 있어? "
" 어, 권순영 김민규 어디있어. "
어어어어어얼~~~~~
희연이의 화끈한 답변과 질문에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하지만 질문은 멈추지 않고 계속되었다.
" 민규 너 피해서 다른 버스에, 정채연 원우 어때~~ "
" 별로. 박천량 좋아하는 사람 있지? "
" 아니! "
채연이가 나에게 질문을 했고 빠르게 대답을 했지만 막상 궁금한 것이 없었다.
누구한테... 뭘 질문해야하지... 이러다가 까나리 액젓을 먹게 생겼다ㅠ
빨리 생각해보자.. 모두들 내가 질문을 하지 않고 멍때리자 카운트 다운을 세고 있었다.
나는 그럴수록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지금 내 눈 앞에 있는 사람이...?
" 최승철!!!!!!! 좋아하는 사람 있어? "
됐다. 까나리 액젓 안먹는다 ㅠ 나는 단지 앞에 최승철이 있었고
채연이가 나에게 한 질문을 그대로 했을 뿐이었는데 갑자기 정적이 흐르기 시작했다.
내... 내가 뭘 잘못했나...?
" 응.. 너. "
저.. 저요...?
모두들 환호성을 질렀고 나는 뻘쭘해져 머리를 긁으며 최승철을 보고있던 고개를 돌려버렸다.
호들갑 형제 권순영과 이석민이 타임을 외치기 시작했고 분위기는 시끄러워졌다.
" 아~ 이게 어떻게 된 일이죠? 지금 엄청난 대답들이 흘러나왔죠~~? "
" 그렇습니다~ 전원우씨와 정채연씨를 이어주려고 시작했던 진!실!게!임!에서
정작 전원우군은 별로라는 대답이 나왔고, 김민규씨와 안희연씨가 재결합 할 기미가 보였습니다~ "
" 그리고 레전드가 하나 나왔죠 ~ "
" 네! 바로 최~승철군이! 박천량양을 좋아한다고! "
" 고백을 했습니다아~~ "
" 고백을 했습니다아아~~~ "
둘은 생중계를 하듯 나와 최승철을 놀려먹기 시작했다.
힐끔, 하고 최승철을 훔쳐봤는데 녀석은 아무렇지도 않게 그 둘을 보며 재밌다고 웃고있었다.
장난이겠지? 지가 날 언제봤다고 좋아한대...
" 이 쯤 돼서! 반 쯤 까이신 전원우씨 소감을 안들어볼수가 없죠~ 전원우씨! "
" 그니까 내가 이런거 하지 말쟀잖아 진짜 최승철.... "
" 마 사내새끼가! 나처럼 이렇게 고백도 뙇 하고 그래야지!! "
어이없게도 당당하신 최승철군께서 전원우의 등짝을 팡팡 두드려주고 있을 때
채연이가 자리에서 일어나 우리에게 다와가니 가자고 손짓했다.
뒤 이어 희연이가 일어났고 나도 슬그머니 일어났다.
뒤돌아서서 가려고 하자 갑자기 누군가가 내 손을 낚아챘다.
" 가? 조심히 가 ~ "
어차피 같은 버슨데 쟤 왜저래...?
무시하고는 원래 자리로 돌아갔다.
그 날이 나와 최승철의 진짜 이야기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안냐세요 여러분 이번에도 너무 오랜만에 찾아뵈었죠~
시험기간이라 정신이 없다보니 그랬던 것 같네요 넘 미안해요 ㅠㅠ
그리고.. 승처라 아푸지마 엉엉 수니 맘 다 찢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