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C |
그냥 왜인지는 모르겠다. 가슴이 울컥거려 나른해진 내 정신도, 흥분에 취한 내 몸도 모두 제자리로 돌아왔다. "그냥 가라 너." 힘이 들어가지 않은 팔로 힘껏 남우현의 어깨를 밀어내고 쇼파 아래로 떨어진 내 옷을 다시 주워입었다. 그런 내 모습을 찬찬히 보고만 있는 남우현이 평소보다 더 재수 없어 보여 직접 손수 현관문 앞까지 가 문을 열어주었다. 길게 말 안한다, 나가. 라는 내 말에도 그저 나만 보고 있는 남우현. "나가, 남우현." "..." "잡아 끌어야 나갈거냐. 작작있고 그냥 나가라고." "김성규." ".. 길게 말안해. 애들 자고 있어. 소란떨지 말고 나가." "..." "그리고." 우리 그만하자. 이 짓도. 이 말은 입 밖에 나오지 않았다. 정작 중요한 뒷 말은 내뱉어지지않고 그저 가슴속에서만 웅웅댔다. 내 뒷말을 기다린듯 하다가, 그냥 두 눈을 지긋이 감아버리는 내 표정에 현관문 앞에 있는 내 앞을 지나쳐 그대로 나가버리는 남우현. 남우현이 나가버린 현관문을 닫지도 못한채 그대로 주저앉아버렸다. 남우현, 그만하자. 이 한마디가 왜이렇게 어려운 걸까. 이제 의미 없게 되버린 이 한마디가 괜히 기분만 더럽게 만들었다. 예전이고 지금이고 남우현이 싫고 짜증나는건 변함없는 사실이지만 왠지 모르게 남우현과의 관계는 분명 감정의 변화가 있다. 전처럼 아무 의미없이 즐기고 버릴만큼 어리석지 않았다. 적어도 나는. 그리고 아무 감정 느끼고 싶지 않았다. 남우현이든 어느 누구든간에. 물론, 남우현에게 감정따윈 없었다. * "으아ㅡ 속쓰려. 성규야ㅡ 기임ㅡ성규!" 아 시발, 저 초딩새끼. 시끄러운 이성열의 목소리에 어떻게 잠이 들었는지 모를 잠이 날아가버렸다. 저럴줄 알았어. 속쓰리다고 징징댈줄 알았으면 어제 당장 이호원이랑 묶어서 버려버릴껄. 괜히 후회가 됬다. "시끄러. 머리 울려. 너만 마셨냐. 나도 쓰리거든." "그럴줄 알고 후배 불렀어. 걱정 마셔." "무슨 후배." "곧 올거야. 너희 집 비밀번호도 알려줬어. 귀찮게 문 열어줄 필요 없어." "야 미친놈아. 우리집 비밀번호를 왜 다 알려주고 지랄이야." 에이, 걔가 뭐 빈집털이라도 할까봐? 뭐 집에 가져갈것도 없는것 같구만. 이참에 인맥도 늘리고 얼마나 좋아. 그치 성규야. 그치 호원아. 지가 잘못한건 아는지 급격히 말이 빨라지며 속사포처럼 다다다ㅡ 내뱉는 이성열. 그런 이성열의 머리를 한번 탁 때리는 이호원. 잘했다며 엄지손가락을 하나 들어주니 한대 더 때린다. 내가 널 어떻게 말리겠냐. 진짜 대책없다. 으이구. 한참 이성열을 갈구고 있을 때 익숙한 비밀번호 누르는 소리가 나더니 문을 열고 들어오는 한 남자. 거실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있는 우리들을 보더니 고개를 한번 푹 숙이더니 이성열에게 검정 비닐 봉지를 던진다. 형, 나 해장국 어떻게 끓이는지 몰라요. 이성열이 검은 봉지에서 꺼내 든것은 라면 다섯봉지였다. "야, 무슨 아침부터 라면이야. 이 꼴뚜기 같은게." "아침에 눈떠서 여기 와준것도 고마워해야지. 뭐 꼴뚜기? 형 라면값 안받을려고 했는데 돈 내놔요." "..아, 맛있게 먹을게. 명수야." 금새 꼬리를 내리며 눈웃음을 짓고서 맛있게 먹겠다는 이성열의 입에서 나온 말은 명수. 이호원과 나는 그 소리를 듣고 서로 눈이 마주쳐 풉, 하고 짧게 웃음이 나왔다. 그런 웃음에 이호원과 나를 한번씩 번갈아보는 명수라는 남자. 불만인듯 나에게 쏘아붙이는데 왜 나야. 이호원은! 내가 만만해? "왜 웃어요." "웃겨서." "뭐가요." "니 이름이요." "그 쪽 이름은 뭔데요." "그 쪽? 새파랗게 어린게." "이름 뭐냐구요." "김성규요. 시발놈아." "풉" "뭐냐." "잘 어울려요. 이름이랑." "뭐?" "나는 이름이 미스긴 하지만 얼굴이 잘생겼잖아요. 형은 그저 그런 이름과 잘 어울리네요." "무슨 의미냐." "모르죠." 아나 저 새끼를 진짜. 김명수에게 달려드려는 나를 막는 이성열과 이호원. 아 놓으라고, 저새끼 말하는 뽄새 봤냐. 와 진짜. 쟤 돌았냐? 격한 내 반응에 크게 웃어버리는 김명수. 그런 김명수의 모습에 이성열이 퍽퍽 때리면서 미친놈아, 그만해. 미쳤냐. 라며 웃고 있는 입을 막는다. 계속 이호원이 잡은 몸을 뿌리치려는 내게 성규야, 명수가 라면 끓여준대. 설거지까지 다 한대. 라는 성열이의 말에 몸을 멈췄다. 어이, 후배. 라면 맛있게 끓여라. 라는 내 말에 똥씹은듯한 표정을 하고 라면 다섯개를 한아름 안아 부엌으로 향했다. * 라면을 먹자마자 홀랑 가버린 이호원과 이성열에 의해서 집안에 둘만 남은 김명수와 나. 어쩔수없이 설거지를 하고 있던 김명수는 한순간 버림을 받았고, 덕분에 많은 술병을 치워야하는 나는 김명수를 붙잡았다. 대충 세수를 하긴했지만 떡진머리는 어떻게 할수가 없어 그저 후드모자를 뒤집어 쓴 채 양손 가득 술병을 들고 집에서 나왔다. "무슨 술을 이렇게 많이 마셨어요?" "내가 안먹었어. 니 아는 형이 다 쳐마셨어." "푸핫, 아. 형. 나 형이랑 같은 동아리인데 몰랐지?" 은근슬쩍 말을 놓는 김명수에 기가 차, 허. 하고 웃으니 생글생글 웃으며 몰랐지? 하고 한번 더 물어온다. 그래. 몰랐다. 라는 내 말에 후배들한테 관심 좀 주지. 라며 툴툴대는 김명수에 너 연예인같다. 라는 뜬금없는 내 말. 그리고 신이 난듯 나, 사람들이 엘 닮았다던데 닮았어? 아 진짜 엘 별로던데. 라는 김명수. 미친새끼, 답정너하고 자빠졌네. 시덥지 않은 말을 주고받으며 술병을 모두 분리수거하는 곳에 놓았고, 그와 동시에 김명수는 나를 잡아 끌었다. 아, 어디가. 퉁명스런 내 말에 잠깐만요. 하며 조금 걷더니 한 카페 안으로 끌고 들어간다. 왜 왔다갔다 존댓말했다가 반말했다가 이리저리 난리인지. 헷갈린다 새끼야. "커피 좋아해요?" "아니." "뭐 좋아해요?" "왜." "사주고 싶어서." "음, 그럼 난. 딸기스무디." 진짜 안어울리게 노네요. 라는 김명수의 말에 주먹으로 팔을 퍽퍽쳤다. 그런 내 팔을 잡고서 카페모카와 딸기스무디를 주문하는 김명수. 그리고 카운터 옆 진열대에 있는 케익에 눈을 못떼는 내 옆에 서서 이거 먹고싶어요? 라고 묻는다. 사주게나 후배. 라는 내 말에 하는거 봐서요. 이 새끼가 장난하나. 장난스레 눈을 흘기니 피식 하고 웃어버린다. 그때 누군가의 손에 의해 내 팔이 잡아당겨지고 그와 동시에 몸이 돌려졌다. 그런 내 옆에 선 김명수가 고개를 한번 가볍게 끄덕였다. "김성규 선배, 너 뭐하세요. 존나 잘생긴 후배새끼랑." 예쁜 여자아이를 한쪽에 끼고 있는 개새끼가 내 앞에 보였다. 시발, 존나 좆같다. 내 손을 잡은 손을 뿌리치고 김명수의 팔을 잡아당겨 가자, 신경쓰지마. 하고 카운터에 나온 음료들을 들어 명수에게 건넸다. 지나쳐 나오려는 나를 붙잡는 손. "김성규 너 지금 뭐하시냐고요. 존나 잘생긴 후배새끼랑 재미라도 보려고?" 처음이었다. 나도 모르게 손이 나가 뺨을 내리친건. 미친새끼. 넌 정말 아웃이야. 시발새끼야. |
으아으아으아 |
오늘은 뭔가 그렇네요 ㅋ 마무리가. 불마크도 없는데 왜 불마크 달았냐구요? 불마크 없으면 우리 이쁜 독자들이 떠날까봐. 이중에 있을거에요. 음마 가득한 야한 우리 독자님들이. 내말 맞죠? 대신 오늘은 불마크대신에, 남우현 질투하게 만들기 프로젝트! 괜찮죠? 어쨌든 불마크 없는데 훼이크 써서 미안하구요, 항상 독자님들 댓글 하나하나, 충고 하나하나가 힘이 되는거 아시죠? 진짜 감동이에요ㅜㅜㅜ 못난 작가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 더 노력하는 듋듋 되겠습니다! >< 뀰 스티치 한가인 꼬마아이 비회원 둘리 감규 강냉이 오엠지 팀장 미캉 올레 샅바 앨리스 밤야 달링 꾸꾸미 까또 언나 겨공 호잇호잇 달달 규리다규 찹쌀떡 써니텐 김빤찌 케헹 로디 연애일보 31 감성 글루 불맠 호들호들 푸딩 다락방 고추참치 엠제이 삼동이 리니 익명인 도깨비방망이 뿅 아로마 파스텔 아이비 냐옹이 카카라 다릿털 암호닉은 항상 받고 있구요, 여기에 빠진 암호닉 신청해주신 분들! 말씀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