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우현x김성규
김명수x이성열
이호원x장동우
이성종
뱀파이어 시티 02-2 [야동] BGM이 재생됩니다. |
다음 날 아침.
어정쩡한 걸음걸이로 침실에서 거실로 빠져나오자 고소한 냄새가 곧장 동우를 집어 삼킬 듯 덮쳤다. 뒤뚱뒤뚱- 코너를 돌자 지글거리는 소리와 식기끼리 부딪히는 소리가 겹쳐 들려왔다. 일어났어요?- 답지 않게 연보라색 앞치마를 둘러 맨 호원이 뒤집개를 든 채로 뒤를 돌았다. 별 기척도 내지 않았는데 귀신같이 저를 알아차린 호원이 동우는 마냥 신기했다. 호야- 너 혹시 뒤에도 눈 달렸어?
다 완성됐으니까 앉아서 식사해요- 말도 안되는 동우의 질문에는 대답이 따르지 않았다. 프렌치 토스트가 올려진 접시를 식탁위에 내려 놓으며 호원이 점잖게 웃자, 동우는 삐걱대는 허리를 이끌고 자리에 조용히 앉더니 토스트에 시선을 고정시킨 채로 호원에게 물었다.
“이런건 뭐하러 만들었어? 아무것도 안먹고 출근해도 거뜬한데?”
넓고 듬직한 등을 가진 호원의 뒷모습이 잠시 멈칫거렸다. 어깨가 으쓱거린다. 느릿느릿한 몸짓으로 왼손에 올려둔 접시 위에 토스트를 얹더니 동우 쪽으로 돌아선다. 호원은 환하게 웃고 있었다.
식탁에 내려놓은 제 접시를 따라 자리에 앉은 호원이 토스트를 한 입 베어물며 말했다. 맞은편에 앉은 동우가 오늘따라 피곤해 보이는게 비단 기분 탓만은 아닐 터.
“가끔은, 인간이었을 때처럼 사는 것도 나쁘지 않잖아요?”
그 말에 동우는 긴가민가한 얼굴로 뒷머리를 긁적였다. 그래, 그것도 좋지 가끔은-. 애써 고개를 두어 번 끄덕이며 호원에게 수긍해 준다. 인간이었을 때 어떻게 살았었는지 난 잊고 있었는데- 동우는 한 손으로 턱을 괸 채 입도 안댄 토스트를 연신 들었다 놓기만 한다. 그러고 보니 나이가 멈춘 지 50년도 더 지났어, 생각해보니까 완전 까마득하네. 호야- 나 엄청 늙었다. 그치- 동우가 혼잣말처럼 중얼대자 호원이 웃으며 그를 달랬다.
그래도 나한테 장동우는 평생 스물 넷 이야. 걱정 마-
헤, 기분 좋다 그런 말- 동우가 구부정한 허리를 잠깐 펴고 기지개를 켜려는데 등골이 또 한 번 아프게 울려댔다. 허리 쪽이 너무 불편해서 인상을 찌푸리자 호원이 왜 그러냐는 얼굴로 동우를 살폈다. 표정은 아무것도 몰라요-처럼 보여도, 호원은 동우의 허리 상태에 대해서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지난 밤 침대위에서 태워버렸던 밤을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 오히려 이 상황을 모르는 척하는 게 더 수상 할 테니 적당히 궁금한 척해줘야지.
“어디 아파요?” “응, 좀….” “어디가 아픈 건데요?” “그냥, …허리 쪽이 너무 아파.”
동우가 식탁에 제 팔꿈치를 받치고선 허리 부근을 연신 주무르고 있었다. 호원은 토스트를 놓고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나 걱정스러운 얼굴로 동우의 허리를 살피더니 허리춤에 올려진 동우의 손위에 제 손을 겹쳤다. 순간적으로 움찔거리는 동우의 모습에 호원은 하마터면 웃음을 터트릴 뻔 했다. 장난기가 도진 호원은 동우의 손을 허리에서 떼어놓고 비워진 자리를 제 손으로 채웠다. 안마를 해준다는 명목으로 짓궂게 허리 이곳저곳을 꾹꾹 누르자 동우의 입이 벌어지며 지난밤을 떠올리게 하는 신음성이 터져 나온다.
“으…으읏, 아파, 거기아파, 누르지마ㅡ.”
동우는 제 입에서 흘러나오는 신음이 얼마나 야한지도 자각하지 못한 채였다. 이래서야 오늘 어디 출근하겠어요? 호원이 저도 모르게 들어간 아랫도리에 힘을 풀며 푸스스 웃었다. 그러자 동우가 저를 향해 눈을 흘겼다. 갈 수 있거든 회사!
뱀파이어 특별법이 통과 되고서부터는 뱀파이어도 여느 인간들과 다름없이 생활할 수 있게 되었다. 아직 일반인의 모든 권한을 부여 받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일자리를 얻어 생계를 유지 할 수 있는 게 얼마나 다행인 건지. 여하튼 호원은 동우와 함께 대규모 기업에 취직했다. 채용된 뱀파이어는 동우와 저, 둘 뿐이지만 그래도 나름 다닐만 했던 이유는 뱀파이어라고해서 마냥 까칠한 시선과 눈치를 보내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게 가장 큰 이유였다.
“제가 업고 갈까요?” “뭘? 나를? …호야가?” “네- 제가, 형을.”
그렇게 회사 들어가도 뭐라 할 사람 없잖아요. 어차피 우리 사귀는 거 다 아는데.
호원이 동우의 허리춤을 풀어주며 말했다. 아니, 싫은데? 싫어! 새침한 표정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던 동우가 토스트를 집어 들었다. 형이 싫으시면 어쩔 수 없죠 뭐- 호원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 착석했다.
“형, 근데 아무것도 기억 안나요? …어젯밤 말이야.”
그렇게 말하는 호원을 미심쩍은 눈으로 올려다보던 동우가 토스트를 한 입 물고 오물오물 씹는가했다. 딴에는 심각한 표정이랍시고 고개를 숙인 채 미간을 좁혀본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어젯밤일이 기억나질 않는다. 강렬한 피냄새에 정신을 까무룩 놓아버린 것 같았는데, 거기까지가 끝 아니었나? 그 이후로는 아무것도….
동우가 수그리고 있던 고개를 들어 호원과 마주했다.
“…왜? …나 또 뭐 사고쳤어? 큰 건이야?” “큰 건이냐구요?”
큰 건이라… 사실 형 필름 끊기면 매번 큰 일이 터지긴 하죠-. 호원은 자리에서 일어나 냉장고에서 오렌지주스를 꺼내들고 유리컵 두 잔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근데 형은 그 일이 뭔지 모르는 편이 좋을 것 같아.” “왜!” “그러니까 안 알려줄래.” “왜왜!”
동우의 즉각적인 반응에 호원의 입꼬리가 예쁘게 말려 올라갔다. 꽤나 궁금한 눈치인데 이걸 어쩌나, 이호원은 알려줄 마음 전혀 없는데? 태연하게 유리잔에 주스를 반쯤 채워 동우 앞으로 밀자, 제 앞으로 밀려오는 주스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던 동우가 불만 가득한 입술을 댓 발 내밀었다.
“그런게 어딨어?”
여기 있지요, 여기- 호원은 상체를 숙여 투덜거리는 동우의 입에 짧게 입을 맞췄다. 촉- 소리를 내며 떨어진 입술이 부끄러웠는지 동우는 잽싸게 제 입을 감싸 쥐었다. 동우의 귀가 조금 빨갛게 물드는 것 같자 호원이 자상하게 웃으며 냉장고에 주스를 넣었다.
“얼른 다 먹고 출근준비해요.”
나 진짜 형 업고 출근할거야- 웃음기가 가득 서린 호원의 말에 동우의 입술도 기분 좋은 호선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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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오진짜 ㄱ것보다.... 소변....소변...........!!!!!!!
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