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19살, 내 남편 전정국
W. 달감
24
꿈 속에서 헤매다가 눈을 떴을 땐 전정국의 얼굴이 가장 먼저 보였다.
언제 깼는지 미소지으며 내 얼굴을 내려다보고 있는 전정국에
나는 괜히 부끄러워서 이불을 머리 끝까지 끌어올렸다.
그러자 전정국이 이불을 끌어내리려고 막 잡아당겼고, 나는 계속 있는 힘껏 이불을 올렸다.
"아아- 아침엔 못생겼잖아- 보지마"
"못생긴 거 알아?"
"죽을래?"
내가 이불을 확 내리며 전정국을 째려보자
전정국이 '이제 얼굴 잘보이네' 하곤 내 입술에 쪽 입맞추었다.
나는 아침에 퉁퉁 부어서 이렇게 못생겼는데, 전정국은 아침에도 이렇게나 잘생기다니!
내가 잠이 덜깨서 침대에서 뒹굴거리는 사이 전정국은 약속이 있다며 씼고 나왔다.
옷장에서 옷을 고르는 전정국을 침대에 누워 바라보는데,
윗옷을 벗고 있는 전정국의 배의 선명한 복근이 눈에 들어왔다.
"이건 반칙이야."
"뭐?"
"왜 너만 복근있어? 나는 없다고..."
"뭐라는거야 ㅋㅋㅋㅋㅋㅋㅋ"
"나는 뱃살만 가득하단말이야....... 전정국!"
"응?"
"나 너 복근 만져볼래"
전정국의 복근이 신기한 내가 손을 뻗자 전정국이 '변태'하며 내 머리를 한 대 쥐어박았다.
"그럼 나도 만지게해줘"
"뭘?"
"니 뱃살."
"지금 복근없다고 무시하냐?! 나도 너 때문에 오늘부터 다이어트할거야!"
"하지마라, 난 너 복근보다 뱃살이 더 좋아."
전정국은 날 꾸짖듯이 말하곤 옷을 입어버렸다.
나름 복근감상하는 게 좀 좋았는데...아쉬운 마음에 뒤돌아 누워선 어젯밤을 떠올렸다.
어젯밤 신혼여행가자는 전정국의 말이 끝난 뒤, 전정국은 다시 나에게 키스했다.
그리고 날 침대로 들고 가서 한참을 또 키스하다가 그러고 나를 안고 잠들었다.
나도 어제는 여행가자는 말이 너무 좋아서, 또 분위기에 취해서 전정국 품에 안겨서 잠들었지만
일어나서 생각해보니 이게 뭐야! 또 그렇게 끝이었다니!!
"전정국은 고자인건가...."
"죽을래?"
"아니면... 진짜 내가 매력이 없는거야...?"
"아니라고 했잖아"
침대에 추욱 늘어져 투덜거리자 전정국이 나를 한심하게 바라보았다.
"여행가자고 했잖아."
"여행갈때까지 어떻게 기다려!!"
"진짜 변태야."
"맞아!! 나는 변태야!! 그니깐 그냥 오늘하자!!"
나를 보며 고개를 절래절래 짓는 전정국에 나는 심통맞은 표정을 지었다.
"말했잖아, 너가 너무 소중해서 아무데서나 하기 싫어."
"우리집이 왜 아무데서나야?"
"처음이니깐 더 좋은데가서 하자고"
"나는 우리집이 최고로 좋거든!!!"
전정국은 계속 떼 쓰는 나의 얼굴을 이불로 덮어버리고는 약속이 있다며 그대로 나가버렸다.
나는 '으휴, 전정국. 날 필요이상으로 아낀다' 하며 원망하다가 스마트폰을 꺼내 여행장소를 검색해보았다.
그래도 좋은 마음은 숨길 수가 없다.... 처음가보는 전정국과의 둘만의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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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야! 여기야!"
심심한 일요일. 전정국도 약속이 있다고 나가버리고 집에만 있기 심심해서 지민이에게 카톡을 했다.
지민이도 독서실에서 공부하다가 같이 점심먹을 사람이 없다고 하길래 대충 씻고 나왔다.
"우와 벌써 수능이 4일밖에 안남았네? 지민아 많이 힘들겠다."
"실감이 안난다, 너랑 정국이는 수능안보는거지?"
"응! 20살 되면 대학 안가고 회사일 본격적으로 배우기로 결정났어."
"야자는 그렇게 열심히 하더니?"
"회사일 배우는 데도 고등학교 기본공부는 필요하니깐!"
지민이는 신기하다고 하며 밥을 오물모물 씹어먹었고,
나는 그런 지민이를 바라보다가 전보다 살이 많이 빠진 것 같다는 생각이들었다.
"지민아... 뭔가 요새 공부만 하느라 살이 많이 빠진 것 같아"
"그치? 부모님이 많이 바쁘셔서 밥을 잘 못챙겨주시거든.
공부하느라고 잘 안먹게 되네."
"헐 정말? 그럼 수능당일에는? 도시락 싸가야하는거 아니야?"
"아마 편의점에서 사가야할 것 같아."
지민이네 부모님이 많이 바쁘시다는 걸 잘 알고 있었기에 나는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평소에 지민이는 내가 힘들 때 큰 힘들이 되어주었었는데, 막상 지민이가 힘들 때 내가 준 건 별로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이번이 지민이에게 그동안 받았던 것들을 보답할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이 들어 신이 나서 말했다.
"내가 수능 날 도시락 싸줄게!!"
"응? 진짜?"
"응응! 나 맨날 너한테 도움받기만 했지, 도움준적은 별로 없잖아!"
"그럼 나야 좋은데... 전정국이 허락해줄까?"
"괜찮아 괜찮아 내가 잘 말하면 허락해줄거야"
"고마워!"
지민이가 고맙다며 웃어보였고, 그 미소에 기분이 좋아진 나도 환하게 웃어보였다.
근데 전정국이 정말 허락해주겠지?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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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이를 만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내 손에는 쇼핑백이 하나 들려있었다.
돌아오는 길에 속옷가게가 보이자 나는 나도 모르게 발걸음을 딱 멈추어버렸다.
그리고 정신을 차려보니 온갖 섹시한 속옷세트를 구입한 후였다.
아무리 그래도 여행갈때까지 기다릴 순 없다.
그 전에 이 속옷들로 전정국을 유혹할거야!
주먹을 불끈.
현관문을 열고 힘차게 집 안으로 들어섰다.
신발도 현관에 놓여있었고, 부엌에서 기척이 느껴지길래 전정국이 집에 벌써 왔나? 하고 기분이 좋아졌다.
냉장고 문을 열고 냉장고를 들여다보고 있는 전정국의 뒷모습에 슬금슬금 다가가며 말했다.
"정구가~~ 내가 오늘 뭘 사왔게요오오?~~"
능글스럽게 웃으며 한발자국씩 다가가다가 전정국 뒤에 섰고,
속옷을 가지고 장난칠 생각에 신이나서 전정국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
그런데 평소보다 조금 어깨가 넓었다.
그때 뭔가 이상한걸 눈치 챈 나는 흠칫 했고,
전정국으로 생각했던 그 남자가 뒤돌아 날 보았다.
"...?!"
"누구야?!"
"야 임마! 누구냐니!! 섭섭하게!!"
"김석진?!!"
"야 임마!! 오빠한테 김석진이 뭬야~?!"
"너가 왜 우리집에 있어?!"
"니 남편한테 허락맡고 들어온거거든~?"
"아...아니...!"
"근데 뭘 사가지고 온거냐? 먹을거지? 냉장고에 왜이리 먹을게 없어?! 이리내놔봐. 배고파."
"뭘 먹을게 없어?! 이미 먹고 있으면서!! 이건 안돼!!"
"내놔!!"
"안된다고!!!"
김석진이 속옷세트가 가득 든 쇼핑백을 마구 잡아당겼고 나도 필사적으로 잡아당겼다.
그렇게 아기 때 젖먹던 시절 힘까지 모두 꺼내서 미친 듯이 쇼핑백을 잡아당기는데,
김석진 이 새끼는 뭔지도 모르면서 먹을건줄 알고 더 있는 힘껏 잡아당겼다.
그 결과, 쇼핑백은 지지직- 하고 찢어졌고 순간 현란한 색깔의 팬티와 브라가 하늘에 날라다녔다.
"나왔....."
때마침 들어온 전정국의 눈에 들어온 것은
날아다니고 있는 화려한 속옷들과
그 아래 쿵 하고 넘어져있는 나와 김석진.
아... 망했다...
♡나의 소중한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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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감씨
뭔가 날짜 잡기 어려워서 고민하다가 11월로 만들어버리기!!
제 고민은 얘네가 20살이 되버리면 제목도 바껴야하는건가요...?
오늘은 새인물 등장!!!
저는 이제 석진이 얼굴만 봐도 웃겨요.......
너무 좋아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