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틴/에스쿱스/최승철]
미안해, 나의 공주님
Ep.04
"..."
최승철의 발언이 꽤나 당황스럽기에 충분했지만 애써 당황하지 않은 척 무시했다.
점점 도서관에 사람이 많아지면서 우리도 조용히 공부만 해야했다.
어느덧 점심시간쯔음 됐을 때, 안희연이 오지 않아 연락을 해보았다.
'너 왜 안와 안희연'
'미안 나 민규 만나기로 했어 오늘ㅎㅎ 승철이랑 즐거운 데이트 되렴~'
?????????
이새끼... 어제 물어본게 최승철에게 나의 정보를 흘리기 위함이었던 것인가.
엄청난 배신감을 느끼며 휴대폰을 내려놓고 앞에 앉아있는 최승철을 봤다.
피곤한 듯 몸을 풀고있는게 보였다. 열심히 하네...
"잠깐 산책이라도 하러 갈래...?"
"어!완전 좋아!"
나의 제안에 최승철은 기다렸다는 듯 벌떡 일어나 헤헤 웃어보였다.
나도 보고있던 책을 덮고 일어나 최승철 뒤를 따라 도서관 밖으로 나갔다.
최승철이 잠깐 기다려보라며 어디론가 사라지더니 이내 음료수를 양 손에 하나씩 들고 나타났다.
"자, 마셔! 이 오빠가 쏘는거다."
"ㅋ..고맙다."
최승철이 건내준 음료수를 받고 도서관 앞을 조금 걸어나왔다.
스트레칭도 조금 하고 심호흡도 해보며 몸을 풀었다.
"열심히 하더라?"
"뭐가?"
"공부."
"아~ 하나도 모르겠어, 나 머리 진짜 나쁜가봐!"
가만보면 얘 진짜 해맑은 것 같다. 밝고, 잘 웃고... 옆에 있는 사람의 기분까지 덩달아 좋아지는 능력이 있었다.
"여주야, 취미같은거 있어?"
"취미?글쎄..."
"혹시 게임 좋아해?"
"게임? 해본 적 없는데..."
그럼 게임하러 갈래? 하고 물었다. 게임이라니.. 시험기간에?
공부해야해서 안된다는 나의 말에 계속 하러 가자고 가르쳐주겠다며 징징댔다.
아 진짜 안되는데... 결국 최승철에게 이기지 못하고 끌려간 곳은...
"로그인 하는 곳이 어딨어..? 아 여기 있구나... 이.. 이거 누르면 돼?"
"응 그거 눌러서 내 닉네임 친구 추가 하고~"
다름아닌 피시방이었다.. 살면서 피시방은 지나가다가 본 것 빼곤 내부를 들어와 본 적도 없으며
어렸을 적 친구들 다 한다는 크레이지 아케이드 조차 해 본적이 없었다.
그런 내가 시험기간에 게임이라니... 엄청난 일탈이 아닐수 없었다.
최승철은 답답할 만 한데 친절하게 하나하나 설명해주었다.
"자, w가 앞 a가 왼쪽 s가 뒤 d가 오른쪽이고 마우스 왼쪽이 총알이 나가는거고~ 여기 게이지가 다 차면 q눌러서 궁 쓰고..."
당최 뭔소린지 모르겠으나 간단한 조작법을 익힌 뒤 혼자 한 번 해봤다.
내가 쏜 총을 맞고 하나 둘 쓰러지는 적들을 보니 쾌감이 장난 아니었다.
'최고의 플레이 김여주'
"푸흡..! 야! 너 처음이라매!!!"
"처음...맞는뎅....ㅎ"
"아니 뭔 처음하는 애가 최플이야!!!"
연신 나의 플레이에 감탄하는 최승철에 어깨가 하늘로 치솟을 기세였다.
게임이 완전 내 체질인 듯 했다. 그 순간 만큼은 공부도 잊고 즐거움만 가득했다.
정신없이 시간가는 줄 모르고 게임을 하다가 문뜩 무언가를 까먹었단 생각이 들었다.
"지금 몇시지?!"
"지금? 한 저녁 6시쯤?"
이런 미친 게임을 4시간이나 했단 말이야?????????
나는 현재 시각에 굉장한 충격을 받고 말 없이 게임을 꺼버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어나는 날 보고 최승철 역시 다급하게 게임을 끄고 나를 따라 일어났다.
휴대폰을 슬쩍 보니 엄마와 아빠에게 온 연락이 수십통이었다.
하......뭐됐다 진짜......
"미안, 너무 늦었다 그치?"
"나..가볼게..."
"데려다줄게!"
"아 따라오지ㅁ...!"
데려다준다며 내 옷깃을 잡은 최승철의 손을 뿌리쳐버렸다.
부모님에게 혼날 생각에 기분이 좋지 않았는데, 본의아니게 화풀이를 해버렸다.
"미안...."
"아냐 괜찮아, 근데...."
"...?"
"가기 싫으면... 그냥 가지마 여주야."
최승철의 그 한마디가 나의 어딜 자극한 것인진 모르겠지만, 갑자기 눈물이 팡 하고 터져버렸다.
너의 앞에서 우는게 쪽팔렸지만 그래도 목 놓아 울고싶었다.
가기 싫어... 가고 싶지 않아... 그 곳은 숨막히고 목이 조여와...
최승철은 그저 말 없이 나에게 눈높이를 맞춰주며 눈물을 닦아주었다.
*
어느덧 조금 진정이 되고 도서관 앞 벤치에 앉아있었다. 점점 해가 져 가고 있었다.
숨이 차 히끅히끅대는 내 등을 토닥여주던 최승철이 하늘을 올려다 보다가 시선을 나에게로 옮겨 물었다.
"진정...됐어?"
"으응..."
이제서야 아까 최승철 앞에서 세상 잃은애 마냥 펑펑 울었던게 쪽팔려지기 시작했다.
고개를 못 들고 애꿎은 땅만 운동화 앞코로 툭툭 치기만 했다.
"이제 왜 울었는지 물어봐도 돼?"
"...있잖아."
"응?"
"넌...갑자기 내가 왜 좋아?"
아....김여주 병신 진짜 ^^.. 갑자기 그런 질문이 왜 나와...
"뭐야, 내가 먼저 질문했잖아~ 근데 그건 왜?"
"그..그냥... 말하기 싫으면 말 안해줘도 되고..."
"갑자기 왜 좋냐고..? 갑자기라... 갑자기 아닌데."
"응?"
"나, 너 좋아한지 2년 됐는데?"
나는 내 귀를 의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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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러붕 ~ 저는 종강을 하고 고향에 와있답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에게 좋은 글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 노트북까지 챙겨와 글을 썼어요 ! 글 쓰는 속도가 조금 느릴지라도 너그러히 이해해주시고 소재 생각날 때 마다 꾸준히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당 아 그리구 다음화는 승철이 시점이에요! *▽* 다음화에서 만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