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배경은 2009년,,,, 안녕, 오늘도 같은 자리에 버스 창가에 기대 앉은 네게 인사를 해. 역시 넌 받아주지를 않네 인기 많고 잘생긴 넌 내게만 그렇게 쌀쌀하게 굴더라. 아침 7시 30분 학교를 가는 버스를 타면 항상 같은 시간, 그리고 같은 자리에 앉아 이어폰을 꼽고 노래를 듣는다. 버스에 타면 익숙하게 이민형에게 인사한다. 항상 인사하면 흔들어지고 있는 내 손만 빤히 쳐다보다가 살짝 웃으며 손을 흔들고 나는 이민형 옆자리에 앉아 MP3로 노래를 들었다. 배경음악은 발자국 소리 -. 어쩜 노래가 내 이야기 같은지 때마침 내릴때가 되었나 보다. 버스 벨을 누르고 내릴 준비를 하던 이민형을 보며 나 또한 꽂았던 이어폰을 빼내며 이민형의 옆에 섰다. 빤히 쳐다 보는 시선에 마주보니 이민형과 눈이 마주친지 어언 10초 정도, 이민형의 볼이 빨개지며 고개를 내려, 발끝만 쳐다보는것 같았다.
“이번 정류장은 ㅇㅇ 고등학교 입니다. 다음 내리실 정류장은...” 이민형은 인기가 많다. 중학교 1학년, 우리 학교로 전학 온 이민형은 내 짝꿍이 되었다. 당시 나는 운동부 였던 터라 수업은 듣지 않고 쿨쿨 잠만 잤고 이민형은 그런 나를 그냥 지켜봤다. 땡댕 - 종치는 소리가 MP3 사이로 섞여 들어와 매점이나 가려고 일어나던 차였다. 옆자리가 바글바글 거려 옆을 보니, 같은 반 여자애들이 이민형에게 싸이 주소를 물어보고 있었다. 그런 이민형이 곤란했는지 안절부절 못하며 나만 빤히 쳐다보길래 같이 매점갈래? 라고 물어보았고. 이민형은 수줍게 웃으며 말했다.
“응, 같이가자.” 이후로 이민형은 발렌타인데이, 화이트데이 무슨 날만 되면 애들을 피해 나에게 오기를 바빴고 나는 그런 이민형을 보며 킬킬거렸다, 아무렴 이민형을 짝사랑 하는 애들의 시기정도는 몇번있었지만 그냥저냥 넘어갔다. 그게 벌써 몇년 전 이더라. 아 그땐 귀여웠는데. 중학교 1학년 부터 같이 다녔으니까 벌써... 혼자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이민형은 먼저 교문을 통과했고, 나도 교문을 통과 하려고 했다.
“여주야... 또 감성타니?” 아 하지 말라고!!!!! 아해쥐맬래고~ 할꼰뎁 키스... 왕자님의 잘난척 하는 입술... 흑흑 시발 문태일 진짜 얄밉다. 전에 싸이월드에 몇마디 올렸다고 저 난리다. 걍 난 재작년에 집에서 전자사전으로 인소를 보고 있었고, 마침 그 인소가 ‘잘난척 하는 입술로 내게 키스해’ 일 뿐이다. 솔직히 내 흑역사 이긴 하지만 그대로 삘을 받은 나는 싸이 대문에 제목 그대로 적어놓았더니 그걸 문태일이 보고 저 난리다. “아, 쓸데없는걸로 부르지 말라고!!!!”
“쓸데 없는게 아니라, 명찰이 없는데? 역시 문돼지” 잉히히힉, 이상해 진짜. 처음에 봤을땐 이런 병신인줄 몰랐다. 아니 너무 귀엽게 생겨서 처음엔 나보다 어린줄 알았는데 하는 짓이 문태일이랑 너무 똑같아서 놀랐다. 아니, 더 할지도 몰라. 김도영은 사촌오빠이고 유딩때 부터 알던 사이라 친오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Hey! 여주! What a cute gril!” 또 다른 사람은 문태일 친구인 서영호 오빠다. 이 오빠가 외국에서 살다왔는데 맨날 영어로 작업 건다. 영호 오빠 싸이 들어가면 오빠가 유학할때 찍은 사진첩을 보면 다들 너무 잘생겼다. 진짜 보면 웃음이 나오고 그런다. 그래도 진짜 잘생기고 멋있고 다정하고 공부잘하고 착하고 귀엽고 깜찍한건 아마도 이 오빠다.
“여주야, 여기서 뭐 해?” 아 진짜 너무 잘생겼다. 문태일 친구들 중에 내가 유일하게 아끼는 오빠다. 작년에 문태일이 우리집에 지 친구들 데리고 왔을때 심장이 안 움직여서 죽는 줄 알았다. 그리고 놀랍게도 우리 학교 전교회장이였다. “아, 저 명찰을 안들고 와서...”
“오늘 개학 첫 날이라서 딱히 선도부가 잡거나 해도 벌점 없으니까 괜찮아, 지각할라 빨리 들어가.” 아 진짜 너무 다정하다...
“아 정재현, 아무리 니가 문여주 ㅈ..., 그래 그런 뭐같은 기운을 만들면 어쩌자는거야.” 웁. 말하다 말고 김도영이 재현오빠 입을 막았다. 주먹밥, 족발, 자장면, 뭐지? 김도영한테 무슨말을 하려고 한건지 물어보려던 찰나, 어이구 문돼지년 또 좋다고 쪼개는거 봐. 아 문태일 십새끼. 한마디 하려다 종이 쳐서 그냥 반으로 뛰어들어갔다. 아 이민형 의리 없게 먼저 반으로 들어가는 것 봐라. 반에가서 한마디 하던가 해야지.
라 비쥬 (La bise)란? - 뺨과 뺨을 맞대면서 소리를 내거나 빰에 살짝 입술이 닿게 인사하는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