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손애
" 전하, 장례가 끝났사온데, 어찌 중전을 사가로 내보내지 않는 것입니까? "
" 이는 법도에 어긋나는 일이옵니다.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
"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
" 그대들은 이런 일에는 잘도 통촉하라 재촉하는군. "
" 중전은 용종조차 잉태하지 못한 몸입니다. 또한 선왕의 누이인 전하께서 왕좌에 오르시지 않았습니까? "
" 중전은 그 어떠한 중죄도 짓지 않았소. 내 오라버니의 아내입니다. 선왕께서는 죄를 지어 승하하시지도 않았고, 중전은 그저 홀몸으로 지아비를 잃은 것 뿐이오. "
" 전하, 그러한 말도 안되는 고집을 피우시면 대소 신료들의 의견이 무어 필요있겠나이까? "
" 이보시오, 좌의정. 자네의 뜻은 어떻소? "
나의 질문에 일순 소란스럽던 사정전(경복궁의 편전)*이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 졌다. 소론 세력의 대신들은 이판의 눈치를 살폈고, 노론 세력의 대신들은 입 밖에 꺼내서도 안 될 이야기라도 들은양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좌의정을 바라보았다. 어서 대답해 보세요, 좌상.
" 전하, 아뢰옵기 황송하오나 본디 후궁의 소실이 세자가 되면 세자를 중전에게 입적 시키어 훗날 세자가 왕이 된다 하여도 중전은 대비가 되나이다. 후궁은 그저 후궁일 뿐이지요. 전하의 어머니이신 소용 전씨는 소론의 세력으로 중전의 자리가 상석이 된 틈을 타 희빈의 아들이었던 선왕을 세자 시절에 입적시키어 궁 안에서 삶을 부지하고, 이제는 전하께서 군주가 되어 자리를 보존하고 계시어 대비의 자리를 차지하였으나, 선왕의 중전의 경우에는 왕자와 공주는 커녕 용종조차 잉태하지 못하였사옵니다. 이는 중전이 더이상 이 궁중에서 살아갈 수 없다는 뜻이오니, 부디 한번 더 대신들의 뜻을 헤아려 주소서. "
" 좌상의 뜻이 그렇다면 그리 하도록 하지. "
ㅈ,전하 ! 저를 부르며 울부짖는 목소리들에 웃음이 나오는 것을 겨우 참아냈다. 자신들의 의견이 묵살되는 것애 대한 화가 느껴지어 기꺼이 받아들였다. 하얗게 질린 얼굴이 꽤나 봐 줄만 하여 웃음기가 밴 얼굴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이제 알겠느냐? 너희가 잘난 대비를 등에 업고 소론의 세력으로 나를 누르려 하거든, 나는 더욱 더 꿈틀댈 것이다. 점점 굳어가는 이판의 얼굴에 결국 웃음이 터졌다.
" 아니, 이판. 어찌 그리 표정이 좋지 않소? 몸이 불편하시오? "
" … . 아니옵니다, 전하. "
" 그래, 그럴테지. 아닐테지. 혹여나 짐에게 기분이 나쁜 것이라도 있는지 오해할 뻔 하지 않았는가. "
" … … . "
" 나랏일을 하는 사람이 그리 표정관리가 안되어서야. 짐은 왕이니 그렇다 쳐도, 자네는 기본이 되어 있지 않네. 조금 더 덕을 쌓아 오시게, 그것이 짐이 그대에게 내리는 숙제이니. 오늘의 조참은 더이상 다른 안건이 없으면 여기까지 하지요."
여기저기서 수군대는 말들이 듣기 좋았다. 그래, 내가 내 세력을 확장시키고 있다. 그리고 그들도,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직 어리고 물정을 몰라 그런게지요! 사정전을 나서니 저를 두고 서로 혀를 더 세게 놀리고 있었다. 그래, 계속 하거라. 비죽 터져나오는 웃음을 숨기지 않자, 운검도 경계를 늦추었다. 때마침 제게 다가오는 좌의정에 머리를 짚었다. 또 입바른 소리를 하러 오는 것일테지. 웃는 얼굴로 멈추어 기다리니 좌의정은 저와 반대로 잔뜩 굳어진 얼굴로 저에게 성큼성큼 다가와 인사했다.
" 전하, 여쭈어 볼 것이 있사옵니다. "
" 입바른 소리가 아니고? "
" 조정 신료들은 말을 옮기기 좋아하는 가벼운 자들인 것을 모르시나이까? 어찌 그리 쉬이 대하시는지요. "
" 그들의 입이 저 못에 사는 붕어의 입보다도 가벼운 것은 나도 잘 알고 있소. 그렇기에 더 나타내었을 뿐이지. "
" 그 말씀은… . "
" 선전포고가 되는 것이지. 권력을 장악해오던 소론을 소론의 세력인 줄로만 알았던 내가 나서서 배척하고 드니, 이것이야말로 소리없는 전쟁이 아니겠소? 나는 무너져 내려가는 이 나라와 이 나라의 백성들에게 공표한 것이오. "
" 위험하고 힘든 싸움이 될 것 입니다. "
" 이 궁이 언제 그렇지 않았던 적이 단 한 번 이라도 있었는지 되묻고 싶네. "
" … 중전마마는 어찌 하실 것인지요. "
" 중전께 미안하게 되었지만, 모두의 의견이 이러한 것을 어쩌는가. 사가로 보내야겠지. 허나 나는 중전을 버리지 않을 생각이네. "
" 중전을 끌어안고 가겠다는 말씀이신지요? "
" 끌어안고 가는 것이 아니라, 중전을 놓치지 않기 위해 하는 일이지. "
좌의정의 귓가에 속삭이니 그는 떨리는 몸을 애써 감추며 고개를 깊이 조아렸다. 저 자들이 중전의 뱃속에 용종이 있다는 것을 절대 알아서는 안 될 것이네. 자네와 나는 한 배를 탄 사람이 아닌가. 내 하루 속히 그대의 장남 김석진에게 관직을 주고 곁에 두어 가까이 할 것이니 나의 양 쪽에서 성심껏 보필해 주게. 나에게 목표는 단 하나, 오라버니의 아이에게 좋은 나라를 물려주는 것. 그 것 뿐이니. 두 주먹을 꼭 쥐고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깊이 숙인 몸을 지나쳤다. 좌의정도 말 속에 박힌 뜻을 아주 잘 간파한 듯 보였다. 나의 권력을 위해 쓰이는 도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자. 나의 목표가 달성되면, 버려질 자. 한참을 지나쳐 걷다, 뒤를 돌아 보며 말했다.
" 태형을 불러 주시게, 좌의정. 그 자가 너무나도 보고싶으니. "
***
" 전하, 좌상 김태성의 차남, 김태형 들었나이다. "
" 들라 하시게. "
태형은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이리 저리 둘러보다 이내 자리에 털썩 앉았다. 앉으라 하지도 않았는데, 잘도 앉는군요. 제 말에 태형은 멎쩍은 듯 웃어보였다. 황공하옵니다, 허나 이리 크고 좋은 곳은 처음인지라… .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태형에 그의 팔을 잡고 제대로 앉혔다. 그리곤 주위를 둘러보다 몸을 숙여 그에게 바짝 다가가 속삭였다.
" 오늘, 잠행을 나갈 것입니다. "
" 잠행이요? "
" 목소리를 낮추세요. 누구라도 듣습니다. 궐은 벽에도 눈이있고 문에도 귀가 있는 법이지요. "
" ㄱ,그럼, 저는 무얼 하면 됩니까? "
" 이런 모습을 하고 나갈 수 없으니, 남장을 하고 나갈 것 입니다. 짐이 그대를 불렀으니 그대와 함께 나가면 아무도 의심치 않을 것입니다. "
" 저와 함께 잠행을요? "
나의 끄덕임에 태형은 신이난 얼굴로 해사하게 웃어보였다. 또, 또 저런 웃음. 옷을 갈아 입고 나올테니 밖에서 잠시 기다리시지요. 저의 말에 태형은 고개를 주억거리며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태형과 운검 윤기가 자리를 뜨고, 궁녀들을 불러 남장을 했다. 가슴을 숨기기 위하여 세게 동여맨 천이 숨을 내뱉기 조차 힘들게 꽉 조여왔다. 머리를 올리고 상투를 튼 다음 갓을 쓰니, 제법 남자의 티가 났다. 몸을 이리저리 둘러보며 거울에 저를 비추어 보다, 밖에서 기다릴 태형과 윤기가 생각나 종종걸음으로 나왔다.
" 샛길로 나갈 것이니 두 분 모두 저를 따라 오십시오. "
" 윤기, 고뿔이라도 걸린것이냐?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구나. "
" 하하, 전하의 남장 모습에 반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운검, 그런 취향인지 나는 몰랐네. "
태형의 말에 윤기는 작게 헛기침을 하며 태형을 노려보았다. 나는 그런 윤기의 모습에 웃으며 태형에게 말했다. 조심하십시오, 그대의 목이 날아가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런 말을 운검에게 하십니까? 그제서야 태형은 놀란 눈을 하며 제 목을 감싸 쥐었다.
" 운검의 옷을 벗고 도포를 입으니 참으로 보기 좋구나. "
" 송구하옵니다. "
" 종종 그리 입고 오너라, 잘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니. "
" 전하, 저는 어떻습니까? 운검만 칭찬해 주지 말고 저도 칭찬해 주십시오. "
" 선비님도 잘 어울리십니다. 되었습니까? "
제 말에 태형이 입을 비죽이며 성큼성큼 걸어갔다. 그 모습을 보던 윤기는 작게 웃었다. 너도 그렇게 웃을 수 있구나. 저의 속삭임에 윤기는 똑같이 작게 대답했다. 예, 전하. 밖에서도 그리 부를 거야? 어릴 때 처럼 내 이름을 불러주어라, 너의 목소리로 말하는 내 이름이 무척 듣고 싶어. 제 말에 윤기는 당황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한사코 그럴 수는 없다며 거절함에 화가 난 척 태형처럼 성큼이며 걸으니, 그제야 제 곁으로 따라와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
" … 여주야. "
" 방금 무어라 했느냐? 목소리가 너무 작아 들리지 않는구나. "
" 여주야. "
" 왜, 윤기야. "
나른한 눈으로 윤기를 바라보니, 까만 눈동자에 일렁이던 것들이 오롯이 나를 향했다. 니가 없었다면, 나는 지금 어땠을까. 어땠을까, 윤기야. 입 안에 굴리던 말을 애써 삼켰다. 나의 오랜 벗, 나의 구원자. 곁에 있기만 해도 든든한 지원자. 오랜 세월, 어머니와 남준의 등살에 못이겨 내궁에 갇혀 살며 허송을 보냈다. 내궁에 아무도 들이지 말라던 어머니 몰래 도망쳐 나와 내궁에 있던 후원으로 나가면, 그 곳에는 항상 칠삭둥이 윤기가 있었다. 제 오라비의 호위가 민가를 사찰하다 버려진 칠삭둥이를 거두어 궁 안에서 키웠던 아이였다. 외롭고 차갑던 궁 안에서, 윤기는 나의 유일한 벗이었다. 어릴 적 부터 저를 지키겠다며 무예를 틈틈이 배우더니, 정말로 저의 운검이 되었다. 무뚝뚝하던 모습만 보다, 이렇게 웃으니 어린 시절의 기억이 떠올라 가슴이 울렁거렸다.
" 선비님, 천천히 가십시오. 저를 버리고 가시는 겁니까? "
" 어서 오시지요, 운검도 어서 오시게! "
" 길도 모르시면서 어찌 그리 걸음을 바삐 하십니까? "
" 즐거워서 그렇습니다, 즐거워서. "
그래, 즐거웠다. 민간을 사찰하기 위하여 나선 잠행이지만, 이토록 자유롭고 즐거웠던 적이 없었다. 신이 난 태형을 바라보고 있자니 덩달아 신이 나는 것 같았다. 발걸음을 빨리 해 태형을 따라잡았다. 윤기도 금방 제 쪽으로 다가와 셋이서 나란히 걸음을 맞추었다. 정말로 민가의 선비들처럼, 허물 없고 덧 없는 친구 처럼.
***
" 저는 따로 다니며 주위를 엄호하겠습니다. "
" 그래, 조심하거라. "
윤기를 뒤로 하고 태형과 단 둘이 걸었다. 그는 저를 세상에 처음 나온 사람이라도 되는 양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나에게 설명해 주기 바빴다. 선비님, 촛대가 어디에 쓰이는지는 궁 안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제 말에 지친 기색도 없이 재잘거리던 태형이 소리내어 웃어 버림에 결국 함께 웃음이 터져버렸다. 시끄러운 시장가를 지나니 이내 조용하고 한산한 민가가 보였다. 그림으로만 보던 모습에 절로 입꼬리가 올라갔다. 궁 안도 사람 사는 곳인데, 법도의 엄격함이 그들을 사람보다는 망부석으로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유롭고 행복해 보이는 분위기에 걷던 걸음을 멈추니, 태형이 제 팔을 잡고 손에 무언가를 올려주었다.
" 이 것은 제가 드리는 뇌물입니다. "
" 뇌물이요? "
태형의 말에 놀라 손을 펼치니 뒤꽂이가 제 손 위에서 예쁘게 반짝였다. 이것은 뒤꽂이가 아닙니까? 어찌 이것을 저에게… . 얼떨떨한 저의 말에 태형은 헛기침을 두어번 하곤 멎쩍은 목소리로 말했다.
" 민가에서는 정인에게 이러한 뒤꽂이나 장식을 선물한다 합니다. "
" 정인… . "
태형은 어울리지 않게 부끄러워 하더니 앞장서 걸어갔다. 꽂아 드리고 싶으나, 갓을 쓰고 있으니 다음에는 꼭 꽂아 드리겠습니다. 성의 외각으로 나가는 걸음이 너무나도 사랑스러워 저도 모르게 웃으며 대답했다. 예, 그러시지요.
뒤꽂이를 소매자락에 잘 넣어두고 태형을 쫒아 걸으니, 금새 성의 외각에 도달하였다. 태형은 우물쭈물 하다 결국 하려던 말을 천천히 내뱉었다. 이 곳은 위험하니 저와 꼭 붙어 계십시오. 역병과 기근으로 신음하는 자들이 많사옵니다, 그러니 절대 제게서 떨어지지 마십시오. 진지한 그의 말에 어색하게 끄덕였다. 그의 뒤에 꼭 붙어 성문을 나서니, 좀 전에 보았던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 눈앞에 펼쳐졌다. 정녕 이것이 나의 백성이란 말인가, 눈앞을 가리는 눈물을 서둘러 소매로 가렸다. 고급진 도포자락에서 돈의 냄새를 맡은 것인지 여린 손으로 구걸을 하던 아이들이 하나 둘 몰려들었다. 어린 나이에 구걸이라니… . 서둘러 엽전을 꺼내어 아이들에게 쥐어주니 연신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더니 멀리로 도망치듯 달아났다. 선비님, 이 곳이 정녕 사람이 사는 곳이 맞단 말입니까? 울먹이는 저의 목소리를 들은 태형이 제 손을 꼭 잡아왔다. 그는 대답 대신 경계어린 시선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몇 발을 더 걸었을까, 또다시 어린 아이들의 구걸이 시작되었다. 정신없이 아이들에게 엽전을 쥐어주다 좀 전에 보았던 아이들의 얼굴이 보였다. 이게 무슨 일인지 파악하기도 전에, 제 앞에 드리운 그림자에 고개를 들었다.
" 선비께서 아주 돈이 많으신가보네. "
" 당신들은 뉘시오? "
" 이 자식들의 주인이오. 선비 주제에 얼마나 돈이 많기에 그리 퍼주시오? "
" 주인? 나이 어린 아이들에게 주인이라니, 이 아이들이 전부 당신의 노비란 말이오? "
" 그딴 건 신경 끄고, 주머니를 전부 뒤집으시지요, 선비? "
" ㅁ, 무엄하구나! "
" 무엄? 다 썩어 빠져 무너져 가는 판국에 무엄이고 자시고, 그 주머니나 내 놓으라니까! "
" 여주! "
도적의 커다란 손이 제 얼굴을 내리칠 듯 떠오르기 무섭게 윤기가 그 앞을 막아 섰다. 어서 도망치시지요! 윤기의 외침에 태형은 머뭇거리는 저의 손을 잡고 달아났다. 한참을 달려 도성 안으로 들어오니 뒤에서 따돌렸다 생각했던 자들이 뒤따라 오고 있었다. 성 안으로는 들어오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관리가 부족했던 탓이었다. 태형은 뒤를 확인하곤 다시금 저의 손을 잡고 뛰었다. 복잡한 시장가로 다시 들어오니 북적이는 사람들로 인하여 제대로 태형의 손을 잡고 있기 어려웠다. 억지로 잡았던 검지 손가락마저 놓치고 말았다. 뒤에서는 여전히 도적들이 저의 뒤를 따라와 사람들을 뒤져 찾고 있었다. 한참을 뛰었더니 숨이 차올라 더이상 뛰기 힘들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가슴을 압박하는 천으로 인하여 현기증마저 일었다. 혼미해지는 정신에 떨리는 손으로 이마를 짚으니, 누군가가 제 팔을 잡아 끌어당겨 저를 이끌다시피 뛰어 도망치다 저를 들쳐 업고 달렸다. 뒤에서는 계속해서 저를 찾아 따라오는 도적들에 그의 어깨를 세게 끌어안았다. 한참을 달리다 겨우 몸을 숨겨 한숨 돌릴 새도 없이 업힌 저를 조심스레 내려놓는 그에 무너지듯 짚단 위로 쓰러졌다.
" 괜찮으십니까, 전하? "
" ㄷ,당신은, "
" 이 곳은 위험하니 어서 자리를 피하시는게, 전하 ! "
" 아… … . "
" …전하, 전… 하, … … . 여주야! "
정신이 혼미해졌다. 헐떡이던 숨이 잦아드는것이 느껴졌다. 저를 부르는 그의 목소리가, 저의 이름을 부르는 정국의 표정이, 너무나도 흐릿해 꿈을 꾸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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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좀 긴 것 같네요. 하하
분량조절 실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