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르릉, 전화 왔어요!
“여보세요?”
-나 민현이. 뭐 해?
“나 집 가는 길! 오늘 별로 안 추워서 걸어가는중. 왜?”
-추운데… 아, 다른 건 아니고, 물어볼 게 좀 있어서.
“응, 얘기 해.”
-이번 조별과제 말이야, 안 힘들어?
“맨날 하는건데 뭐~ 힘든데 그냥 하는거지. 오늘은 그거 물어보려고 전화한거야?”
-딱히 그거 때문만은 아니고… 물어볼게 좀 많아.
“그래요. 또 뭐가 궁금하세요?”
-너 번호 따였다며.
“응. 그게 왜 궁금해?
-번호 왜 줬어?
“누가 줬데?”
-어? 안 줬어?
“어! 제대로 알고 좀 물어봐 이 사람아.”
-어… 어, 그럼 어제 밤에 술. 술 같이 먹은 사람은 누구야.
“술? 나 어제 집에서 마셨는데?”
-그니까 누구랑 마셨냐고.
“아빠! 아빠랑 마셨징. 너 이런 건 대체 어디서 알고 오는거야?”
-아니 그냥 누가… 해장은 잘 했어?
“응 그럼. 다니엘이랑 재환이랑 같이 해장국 먹었어.”
-왜? 왜? 아니 왜 걔네랑 밥을 먹어?
“지나가다가 보이길래 같이 먹었지. 뭘 그렇게 흥분하고 그래?”
-내가 무슨… 그래서 잘 먹었어?
“당연하지. 내가 밥심에 사는데! 근데 나 진짜 매일 너한테 심문 당하는 기분이야.”
-아, 아냐. 집은 다 와가?
“아니… 네 정거장 생각보다 되게 머네.”
-별로 안 추워도 밖에 오래 있으면 추워. 왜 한 겨울에 걸어 와 이 여자야.
“걸어오다니? 너 어딘데?”
-아니야 아니야 말 실수했어.
“어… 그래.”
-나 진짜 궁금한 거 있어.
“지금까지 계속 물어와놓고 뭘 그래. 또 뭔데?”
-넌 왜 연애 안 해?
“누가 날 좋아해주질 않으니까! 안 하는게 아니라 못 하는거지.”
-누가 너 좋아하면 연애 할 거야?
“괜찮은 사람이 나 좋다하면 하겠지?”
-이상형이 뭔데?
“뭐야… 누가 나 좋아해?”
-아냐! 안 좋아해!
“세상에 더 슬프잖아.”
-아, 미안… 이상형이 뭐야?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잘생긴 사람!”
-어우 야. 그러니까 없지.
“치, 미워.”
-아, 미워하지 마… 고백은 어떤 식으로 받고싶어?
“음… 생각… 을 해 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는데?”
-지금, 지금 생각 해 봐.
“아니 왜 일어날 일도 아닐 걸 생각해. 진짜 누가 나 좋데? 누가 나한테 고백해?”
-아, 아니. 생각만 좀 해보라고.
“허허. 알겠어.”
-어떻게 받고싶어? 얼른 생각해봐.
“응!”
-어? 어떻게 받고 싶냐니까 뭘 응이래.
“생각만 하라며~”
-하… 아냐 얘기 해 줘.
“헤헤헤 알겠어. 음… 솔직하게 얘기 해 주는 게 좋지. 온~ 마음을 담아서?”
-음… 예를 들면?
“좋아해?”
-아~ 나도.
“어?”
“나도 너 좋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