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빌라 사람들 EP 03-2.
귀신의 말로.
오세훈의 뒤를 한참 따라 도착한 곳은 의외로 가까운 곳을 두고 온 거리가 좀 되는 피시방. 귀찮은 거라곤 죽어도 안 할 것 같이 생긴게 신장개업한 피시방은 어떻게 알고, 여기까지 찾아왔나 싶었다. 오세훈은 익숙한듯 피시방 안에 들어가 자리에 앉았다. 피시방은 깨끗하고 흡연석과 금연석이 나뉘어 있어서 있기에도 괜찮았는데 알바생은 저 멀리서 세훈이를 알아보고 한달음에 달려와 주스를 내려놓았다. 세훈은 알바생을 보는둥 마는둥 컴퓨터를 켜서 메이플스토리를 켰다. 알바생은 자신을 아는척 해주지 않는 세훈의 행동에 섭섭했는지 슬쩍 눈치를 봤지만 더 이상의 미동이 없는 세훈의 행동에 한숨을 내쉬며 나를 힐끔 쳐다보고는 어색하게 웃는 내 행동에 카운터석으로 돌아갔다. 나는 웃으며 팔꿈치고 세훈의 옆구리를 쿡쿡 찔렀다. 세훈은 귀찮은듯 손으로 약하게 내 팔꿈치를 치고는 게임에 집중했다.
나는 주위에 컴퓨터를 하는 아이들을 쳐다보다 인터넷만 깔짝거렸다. 할 게 없었다. 세훈이와 같이 메이플스토리를 하면 됐지만, 그 넓은 온라인 상에서 하필 시비 붙었던게 오세훈이라고 생각하면 정말 어이가 없었다. 이미 내게 메이플스토리는 오만정이 떨어진 이후였다. 그냥 인터넷만 깔짝거리기도 그렇고, 할 일이 없어서 뚫어져라 인터넷만 노려보는 세훈이를 부르는데, 미동도 없다. 완전히 게임세계에 푹 빠진 모양이었다. 그건 그렇고, 고3이 컴퓨터만 해도 되는건가. 나는 괜히 어깨를 으쓱이곤 아무 의미도 없는 인터넷 서핑을 계속했다. 한시간, 두시간. 의미없는 시간이 계속해서 지난 후 나는 이 곳에 남아있는 것은 시간낭비라는 것을 깨닫고 컴퓨터를 끈 다음,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제서야 게임에서 어?어? 하며 시선을 돌린 세훈이 나에게 시선을 두려 애썼다. 얼굴은 모니터에 그대로 처박힌채 몸만 돌려고 애쓰면 뭐 해. 나는 오세훈을 뒤로하고 피시방을 나섰다. 아니, 나서려고 했다. 오세훈은 내 팔목을 잡아 자리에 세웠다. 밀려드는 당혹스러움에 어? 야, 놔. 하며 우왕좌왕하기는 했지만 오세훈은 내 말을 듣지도 않고 연신 키보드를 두드렸다. 결국 오세훈 옆에 앉았다. 팔목이 시뻘겋게 부어올랐다. 손자국이 그대로 남은게 정말 젖먹던 힘까지 다 해 내 팔목을 잡아 끌었던 모양이었다. 나는 연신 손목을 매만지며 어떻게 오세훈을 승천시킬까 생각했다. 오세훈은 내가 노려봄을 느꼈는지 컴퓨터를 하던 시선을 내게 돌렸다. 그 얼굴에 미소가 가득했다. 나는 흠짓해 뒤로 물러섰다.
"형, 제가 좋은거 보여드릴까여?"
"어?"
오세훈은 재미있는걸 보여주겠다며 나를 모니터 옆으로 끌어당겼다. 졸지에 그다지 궁금하지도 않은 것을 보게되어 기분이 매우 좋았다. 나는 보는둥 마는둥 모니터만 대충 훑는데, 오세훈은 제대로 보라며 내 머리를 잡아 모니터에 고정시켰다. 그러고보니, 서울에 올라와선 내 얼굴이 고정밖에 되지 않는 것 같아. 나는 괜히 팔로 버둥버둥대며 오세훈을 떼어내려 애썼다. 오세훈은 내 머리를 연신 움직이며 메이플 채팅을 가르켰다.
"저게 뭔지 알아여?"
무언가 물품거래를 하는 장면. 나는 의아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오세훈은 부정적인 내 대답에 그럴줄 알았다며 혀를 두어번 차고는 잘 보라며 빠르게 타자를 치기 시작했다. 오세훈의 캐릭터는 여자캐릭터였으며 삐까뻔쩍했다. 내가 저 캐릭터가 오세훈일거라고 상상도 못 한 이유도 바로 거기에서 비롯되었다. 나는 무릇 남자란 남자캐릭터로 싸워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여자 캐릭터를 선택해 몬스터를 잡는다는건 꿈에도 상상 못 할 일이었다. 물론 메이플스토리에 사람이 많기도 많지만 그 많은 사람들중에 오세훈이 여자캐릭터라는 사실은 뭐람. 어쨌든, 오세훈의 손놀림은 무척이나 화려했다. 문제는 그와 이야기하는 하나하나가 전부 오빠라던가, 사랑해, 내 마음 알지? 쪽쪽등 평소의 오세훈에겐 볼 수도 없는 역겨운 말투들이었기 때문에 놀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나는 깨달았다. 오세훈은 지금 뉴스나 드라마에서나 보았던 꽃뱀 역할을 아주 착실히 해 내고 있다는 것을.
나는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세훈이에게 물었다.
"세훈아."
"네?"
"너, 게이야?"
이럴수가, 빌라사람들이 하나같이 게이였다니! 어쩐지 김종인이고 변백현이고 박찬열이고 죄다 이상한 놈들이더니…, 아니 잠시만. 매화가 언제부터 게이를 상징하는 꽃이였어? 언제부터? 쇼크를 받아도 한참 받은 내 물음에 피시방은 잠시 정적으로 물들었다. 오세훈은 나를 한심스럽다는 표정으로 쳐다보더니 한숨을 내쉬고는 내 머리를 두어번 툭툭 두드렸다. 형 바보예여? 돌아온 반응이 저렇다보니 나는 눈을 둥그렇게 뜨고 오세훈을 쳐다보았다.
"이렇게 사달라는거 사달라고 하면 사줘여. 그럼 그거 쓰다가 팔아서 나중에 그 돈 제가 먹는거져."
오세훈의 체계적인 설명에 그제서야 수긍하곤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인정을 할 수가 없는건, 오세훈이 왜 꽃뱀같은 세상에서 사라져야 할 악의 종자가 되어 활동하고 있냐는 것이었다. 나는 신나하며 이야기하는 오세훈을 뚱한 표정으로 쳐다보다가 화장실이나 갈까 싶어 자리에서 일어섰다가 곧바로 자리에 앉았다. 맞은편에, 김종인이, 친구와 함께, 담배를 물고?! 나는 급 갈등에 빠졌다. 화장실에 너무 가고싶다. 화장실에 너무 가고싶은데 앞엔 김종인이 앉아있군. 김종인을 피해 나왔는데 이 곳에서 김종인을 만나게 될 줄이야. 안구에 습기가 쓰나미처럼 밀려들었다. 어떻게 되든 김종인과 나는 엮일 수 밖에 없다는 뜻인가. 나는 체념한 표정으로 컴퓨터 의자에 앉아 멍한 표정으로 모니터를 응시했다. 소변이, 너무 마려운데. 어쩔 수 없지. 나는 김종인이 보지 못하게 최대한 상체를 숙인 후 조심히 화장실쪽으로 걸었다. 화장실은 김종인이 앉아있는자리와 내가 앉아있는자리 가운데에 놓여있었다. 김종인과 나는 맞대고 있는 상태였고. 김종인이 앉은 자리가 흡연석이라 그런지 몰라도 유리로 막혀있어서 우리가 떠드는 소리는 듣지 못했던 모양이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흡연석으로 가는 유리문을 열고 후닥닥 화장실안으로 뛰어들었다.
흡연석은 간간히 욕설을 내뱉은 아저씨들로 인해 시끄러웠다. 나는 남자가 한 명 채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비좁은 화장실 문을 잠근 후 시원하게 소변을 보고 화장실을 나섰다. 오세훈은 화장실에서 나오는 날 보더니 재빠르게 손짓했다. 그 손짓에서 느껴지는 다급함에 아는 상체를 푹 숙인채 다시 오세훈에게 향했다. 오세훈은 내 얼굴을 푹 숙이더니 소곤소곤 이야기했다.
"형, 이제 저희는 피시방을 나갈거예여."
"돈 냈어? 가자."
그거야 듣던 중 반가운소리. 피시방은 지겨웠는데 집에 가자고 하는 오세훈의 말에 화색이 돌았다. 내 얼굴을 보던 오세훈은 고개를 도리도리 젓더니 다시 내 귀를 제 입술쪽으로 가져가 소근거렸다.
"당연히 먹튀져."
아, 먹튀. 먹튀. …어? 오세훈은 내 대가리에 망치 십톤짜리 풀스윙을 날려놓고 이리저리 주위를 살폈다. 나는 오세훈이 한 말의 의중을 알 수 없어서 다시 물었다. '세훈아.''왜여.''먹튀가 내가 생각하고 있는 그 먹튀야?''당연한거 아니예여?' 나는 키보드를 들었다. 시발, 어쩐지 이 새끼가 피시방 내 준다고 할 때부터 수상하더라니. 나는 있는 힘껏 키보드를 높게 들어올린 후 키보드로 오세훈의 머리를 내려치기 위해 스윙을 날렸다. 날리려고 했다. 오세훈은 나를 보지도 않고 내 옷가지 끝을 잡더니 조용히 하라며 제 입술에 검지손가락을 가져갔다. 오세훈이 내 옷깃에서 손을 떼 손가락질 하는 곳으로 시선을 옮기자 그 곳에는 '야, 알바!' 하고 부르는 크리스형이 서 있었다. 나는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오세훈을 쳐다봤다. 오세훈은 식 웃더니 말했다.
"이 피시방 크리스형거거든여. 그래서 믿는 구석이 있다 했잖아여."
"근데 왜 먹튀하는데?
"이번에도 걸리면 아주 주옥되거든여."
한 두번도 아니었냐. 오세훈은 인간 말종이었다. 어떻게 맨날 걸리는 것 같으면서도 그 모험에 나를 참가시킬 수가 있는거지? 그건 그렇고, 크리스형 중국 사람 아니었나? 그렇게 들었던 것 같은데. 내 의아한 표정에 오세훈은 피시방 동향을 살피기에 바빴다. 아는 사람이면 잡히기 더 쉬운거잖아, 병신아. 나는 터져나오는 눈물을 속으로 씹어삼키며 오세훈의 머리끄댕이를 잡고싶은 충동에 휘말렸다. 그 뇌는 남자 꼬실때만 잘 돌아가니, 동생아.
"저기 저 알바생 불렀으니까 이제 자리 빌 거예여. 그 때가 고비져. 알바생이 흡연석들어가는 유리 문 열면 그때 하나둘셋 할테니까 발에 계란도 익힐 수 있을만큼 열나게 뛰어여."
오세훈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서 도둑놈으로 잡히는 것보다야 낫지. 알바생이 앞치마를 벗어 단정하게 놓은 후, 흡연석 유리 안 쪽으로 들어가는 순간 오세훈이 먼저 튀었다. 잠시만, 나는 하나 둘 셋 듣지도 못했는데..? 생각과 함께 나도 본능적으로 오세훈의 뒤를 따랐다. 좆된건, 휴게실에서 나오던 크리스형과 내 눈이 마주쳤다는 점이었다. 크리스형의 입가가 씩 올라가더니 나와 오세훈을 잡기위해 뛰었다. 마치 이 순간을 기다린 원수마냥 크리스형의 달리기엔 영혼이 깃들여 있었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형!! 뒤 보지말고 뛰어여! 전나 무서우니까!"
오세훈의 말에 나는 시선을 무조건 앞으로 한 채 뛰었다. 광란의 오후. 사람들은 정신없이 뛰어가는 우리를 보며 욕설을 내뱉었지만 뒤에서 미친개마냥 뛰어오는 크리스형의 얼굴을 보고는 도리어 우리를 응원하기 시작했다. 웃는 모습으로 해맑게 뛰는 모습에서 괴기스러움을 느꼈음이 뻔했다. 달리고 또 달려 한참의 추격전을 하던 도중 크리스형이 어느정도 지쳐서 헥헥 댄다고 생각하는 순간 다리가 꼬여 자리에 넘어졌다. 오세훈은 아무것도 없는 맨바닥에 넘어진 날 보더니 형 괜찮아여? 형! 하고 달려왔다. 눈물나는 우정이 아닐 수 없었다. 끙끙거리며 자리에서 일어서려는데, 누군가가 괜찮아? 하고 부드럽게 물으며 내 어깨를 붙잡아왔다.
"아, 고마워……형."
크리스형이었다. 크리스형 내 귀와 오세훈의 귀를 잡아 왔던길로 되돌아가기 시작했다. 귀가 아팠다. 오세훈은 '아아, 아파여, 형! 죄송해여! 다음부터 먹튀 안할게여! 한 번만 봐 주세여, 같은 빌라 사람들끼리 진짜! 전부 경수형이 시켰단 말이예여!'라는 말도 되지 않는 망발을 지껄이기 시작했다. 나는 발을 들어 오세훈의 정강이를 한 번 까준 후 조용히 크리스형의 뒤를 따랐다. 피시방은 한바탕 소동이 있었는데에도 조용했다. 그리고 오세훈과 나는 카운터 앞에 무릎꿇고 앉아있었다. 귀가 욱신거리고 다리가 미칠듯이 저려왔다. 오세훈은 '쳇, 실패했네.'라며 아쉬운 소리를 중얼거렸다. 할 수만 있다면 양 손을 들고 오세훈의 뺨에 불꽃싸다구를 날려주고 싶은 심정이었다. 한 시간정도, 오세훈과 귓속말로 투닥거리며 카운터에 그렇게 앉아있는데 흡연석 문이 열리더니 익숙한 목소리로 '계산 해 주세요.'하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고개를 처들고 그 누군가가 누군지 쳐다보았다. 김종인. 김종인이 이건 뭐야? 하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어색한 표정으로 오른손을 들었다.
"안녕, …애인아."
피시방이 쇼크로 물들었다. 나도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하게 될 줄 몰랐지만, 지금 상황으론 김종인이 무척이나 필요했다. 김종인은 그런 나를 보며 업신여기는 표정을 하더니 나를 모르는척 피시방 밖으로 나가버렸다. 오세훈은 김종인 뒤에서 '형 살려줘여!'하고 부르짖었지만 지금 내게 있어 충격적인건 김종인의 업신여기는 표정이었다. 크리스형은 이번엔 절대 안 봐줘. 하며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나는 지레짐작 할 수 있었다. 분명히, 내 예감이 틀린게 아니라면…,
"경찰입니다. 서로가시죠."
좆됐다. 우리는 너무나 간단하게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반항 한 번 해 보지도 못하고 서로 질질 끌려갔다. 거기에서, 우리는 변백현과 박찬열과 다시 조우 할 수 있었다. 커플끼리 쌍으로 사이도 좋지. 변백현은 나와 오세훈을 번갈아 쳐다보더니 제 눈을 두어번 비볐다.
"뭐야, 씨발. 자꾸 헛것이 보이네. 아저씨, 나 눈에 장애가 있는 것 같은데 먼저 집에 들어가도 돼?"
"안 됩니다."
"존나 퍽퍽하네. 아저씨 솔직히 이야기 해 봐. 애인이랑 섹스도 못 해봤지? 어? 그럴 줄 알았어. 젊어서 고지식하면 평생 고지식하다고. "
변백현은 경찰에게 할 말 못 할 말도 가리지 못하고 자기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이야기하더니 종래에는 나를 쳐다보곤 박찬열을 쳐다보며 진지하게, '야, 나 자꾸 헛것이 보인다. 내 눈 한번 찔러줘봐.'라는 말도 안 되는 부탁을 하기 시작했다. 박찬열은 '백현아, 나도 자꾸 이상한게 보여. 경수가 보여.' 병신같은 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둘은 모르는척 하는게 상책이었다. 나와 오세훈은 크리스의 뒤를 따라 쭐래쭐래 테이블 앞에 놓인 의자에 앉았다.
"한 번만 봐 주심 안돼여?"
"세훈아, 너는 한 두번이 아니잖아."
"경수야, 너도 못 봐 줘."
"됐고. 일단 가족분께 연락 해 두세요."
냉정해. 오세훈은 비련의 여주인공 마냥 제 입을 틀어막더니 흐느꼈다. 병신새끼. 나는 오세훈의 머리를 한 대 때려주곤 휴대폰을 들어 누구에게 전화해야 할 지 진지하게 생각했다. 고모에게 전화 해 봤자 지금 상황을 실질적으로 타파해 주긴 어려울 뿐더러 서울까지 올라오게 고생시켜드리고 싶지 않았다. 지금 이 상황을 신속하고 간결하게 처리 해 줄 사람이 필요했다. 그렇다면…
"형, 저 경순데요."
[어, 경수야. 왠일이야?]
"바쁘시지 않으시면 경찰서로 좀 와주시면 안돼요?"
[무슨 일 있어?]
"자초지종은 경찰서 나가면 설명 해 드릴게요. 부탁드려요."
[어어, 그래. 십 분만 기다려.]
뒤에서 변백현이 무슨일이냐며 물어왔지만 나는 입을 꾹 닫았다. 쓸데없이 깝죽거리며 이야기하는 것은 전부 오세훈의 몫이었다. 오세훈은 자기가 한 '범죄'를 무슨 영웅이 지구를 구한 것 마냥 거하게 이야기하더니, '헐, 미친. 그래서?' 하던 변백현이 이야기가 막바지로 흘러 갈 때 쯤, '지랄하고 자빠졌네.' 하며 머리를 세차게 후리자 제 머리를 부여잡고 끙끙댔다. 깝죽 댈 타깃이 없어진 변백현이 시선을 삐딱하게 돌려 나를 쳐다보았다.
"븅~신. 결국 피시방 먹튀하다가 잡혔냐? 또라이새끼. 돈도 없냐, 거지야?"
"오세훈이 내준다 그래서 왔는데."
"넌 이 새끼 말을 믿냐? 잘 들어, 이 세상에서 청렴결백 한 건 나랑 준면이 형 정도는 껴주자. 준면이형 뿐이거든?"
"백현아…나는?"
니가 제일 사기 잘 치게 생겼어. 나는 옆에서 자화자찬하는 변백현을 무시하기로 했다. 십분정도 기다리면 올 거라는 형은 올 생각을 않고, 그 사이에 열심히 조서를 작성했다. 중간에 배고파여…. 하는 오세훈의 말만 없었다면 이렇게까지 민망하진 않았을거다. 무료한 시간을 보내는동안 준면이형과 김종인이 경찰서 안으로 들어왔다. 나는 준면이 형을 보고 반갑게 달려가려다, 뒤따라 들어오는 김종인을 보곤 부루퉁해져서 자리에 앉았다. 준면이형은 백현이네 쪽은 보지도 않고 우리쪽으로 성큼성큼 걸어와 역시 생각대로 일사천리로 일을 해결하기 시작했다. 처음은 크리스 형을 설득하고, 두번째로는 경찰에게 합의했다는 이야기를 꺼내놓았다. 우리를 맡은 경찰은 자기가 생각해도 우리가 참 피곤했는지 알겠다며 얼른 가라 손짓했다. 오세훈은 폴짝폴짝 뛰어 준면이 형을 껴안았다. 크리스형은 마저 피시방에 가봐야겠다며 먼저 갔고, 변백현과 박찬열은 우리 뒤를 쭐래쭐래 따라왔다. 김종인은 슬쩍 내 옆에 붙어 내 손을 만지작거렸다.
"야, 놔라."
내 으름장에 김종인은 웃더니 손을 더 꽉 붙잡았다. 뒤에서 변백현과 박찬열이 '오올, 저 새끼들 봐라. 야 박찬열 너도 내 손 좀 잡아봐.''그래, 백현아!'하는 소리에 괜히 민망해져서 괜히 큰 소리로 물었다.
"너넨 왜 경찰서에 있었어?"
그러자 돌아오는 것은 이따금씩 불어오는 바람소리. 큰 건이구나, 생각한 나는 계속해서 깝죽댔다. 왜, 왜 경찰서 갔는데? 내 깝죽댐에 변백현이 기어코 욕을 하기 시작했다. 변백현의 욕을 듣다듣다 안 되겠는지 앞서가던 준면이 형이 답했다.
"집에서 싸워서 내가 신고했거든."
"아, 형 그거 왜 이야기해!"
나는 킬킬 웃었다. 김종인은 아무래도 좋다는듯 내 손을 잡고 팔랑팔랑 흔들었다. 앞서가던 오세훈이 자리에 멈춰 준면이 형을 잡아 끌었다. '형, 배고파여. 밥 먹고 들어가면 안 돼여?' 준면이 형은 자리에 멈춰서더니 우리를 쳐다보며 물었다. '밥 먹고 들어가자. 오늘은 설렁탕. 괜찮지?' 준면이형의 말에 변백현과 박찬열이 동시에 어어어어어어! 하고 대답했다. 준면이 형이 시선을 돌려 우리를 쳐다본 순간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김종인."
"왜요."
"손에 땀 차거든?"
"좋으면서 튕기긴."
김종인의 등짝을 거세게 내리쳤다. 아직 화가 다 풀린게 아니었다. 내가 등짝을 내리치자 김종인은 등짝을 잡고 괴로워하더니 앞서나간 내 뒤를 또 금방 쭐래쭐래 따라와 어깨동무를 한 채 내 볼따구를 만지작거렸다.
"형."
"왜."
"아까는 형이 오세훈이랑 귓속말 하는거 보고 기분이 안 좋아서 그랬어요."
김종인의 말에 나는 김종인의 팔을 내리쳤다. 팔에 소름이 돋아있었다. 나는 서둘러 준면이 형에게로 달렸다. 뒤에서 으이구, 저 어린 애새끼들. 좋을때다. 풋풋할 때네.라는 소리는 전혀 귀에 들리지 않았다.
"같이 가요, 형!"
저 쪽팔림도 모르는 새끼.
4화 에피소드는 끝입니다! 4화는 저격왕VS깔끔왕이라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확인을 해 봤는데 댓글수와 추천수가 전에비해 점점 늘어나더라구요! 정말 좋은 동향이라고 생각함ㅁ미다! 여러분 진짜 감사해요 줄어들지 않고 늘다니 흡 암호닉 까긍 루루 규수녀 감다팁 딸기밀크 내남성김성규 탬 됴됴 어세훈 새벽 됴롱됴롱 미치게써 바니바니 찜 암호닉 남겨주신 열 네분 감사합니다 헷 하트하트프린키피아(+암호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