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모바일 (밤모드 이용시)
댓글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단편/조각 팬픽 만화 고르기
기타 변우석 이동욱 세븐틴 빅뱅
프린키피아 전체글ll조회 2702l 12



[EXO/형사초능력조직물/카디찬백] 인디고 INDIGO EP01 (전주곡) | 인스티즈

 

 

INDIGO

                              인디고, 남색, 쪽빛 그리고 초능력자들

 

 

김종인 도경수

박찬열 변백현

 

 

 

 

 

 

 


INDIGO EP 01. PRELUDE

 

 

 

짙은 쪽빛은 영롱하며 아름다워 사람을 홀리고 그 강함은 아찔하게 사람을 사로잡았다. 그들을 경외하며 손을 뻗는 닿는 것 조차 그들을 해할까 두려워하던 사람들은 변하였다. 사람들은 여전히 두려웠다. 그러나 그 두려움의 속성이 변질되었다. 강하고 아름다운 저 것이 언제 자신들을 버릴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그들의 정신을 잘게잘게 부셔 좀먹어들어갔다. 불안함에 덜덜 떨던 그들은, 미쳐간다. 의식을 이겨내려 발악하고, 어떻게든 자신을 방어하려한다. 지나친 두려움은 악이된다. 사람들은 쪽빛을 억압하고 눌러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강하고 아름답던 그 빛이 더 이상 아름답게 발하지 못하게 자신들의 손아귀에 가두려들었다.

 

욕심에 의한 전쟁은, 황폐함만을 남긴다. 궁지에 몰린 사람이 이뤄내지 못할 것이란 거의 존재하지않는다. 진전이 없는 연구에 골머리만 썩히던 궁지에 몰린 박사는 기를 쓰기 시작한다. 모든 것을 끝내야한다는 강박관념, 죽음에 대한 공포, 상부에서의 압박. 기막히게도 이 세가지의 스트레스가 박사를 성공의 길로 이끌었다. 왜 저 아이들의 주변은 아련한 쪽빛일까. 사람의 기운을 색으로 보여주는 박사의 카메라가 오작동을 일으킨 것일까. 보통 사람들의 주홍빛이 아닌 짙은 남색의 향연이 카메라를 통해 박사의 눈앞에 아른거렸다. 박사의 기분은 고양되었다. 모든게 잘 되리라는 생각에서였다. '아아, 이건...' 손을 뻗는 박사의 손끝에서,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

 

박사는 닥치는대로 남색의 기운을 띄는 아이들을 데려와 실험을 시작했다. 아이들은 평범한 사람들과 달랐다. 아무런 도구없이 불을 다뤘으며 하늘을 날았고, 건물을 옮겼으며 보통 사람들과 현저히 다른 지능지수를 보였다. 전쟁의 끝이 다가오고 박사는 아이들을 교육하고 실험하며 자신의 발견이 큰 도움이 되리라 믿었으나, 박사를 시기한 그의 조수가 박사를 살해하였다. 조수가 제대로 아이들을 다룰 수 있을리 없었다. 조수는 지식이 부족했다. 결국 오랜 전쟁끝에 나라는 망했으며 실험실과 비밀자료들은 모두 불에타 사라졌다. 오로지 자신들의 힘을 각성한 아이들만이 그 실험의 증거였다. 아이들은, 아니 더 이상 아이가 아닌 그들은 세계 곳곳으로 흩어졌다.

나라에서 전쟁용 병기로 키워지던, 제 3의 종족 인디고는 그렇게 세상에 드러나게 되었다.

 

 

인디고 01
w.EPP

 

 

하루에도 몇천이 이용하는 전철은 여러 사람들의 흔적이 여기저기 묻어있다. 그 흔적은 다른 사람에 의해 묻히고 묻히고 묻혀져 어느새 가려진다. 발디딜틈 없이 꽉 차 어지럽게 얽힐 때가 언제냐는 듯 조금 한적해진 전철안은 졸고있는 중년의 남성과 피곤한 듯 어깨를 두드리는 여성, 직장인으로 보이는 정장을 입은 남성과 이어폰을 끼고 소리를 한 껏 키운채 듣고있는 까만 모자를 뒤집어쓴 남성, 문 앞에 서서 깔깔거리는 두 여학생 뿐이었다. 두 여학생들은 호기심에 가득한 눈으로 핸드폰을 들여다 보고있었다. 처음엔 코믹한 웹툰을 보며 웃는가 싶더니 어느새 진지하게 검색을 하며 토론하기도한다. 어느새 질렸는지 금새 지루한 표정을 짓는 두 여학생의 눈에 띈 것은 도시괴담에 관한 기사였다. 한창 호기심이 가득할 나이의 학생들에겐 씹기 좋은 가십거리였다. '빛과 함께 사라지는 아이들, 무능력한 경찰의 행보.' 요즘 한창 이슈인 연쇄실종사건 기사였다. 흥미로운 눈길로 기사를 클릭한 여학생들의 눈이 휘둥그레지며 입이 열렸다.

 

 

"사실인가봐."

"헐, 대박. 빛났다 사라져. 이거 완전 개근데?"

"야 그래도 사람이 없어지는데 그런 소리가 나오니?"

"뭐 어때서, 내가 실종 된 것 도 아니고! 와 근데 무슨 빛만 번쩍였다 하면 사람이 없어질까."

 

 

고요한 전철안에 여학생들의 수다소리는 자칫 눈쌀을 찌푸리게 할 수 있을만큼 컸다. 한창 시끄럽게 '빛이 번쩍이면 사람이 사라진다.'라는 도시괴담을 주제로 열띈 토론을 하는 여학생들의 뒤로 정차 방송이 울리고, 까만모자의 남성이 다가왔다. 전철이 멈추고 문이 열리자 남성이 내리려는 듯 몸을 움직였다. 핸드폰 기사에 정신을 팔던 여학생들은 남자를 보지못했다. 그 결과 남자와 여학생은 호되게 부딪혔다. 문 밖으로 튕겨나간 남자는 멎쩍게 넘어진 여학생에게 꾸벅 사과를 했다. 여학생의 핸드폰은 남자와 함께 문 밖으로 튕겨나간 상태였다. 남자는 핸드폰을 천천히 줏어들었다. '저..제 핸드폰..' 핸드폰을 달라는 듯 손을 뻗는 여학생에게 손에 들린 핸드폰을 뻗던 남자가 여학생의 손에 핸드폰이 살짝 닿기전 손을 빼내었다. 어느새 정차역의 정류 시간이 지났다. 그 사이로 소음을 내며 전철문이 닫혔다.

 

놀란 여학생이 문을 두들겼다. 남자도 놀란표정을 지어주며 손에 들린 핸드폰으로 시선을 돌렸다. 다시 여학생들을 바라보며 뒷걸음질 치는 남자의 뒤로 반대편 노선의 급행열차가 들어오는 신호음이 울렸다. 천천히 여학생과 눈을 맞추며 뒷걸음질 치던 남자가 들어오는 전철에 그대로 핸드폰을 던졌다. 빠른 속도로 지나는 열차에 핸드폰이 그대로 포물선을 그리며 부딪혔다. 열차에 소음에 묻혀 부서지는 소리조차 남기지 못하였다. 여학생의 놀란, 그리고 황당함과 화가 뒤섞인 얼굴에 남자가 삐죽 입꼬리를 올리며 천천히 모자를 벗어 뒤집어썼다. 여학생들의 입이 벌어졌다. 전철은 어느새 거대한 엔진소리를 울리며 다음 역을 향해 이동하고 있었다.

 

이제 텅 빈역엔 까만모자의 남자만이 홀로 서있었다. 기지개를 한 번쭉 핀 남자가 이번에는 허리를 좌우로 돌리며 스트레칭을 했다. 슬쩍 뒤 돌아 반대편 레일을 보니 핸드폰이 박살이나 나뒹굴고있었다. 거의 형체를 찾기 힘든 모습이었다. 늘어지게 하품까지하는 남자는 방금 전 악행을 저질렀다기엔 너무나도 태평한 모습이었다.

 

 

"미친년들, 공공장소에선 조용히. 핸드폰은 매너모드. 매너를 지킵시다."

 

 

남자의 음성이 텅빈 역에 울렸다. 그대로 돌아서 걸음을 옮기려는 남자의 귓가에 부스럭 소리가 들렸다. 소리의 근원을 찾아 고개를 돌리다 기둥뒤에 숨어있던 누군가의 형체를 발견한 남자가 귀찮다는 듯 한 숨을 내쉬었다. 힐끗 남자를 보다 마주친 눈은 겁에 질려있었다. 이런, 꼴불견인 꼴을 보여버렸는데 어떻게 처리하지. 터덜터덜 기둥으로 걸음을 옮기는 남자의 동작은 여유로웠다. 죽여야 하나, 아니 핸드폰 던진걸 보인게 뭐라고 죽일 것 까지야? 아아 근데 얼굴을 제대로 보인게 마음에 걸려. 죽여야겠다. 기둥뒤로 천천히 돌아선 남자의 눈에 웅크리고 앉은 소녀가 눈에 띄었다. 열여섯? 열일곱? 젊네. 죽이긴 아깝지만. 보아하니 가출한 모양새였다. 곱게 자란 모양인지 입고 있는 옷 조차 비싸고 손을 탄 티가났다.

 

천천히 소녀에게 손을 뻗자 몸을 덜덜 떨며 더욱 웅크린다. '나 무서운 사람 아닌데. 그렇게 겁먹으면 진짜 무서운 사람이 되줘야 예의잖아.' 남자는 천천히 쭈구리고 앉았다. 어린 소녀의 목으로 손을 뻗던 남자의 손이 멈칫했다. 눈을 잠시 얕게 좁히며 소녀를, 아니 소녀의 주위를 살피는 것이 신중했다. 남자는 뜬금없이 내뱉었다.

 

 

"무슨 색 제일 좋아해?"

"네? 네에? 아..저 사,살려주세요."

"왜 그렇게 겁을먹어. 나 너한테 아무것도 안 했는데."

 

 

남자의 말에 소녀의 눈이 안도감으로 차올랐다. 부모님과의 다툼으로 홧김에 집에서 뛰쳐나왔다. 마땅히 갈 곳이 없어 헤메다 오게된 역사안에서 조금 미친 듯한 남자들 보게된 것은 만나고 싶지 않은 우연이었다. 다행히 남자는 아무 짓도 안할 듯 싶지만 소녀는 약간 불안한 눈으로 마주 않은 남자에게 눈을 맞추었다.

 

"아무 것도 안했는데, 아 이게 아니지. 대답 해 줘. 무슨 색 좋아해?"

"네? 아 저 보라색이요.."

 

그래? 하고 소녀를 뚫어져라 쳐다보던 남자가 뒤집어쓴 모자를 다시 똑바로 썼다. 깊게 눌린 모자에 남자의 얼굴의 반이 가려져 보이는 것이라곤 입가 뿐이었다. 고개를 살짝 갸웃거리던 남자의 입매가 순식간에 비뚫어졌다. 에이, 거짓말 하면 안되지.

 

"넌 남색 좋아하게 생겼는데?"

 

어느새 뻗어진 남자의 손이 소녀의 급소를 내려쳤다. 그대로 흐려지며 기절해버린 소녀를 남자가 가볍게 들추어 맸다.

빛이 번쩍! 사람이 사라져! 엉망진창인 멜로디와 중얼거리는 가사는 제법 어울렸다. 남자는 걸음을 옮기며 경쾌하게 비어있는 한 쪽 손을 올려 손바닥을 폈다. 빛이 번쩍! 역사의 불빛이 모조리 어둠에 까맣게 먹혀들었다. 어두컴컴한 가운데 다시 남자의 신난 음성이 울려퍼졌다. 사람이 사라져! 역 안의 불빛이 천천히 깜빡이며 드러났다. 밝은 화면 안에는 사람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휑 하니 텅 빈 역사엔 바람만이 흘러들었다. 남자의 흔적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핸드폰의 잔해만이 레일 주위에 어지러이 흩어져있었다. 집을 나와 홀로 헤메이던 소녀도, 모자를 뒤집어쓴 남성도 존재하지 않았다. 인영은 흔적조차 사라졌다.

 

일이 제대로 터져버렸다. L기업 자제가 실종 된 것은 그냥 묵혀두고 넘어갈 수 있는 것의 수준이 아니었다. 그 동안 평범한 시민들의 아이가 실종될 땐 느릿느릿 호통치며 어서 사건을 해결하라고 말뿐이던 인사들이 그제야 발등에 불똥 떨어진 듯 구는 것을 보면. 이번 회의는 크리스에게 있어서 기회였다. 그 동안은 쉬쉬하며 미적거리던 인사들은 이번엔 다르게 나올 것이다. 자신의 계획을 밀어붙이기 딱 좋은 타이밍이었다. 크리스는 이번 기회를 놓칠만큼 멍청하지 않았다.

 

회의실 안은 정적만이 감돌았다. 크리스는 천천히 회의실을 둘러보았다. 표정을 굳히고 심통을 부리는 인사들은 답이 없어보였다. 이렇게 답답한 양반들이 나라의 치안을 책임지는 경찰의 고위인사들이라는 것이 크리스를 더욱 더 심란하게 만들었다. 이번 회의만 해도 몇번 째 엎어졌다가 이번 L기업 사건으로 인해 겨우 모인 자리였다. 심각한 주제를 다루는 만큼 신중히 모여야 한다는 것이 이유였는데 크리스가 보기엔 본인들 일이 바빠 미루고 미루다 성사 된 것으로 보였다. 선뜻 먼저 입을 열 사람이 없어 보이자 고요한 회의실의 정적을 깨며 헛기침을 한 크리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잠긴 목소리가 며칠의 피곤함을 대변해주는 듯 했다.

 

 

"인디지는 그냥 평범한 인간들만 가지고는 못 잡습니다."

"그래서 뭘 어쩌자는건가."

 

 

기다렸다는 듯 태클을 거는 문장이 튀어나왔다. 짐작하던 것이었다. 아마 설득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평범한 사람들은 모르는 '인디고' 라는 존재. 오로지 정부와 국가의 주요 단체들만이 그들의 존재를 알고있었다. 인디고는 보통 아이일 때 그 현상이 나타난다. 정부에선 인디고 현상을 보이는 아이를 특별한 재능이 있다며 캐스팅 한 이후로 인디고로 육성해 국가의 여러 단체로 보내 공무원으로써 자리를 지키게했다. 그러나 국가의 통제를 벗어나 인디고를 악용하는 세력이 생겼다. 인디지는 인디고 현상을 보이는 어린 청소년들이나 아동들을 납치하는 범죄 조직이었다. 아무런 실마리 없이 공을 치던 경찰청으로 온 디비디엔 가면을 쓴 그들의 조롱이 담겨있었다.

 

 

"저희 쪽도 인디고로 이루어진 형사반을 조직해야합니다."

 

 

여기저기서 크흠, 하며 심기 불편한 탄식소리가 울렸다. 이런 상황에서도 저런 태도를 보이는 그들을 이해할 수가없었다. 오로지 자신들의 이익만이 그들의 주요관심사였다. 지긋지긋한 인간들. 크리스는 이를 빠득 간 후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히려 노력했다. 자신의 계획을 추진하려면 저들의 동의가 필요했다. 자신의 계획은 꼭 성사되어야했다. 진급, 승진따위가 문제가 아니었다. 물론 어느정도의 권력을 갖기위해 이 자리까지 아득바득 기어올라 온 것은 사실이었으나. 이 이상을 바라는 것은 아니었다. 꼭 인디지를 타도해야했다. 그를 잡아 넣어야 했다. 그 것이 자신의 현재 최대의 목표이자 목적이었다. 차분히, 천천히, 설득하려 노력해보자.

 

 

"아시다시피 인디지는 모두, 한 명도 빠짐없이 인디고들로 이루어져있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경범죄만 일으키던 이들이 본격적으로 아동및청소년을 납치하기 시작한지 벌써 6개월입니다. 그 동안 실종된 사람 수 만해도 100자리를 넘어가죠. 언론을 막는 것도 이제 한계입니다."

"그렇다고 우리까지 인디고를 쓴다기엔 너무 과한 것이 아닌,"

"과한 것이라고 하셨습니까?"

 

 

과한 것. 만약 자신들의 자식이 사라진다면 어떤 표정을 지을지 궁금해졌다. L기업 사건만 아니었어도 이 자리가 만들어지기란 더욱 어려웠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었다. 권력에만 치우쳐 권력의 노예가 되버려 어느새 젊었을 적 열정과 정의를 다 잊어버린 사람들. 크리스는 잠시 숨을 골랐다.

 

 

"사람이 없어집니다. 그게 평범한 시민이건 L기업 자제건 우리가 해야할 일은 범죄자를 잡는 것이구요. 그리고 그 수단과 방법엔 과한 것이라 부를 것이 없습니다."

 

 

더 이상 크리스의 말에 받아칠 반박도, 할 말도 잃은듯 조용히 서로의 눈치를 힐끔 힐끔 살피는 꼴이 신경질 적으로 다가왔다. 무능력하고, 고집만 쎈 늙은이들. 어느새 저들은 이 한 문장으로 모든게 설명가능했다. 크리스는 아예 쐐기를 박기로 했다.

 

 

"여태 껏 쉬쉬하다 L기업 사건으로 모이신 분들이, 대책은 가지고 오셨습니까? 제 생각보다 더 좋은 해결방안이 있으시면 말씀하시죠."

 

 

말을 지나치게 뱉는 것은 제 스타일이 아니었지만 매번 이런자리에서 입을 거침없고 쉴새없이 놀리게 하는 능력만큼은 뛰어난 사람들이었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능력을 가지고 이 자리까지 올라온 저들이 과거엔 어떤 사람이었든 현재는 정말로 형편없었다.

 

 

"아니면 당신들이 직접 나가서 저 인디지를 상대해보세요. 능력하나 없는 평범한 인간들이 날고 기는 능력자들을 무슨수로 잡는단 말입니까?"

 

 

아예 삐뚤게 나가기 시작했다. 여태까지의 이야기를 조용히 침묵으로 일괄하던 김형석 청장이 입을 열었다. 크리스의 일침에 소란스럽게 불만을 토로하던 인사들이 청장의 목소리가 들리자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그래서, 지금 제대로 힘을 쓰는 우성 인디고가 몇 명이나 되나."

"청장님!"

 

 

인사들 중 한명이 다급한 얼굴로 소리쳤다. 손을 들어올려 조용히 하라는 듯 제스쳐를 취한 청장이 크리스에게 말을 이으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크리스는 차분히 말을 이었다.

 

 

"일말의 사건으로 좌천된 박찬열 경위를 포함해 네명입니다."

 

 

다시한번 정적속에 파문이 일었다. 소란스러워진 회의실에 청장은 미간을 좁혔다. 박찬열 경위라..... 인디고 특성 상 나머지도 딱히 다루기 쉬운 성격은 아닐 것 같군. 읊조리는 말에 크리스는 조용히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계획의 발판이 세워졌다. 앞으로 수면을 취할 시간이 줄어들 것이다. 할일이 많았다. 시작할 수 있는 발판을 무사히 만들었다는 것에대한 안도감이 들었다. 하지만 동시에 잘 해낼 수 있을까에 대한 고뇌도 시작될 것이었다. 14층 간부 회의실을 나와 엘리베이터로 향하는 크리스의 뒷통수로 질시의 시선들이 박혀들었다. 저들은 젊은 인재를 꺼려한다. 과거의 거울이 비춰졌을 것이었다. 돌이킬 수 없는 파편에 대한 질시일 터였다. 분명 경찰청 회의실이 아닌 밖에서 만났더라면 어린놈 운운하며 세상에 대해 가르치려 들었으리라. 크리스는 천천히 엘리베이터로 발을 들였다.

 

엘리베이터 거울에 비친 제 얼굴에 피곤함이 잔뜩 쌓여있었다. 까슬해진 입술로 인디지. 하고 조용히 중얼거린 크리스가 고개를 절레 젓곤 왼 뺨을 짝짝 쳤다. 언젠가 이렇게 일을 커질줄 알았다면, 그 때 그를 그렇게 쉽게 놓아주는 것이 아니었다. 선하게 웃던 말간 얼굴을 떠올린 크리스가 주먹을 움켜쥐었다. 여우같은 남자. 교묘하게 자신을 이용한 것이었다. 보기좋게 당했다. 저 이제 그런 짓 안 할래요. 나쁜 짓 이제 안 해요. 약간 높은 톤의 목소리가 귓가에 울렸다. 결국 이렇게 된 이상 인디지를 잡아 처넣어야 모든 것이 끝날 것이었다. 그래야만 했다.

 

2층에 당도한 엘리베이터의 울림에 남자의 잔상을 쫓던 크리스가 정신을 차렸다. 밖으로 나와 사무실로 향하는 복도 저 멀리 커피 자판기 앞에 퉁퉁 분 표정으로 서있는 종인을 발견한 크리스는 잠시 멈추었다. 김종인. 특별수사반을 조직하기 위해선 종인이 빠져선 안됬다. 귀찮은 일은 절대로 하지 않으려 드는 김종인을 설득하는 것은 절대 쉽지 않은 일이리라. 이제 시작이다. 크리스는 종인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이제, 시작이었다.

 

아, 씨발 왜 이렇게 안 먹어. 자판기 앞에서 동전과 씨름중이던 종인은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에 자판기를 툭툭치던 손을 멈췄다. 크리스 총경이었다. 저 양반이 여긴 왠일. 대충 크리스를 향해 꾸벅 인사를 한 종인이 다시 자판기로 시선을 고정했다. 아침에 약한 종인에겐 출근이라는 것은, 그 자체가 고역이었다. 뻐근한 어깨와 고개를 들썩이며 자판기를 툭툭치던 종인의 어깨로 손이 올라왔다. 아, 내 몸에 손대는거 싫은데. 손의 주인을 향해 몸을 돌린 종인이 무슨 용건이냐는 듯 쳐다봤다.

 

 

"요새 실적이 그렇게 좋다며."

"예?"

"아니, 수고하라고 김형사님."

 

 

뜬금 없는 말을 내뱉고 다시 갈길을 가는 크리스의 뒷모습을 향해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올려보였다. 누굴 병신 취급해. 경찰청 내에서 종인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봐도 좋았다. 물론 병신으로.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실제로 병신 짓을 하고 있었기에 딱히 불리는 명에 대해 제제를 가하지는 않았다. 매사에 의욕이 부족한 종인이 일이라고 제대로 할리가 없었다.

 

귀찮음에 범인을 놓친 것도 한 두번이 아니었다. 짤리지 않는 것이 용했다. 아니 짜를 수 없는 것이겠지만. 그런 종인에게 실적 좋다며. 라고 말하는 것은 놀리는 것 밖에 되지않았다. 불쾌했다. 눈쌀을 찌푸리며 자판기를 아예 발로 차던 종인이 돌아섰다.

 

"좆나 재수없네."

 

 

급작스레 담배가 말려왔다. 재수가 없었다. 종인은 촉이 뛰어난 편이었다. 그리고 그 촉은 제법 맞는편이었다. 오늘은 아침부터 재수가 없었다. 악몽을 뒤로하고 눈을 떴으며, 자판기 앞에선 지금까지조차도. 기분이 개같았다. 항상 이런 꾸리한 기분 뒤엔 좆같은 일이 벌어지곤 했다.

 

종인은 느릿하게 걸음을 옮기며 바지 주머니를 뒤적였다. 구겨진 담배곽을 확인한 종인이 청 밖으로 벗어났다. 찬 공기에 속이 뻥 뚫리는 느낌이었다. 왠만하면 완전히 벗어나고싶었다. 그럴 수 없는 것이 또 묶인 자신을 비웃는 것 같아 불쾌해졌다. 입에 물린 담배를 짓씹었다. 아아 정말 좆같구나.

 

 

 

 

 

 

 

 

 


S E C R E T  C O D E

데스티니님 딸기밀크님

 

 

 

 

제가 어제 글을 여러번 썼다 지워서 암호닉을 남겨주셨던 분들이 어떤 분들인지 기억이 나질 않네요

ㅠㅠ 죄송합니다! 즐감해주시구요 어제 남겨주셨던 분들 다시 한 번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습니다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1
데스티니) 와와오앙 드디어 인디고가 나타났다!!! 그나저나 저 까만모자남자 누구죠.. 무섭다 ㄷ 인디고들은 분위기 자체가 다르네요 크헐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단 지금까지의 상황으로보면 찬열이는 인디고인게 확실하고 나머지 세명은 누구일까요? ㅋㅋ 아 궁금해
11년 전
독자2
우와...암호닉 오미자차로 신청할게요!!다음편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11년 전
독자3
헐.... 암호닉 동초로 신청이요!!!, 완전 제스타일이네요ㅠㅠ 이런거 짱짱 좋아하는데ㅠㅠ 다음편 기대할게요♥
11년 전
독자4
헐 재밌다... 재밌어요!!!!!!! 아 이런거 좋아요 아 기대된다 아 다음편도 기다릴게요ㅠㅠ
11년 전
독자5
우와 암호닉 배또신청할께요 대박 좋네여 다음편도 기다리고있을께요 하트하트!
11년 전
독자5
암호닉 아이폰이요!!!!! 완전 재밌어요!
11년 전
독자6
헐헐 재미있다ㅠㅜ 암호닉 상꼬맹이로신청이요ㅠㅜ완전 짱이다 다음편도 기대할게요~ㅎㅎ
11년 전
독자7
우이에이에예 암호닉감다팁이요ㅠㅠㅠㅜ진짜기대되요
11년 전
독자8
헝헝헝아침에 보고 완전 깜놀!!암호닉 비회원으로 신청이요!'ㅅ'색에 감탄한게 어젠데ㅠㅠㅠㅠ으와ㅠㅠㅠㅠ
11년 전
독자8
신알신하고가요ㅠㅠㅠ 암호닉은 아버지로할게여ㅠㅠ
11년 전
독자9
헐.....쩐다....헐 대박 신선해 완전 재밌ㅇㅓ요ㅠㅠㅠㅠㅠㅠㅠㅜ 암호닉은 매화빌라랑 별게로 받으시는 건가요? 그럼 다시 신청할게요! 내남성김성규 이걸루요 다음퍼ㅜㄴ기대할게요ㅠㅠ진짜 재밌어요!
11년 전
독자10
암호닉 신청가능하나요???되면 이랴 라고합니다 ㅠㅠㅠㅠ너무 재미잇어요 ㅠㅠㅠㅠ신알신하고갑니다!
11년 전
독자11
헐 저 조직물 진짜좋아하는뎈ㅋㅋㅋㅋ
여수방바닥 암호닉신청되죠? 신청할게요!!! 재밌어요ㅠ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12
딸기밀크예요! 드디어 인디고 일편이ㅠㅠㅠㅠ 찬열이 외 세명은 누굴지... 빛이 번쩍! 하면 배큥인데ㅠㅠ 아닐수도 있고... 궁금증이 폭발하겠어요ㅠㅠㅠ 다음편 기다리고 있을게요!! ♥.♥
11년 전
독자13
ㅠㅠㅠㅠㅠ너무재밌세여
11년 전
독자14
이제봤네요... 암호닉 프레즐로 해도될까요?ㅠㅠ 너무 재밌어요 엉엉 작가님들 힘내세요!!
11년 전
독자15
암호닉 여세훈으노 신청이요!!재밓어요ㅜㅠㅠㅠ대박
11년 전
독자16
재밌네요 형사조직물에 초능력이라니!!좋아요ㅠ
11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혹시 지금 한국이 아니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분류
  1 / 3   키보드
필명날짜
변우석 [변우석] 저는 불륜녀입니다_046 1억09.04 22:47
세븐틴 [세븐틴/권순영] 양아치 권순영이 남자친구인 썰5 커피우유알럽08.27 19:49
기타귀공자에서 폭군으로1 고구마스틱08.26 20:47
기타 [도윤/윤슬] 우리의 노래를 들으면 그때로 돌아가는 - 카페베네 과일빙수1 한도윤09.05 23:47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172 콩딱 08.01 06:37
이동욱 [이동욱] 남은 인생 5년 022 콩딱 07.30 03:38
이동욱 [이동욱] 남은 인생 5년 017 콩딱 07.26 01:57
[샤이니] 내 최애가 결혼 상대? 20 이바라기 07.20 16:03
샤이니 [샤이니] 내 최애가 결혼 상대? 192 이바라기 05.20 13:38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번외편8 콩딱 04.30 18:59
몬스타엑스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712 꽁딱 03.21 03:16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6 콩딱 03.10 05:15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1510 콩딱 03.06 03:33
몬스타엑스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611 꽁딱 03.02 05:08
엑소 꿈의 직장 입사 적응기 1 03.01 16:51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1413 콩딱 02.28 04:59
이준혁 [이준혁] 이상형 이준혁과 연애하기 112 찐찐이 02.27 22:09
몬스타엑스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517 꽁딱 02.26 04:28
김남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8 걍다좋아 02.25 16:44
김남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9 걍다좋아 02.21 16:19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413 꽁딱 02.01 05:26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39 꽁딱 02.01 01:12
김남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41 걍다좋아 01.30 15:24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29 꽁딱 01.30 03:35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110 꽁딱 01.30 03:34
방탄소년단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그루잠 12.26 14:00
방탄소년단 2023년 묵혀둔 그루잠의 진심7 그루잠 12.18 23:35
샤이니 [샤이니] 내 최애가 결혼상대?1810 이바라기 09.21 22:41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2 콩딱 09.19 18:10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126 콩딱 09.16 19:40
지훈 아찌 금방 데리고 올게요5 콩딱 09.12 23:42
추천 픽션 ✍️
by 한도윤
오늘은 어떤 표정을 지으며 출근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어제 윤슬과 바다 프로를 뒤로하고 노래방에서 뛰쳐나와 집으로 와 버렸기 때문에 내 양쪽 자리에 앉는 두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회사를 출근하지 않을 수는 없고, 그렇다고 내 병에 대해서 동네방네 떠들고..
thumbnail image
by 꽁딱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오늘은 오랜만에 친구들이랑 술을 마신다!그 나에게 유기현을 알려준 몬베베 친구도 함께라서 뭔가 떨리고 두근 거리기도 하는데 ㅎㅎ[햄찌현]- 나두 오늘 스케줄 끝나고 멤버들이랑 먹을 거 같넹 - 연락할게 조심하고!- 사랑해 라고 보내는 오빠에 또 설레서 헤헤 하면..
by 한도윤
2014년 12월 24일.오늘은 눈이 오는 크리스마스이브다. 나는 지금 신촌역 오거리 앞에서 내가 사랑하는 윤슬을 기다리고 있다. 슬이가 이제 슬슬 올 때가 되었는데…. 오늘 아침에 통화했을 때 슬이는 기분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 오늘은 크리스마스이브니까 내가 기분 좋게 해 줘야지 생각했다. 하..
thumbnail image
by 퓨후
푸르지 않은 청춘도 청춘일까요?싱그럽지 않은 봄에 벚꽃이 피고 지긴 했는지,서로의 상처만 껴안아주느라 바빴던 그 순간들도모여서 청춘이 되긴 할까요?푸르지 않은 청춘 EP01너 가만보면 참 특이해?”또 뭐가.““남들 다 좋아하는 효진선배를 혼자 안좋아하잖아.”“…누가 그래? 내가 김효진 선..
by 이바라기
침대 코너에 도착하자 둘은 왠지 부끄러웠다.한동안 둘은 말없이 정면을 응시하다 온유가 먼저 말을 꺼냈다."들어갈까...?""그..그래"들어가서 부끄러움에 손을 놓고 좀 멀리 떨어져서 각자 괜히 매트리스를 꾹꾹 눌러보고 배게를 만지작거리며 구경했다.그러다 예원을 발견한 직원이 저쪽에 있는 온..
thumbnail image
by 한도윤
“도윤아…. 나 너무 아파. 도와줘.”슬이의 한 마디에 나는 기다리던 버스 대신 택시를 불러 슬이네 집으로 갔다. 슬이가 사는 오피스텔에 택시가 도착했을 무렵 슬이는 아픈 배를 쥐어 잡고 입구 앞 벤치에 쭈그려 앉아있었다. 나는 그런 그녀를 택시에 태워 가까운 응급실로 향했다. 택시에서 끙끙..
전체 인기글 l 안내
9/23 11:20 ~ 9/23 11:22 기준
1 ~ 10위
11 ~ 20위
1 ~ 10위
11 ~ 20위
팬픽 인기글 l 안내
1/1 8:58 ~ 1/1 9:00 기준
1 ~ 10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