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부엌으로 향한 경수는 수납장을 열어 칼을 찾았다. 번쩍이는 많은 칼들 중에서도 가장 무서워 보이고, 가장 날카로워 보이는 칼을 선택했다. 조심히 칼을 뽑아 들어 종인이 나오기 전 예비 연습을 해 봤다. 오른 손에 칼을 쥔 손을 덜덜덜 떨어 봤다, 오. 완벽해. 그리곤 눈을 뒤집으며 이상한 소리를 내 보았다. "우으어어어…!" 그러면서 천천히 걸음을 내딛어 보았다.
곧 종인이 치를 떨며 자신을 무서워 할 거라는 생각에 입가에 떠오르는 미소를 감출 수가 없었다. 슬슬 떨려오기 시작했다. 제발 무서워 해야 하는데…. 그렇게 10분 정도를 부엌 의자에 앉아 종인이 나오기만을 기다렸다.
그 때였다. 끼익- 하고,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를 듣고 경수가 반사적으로 일어났다.
"……."
"우으어어! 어어…! 우에에엑!"
"……."
어, 왜 반응이 없지? 비명을 지르고 도망가야 정상 아닌가? 너무 무서워서 소리도 못 지르는 건가! 그렇다. 경수는 눈을 뒤집고 있었기 때문에 종인의 반응을 볼 수가 없었다. 이제 충분히 위협이 됐다는 생각에 경수는 손에 든 칼을 내리고 눈을 질끈 감아 버렸다. 이제쯤 무섭다고 난리를 쳐야 정상인데…?
"야. 너 뭐해."
"……."
"씨발, 살다살다 이런 병신은 또 처음보네."
곧이어 멀어지는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쾅! 소리와 함께 집 현관문이 닫혔다. 눈을 살짝 떠 앞을 봤지만 이미 종인은 제 앞에 없었다. 눈에 눈물이 차올랐다. 이게 아닌데! 또 병신 취급이나 받고 끝나버렸다. 경수는 손에 칼을 그대로 쥔 채 화장실로 달려가 아까 종인에 앞에서 보였던 모습 그대로를 따라해봤다. 대체 뭐가 문제야…! 눈을 살짝 제 자리로 돌려 거울에 비친 제 모습을 보고 경수는 정말 눈물을 또르르 흘렸다. 씨발…! 내가 봐도 이건 병신같잖아!?
급 우울해진 경수는 칼을 수납장 제 자리에 다시 집어 넣고, 당장 컴퓨터를 켜서 '지식인간'에 접속했다. 말도 안되, 이건! 이런 말도 안되는 사기꾼이 다 있다니!? 사실 그런 답변을 믿은 경수가 병신같은 것이었지만, 순수한 경수는 그런 것 따위는 알 수 없었다. luluhan…. 여깄다, 이 자식! 경수는 빠른 손놀림으로 luluhan을 신고해버렸다. 신고를 했는데도 기분이 풀어지지 않았다. 종인이 저를 보는 눈빛을 보진 못했지만 왠지 알 것만 같았다. 나 이제 걔 얼굴 어떻게 봐…!
* * *
"야, 박찬열. 나랑 같이 사는 아저씨 있댔잖아."
"아, 그 찌질이라는 아저씨? 근데 왜?"
"오늘 존나 병신 같은 짓 했다, 나한테."
종인이 볼링공을 집어 던지며 말했다. 와, 스트라이크…! 볼링핀이 모두 쓰러졌다. 왜, 무슨 짓을 했는데 그래? 찬열이 궁금한 듯 종인을 보며 물었다. 종인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자꾸 혼자 피식대며 웃었다. 왜. 뭔데, 뭔데? 찬열이 종인의 눈 앞으로 손을 흔들어 보이며 물었다.
"아, 됐다. 새꺄. 너 차례야, 얼른 던져."
"싱거운 새끼. 야, 끝나고 피방 가서 리오레 한판. 콜?"
"콜."
"지는 사람이 3시간 내주기다."
찬열이 볼링공을 가차없이 내던졌다. 올, 폼이 아주 예술인데…? 그런데 데굴데굴 굴러가던 볼링공이 옆으로 빠져버렸다. 미스…. 시발. 아, 괜히 내기 하자고 나댔어…! 폼만 끝내주고 실력은 형편이 없는 찬열이었다. 뭐, 얜 이렇게 실속이 없어!
...
결국 종인의 몫까지 총 6천원을 내고 자리로 돌아온 찬열이 자리에 앉았다. 종인이 잠시 화장실을 다녀온다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종인이 있을 때 지식인간을 보면 또 뭐라고 놀려댈지 뻔했다. 급하게 인터넷 창을 열어 지식인간에 들어가 아이디를 치고 들어갔다. cha..n..chan..! 비밀번호까지 치고 접속한 찬열은 누구보다 빠른 속도로 마이지식에 들어갔다.
re: 님 진짜 멋지세요
dodo0112
네, 여기 제 사진입니다.
그리고, 경악을 했다. 이…. 이게? 분명 셀카사진을 기대하고 들어간 답변에는 이상한 돼지새끼 한 마리 뿐이었다. 네, 그렇습니다. 내공은 내 주식…. 냠…냠?!
씨발, 이거 지금 내공냠냠 한거야…? 찬열은 부글부글 끓어 오르는 속을 진정시켰다. 손이 덜덜덜 떨려왔다.
"야, 뭐하냐."
종인이 빠르게도 돌아왔다. 시발, 오줌도 존나 빨리 싸네! 당황한 찬열은 급하게 지식인간 창을 닫아버렸다. 아, 아무것도 아니야…! 그러자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찬열을 보는 종인에 찬열은 침을 꿀꺽 삼켰다.
"혹시, 너…."
"……뭐, 뭐!"
찬열이 괜히 그런 종인의 눈길을 피했다. 이 새끼, 이거 학교에 소문내고 다니는 거 아냐…? 나 지식인간 한다고…! 안되는데. 씨발, 가오 죽는데.
"야동 봤냐."
"……."
"미친놈. 야, 아무리 너가 스릴을 즐긴다고 해도. 여긴 아니지."
역시 종인의 뇌는 단순했다. 찬열은 결국 긍정도 부정도 하지 못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아까 그 사진의 충격이 쉽게 잊혀지지 않고 계속 눈 앞에 맴돌았다. 도도112…. 넌 집에 가서 보자. 내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넌 찾아낸다. 얼마나 도도한 새낀지 찾아서 저 내공냠냠 돼지의 여물로 만들어 버릴꺼야…! 찬열의 의지는 확고했다.
* * *
글 따위가 잘 써질리가 만무했다. 1시간째 진전이 없는 txt 파일을 붙들고 있는 경수였다. 12인의 초능력자들을 생각해내려고 하면 할 수록, 자꾸 종인의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오는 듯 했다. 나보다 9살이나 어린 놈 앞에서 이게 무슨 망신이야…! 그 때 초인종이 울렸다. 쓰고 있던 노트북을 덮고 문을 열러 나갔다. 문을 열자 눈 앞에 보이는 모습은 어제 밤, 제가 도와줬던 오세훈이라는 아이었다.
"너, 너가 여긴 왜…?"
"보충 끝나자마자 왔어요. 이거 주려고…."
세훈이 주머니에서 꺼내 제게 넘긴 것은 반창고와 연고였다. 아마 어제 저에게 많이 미안했던건지 쑥쓰러운듯 뒷 머리를 긁적였다. 그런 세훈의 마음씨에 감동한 경수는 세훈에게 귤이나 먹고 가라며 세훈을 집 안으로 끌어들였다. 세훈이 극구 거절을 해왔지만 경수는 딴에 어른이라고 씁! 어른이 하는 말 안 들으면 혼나! 라고 별 무섭지도 않은 겁을 줬다. 그런데 세훈은 그게 또 무서웠는지 결국 경수의 집에 발을 들였다. 여기서 잠시 서열을 정리하자면.
종인>찬열>>>>>>>>넘사벽>>>>>>>>>>>>>>>>>>>>>>>>>>>>>>>>>>>>>>>경수>>>>>>>>>>>>>>>세훈
이었다. 경수는 세훈에게 거실에서 잠시만 기다리라고 하고 자기는 차나 한 잔 타 온다며 부엌으로 들어가 버렸다. 부엌에서 커피포트의 물 끓는 소리가 들렸다. 세훈은 제 눈앞에 보이는 신형 노트북을 보고 살짝 노트북을 열어 보았다. 완전히 꺼지지 않았던 노트북이 대기화면 모드로 돌아가 있었다. 경수가 뭘 하고 있었는지 괜히 궁금해진 세훈이 dodo0112 사용자를 클릭하자 비밀번호도 걸려 있지 않아 바로 화면이 떴다. 그러자 눈 앞에 보이는 것은 메모장이었다. 제목은 12인의 초능력자들…. 평소 판타지 소설을 많이 읽는 세훈은 순간 머릿속에 한 작가의 이름이 스쳐 떠올랐다. 몇년 전, 제가 꽤 흥미롭게 읽었던 「Careless」의 저자 도경수…. 성씨가 특이해서 쉽게 기억이 났다. 설마…?
유자차를 열심히 탄 경수가 쟁반에 유자차를 담아와 거실로 나왔다. 세훈이 제 노트북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자식, 내 작품을 보고 감탄하는 건가…? 탁자에 쟁반을 내려 놓고 세훈의 옆에 앉은 경수가 괜시리 뿌듯해져 세훈을 툭툭 쳤다.
"뭐해?"
"형, 형 설마. 작가예요?"
"어? 으, 응…. 근데 왜…?"
"헐. 형, 대박."
세훈이 눈을 빛내며 경수를 존경의 눈빛으로 바라봤다. 당황한 경수가 세훈에게서 조금 떨어졌다. 왜, 왜그래…. 그러나 세훈은 더 가까이 다가와 덥썩 경수의 손을 잡았다. 형, 부탁 있어요! 점점 제게 밀착해오는 세훈에 경수가 침을 꿀꺽 삼켰다. 이, 이게 뭐지…!
"……뭐, 뭔데 그래. 이, 일단 좀 떨어져서…."
경수는 뭔가 오해를 해도 한참이나 오해를 하고 있었다. 이미 등 뒤에서는 식은 땀이 삐질삐질 흐르고 있었다.
"형, 제발 저 싸인 한 장만 해주세요! 제발!"
허튼 기대와 망상은 항상 경수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불쌍한 우리 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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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로션입니다!ㅠ^ㅠ 요새 여러분들의 사랑을 무럭무럭 먹고 자라나고 있습니다ㅠㅠ....! 사랑합니다 여러분 하트하트핱ㅠㅠㅠㅠㅠㅠㅠㅠㅠ 초록글 가면 너무 뿌듯해요ㅠㅠㅠㅠㅠ열심히 할게요! 아 글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 저 생일이예요!!!!!! (몇 번 말하는지 모르겠는데 기분이 너무 좋아서..죄송..자랑하고 싶었어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오늘 좀 길게 쓴 듯......? 아, 아닌가요..허허.. 2차 암호닉 우유 낭랑찬혤 토너 변기덕 카디공주 엘모 이니스프리 지나가던 나그네 봉지 개구리 콩콩이 몽쉘 찌롱이 르에떼 꽃게 남빠 쿠쿠 황쯔타오 이경 도경아 김기범 핫삥꾸 김준면 김종대 수연누나 도도하디오 새싹 나니 커피 됴됴해 정한해 스마트폰 딸기쨈 도라지 치즈 차니 건강쌀 오일 내남성김성규 린다 됴들됴들 뿌뀨뿌뀨 쿠션 변백현발바닥 bs듀엣 몽텐 여어- 수염 앙금 워더 김종인워더 빵떡 배추 녹차 라면 용자 됴종이 도경수 빙구 혼전순결 스킨 바나나 장예흥 방울 아이폰 용가리 사물카드 토끼 꽥꽥 라벤더 이야됴 스킨 딸기밀크 귤 동글이 불로장생 김첨지 수분크림 호현 카디백만세 킬러 푸존 +) 예전에 암호닉 있었는데 사라진거면 정리 당하신 거에요ㅠ^ㅠ... * 암호닉 신청은 당분간 받지 않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