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와 나
A: 내겐 너무 버거운 보스
***
탕- 탕-
날카로운 총 소리만이 어둡고도 높은 건물에서 울렸다. 의문에 총에 맞은 늙은 남자는 무릎을 꿇은채 죽고야 말았다. 그리고 그 의문의 총을 쏜 사람의 입꼬리는 올라가 있었다. 그 사람은 남자의 시체를 곱게 눕히고는 떠져있는 눈꺼풀을 내려주었다. '죽어서는 제발 착하게 사세요'라는 말을 남기고는 말이다. 달빛이 온통 유리로 이루어진 방안으로 들어왔다. 어두워 보이지 않았던 사람의 실루엣이 보이는 순간이었다. 이런 짓을 하는 거 치고는 굉장히 작고 마른 몸이었다. 그리고 여자였다. 딱 직각인 어깨와 잘록한 허리를 타고 마르고 길게 뻗은 다리와 낮은 구두. 그리고 결정적으로 긴 머리. 여자였다. 그 ##여자의 이름은 김여주. 여주는 남자를 처리하고는 방안을 뒤졌다. 그리곤 액자 뒤에 놓여있던 금고를 열어 안에 있는 금괴들과 서류를 가지고 조용히 그 방을 나섰다. 그리고 얼마가지 않아 건물을 빠져나왔고, 아쉽게도 여주가 건물을 빠져나왔을 때 건물에서 비상 사이렌이 울렸다. 아쉽게도 그들은 한 발 늦었다.
"어서 타!"
"아 석진오빠... 왔어요?"
"수고했어- "
"헤헤 아니에요"
방금전까지 끔찍한 일을 한 사람이라고는 보이지 않게 해맑게 웃는 여주였다. 그리고 그녀를 데리러 온 사람은 남자였다. 그의 이름은 김석진. 김석진은 여주를 보며 안도의 한숨을 셨다. 아무리 일을 잘하지만 그녀는 여자였다. 물론 가끔 너무 아무렇지도 안다는듯이 표적인 사람을 죽이지만...
"...보스는요?"
"말도 마. 오늘 내내 저기압"
"...지금은요?"
"... 그 여자 만나고있어"
석진의 입에서 '그 여자'라는 말이 나오자 묘하게 얼굴이 굳어졌다. 그런 여주의 표정을 캐치한 석진은 한숨을 내셨다. 보스. 그들이 말하는 보스의 이름은 전정국. BTS 그룹 회장이다. 사실 BTS 그룹이 큰 대기업이긴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마치 조직처럼 생활하고 활동을 한다. 그런 그들의 보스가 유일하게 망가지고 이성대신 감정을 보이는 대상은 바로 석진의 옆에 있는 김여주라는 여자때문말고는 설명할 수가 없다. 물론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들 모두가 그렇게 느낀다. 보스가 기분이 좋으면 여주와 좋은 일이 있었던 것이고 보스가 기분이 안좋으면 여주와 안 좋은 일이 있었던 것이다. 물론 아쉽게도 정작 그 대상자인 여주는 전혀 모른다. 평소에 눈치도 빠른데, 이상하게 이 사랑과 관련된 눈치는 정말 없는 여주였다. 그렇기에 답답하다. 이걸 남이 알려줄 수도 없는 노릇이고...
"... 그 여자는 갑자기 왜요?"
"나도 몰라... 암튼 지금 룸에서 술마시고 있을거야 아마"
"하- 룸이요? 룸? 언제는 둘이 같은 공간에 있는것도 싫다고 해놓고선..."
룸이라는 말에 약간은 화를 내는 여주였다. 그 여자라하면 오래전부터 보스, 전정국을 노리는 여자다. BTS 그룹보다 한 순위 아래이자 라이벌 회사인 카센 그룹이었다. 거기다 더 화나는건 보스의 첫 애인. 어떻게보면 첫사랑이 바로 그여자이기 때문이다. 그 여자는 자신의 아버지에게 정보를 주기 위해 정국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하고 정보를 빼내다가 결국 정국을 진짜로 좋아하게 되었다. 물론 그 중간에 정국에게 걸려 냉정하게 헤어짐을 당했지만... 이 일은 모두 여주가 들어오기 전에 일어난 일이다. 그러다 여주가 들어온 그 해 겨울 무렵, 그 여자는 다시 찾아왔다. 정국을. 오랜만에 보는 여주의 감정적인 모습에 석진은 놀랍다가도 이내 웃으며 말했다. '보스. 저한테 진짜 잘해야합니다. 아셨죠?'
"보니까 오늘 기류는 심상치 않던데..."
"..."
"잘하면 눈맞고 보스 방까지 갈거같아"
"..."
"뭐 잘된 일이기도 한건가... 차라리 둘이 확 잘되버리면 한동안은 조용할테니..."
"...밟아요 빨리"
"뭐?"
"아씨- 빨리 밟으라고요! 나 화장실 급해요!"
풉- 누가봐도 질투인 것을 그저 화장실이 급하다는 이유로 둘러대고는 빨리 가라는 여주의 모습에 석진은 웃음이 나왔다. 눈에서 살벌한 레이저가 나오는걸보고 살짝 걱정이 되기 시작한 석진이었다. 그러다 곧 사라졌다. 어차피 저렇게 열을 내도 막상 보스 앞에 서면 그저 수줍은 소녀로 변신할 테니
***
똑똑똑-
"보스 김여주입니다. 들어가겠습니다."
여주는 심호흡을 했다. 빨리 서둘러서 뛰어온 것을 애써 감추기 위함이었다. 문을 두드리고 아무 대답도 없자 여주는 한숨을 쉬고 떨리는 손으로 문을 열었다. 역시나- 그 여우같은 여자는 정국의 옆에 앉아 연신 유혹을 하며 ##정국의 다리를 쓰다듬고 있었다. 옷은 눈쌀이 찌푸려지게 대놓고 섹스어필이라도 할려는듯 가슴쪽이 깊게 파여져 있었다. 내가 들어서자 여자는 오히려 비웃으면서 더욱 깊게 손을 옮겨 정국을 유혹했다. 여주의 눈길은 이내 정국에게도 옮겨졌다. 정국은 대놓고 하고 있는 여자의 유혹은 신경도 안쓰이는지 그저 여주만을 응시했다. 그러곤 웃으면서 말했다.
"이제 그만 나가지"
"...그럼 보스. 일이 다 끝나시면 불러주세요. 저는 가보겠습니다."
여주는 정국의 말에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결국 보스도 남자였던건가. 저런 여자의 값싼 유혹에 넘어가다니... 여주는 애써 눈물이 나오려는것을 억제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정국에게 말을 남기곤 룸을 나갈려고 했다. 자신을 비웃는듯한 여자를 한번 쳐다보고서는 말이다. 한번쯤은 자신도 저 여자처럼 대놓고 정국을 유혹하고 싶었다.
"아니, 여주 너 말고 그쪽. 너 가보라고"
"..."
정국의 말에 여주는 다시 뒤돌았다. 그리곤 그 여자는 화를 참는 표정을 짓고는 이내 여주를 치고서 자신의 경호원들과 룸을 빠져나갔다. 이제 룸 안에는 정국와 여주, 둘 뿐이었다. 여주는 심호흡을 하고 입을 열었다.
"보스께 임무 보고를 하겠습니다. 일단 KS 그룹 회장을 처리했습니다. 사용한 총알은 총 두 발, 모두 급소에 정확하게 맞혔습니다. 그리고 그 방안 금고에서 금괴들과 서류를 발견하였고 그것들 모두 석진팀장님께 드렸습니다. 그럼 이상 보고를 마치겠습니다."
"..."
"...그럼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보스"
여주는 아무 반응 없는 정국을 뒤로 하고 룸을 빠져나왔다. 아니 빠져나올려고 했다. 눈깜짝할 사이에 정국은 여주의 손목을 잡고 끌어 당기더니 자신이 앉아있던 소파에 여주를 눕히고 그 위에 정국, 자신이 올라가 여주를 위에서 내려다보았다. 물론 여주의 하얀 얼굴은 금새 빨개졌다.
"보...보스... 이게 무슨... 얼른 비켜주십시오!"
"...후- 얼굴 좀 보자- 오늘 하룻동안 못 봤어 나"
"... 매번 보는 얼굴 뭐가 예쁘다고 얼른 비켜주십시오!"
"맨날 봐도 예쁜데 당연히 봐야지! 가만히 있어라! 거역하면 퇴출이다."
퇴출이란 말에 여주의 정항하는 몸짓은 없어졌다. 정국은 그런 여주의 모습에 기분좋게 웃고는 여주를 쳐다봤다. 아니 관찰했다. 눈, 코, 입을 하나하나 뜯어보듯이 관찰하였다. 그리곤 여주의 가는 허리에 팔을 감고는 여주를 안았다. 여주는 자신도 모르게 숨을 참았다.
"풉- 숨 셔라- 죽는거 보기 싫어"
"...네 보스"
"전에는 이 정도로 안았을때 딱 맞았는데 지금은 좀 남네... 살 빠졌구나"
"... 저보다 더 잘 아시네요. 보스는"
"당연하지. 내가 누군데"
정국은 뿌듯해하면서 이내 여주의 허리를 더욱 꽉 안았다. 그러고는 잠에 들었다. 여주는 두근거리는 심장에 의해 잠에 들기 어려웠지만 이내 잠에 빠져들었다. 부하직원 한명이 문을 발칵 열고 들어오다가 이내 둘을 보고 깜짝 놀라며 다시 나갔다. 그리고 이내 다시 문을 조금만 열고 둘을 몰래 관찰했다. 내일은 회식을 할 거 같아 기분이 좋았다.
***
아기상어입니다!
조직물입니다...ㅎㅎㅎ 정국이가 보스고 직진하는 보스인걸 보고싶었습니다..ㅎㅎ
많이 기대해주세요!
(!!!암호닉 받아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