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박보검]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있어 06
“ 여주씨. ”
언제부터 있었던건지, 어디서부터 보검과 내 이야기를 들은것인지.
내 이름을 부르며 갑자기 나타난 해인에 의해 보검과 나는 더이상 이야기를 이어가지 못했다.
“ 여주씨. 데려다 줄게요. ”
정해인은 은근슬쩍 내 손목을 잡고 자기쪽으로 잡아 끌었다.
보검의 시선은 자연스레 정해인이 잡은 내 손목으로 향한 뒤,
정해인을 쳐다본다.
“ 그 손 놓죠. 정해인씨. ”
화난듯한 보검의 목소리.
난 갑작스런 해인의 등장에 놀라 해인을 쳐다보다가 화난 듯이 들리는 보검의 목소리에 보검을 쳐다봤다.
나는 왜인지 보검의 눈치가 보여, 내 손목을 잡고 있는 해인의 손을 빼려 했지만,
정해인은 더욱더 손목에 힘을 가해 안 놔줬다.
“ 놓기 싫다면요? ”
어두운 곳이라 제대로 보이진 않지만,
지금 정해인의 표정은 어떤 생각을 하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박보검 표정 또한 알수 없는 표정을 짓고 있어 어떤 생각 하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보검이 표정을 읽을 수 없었던 적이 없었는데...
“ 김여주. ”
정해인을 쳐다보고 아무 말도 안하던 박보검이 나를 쳐다보며 나를 불렀다.
“ 대답해 김여주 ”
“ 김여주씨에게 명령조로 말하지 마시죠. ”
“ 김여주 ”
“ 여주씨. 집까지 데려다 줄게요. 가죠. ”
정해인은 내 손목을 놓아줄 생각이 없는 건지 점점 힘이 더욱 들어가있었고,
박보검은 그런 정해인이 신경 쓰이는 건지 인상을 찌뿌린다.
“ 지금 둘다 뭐하는 겁니까? ”
박보검과 정해인 사이에서 조용히 상황판단을 하고 있던 내가 입을 열었다.
“ 일단 정해인씨. 제 손목 놔주세요. 아프네요. ”
“ 아... 죄송해요 여주씨. ”
일단 피가 안 통하는 손목부터 풀고자 정해인에게 손목 놔달라 하니,
미안하다며 손목을 놓아주는 정해인이다.
“ 그리고. 박보검, 그만해. ”
“ 여주야... ”
“ 내 이름 부르지마. 내가 그만해달라고 했잖아. ”
“ .... ”
내말에 적잖이 충격을 받은 듯한 보검.
“ 그리고, 해인씨 저 혼자 갈게요. 안 데려다 주셔도 되요. 그럼 이만. ”
정해인도 놀란 눈으로 쳐다본다.
나는 박보검고 정해인. 둘을 뒤로 한 체 집을 향해 걸었다.
걸으면 걸을 수록, 내 머릿속엔 아까전 보검과의 키스.
그리고, 보검이 나보고 이기적이라고 했던 그 한마디가 계속 맴돌았다.
오랜만에 했던 보검과의 키스였다.
그리고, 그리웠고 그동안 애타게 원했던 보검과의 스킨쉽이었다.
그동안 했던 보검과의 스킨쉽, 키스와는 다르게 오늘은 너무 싫었다.
최악이었다.
이렇게까지 보검이와 키스했을 때 그 기억을 지워버리고 싶을정도로 싫었던 적이 있던가?
‘ 아니. 여주야 너가 이기적이야. 난 괜찮다고 했잖아. 너가 너 힘들다고, 날 버린거잖아. 난 괜찮다고 했잖아. 아무것도 아니라고, 너면 다 해줄 수 있다고. 너 하나면 되는데 뭐가 문제야. ’
난 헤어진지 1년이 지난 지금 갑자기 나타난 보검이 때문에 더욱 머리가 복잡했었다.
그리고, 다시 나를 잡으려 하는 보검이가 나를 더욱 힘들게 하는 보검이가.
내가 힘들어 하는 것을 알면서 이해 못 해주는 보검이가 이기적이라 생각했다.
적어도 나에겐 큰 짐이 되었고, 보검이의 행동 하나하나가 나에겐 죄책감으로 다가오니.
그만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크다보니. 보검이의 호의가 나에게 주는 벌이라 생각이 들어서 그랬었던 것 같다.
근데 보검이에게는 자꾸만 피하려 하는 내가 이기적으로 보였던 것 같다.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자기가 가장 힘들어 했던 행동을 내가 했음에도 불구하고,
보검이는 자기 자신에게 기대라 했다.
보검이는 내가 용서가 되나 보다.
어쩌면 그때 그 당일에 나를 용서 했을 것이다.
내가 나를 용서 못 했을 뿐 ...
집 앞에 도착했다.
항상 아무렇지 않게 들어섰던 우리집인데,
오늘따라 들어가기 싫었다.
들어가면, 보검이와 내 사이를 이렇게 만들어버린.
내가 나를 용서하지 못하게 만든 장본인인 아빠가 있을테니까.
집앞에서 들어가길 망설였다.
보검아 난 아직 우리 아빠가 너무 미워.
내 아빠조차도 난 용서가 안돼는데.
내가 날 어떻게 용서하고, 널 어떻게 봐 보검아.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있어/
(해인시점)
슬픔과 불만으로 가득찼던 남자아이에게 처음으로 손내밀며 다가온 여자아이가 있었다.
어른들은 남자아이에게 손가락질을 해왔고,
또래 친구들은 남자아이를 피했다.
처음에 다가왔던 또래 친구들도, 주변 어른들 떄문에 자연스레 멀어졌다.
남자아이는 항상 혼자였다.
먼저 손내민 여자 아이만 빼고, 다 남자아이를 피했었다.
“ 야! 여기 혼자서 뭐하냐! 나랑 놀자! ”
남자아이에게 먼저 손 내민 여자아이는 주변 시선을 신경쓰지 않았다.
주변 친구들이 ‘ 야 쟤랑 놀지 마래. 쟤 엄마, 아빠 없데. 그래서 못 된짓만 하는 애래! ’ 말도 안돼는 루머를 여자아이에게 말했었다.
하지만 여자아이는 ‘ 야! 그런말 하는거 아니야! 이 세상에 못된 애는 한명도 없댔어! 너희들이 나쁜거야! 친구 따돌리는 거 아니랬어!!! ’라고 아무말도 못하는 나 대신해 말했다.
그 여자 아이는 항상 당돌했고, 해맑았고, 순수했다.
그래서 주변에 친구들도 많았다.
그 당시 불만만 많고, 슬픔으로 가득찼던 어린 남자 아이는 여자 아이를 혼자 사랑했다.
그때부터 남자아이의 삶이 바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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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슨 생각 하는데 그렇게 표정이 울 것 같아요? ”
시간이 흘러, 나는 직장에서 그 여자아이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나는 단 한번도 잊은 적 없었던 여자아이이기에,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보자마자 여자아이를 알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여자아이는 나를 잊은 것 같다.
나를 알아 보지 못했다.
어렸을적 어린아이는 항상 밝았지만, 지금 내 앞에 있는 이 여자는 같은 사람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우울해 보였다.
예전 그 밝은 모습이 보고 싶었다.
내 첫사랑.
내 첫친구.
그게 바로 김여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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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오늘 분량 죄송해요...
본격적으로 다음화때 해인이 시점 쓰려고 하면 여기서 끊어야 딱 알맞을것 같아서요ㅜㅜ 흑흑
이제 해인이 시점 나오면 삼각관계 딱 ! 기대해주세요ㅜㅜ
업로드 느려서 죄송해요 ㅜㅜ 제가 제 개인적인 일때문에 바쁘다보니 글 쓸시간이 없네용 ㅜㅜ 최대한 시간날때마다 써서 가져올게요!
댓글 써주는 이쁘니 내가 많이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