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사귄 남자친구랑 헤어지려고요 w. 워너워너
댓글에 [암호닉] 신청해주세요! 모든 암호닉은 이번 화에 적힌 암호닉으로 정리하겠습니다 ❤️
다름없는 나날들이 다시 반복되었다. 하지만 그 중 가장 달라진게 있다면, “저 사람이 그 사람이래.” “아 그 어장관리?” “어, 저 선배가 같이 있는 남자가 매일 바뀐대” 나를 향한 속닥거림이었다. 인간의 시기와 질투, 괜한 호기심과 의문점은 유치한 소문을 낳고 한 사람에게 프레임을 씌운다. 그리고 그게 지금 내 꼴이 된듯 하다. 학교에서 꽤나 많은 이성들의 관심과 동경의 대상인 옹성우와 김재환을 내가 꼬셨다, 어장관리를 한다, 뭐 이런 말들 말이다. 하지만 나는 뭐라 해명할 힘도, 자신도 없었다. 두 사람 모두에게 여지를 둔 건 나고 내 마음의 방향이 헷갈리다는 이유로 한 쪽에게 상처를 줬다는 건 명백한 사실이기에. 들려오는 아이들의 속삭임과 눈총을 그저 침묵으로 반응했다. 피곤해, 붉게 충혈된 눈을 비비며 한숨을 내쉬었다. “근데 그 두 사람 친구아니었어? 여자때문에 친구 잃었네.” 화가났다. 나는 나를 좋아해달라고 한 기억도 없고, 그들 중 누구 하나를 작정하고 꼬실 마음도 없었다. 심지어 지금의 나는 스스로가 끌리는 대로 따라가지도 못 하고 있는데? 웃기게도 가장 먼저 든 감정은 억울함이었다. 당장이라도 나에 대한, 그리고 옹성우와 김재환에 대한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다니는 사람들과 한 판 크게 하고 싶었지만 나로 인해 그들에게 악영향이 갈까싶어 꾹꾹 눌러 참았다. 아, 나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난걸까. 억울함 다음에 밀려온건 자괴감과 죄책감이었다. 아니 내가 뭐라고? 평범한 일상에 던져진 부정적인 관심은 나에게 너무 큰 짐이 되었다. “야 내기하자. 성우 선배랑 될까, 아니면 재환 선배랑 될까?” “둘 다 안 된다는 없냐?” 저희들끼리 키득거리며 나와 관련된 이야기를 도마 위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아마 나는 저 친구들을 비롯한 수 많은 아이들의 안주거리가 되겠지. 당연한 레퍼토리에 머리가 아파온다. “후배 그 내기 나도 하면 안 되냐.” 그때 저희들끼리 속닥거리던 후배들에게 어깨동무를 하며 말을 건네온건 효주였다. 효주의 등장에 당황한듯 눈동자를 굴리는 그들의 모습이 내 시야에 담긴다. “응? 나도 하면 안 되냐고 묻잖아. 이기면 뭐 줘?” 효주는 후배들을 향해 이를 갈며 비꼬았고 그들은 결국 죄송하다고 웅얼거리며 바쁘게 과방을 나갔다. “너 이런 취급받고 다녀?” 좆같네. 효주는 인상을 잔뜩 찌푸리며 나를 향해 다가왔고 나는 그런 그녀를 향해 어색하게 웃었다. 그러게, 내 어정쩡한 대답에 효주는 크게 한숨을 쉰다. “짜증나” “네가 왜.” “네가 가만히 있잖아. 답답하게” “그러게. 인생...” 효주는 여전히 내 대답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녀는 휴대폰 화면에 의미없이 스크롤을 올리는 내 손을 제지했다. “그래서 어쩔겨” “..뭐가” “왜 혼자 제일 힘들어 해. 너 잘못한거 없어, 그게 뭐라고.” 그러게 이게 뭐라고. 기분 엿같네. 효주는 나의 손을 꽉 잡아오며 말을 이어나갔다. 어느 쪽이든 마음 정리 잘 해. 안 그러면 너 진짜 나쁜 애야. 알았지? 내가 쉽게 대답을 하지 않을 거라고 짐작한 효주는 그 말을 끝으로 과방을 나갔다. 히터가 고장난 과방 안에는 열려진 틈새 사이로 스며든 냉기가 맴돌았다. 효주한테 답을 주지 못 한 이유는 단 하나다. 그녀는 나를 너무 오랜 시간동안 보아왔기 때문. 옹성우때문에 힘들어 울던 시간을, 그리고 그랬던 나를 두 눈 뜨고 지켜봤던 효주다. 그녀가 나를 이해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다. 아니다, 어쩌면 그 이유가 아닐지도 모른다. 내가 그녀에게 내 마음을 말 해봤자 아무것도 달라질건 없었기 때문에 말하지 않았다. 내가, 내가 해야만 한다. 입술을 한 번 축이고는 핸드폰을 켜 꾹꾹 자판을 눌렀다. 수신자는 김재환이었다. 지금 시간있어? 오후 3:48 냉기가 나를 감싸고 돌아 오한에 몸이 떨렸다. 다시금 미안함이 내 어깨에 앉아 나를 무겁게 만들었다. 문자를 보낸 후 얼마 가지않아 걸려온 재환의 전화에 5시쯤 공원에서 보자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너를 정리하기에는 내게 주어진 한 시간이 너무 짧았다. 사실 재환이가 미웠다. 정말 아주 나쁜 생각인데 나는 가끔 재환이를 미워했다. 그 누구보다 나를 따뜻하게 바라봐주는 그 눈빛에, 그 진심어린 목소리에 흔들림이라는 바람을 느낄 때엔 특히나 더 했다. 그냥 흔들려볼까, 너무 힘들 때에는 이런 생각도 했다. 과연 그가 옹성우 친구가 아니었다면 나는 그런 그를 아무렇지도 않게 만날 수 있었을까.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은 사실 잘 모르겠다. 그가 누구와 관련되어 있어서 만나지 못 했던게 아니라 이미 내 마음 속에 누군가 있기 때문에 쉽게 마음 잡지 못 한게 아닐까. 김재환과 만나기로한 시간보다 30분이나 더 일찍 나와 텅 빈 공원에서 그를 기다렸다. 괜히 손을 꼼지락 거리다가 손끝이 찬 바람에 다 텄다. 어느새 겨울이 한 발자국 더 가까이 와있었고 입을 열때마다 뿌연 입김이 나왔다. 그렇게 혼자 발로 돌을 차며 생각을 정리하는데 느껴지는 익숙한 목소리, ㅇㅇ야 라며 나를 부르는 김재환에 고개를 돌렸다. 시계를 보니 약속 시간까지 아직 20분이나 남은 시간. 추위에 코 끝이 빨갛게 물들어 훌쩍이며 나를 부르는 김재환을 보니 마음이 아렸다. “왜이리 빨리 왔어.” “지는...” 그는 제 목을 긁으며 민망한 듯이 웃었고 그런 그를 따라 나도 살짝 웃었다. “나한테 할 말이 있는거지? 네가 나 부른건 처음인데.” 김재환의 말에 목 안이 턱하니 막혔다. 이제와서 생각해보니까 나는 잔인할만큼 내 생각만 해왔구나. 내가 헷갈리다는 이유로 그를 피했고, 상처를 줬고. “김재환.” “봐봐. 할 말 있는거 맞지.” “재환아.” “...” 울컥, 그와의 첫 만남이 생각났다. 내가 우울해할때엔 항상 너가 나를 웃겨줬었지. 가끔은 소름돋을 정도로 옹성우와 같은 버릇이 있는 너에게 복잡한 감정도 느끼며. 너는 정말로 멋진 친구였다, 나에게. 그를 부르는 내 목소리에 재환이는 잠시 침묵을 유지하다가 이내 입을 열었다. 응, 듣고있어. 언제 들어도 너의 목소리는 나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 이제는 너의 그 어떠한 것도 느끼지 못 하겠지. “너 진짜 멋진 애인거 알지.” “..당연하지” 여전히 땅 끝만을 응시한 상태로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부쩍 추워진 날씨에 코 끝이 시려왔다. “나를 좋아해줘서 고마워” “...” “난 그렇게 대단한 애도 아닌데 대단한 너한테 그런 관심을 받았다는게” ..그냥 고맙다고, 가문의 영광이야. 말을 겨우 끝내고는 마른 입술을 축였다. 그리고 힘들게 목 넘어로 침을 삼켰다. 목 끝이 따가웠다. “근데,” “...” “..이제 너한테 그만 고마워하고 싶어” “...” “그만 미안해하고 싶어..” 처음으로 뱉어낸 진심이었다. 다 그만하고 싶었다. 지금 다시 옹성우를 향하는 내 마음도 그만하고 싶었고, 나를 바라봐주는 김재환의 감정도 그만두게 하고싶었다. 완벽한 이기심이었다. 철저히 개인적이었다. 그래, 나는 이정도 밖에 안 되는구나. 그들의 관심을 받기에는 내 그릇은 좁고 작았다. 힘들어, 이 관계를 그만하려는 이유는 내가 힘들다는 이유 그게 다야. 내 자신이 미워졌다. “..미안해” 미안해, 정말 미안해. 이또한 진심이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감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있는 나였다. 너의 진심을 내 의지로 꺾게 하고싶지 않았는데 내가 정말 미안해. 너를 볼 때 다른 어떠한 감정보다 ‘미안함’이 가장 먼저 든다는 걸 알아차린 순간부터 나는 너를 보기 힘들었어. 거의 울먹이듯 말을 이어나가는 나를 아무런 말도 없이 묵묵히 바라봐주던 재환이었다. 끝까지 지독하게 남 생각만 해주는 그런 착한 아이. “..우리 그냥 친구로 지내면 안 될까” “ㅇㅇ야” 나의 독백 후에 처음으로 그가 입을 열었다. 많이 들어온 내 이름인데 왜이리 낯설던지. 그의 목소리에 오만가지 감정이 묻어나있었다. “두 사람 중에 한 사람이라도 다른 감정을 가지고 있으면” “...” “친구는 못 하는거야.” 재환이는 쓰게 웃으며 나에게 말을 했다. 미안해. 그의 아픈 웃음을 보자 그제야 참았던 눈물이 터졌다. 웃긴 일이다. 정말 내 자신이 웃기게 되는 상황이다. 제 감정에 못 이겨 울음을 터트리는 꼴이라니. 하지만 이또한 어쩔 수가 없었다. 내가 상처를 주기엔 김재환은 너무 따뜻했다. 소매로 우악스럽게 눈가를 비비는데 들려오는 김재환의 울지말라는 말 한 마디가 뭐가 그리 슬프던지. 담담한 그의 어조가 나를 울리고 있었다. “내가 미안해.” “...” “추우니까 밖에 오래 있지말고. 알았지?“ “...” “..나 먼저 가볼게.” 소매로 가려진 시야 끝에서는 김재환이 발길을 돌려 나와 멀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아, 이렇게 또 한 사람을 잃는구나. 멀어진다는 사실은 언제나 아프다. 이제 너를 보지 못 하겠지. 너와 함께 한 시간은 고마움과 미안함으로 가득했었다. 오늘 밤은 달이 길어질듯 하다. 재환아, 잘 지내 7년 사귄 남자친구랑 헤어지려고요
이건 불공평하다. 너를 보고난 그날부터 주구장창 이 생각만 했다. ‘불공평’ . 내가 너를 조금만 더 일찍 만났다면 나에게도 기회가 있지 않았을까. 도전도 해보지 못 하고 그저 멀리서 바라보는 건 꽤나 고통스러운 일이다. 너의 말을 듣기 전 부터, 아니 어쩌면 너를 좋아하기 시작했던 그 오랜 날 부터 나는 알았을 지도 모른다. 나는 너희 둘의 관계에 끼어들 수 없다는 걸, 이 게임의 승부는 이미 정해져 있다는 걸 승패가 정해진 게임을 하는 건 흥미가 없다. 그리고 재미도 없고, 의욕도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겁없이 바둑돌 하나를 집어 들었다. 이 위험한 불길에 대담하게도 뛰어들었다. 결과는 이미 정해져 있는데 내가 왜 그런 무모한 도전을 하였는지, 왜 내가 서로에게 상처주는 선택을 이기적이게 택하였는 지 나도 모르겠다. 친구도 잃고 싶지 않았고 사랑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나는 나답지 않게 충동적이였다. 나의 이기적인 마음이 너도 힘들게 했고 성우도 힘들게 했고, 그리고 나 자신도 힘들게 했다. '재환아.' 네가 내 이름을 불러 준 건 처음이였던 거 같았는데 나는 그 순간 불안해졌다. 그 와중에 떨렸던 내 자신이 얼마나 비참했는지 넌 모르겠지. 그냥 차라리 평소처럼 야 아니면 김재환, 이라고 부르는 게 더 나을거 같았다. 불안함, 그 감정은 내가 너를 보고 난 이후로 쭉 느껴온 감정이니 꽤나 익숙했다. '나를 좋아해줘서 고마워' '...' '난 그렇게 대단한 애도 아닌데 대단한 너한테 그런 관심을 받았다는게' 겨울 바람이 차가웠다. 내 살갗을 칼로 째는 듯한 기분까지 들었다. 겨울 바람에 서린 너의 목소리는 흩날리는 진눈깨비 중에 가장 따스한 조각들이였다. 너는 애써 웃으며 나에게 말했고 너의 시선은 여전히 굳게 앞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냥 고맙다고,' '...' '근데,' '...' '..이제 너한테 그만 고마워하고 싶어' '...' '그만 미안해하고 싶어..' 너의 눈에는 이미 눈물이 맺혀 있었고 미안해.. 라고 낮게 읊조린 너는 제 팔목으로 거칠게 자신의 눈가를 비볐다. 울지마, 너의 어깨춤으로 손을 올리려다가 멈칫하고선 이내 갈피를 잃은 팔은 힘없이 축 늘어졌다. 난 너를 마음 놓고 위로해주는 그런 사이가 아니니까 ..내가 미안해 너를 다독여주는 대신에 내가 내뱉은 말이였다. 미안해, 너를 힘들게 해서. ..추우니까 밖에 오래있지마, 나 먼저 가볼게 이별아닌 이별이었다. 만남조차 없었는데 처음 느낀 이별의 감정이었다.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이제 너를 두번 다시 보지 못 하겠지, 찌질하게도 유치하게도 못난 사랑때문에 눈물이 날 거 같았다. 그리고는 너가 나를 보지 못 할 만큼 충분히 멀리 왔을때 그 유치한 눈물이 결국 흘러내렸다. 누군가는 나의 사랑을 배반이라 읽겠고 누군가는 순정이라 읽겠다. 하지만 나는 내 사랑을 본능이라고 읽어나간다. 처음으로 이성이 아닌 본능에 충실했던 시간들이었다. 처음으로 무언가에 간절했던 시간들이었다. 처음 느낀 사랑이었다. 좋아해줘서 고맙다고 네가 말했지? 근데 내가 더 고마워 너에게, 이런 나한테 그런 감정을 느끼게 해준 너에게. 안녕, 나의 첫사랑. 밤에는 눈을 감았다. 사랑해도 혼나지 않는 꿈이었다. -무화과 숲, 황인찬
더보기 |
안녕하세요 워너워너입니다. 와 7년옹이 어느덧 10회를 맞이했군요! 첫 연재가 일 년 전쯤일 터인데 이제야 10회... (민망) 오늘 화는 살짝 많이〈매우매우매우매우 많이ㅠ> 찌통이죠... 후엥 그래도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거 다들 아시죠? ㅠㅠ 아실거에요..... 눈물 후두두둑... 그리고 앞서 연재가 늦어진 점 죄송해요. 글잡을 쓰는 작가로서, 그리고 워너원을 너무 좋아하는 한 팬으로서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글 쓰기를 좋아해서, 그리고 워너원을 좋아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작품인데 이런 글이 어쩌면 아이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도 들고... 그런 속상한 일이 있고나서는 모든 행동이 조심스러워 지더라고요. (물론 그때의 문제는 빙의글보다는 다른 곳에 있다고 보지만.) 네, 지금까지는 연재가 늦었던 이유에 대한 변명이었습니다. 허허.. 여러분! 제가 즐거운 마음으로 글을 써내려가듯 여러분도 그저 즐거운 마음으로,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제 글을 읽어주시면 감사할거 같아요? 재환이는 7년옹에서 아주 찌통이었기에 작가의 사심을 가득 담은 번외편이 준비 되어있습니당! 아마 7년옹 완결 후에 상,중,하로 찾아올 듯 싶어요. 아, 7년옹도 완결이 다가오고 있슴당? 후엥 그리고 저의 개강도 다가오고 있네요... 아.... 싫다... 그럼 10회만에 정식으로 암호닉 신청 받겠습니다! [암호닉] 이렇게 써서 해주세욤 ?❤️ 기다려주신 모든 분들, 그리고 제 모자란 글을 읽으러 와주신 분들 오늘도 감사합니다. 항상 독자님들의 행복을 빌게요.❤️ bgm; 에디킴_긴 밤이 오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