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커홀릭 사내커플
by. 워커홀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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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밖에서 데이트를 하려는데, 마침 한강에서 불꽃놀이를 하길래 가자고 약속하고 과장님이 2시간뒤에 데리러 오겠다며 준비하고 있으라 함.
이제 날씨도 따뜻해져서 예쁘게 꾸밀수있는 선택의여지가 많아져 괜히 기분이 좋음.
화장도 평소보다 진하게 하고, 치마도 입고 구두를 신고 나갔는데 과장님은 벌써 도착해있었음.
맨날 날 기다릴때면, 담배를 피고 있었는데 오늘은 담배도 안피고있음.
"과장님, 왠일로 담배 안펴요?"
"어?"
"맨날 저 기다릴때마다 담배폈잖아요-"
과장님은 '그랬나-'라고 대답하며 나를 빤히 쳐다봄.
또 춥게입었다고 마음에 안들어하는건가 싶어 이상하냐고 묻자 고개를 저으며 '예뻐서-'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함.
물론 예뻐보이려고 꾸민거지만 아직도 과장님한테 직접 들으면 부끄러워서 숨어버리고싶음.
"또 부끄러워요?"
"......아니..자꾸..."
"예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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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타고 가면서 과장님 얼굴을 빤히 쳐다보다 깨달은건데, 오늘 안경을 쓰고 나왔음.
눈썰미가 안좋아도 이정도로 안좋은줄은 몰랐는데 안경쓴것도 모르고 있었다니.
"오늘 안경 쓰셨네요!!!!"
과장님은 신호에 걸려 차를 세우고, 나를 쳐다보더니 설마 이제 알아본거냐고 놀림.
"아까부터 알았는데, 이제 말한것뿐이에요"
"침이라도 바르고 거짓말하세요-"
머쓱하게 웃자, 과장님은 흘려말하듯 '안경쓴사람 좋다했잖아-'라고 함.
"그걸 어떻게 기억해요?"
"다 기억해요"
"저 너무 좋아하시는거 아니에요?"
"이팀장은 나 안좋아해요?"
"그건 아니고... 안경 얘기 진짜 오래전에 딴얘기하다 잠깐 말한건데.."
"안어울려?"
"잘어울려요! 완전 내가 상상하던 이미지에요"
"마음에 들면 됐어-"
.
불꽃놀이가 시작되고, 5분넘게 터지는 폭죽을 보면서 나는 계속 우와-, 오-, 짱이다. 그쵸? 하면서 감탄사를 연발하는데 과장님은 불꽃놀이를 안좋아하는건지 반응도 없고 별로 재밌어 하는것같지도 않음.
오늘따라 내 말에 집중도 잘 안해주고 불꽃놀이를 봐도 아무 감흥이 없어보이니까 컨디션이 안좋은가 걱정이 됨.
마주잡고있던 손을 놓고 이마에 손을 올려봐도, 열은 없음. 아픈건 아닌것같아 마음은 놓이지만 그래도 계속 신경쓰여서 집에가고 싶냐고 물으니까 또 아니라며 괜찮다 함.
괜찮다는데 뭘 더할수도 없어 그냥 계속 불꽃놀이를 보고있는데 과장님은 화장실 갔다온다면서 가버림.
속이 안좋은가-. 혼자 생각하고 그냥 자리에 서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는데 뒤에서 누가 어깨를 살짝 쳤음.
"저기,, 혹시 번호 좀 알수있을까요?"
나랑 비슷한 나이이거나, 조금 어려보이는 남자 한명이 번호를 물어봄.
"아....저 남자친구 있어요,"
"괜찮아요-"
? 남자친구 있다는데 괜찮다면서 계속 번호좀 달라고 핸드폰을 들이미는데 뭔가싶음.
그냥 무시하고 다시 몸을돌리자, 또 어깨를 치면서 '번호 주시면 안돼요?'라고 물음.
"남자친구가 싫어해요-"
단호하게 거절해도 계속 번호만 달라는 남자를 무시하자 좀 조용해져서 갔나보다 하는순간 누가 허리를 감싸안고 옆자리에 섰음.
"아니 저 남자친구 있다ㄴ,"
?
미친놈이 번호안준다고 성추행하는줄 알고 화를내면서 고개를 돌렸더니 과장님이 서있음.
과장님은 내 목소리에 놀라더니 눈을 크게뜨고 딱 ?하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봄.
순간 나도 너무 놀라서 허엉-하는 소리를 냄.
"남자친구있는거 알아요. 화를내고 그래"
"...아니.....누가 자꾸 번호 달ㄹ.. 아니에요"
번호달라는 미친놈인줄 알았다고 말하려다 과장님 표정을 보니, 말을 안하는게 좋을것같아 아니라고 무마시키려는데 이미 엎질러진 물임.
"번호 달래?"
".."
"남자친구 있다고 했어? 번호를 왜 달래? 좋아한대?"
"...아니.."
"남자친구 있다는데도 번호를 달래?"
"안줬어요.."
"미친놈이네"
"...."
"그니까. 내가 만났을때부터 알아봤어- 너무 예뻐서"
내말은 들리지도 않는지, 혼자 화를 내더니 갑자기 내가 너무 예뻐서 그런다는 말도안되는 소리를 함.
"그렇게 예쁘게 하고왔는데 누가 안좋아해요-"
"...제발요..."
"나같아도 번호달라 하겠다"
"..놀리는거죠?"
과장님은 울상인 나를 보더니 쪽- 소리가 나게 입을 맞추고 떨어짐.
그러더니, '아까줄걸' 하면서 주머니에서 반지를 꺼냄.
반지를 내 손가락에 껴주면서 '안경쓴것도 모르더니 반지낀건 끝까지 몰라-' 라고 말하는 과장님에 그제서야 과장님 손을 보니 똑같은 반지를 끼고 있음.
뭔가 커플링을 끼고 맞잡은 손을 보니, 우리가 진짜 사귀는구나-하는 생각에 살짝 울컥함.
살짝 눈물이 맺힌 내 눈을 본 과장님이 우는거냐면서 왜우냐고 달래주는데, 원래 달래주면 울음이 더 잘나온다는걸 증명이라도 하듯 폭풍오열 해버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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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장님은 중요한 프로젝트를 담당하게 되어서 요새 일이 엄청 많아짐.
반면 우리팀은 계속 평범한 날들이었기에, 나는 먼저 퇴근을하고 과장님은 늦게까지 야근을 하는 날이 잦아짐.
오늘도 과장님은 야근을 하고, 먼저 퇴근을 해서 저녁을 먹고 쉬려다가 아직까지 일하고있을 과장님이 안쓰러워 뭐라도 사다줘야겠다 생각하고 다시 회사로 감.
영업팀 식구들것까지 주전부리를 사들고 회사에 도착했는데 과장님이 화를 내는 소리가 들림.
회의실에 과장님이랑 다른 직원분 같은데 차마 들어갈 분위기는 아닌것같아 앞을 서성거리며 눈치만 보고있는데 마침 화장실에서 돌아오던 주팀장님을 마주침.
"이팀장님 퇴근하신거 아니었어요?"
"아..... 퇴근했다가, 뭐라도 사다드릴까하고..."
"오~"
"근데 분위기가.."
"아, 과장님 지금 엄청 화나셨는데-"
"아........"
직원 한명이 며칠째 보고서 작성을 엉터리로 해와서 참고참던 과장님이 오늘은 참지못하고 화를 내는 중이라 함.
회의실앞에 서서 주팀장님이랑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있는데, 한 10분정도 지났나 회의실 문이 열리면서 과장님이 욕을하며 나옴.
뒤에서 울먹거리며 나오는 직원을 쳐다보다 과장님과 눈이 마주침.
내가 왜 여기있냐는 눈치기에, '그.. 어... 간식....'이라며 말을 더듬으며 얘기함.
그정도로 화가나서 욕까지 하는 과장님은 처음보는 모습이었기에 너무 당황스러워서 말을 제대로 못하고있는데 과장님이 나가자며 나를 데리고 옥상으로 감.
"언제왔어요?"
"그..한..10분전..?"
"응"
무슨말을 해야할지 모르겠어서, 나 신경안써도 된다고 그냥 잠깐 들른거라고 말하려는데 과장님이 나를 끌어안음.
"안그래도 보고싶었는데-"
머릿속에 계속 아까 화를내던 과장님 모습이 떠올라 낯설었는데, 또 이렇게 나를 끌어안고 다정하게 말해주니 내가 알던 과장님으로 돌아온것같아 괜히 코끝이 찡해짐.
한동안 아무말도없이 끌어안고 있다가, 떨어진 과장님은 멋쩍게 웃으며 '나 원래 욕안해요'라고 말함.
기분이 조금은 괜찮아진것같아 나도 '영업팀원들한테 물어봐야 될것같은데-'라고 장난치자 고개를 흔드는 과장님임.
"내 말 못믿는건가-"
"아까 되게 찰지게 하시던데요"
"처음 해봤어요"
"에이"
본인이 말하고도 어이없었는지 웃는 과장님을 보니, 그래도 마음이 놓임.
"우리 과장님이 그렇게 화내면 진짜 회사 때려쳤을거에요"
"그정도는 아니었다,"
"그건 과장님 생각이죠-"
"....그런가. 그래도 이팀장한테는 화 안내잖아요-"
'제가 워낙 잘하니까요' 라며 뿌듯하게 고개를 끄덕이자 과장님은 그런 나를 보면서 아빠미소를 지어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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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장님과 얘기를하고, 사무실로 내려오니 조금 풀어졌던 사무실 분위기도 과장님의 등장으로 다시 얼어붙음.
다들 과장님 눈치만 보고있는게 느껴져서 내가 먼저 말을 꺼냄.
다들 간식이라도 드시면서 하시라고 전해주고 과장님보고 데려다달라는 핑계로 같이 사무실을 나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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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어무 늦은 업뎃에 너어어어어무 짧은 분량이죠..? 헷
tmi를 남발하며 핑계를 대보자면,,,, 저는 이번주에 개강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없어요....
저는 연영과 학생이기에... 워크샵으로 공연준비를 하다보면...하루가 끝나버립니다....
어떻게든 오려고 노력하고 있으나 소재도 생각이안나고 시간이 너무 없어서 못오고있어요...
핑계는 이만큼만 하고... 그래도 노력해서 길게 자주 올게요... 사랑합니다 독자님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