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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가지 약점 01
w.에픽
머리가 터질듯이 아파왔다.
온모의 털이 곤두서는 느낌과 속에서 실핏줄이 터짐과 동시에 뇌에 이상이 생긴것처럼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소리를 지르려고 해도 목소리는 커녕 숨조차 쉬어지지 않았다.
귀로는 무슨소리인지 모르는 혼잡한 소음은 고막을 찢을듯이 괴롭혔고, 마치 팔다리는 마비가 된것처럼 움직일 수 없었다.
이 지옥은 한번오면 적어도 30분에서 한시간 동안은 날 떠나지 않는다.
이제는 정말 한계인걸까.. 점점 내 몸이 이상해져가고 있다는게 너무도 잘 느껴져서 등뒤로 식은땀이 흘러졌다.
날이면 날로 초능력의 세기는 강해져갔지만, 한두달에 한번꼴로 오던 이 지옥이 이제는 일주일에 세네번씩은 오는 바람에
초능력은 커녕 진이 빠져 학교를 결석하는 날이 점점 많아졌다.
자신이 센티넬이라는 것을 알게된 내 부모는 나의 능력이 두려웠는지, 자취를 시켰다.
뭐.. 버리지 않은것만으로도 다행스럽게 여기는 중이라 그때 받은 상처도 점점 아물어 가는 중이었다.
부자인 집안, 남들보다 힘도세고, 나약한인간들이 감히 대적할 수 없는 존재이지만, 이런 센티넬에게도 약점은 있다.
바로, 자신의 가이드.
다른 센티넬들과는 다른 의미로 나에게도 유일한 약점은 김종인이었다.
내가 유일하게 믿는 사람, 내 안식처..
그런 종인은 나에게 약점 아닌 약점이었다.
*
누구보다도 종인에게 이 지옥을 말할 수 없었다.
각성을 하지 않으면 몸에 점점 이상이 생길거라는 그의 말에도
"난 아닌데?" 라고 그렇게 종인을 안심시켰다.
종인에게 죄책감을 느끼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한차례의 지옥이 끝났지만, 머릿속은 여전히 터질듯이 나를 괴롭혔다.
그러다 오늘도 학교에 가지 못한다고 연락을 취하기 위해 주머니에 있던 휴대전화를 꺼냈다.
11시 25분. 부재중 통화 33건. 문자 12건
이럴줄 알았다.. 나도 모르게 픽하고 웃음이 새었다.
지옥을 겪고 난 후에도 나를 웃게 하는 존재.
나에게 김종인 너는 그런 존재니까..
뚜르르..
뚜르르..
딸칵
-야!! 오세훈!! 너 안나오면 안나온다고 해야지. 어제도 안오고..
-스톱. 머리 울리니까 좀 조용히 말해.
-어디아파?
-아니. 자다 일어나서..
-그럼 학교 끝나고 나 너네집 가도됨?
-그러든가..
대답도 듣지 않은채 종료버튼을 누르고 침대로 휴대전화를 던져버렸다.
종인이 집에 와서 저를 각성시킬까 겁이 나긴 했지만, 어제도 그 지옥으로 인해 보지 못한 얼굴을
오늘도 보지 못한다면 자신이 직접 찾아갈까봐 허락해버렸다.
그리고 간절히 기도했다.
천국안에서 지옥이 찾아오지 않기를..
*
"야! 김종인 같이가.'
"나 오세훈네 집 가야됨. 오늘 같이 못가."
"나도 갈래."
"안되! 오세훈이 나랑 다른 센티넬 같이 있는거 싫어하는 거 알잖아."
"야. 어차피 난 각성 이미 한지 오래거든?"
"여튼 안되. 형은 민석쌤이랑 우리집 가서 놀아."
"오늘 당직이래. 학교에 있는댔더니 그러면 이번주 데이트 취소한다잖아~ 나 좀 놀아줘."
"루한형! 바보야. 센티넬인 놈이 가이드 하나 좀 잡냐? 한심하다,진짜."
"무슨소리야! 민석이 나한테 얼마나 잡혀사는데! "
"그럼 증거를 대던가."
"뭔 증거?"
"민석쌤이랑 학교에서 같이 당직서. 인증샷 필수. 하면, 내가 민석쌤 비밀 하나 알려 줄게. 우리 형이 좀 엉성하거든."
"콜!"
멍청한 놈..
모든 센티넬들은 다 오세훈 처럼 까칠하고 남들 무시만 하고 자신의 친구들을 제외한 모두에게 악당인줄만 알았는데,
그 편견을 깨준것이 바로 루한이었다.
형제로서 같이 가이드의 운명을 타고났지만, 민석과 저의 생각은 매우 달랐다.
민석은 호모포비아로서 절대 자신의 인생을 무자비한 센티넬에게 바치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런 와중에 루한을 만났다.
그것도 중국여행에서, 루한을 보자마자 형은 눈물을 글썽였다.
하지만, 나의 짝이 아닌 루한은 내 눈에는 보이지 않았다.
"형 왜그래?"
"나... 어떡해...."
"왜! 어디 아파?"
"아니.. 저.. 저기.. 센티넬..."
자신의 이야기는 어떻게 들었는지, 루한은 바로 고개를 돌려 형을 보았다.
그러고는 싱긋 웃어 그의 초능력이 염력으로 순식간에 형을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겼다.
[반가워. 난 루한, 넌?]
"저..저기요.. 그니까.."
서로 말이 통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루한은 나에게 내일 이 주소로 찾아오라며 이상한 주소를 남겨두고는 형을 데리고 떠났다.
내가 할 수 있는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날 각성한 그둘은 처음에는 루한의 애정공세를 형이 차갑게 거절하는 식이었지만, 중국여행이 끝난뒤,
돌아가는 날에는 형이 처음으로 대성통곡하는 것을 두 눈으로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뭐,, 결국 루한형이 한국에 들어왔지만, 뭐..
그런 둘이 부러웠다.
나도 저들처럼 센티넬과 가이드가 서로 사랑할수 있었으면..
세훈이 나의 마음을 알아줬으면..
세훈의 집으로 가는 발걸음이 점점 빨라졌다.
오늘이 기회야! 무조건 오늘 각성을 해야해.
머릿속은 루한과 민석처럼 달콤한 나와 세훈의 모습잉 그려저 볼은 점점 발그레 해졌다.
기다려라.. 오세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