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호 친동생인 너징이 SM 솔로 여가수인 썰
: 그 남자의 이야기.
사람의 인연이라는 것은 우연일까 필연일까. 사실 아슬아슬한 줄타기나 다름 없는 '사랑'이라는 것에 목숨을 걸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며 내가 처음 든 생각은
'한심하다.'
였다. 나는 근본적으로 사랑을 하기에는 썩어 문드러진 마음 뿐이었고, 모든 사람들 앞에서 가면을 쓴 채 살아갔다. 나는 사랑을 '받기만 하는' 이기적인 사람이었고 진심으로 사랑을 '주는' 방법을 전혀 알 지 못했다. 멤버들 중에서도 준면이형과 크리스형, 나와 같이 회사에 들어왔던 종대까지 셋만 그런 나의 성격을 알았고 앞뒤가 전혀 다른 나의 모습에 혀를 차고 비판을 하면서도 누구보다 날 챙겨줬던 셋이었다. 그 셋에게도 '고마움'이라던가 '가족애(愛)'라는것은 있었지만 정작 진실된 '사랑'이라는 감정은 없었다. 그래 여기까지는 나도 남자고 멤버들도 남자니까 그럴 수 있다. 하지만 23년을 살아오면서 한 번도 여자에게 진심을 다해 좋아하고 사랑한다는 생각을 해 본 적 없던 나에게 그녀는 정말 4월의 벚꽃처럼 나풀나풀 다가왔다.
연습생일때도 자주 보지는 못했다. 항상 엇갈려 우리 멤버들도 그녀를 보지 못했고 나 또한 그건 마찬가지였다. 그러던 내가 우연히 그녀를 처음 봤던 건 끊어야지 끊어야지 했던 담배를 마지막으로 피기 위해 올라간 회사 옥상에서였다.
'I can tell your mood is to be naughty, Tell me do you like the way I….'
Jeff Bernat의 Pillow Talk었다. 내가 평소에 좋아하던 노래이기도 하고 그녀의 목소리가 상당히 많이 좋아 열린 옥상문을 닫을 생각도 못 한 채 문가에 기대어 그녀의 노래를 계속해서 듣고 있었다. 내가 들어온것도 모르는 지 자신의 노래에 열중하여 부르는 모습은 정말 예뻤다. 통통튀는 분위기인 원곡의 느낌에 그녀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가미되어 묘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눈을 감고 노래에 집중을 했다. 아니, 그녀에게 집중을 했다.
'Love, love, love… Love, love, love….'
흘러가는 목소리로 마지막 소절을 부른 그녀는 옥상 난간에 기대어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온통 어두워 내가 잘 안 보이는건지 아직도 눈치를 못 채고 하늘만 멍하니 바라보던 그녀였다. 그 날 유난히 반짝이는 별이 많았던 까만 하늘이었는데 하늘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에도 별이 박힌 듯 반짝반짝하였다. 빛이 났다. 그녀에게서.
'……어….'
내려가기 위함인지 뒤를 돌던 그녀는 그제서야 나와 눈이 마주쳤고 당황하다가 허리를 90도로 숙이고 후다닥 뛰어갔다. 내 옆을 스쳐 지나가는 그녀에게서 언젠가 고등학교 때 같은 반이었던 여자애가 쓰던 향수향이 났다. 그 땐 걔가 나한테 엄청 들이대서 제일 싫어하는 향이었는데 그녀에게서 맡게되니 기분이 묘했다. 마치 마취제라도 되는 듯 나를 나른하게 만들었고 마치 마약이라도 되는 듯 나를 중독시켰으며 마치 흥분제라도 되는 듯 나를 흥분시켰다.
그 후에 그녀를 만나는 일은 쉬웠다. 정말 말 그대로 '만나는'일만 쉬웠다. 말을 붙여 볼 일도, 친해질 일도 없던 우리였는데 준면이형의 여동생이라는 소리에 기회다. 하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 몇 날, 몇 일을 다른 멤버들과 다 같이 졸랐는데 경수와 다른 형들부터 소개를 시켜 준 것이 묘하게 억울하여 그 날 밤 형의 방에 들어가 불퉁한 소리로 따졌다. 나는 왜 안 해줘?
'내가 널 모르냐.'
'내가 뭘.'
'네 성격 모르냐고 내가. 다른 애는 모르겠는데 내 동생은 세상에서 나한테 제일 소중해.'
형의 말에 입을 꾹 다물었다. 물론 형에게 그녀가 제일 소중하다는 것도 알고, 내 성격도 안다. 하지만 이번엔 정말 진심인데. 생에 첫 진심인데. 나의 진심이 담긴 애절한 말에 형이 잠시 나를 바라보더니 한숨을 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내일 해 줄게. 그런 형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지만 마냥 헤실헤실 거릴수도 없는 것이 형은 나를 정말로 '믿고' 한 말이었다. 나도 진지해야 하는 일이었다.
'백현아.'
'응. 형.'
'……진심이 아니라면 시작을 하지 마.'
방을 나가기 전 형이 이부자리를 정리하며 나에게 한 말이었다. 진심이 아니라면 시작을 하지 말아라. 다시 한 번 더 형의 말을 곱씹던 나는 알았어. 하는 간결한 대답을 하곤 거실로 나왔다. 꽤 늦은 시간이라 다들 잠을 자러 방으로 들어갔고 나는 쇼파에 걸터 앉아 까만 밤 옥상에서 노래하던 그녀를 떠올렸다. 예쁜 입술이 열릴 때 마다 들려오던 아름다운 목소리. 나를 자극하는 향. 그리고 그녀 그 자체. 모든것이 나에게는 처음인 진심이었다. 나는 이미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녀에게 세상에서 제일 멋있는 남자가 될 준비.
'안녕, 징어야.'
12월의 기적 스페셜무대를 준비하며 우리와 같이 무대에 서게 된 그녀와 함께 연습을 했다. 연습을 하는 내내 시선이 그녀에게로 가고 혹여나 종대나 경수가 그녀에게 말을 건내거나 스킨쉽을 할 때면 신경이 바짝바짝 섰지만 어쩔 수 없었다. 우선 지금 당장은 그녀가 내 것이 아니었으니. 작게 한숨을 쉬며 방금 녹음한 연습을 듣는데 내 볼에 차가운 알루미늄캔이 닿는 느낌에 고개를 번쩍 들었다. 그 캔의 주인은 그녀였다.
'힘들텐데… 이거 먹고 해요!'
방실방실한 웃음으로 이온음료 캔을 건내는 그녀에게 살짝 웃어보이며 고마워. 라고 말한 후 캔을 깠다. 시원한 이온음료가 식도를 통해 넘어가고 기분이 좋아졌다. 아마 그녀는 나를 기억하지 못하는 듯 하였다. 아무렴 상관 없었다. 내가 기억하고 있으니.
그러다 우연히 드라마에 같이 우정출연을 하게 될 일이 생겼었다. 드라마 속 '커플'역할이었는데 드라마라도 어떠하랴, 그녀와 '함께' 한다는 것이 중요한 걸. 날계란이 생각보다 아프다며 살짝 어리광을 부리는 그녀는 정말 사랑스러웠다. 나보다 작은 키 때문에 나를 올려다 보며 웃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마치 어린아이가 기분이 좋아 배시시 웃는 그런 느낌이었다. 가슴 속에서 무언가 몽글몽글함이 피어 올랐고 그 몽글거림은 곧 자리를 잡아 솜사탕처럼 부들부들하고 단 느낌으로 변해갔다. 그래, 한 마디로 말하자면
나는 그녀가 미치도록 좋다.
난생 처음 해보는 '고백'이라는 것에 머리를 싸매고 고민을 했다. 머리를 죽죽 잡아당기며 생각하고 있을 때 준면이형이 나를 발견하고는 미친놈이 여기있다. 라며 혀를 쯧쯧 찼고 무슨 일이냐며 다가왔다. 혀엉ㅡ 하며 준면이형의 허리께에 매달린 나를 보며 뭐야 왜 이래. 라고 당황하던 형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였다. 내 말을 끝까지 다 듣던 형은 얼굴에 미소를 가득 띄웠다. 그 모습이 의아해 물으니 형은 정말 기분이 좋은 듯 나를 꼭 안아오며 말했다.
'그냥… 내 친동생같은 백현이가 드디어 '사랑'을 하는구나. 하는게 뭔가 막 벅차네….'
우리 멤버들은 서로를 '가족'이라고 생각했다. 제 2의 가족. 한 명이라도 없으면 안되는 그런 사이. 특히나 준면이형은 리더이기도 하고 책임감이나 정이 남달랐기 때문에 더욱이 우리를 잘 챙겨줬는데 그런 형의 마음을 잘 아는 나는 괜히 코 끝이 찡해졌다. 형은 정말, 정말로 우리를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형은 백현이 믿어. 내 동생 잘 챙겨주겠지?'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내 머리를 헝클어트린 준면이형이 고백은 너의 '진심'을 담아서 하는거야. 라고 말한 뒤 자리를 떴고 나는 한동안 멍 때리며 그 말을 끝없이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진심. 진심. 진심…….
'그래.'
진심이다. 진심. 내가 처음으로 느껴보는 감정. 너에게 느끼는 이 감정도. 너로 인해 바뀐 내 모습도. 너를 향한 이 마음도. 모두.
'진심을 담아서.'
얘기할꺼야. 사랑한다고.
♡ 내 사랑들 ♡
짜장이 햇살 둥이탬 차우 오리곡이 마지심슨 쇼리 TO. 두민 라임 모카 밍구스
하루 늦었저ㅕ… 아 열두시 넘었으니까 이틀인가요…?!
개학하고 정신놓고 운동 다시 시작했더니 몸이 남아나지를 않네요… 또르르…
커플링은 백징으로 결정이 된 듯 싶네요! 여헛여헛.
오늘은 백현이의 '진심'과 '이야기'를 듣는 화였어요.
브금도 제가 정말 좋아하는, 본편에 나온 Jeff Bernat의 Pillow Talk ! 노래 정말 좋죠 ㅠㅠ
뭔가 조용달달한 분위기를 원해서 브금을 깔았는데 효과가 있을런지 모르겠네요ㅋㅋㅋ
사실 좀 있으면 제 생일이라 오늘 가족끼리 생일파티를 미리 하기로 했답니당!
맛있는거 많이 먹고 다음화 들고 올께요⊙♡⊙ 사랑해요 다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