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그리고 난 계속 공부만 했어. 그렇다고 성적이 엄청 오르진 않더라. 내 머리가 나쁜가봐.
지금 생각 해 보니까 정말 최악이였다. 알콜 중독자 아버진 돌아가셨지,
엄만 충격으로 실어증, 공부는 한다고 하는데 성적은 안올라.. 너도 이렇게 힘든적 있니?.. "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바닥만 바라보고 있다.
" 엄마 실어증은 다행히도 한 2년 치료하니까 금세 호전 되시더라고.
음... 우리 가족이야기는 이만하면 된거 같은데.. 몇분 남았지? "
시간은 15분가량 남아있었다.
" 찬열아, 벌써 15분 남았다. 난 엄청 빨리간거 같은데, 넌 어때? "
" ... "
" 너도 아쉬울꺼라 생각하고! 남은 15분간 계속 제 이야기를 경청 해 주십쇼-. "
" ... 네."
" 모든 청소년들이 고민하듯 나도 내 진로에 대해서 고민했어.
뭘 해야할까? 내가 정말 되고 싶은건 뭘까.. 근데 정말 뜬금없이 보호관찰관이 되고 싶었어.
그리고 엄마한테 물었지. 사실 묻는것도 아냐. 통보지 통보. 우리 엄만 항상 너 하고 싶은대로 해라.
대신 그 뒷감당은 니 몫이다. 이런 스타일이시거든.
근데 엄마가 고생 많이 할꺼라고 손을 꼭 잡아주시더라. 정말 더 할 나위없이 행복했어.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막 샘솟더라고. 그리고 공포의 고3. 교정보호학과에 지원했어. 다행히 합격했지. 그리곤 공부랑 알바에 전념했어.
공무원시험 공부에 죽기살기로 매달렸지. 그리고 집안 형편 때문에 죽어라 알바.. 어쩌면 고등학생 때 보다 더 열심히 했어.
그리고 대학교 졸업 후 공무원 공개 채용 시험에 응시했지. 보통 사설학원을 다니던데 밀린 학자금 대출이 장난이 아닌데
나한테 그런 곳을 다닐 여유는 없었어. 내가 등록금 못 내서 휴학을 몇번이나 했는데..
근데.. 그렇게 열심히 했는데.. 떨어졌어. "
" .... 왜요? "
" 글쎄..? 부족했으니까 떨어졌겠지? 지금 담담히 말하는데 그땐 충격이였어.
그치만 좌절 같은건 안해. 이보다 더 한 일도 겪고 살았는데 그게 뭐 별거야. 오히려 더 열심히 했어.
그리고 붙었어. 당당하게 내 혼자 힘으로. "
" ... 멋지네요."
".....알면 됐어."
우리 둘다 무슨 연유에선지 함박웃음을 지었다.
_
"...찬열아. "
" 네? "
" 시간 3분 넘었다. 지루했니? "
" 아니요. "
" 그럼 숙제 내줄게. "
" 네? 숙제요? "
" 다음주엔 니 이야기를 들을꺼야. 한시간 분량 준비해 와. "
" 한시간동안이요? "
" 응. 한시간동안. 혼자서 한시간 말하는거 방금 내가 해보고 힘들어서
미리 너한테 알려주는거야."
" ... "
방금까지 환하게 웃어놓고
금세 뾰루퉁해 졌다.
" 하다 너무너무 힘들면 개인기해도 돼. 그럼 이만 집에 가야지? "
너무하단 눈으로 날 쳐다본다.
" 습- 인사 안할꺼야? "
" ..안녕히계세요. "
왠지 보호관찰관이란 직업을 택한 내가 자랑스러워질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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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팅 싫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