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ss # 01
<일신 남자 고등학교>
"자 다 왔다.
민석아 내리자"
"네"
살구색의 신식 학교.
생긴지 얼마 안돼서 그런지 깨끗하다.
'이제 진짜 전학 온 건가..'
허리를 살짝 뒤로 젖히고,
건물을 둘러보는데
"(안-녕-!)"
"?..."
3층에 있는 한 남자아이가
손을 흔들며 입모양으로 인사를 한다.
나보고 하는건가?
"(ㄴ.."
"뭐해? 얼른와 선생님 기다리시겠다~"
"아..네"
나보고 한 게 아니겠지.
이 지역에 아는 사람은 없으니까..
<교무실>
"이 학교는 교무실이 1층에 있네?
어서 들어가자"
드르륵-
헉..
딱 봐도 체격이 좋아보이는 선생님 한 분이 계신다..
난 이제 죽음이다..
어차피 아는 친구도 없으니 2년만 조용히 지내야지..
"안녕하세요~ 이번에 전학오게 된 2학년 민석이 엄마예요^^"
"어유 미인이시네요. 허허 안녕하세요~
여기로 앉으시죠. 너가 민석이니? 반갑다. 나는 체육담당 김종수라고 한다. 네 담임이야"
"네..안녕하세요. 김민석 입니다."
"그래그래. 잘 지내 보자.
너는 3층에 있는 2학년 2반 교실로 가면 된다.
자리는 빈 자리 하나 있을거야. 나도 어머님과 얘기 후에 올라가마. 자세한 건 올라가서 얘기하자"
"네"
"민석아, 잘 지낼 수 있지? 화이팅^^"
"네 나중에 봬요"
후..다행이다
보기보다 좋으신 분 같네.
탁-탁-탁-
'잘 지낼 수 있겠지..'
여긴가?..
반을 찾았는데, 내 소심한 성격 덕분에 몇 분째 뒷문에서 서성거리고 있다..
지금은 20분..
20분뒤면 수업이 끝나는데.. 그 때 들어갈까..
아니지
그 때 들어가면 애들이 나한테 관심이 없으려나?..
아..
드륵-
"아..?
어??어어????"
"어? 너 왜 여기 이러고 있어?
전학생이지? 우리반이야? 진짜?!?"
"야!! 김록함!!! 이제 혼잣말까지 하는거야? 벌 제대로 안 설래?!"
"아...
안녕하세요. 전학생 2학년 김민석입니다!"
"아..전학생이 있었구나.
하하 첫만남부터 소리를 질렀네. 미안하다.
얼른 들어와. 나는 생활과 윤리 선생님이다."
후아..
드르륵..
문을 다 열고, 드디어 반에 들어왔다..
고개를 숙였지만, 애들이 다 쳐다본다..
빈자리 빈자리..어딨는거야ㅠㅠ...
"야! 민석이??? 왼쪽 분단에 맨 끝자리 옆에 비었어!!!
너 내 옆자리다!!!!"
"김록함!!! 벌 서는 주제에 조용이 안할래?!"
"알았어요 알았어. 친구 도와주는건데도 혼나요?!"
"큼큼 아무튼 제대로 서 있어"
"네네-"
교실 안.
"니가 전학생이야? 이름 뭐야???
록함이랑 아는 사이?"
앞자리 애가 말을 걸어왔다..
되게 장난꾸러기 같이 생겼네..
"응!.. 이름은 김민석이고,
록함이는 저 친구 말하는거야???"
"엉ㅋㅋ쟤 벌 받고 있는 새끼 있잖아.
맨날 벌 받는다니까ㅋㅋㅋ"
"아 그렇구나..
나는 몰라! 아까 눈 마주치긴 했는데..
너는 이름이 뭐야??"
"나? 나는 도현ㅋㅋ"
"이름이 현이야? 성이 도씨고??"
"응 그렇지. 특이하지?"
"응응. 이름 되게 예쁘다.."
"니 이름도 예쁘네 뭘,
아무튼 친하게 지내자! 남고라서 이상한 놈들 많아ㅋㅋㅋ조심해"
"이상한 놈?ㅋㅋ 난 공학에서 처음 전학 온 거라.."
"자자-
시끄러웠지? 이제 조용히 하고 수업하자 수업!"
우우-....
"시끄러워, 이 놈들아!"
"선생님! 지금 10분 남았는데요ㅋㅋ?"
"에휴.. 다음 시간에 수업하자.
조용히 하고 있어. 다음 시간 내일이니까 예습 미리 해 와라"
와!!!
"어휴 생윤 드디어 나갔네.
저 쌤 되게 재밌어ㅋㅋ어려운 쌤은 아니야ㅋㅋ
그건 그렇고, 야 폰 번호 좀!"
"그런 것 같더라ㅋㅋ그래"
010-0123-4546
"오 너 록함이랑 끝번호 두 개 똑같네?"
"엥 진짜? 신기하다ㅋㅋ"
"야야, 몇 분 그거 서 있었다고 다리가 아프냐ㅠㅠ
아 니 이름 김민석이야?? 반갑다ㅋㅋ난 김록함이야"
"아아 응 안녕! 아까 맞지? 창문에서"
"엉ㅋㅋㅋ멍하게 있길래ㅋㅋ내가 그것때문에 걸린 거잖아.. 아 내 다리.."
"괜찮아???ㅠㅠ"
"야..너네 나 안보이냐.. 혀니 삐질거야 >_<"
"쟤 왜 저래.. 김민석 우리 매점 가자"
"어 매점도 있어? 가자가자"
"야!!! 내 말은 안들리냐?? 너네 나 몰래 뭐 했냐? 같이 가!"
.
.
.
딩-동 딩-동-...
"뒤에 빨리 앉거라"
웅성웅성..
"2반!!!!!!!"
"조용히 하자 얘들아"
"그래 반장. 오랜만에 보는 반장다운 모습이네.
그렇지 도현?"
"...저야 뭐 늘 반장답죠^^"
"자 아무튼 오늘 금요일이니까
내일부터는 주말이다. 너희도 이제 곧 3학년이야.
맨날 PC방가서 놀지만 말고, 공부도 좀 하고 알겠냐?
그럼 즐거운 주말 보내고 월요일에 보자~"
"네!!!"
"아 참, 민석이는 교무실로 따라오거라"
"네~"
교무실 안.
"그래 오늘 적응은 잘 했어? 친구 많이 사귀었니?"
"네. 록함이랑 현이랑 많이 친해졌어요.."
"록함이? 그 녀석이? 어쨌든 친해졌다니 다행이구나.
너희 어머님께서 너 부끄럼 많이 탄다고 그러셔서
남자놈들은 빨리빨리 친해진다고 걱정마시라고 말씀드렸다.
그리고 아까 못다한 얘기 마저 하마.
일단 니 번호는 26번이야. 학생증하고 교과서는 월요일쯤에 받을거다.
그리고 너도 아까 들었지? 이제 고3이니까 너무 싸돌아다니지말고!
친구들하고 친하게 지내고, 공부 열심히 해라."
"..네... 안녕히 계세요"
.
.
.
흐아..
...............
버스 43번을 타고 집에 왔다..
오늘 시간이 되게 빨리 간 것 같네..
다행이다 그래도.
좋은 친구를 만난 것 같아서..
오늘은 피곤하니까 바로 씻고 자야지....
지잉~...
지잉......
지잉~....... .....
"아..뭐야"
AM 10:00
"10시 밖에 안됐ㄱ.."
지잉-....
'야 김민석 일어났냐?ㅋㅋ
12시까지 학교 건너편에 2층에서 만나자'
"에?...현인가?"
'도현?'
'설마 나를 그 자식이랑 착각하는 건 아니겠지'
"그럼 김록함?..내 번호는 어떻게 알았지.."
'그래 김록함. 아무튼 12시까지 나와 기다린다'
허...
깜짝이야..
속마음이라도 읽은 줄 알았네..
내 번호는 어떻게 안 거지?
일단 씻고..
주말이고 나도 할 짓 없었으니 나가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