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애는 꼭 호올스 멘톨 맛을 하루에 한 통씩 먹었다. 다른 맛은 쳐다도 안 봤다. 오직 멘톨 맛. 밥 도 잘 안 먹는 애가 호올스는 질리지도 않는지 쉬는 시간마다 먹어댔다. 한 알에 이천 원이 넘는 수입품 사탕을 몰래 책상 위에 두기도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처음엔 목이 많이 안 좋은가 했다. 궁금하고 걱정돼서 물어봤다. 목이 많이 안 좋냐고. 근데 그것도 아니란다. 투명하면서 쌉싸름하고 화한 게 자기 인생 같다는 얘기를 했다. 그때는 그 말을 이해하지 못했고, 그게 걔랑 나눈 대화의 전부다. 황인준은 다음 날 자퇴했다. 그 앤 항상 유리구슬처럼 맑고 투명했다. 동시에 어딘가 모르게 위태로워 보이기도 했다. 그래서 다가갈 수가 없었다. 내가 다가가면 깨져버릴까 봐 아껴뒀는데 결국 사라져버렸다. 소문을 듣자 하니 혹자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불치병을 고치기 위해 전 세계를 돌아다녔지만 고치지 못해 끝내 죽었다는 얘기를 했고, 혹자는 대기업의 후계자인데 서민체험하러 고등학교에 잠시 다녔다는 얘기를 했다. 어찌 됐든 그 아이의 인생은, 호올스 멘톨 맛처럼 투명하고, 화하고, 쌉싸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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