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이 루한 짝사랑하는 이야기
눈을 감으면 그의 꿈을 꿔요 자고나면 눈물과 같이 눈을 떠요
So doctor, 이 병은 불치인가요? 그를 바라보는 것만이 제겐 끝인가요
그래도 괜찮은데 볼 수만 있다면, 볼 수만 있다면 잠깐도 괜찮은데
부담 될까봐 자주 볼 수도 서먹서먹 해질까봐 고백할 수도 없는 내가 혼자서 겪어야 하는 가슴앓이
다 타버리고 재만 남은 가슴 아니? 나는 이 설렘도 나는 이 행복도 느낄 수 없어
너에게 다 줘버렸거든 아, 얘기할 힘이 없네 i`m sorry doctor. 근데 이 병이 뭐라 그랬죠?
*
오지 않는 잠을 억지로 청하면, 더 고통스럽다. 자기 직전 생각나는 그 이 생각에 눈물이 차오르고 꿈에 나오는 그 아이 모습에
눈물과 함께 눈을 뜨기 때문이다. 짝사랑이란게, 참 힘들다. 여자를 좋아하려고 노력해보았고, 그 사람과 비슷한 사람을 찾으려고 노력도 해봤지만
그 아이만큼 예쁜 웃음을, 화사한 그 모습을 닮은 사람은 없었다. 짝사랑은 나날이 힘듬의 연속이었다. 어느 날은, 루한이 여자를 데려왔다.
" 민석선배! "
" 어, 루한아! "
민석은 자신을 보며 환하게 웃어주는 루한을 보고 기분이 좋아진 듯, 반갑게 소리치며 루한에게로 달려갔다. 그런데 루한의 옆에는
못보던 여자가 한 명 서있었다. 그 여자는 수줍게 웃으며 민석에게 인사를 건넸다. 이 여잔 누구지? 궁금하지만 물어볼 수 없어 그저 웃기만 하고 있는데, 루한이
내 시선이 여자에게 향해있는 걸 보고는 냉큼 소개를 하더라.
" 아, 제 여자친구예요. 이름은 도연수고요 ! 다른 학교 다녀요. 연수야 인사해. "
" 안녕하세요 .. 루한오빠 여자친구 도연수라고 해요. 얘기 많이 들었어요. "
순간 내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진 걸, 루한은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싱글벙글 웃으며 연수라는 여자와 날 번갈아가며 바라볼 뿐이었다.
울컥, 가슴 속에서 무언가가 차올랐다. 눈물이 나오려는 걸 억지로 참고 애써 웃으며 여자에게 자신의 소개를 해주었다.
저는, 김민석이고요. 루한이 과선배예요, 잘부탁드려요.
그 자리에서, 루한을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입 안으로 나오지 않았다. 이 답답한 마음을 삼키고, 그저. 집으로 걸어갈 뿐이었다.
" 걔도 눈치가 없는 거예요, 뭐예요? 나참, 어이가 없어서 "
" 그러지마. 이루어지지 않을 사이란거, 나도 알고 있었으니깐. "
애써 자기를 위로하는 민석이었다. 모든 상황을 알고있는 종인은 답답한 듯 주먹으로 가슴을 팍팍 치는 시늉을 했다. 종인보다 더 답답한 건,
짝사랑 상대의 애인을 눈 앞에서 직접 본 민석이겠지. 루한의 미소는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한 웃음이었다. 너무나도 잘어울리는 커플이다.
나따위가 루한의 곁에 있다는 건, 애초에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생각될 만큼. 이쁜 커플이었다. 그래서 더 잡을 수 없었다.
" 형, 괜찮아요? 표정 완전 구려요. "
" 괜찮아. 내일이면 나아지겠지. 나 먼저 집에 가볼게, 너도 얼른 들어가 "
거리를 걷는다. 사람들 사이에, 홀로 서있다. 아까 루한을 만났던 그 거리를 지나쳤다. 아까의 모습이 자꾸만 생생하게 비춰진다.
활짝 웃고 있는 루한, 그 옆을 차지한 도연수라는 여자. 그리고 그 앞에 초라하게 서있는 김민석. 한없이 낭떠러지로 굴러떨어지는 김민석.
몇 달을 짝사랑에 시달리다가, 쉽게 상대를 빼앗겨버린 병신 김민석. 자신을 한없이 낮추며 결국은 울음을 터트리는 민석이었다.
사람들이 쳐다보든 말든, 그저 울었다. 울면 자신의 목을 조여오는 답답함이 풀릴까봐. 조금이라도 나아질까봐.
너무나 아퍼 견디기 힘들어 So i need a doctor♪
" 이 노래, 언제 들어도 좋아. 그렇지? "
" 네, 그런 것 같아요. "
" .... 한아 "
" 네 선배? "
슬픈 눈으로 루한을 바라보았다. 루한은 그 시선을 눈치 채지 못한 듯, 언제나처럼 웃어주며 민석을 바라봐주었다. 이제 보니 저 웃음도,
아무에게나 지어주는 미소였구나. 난 특별한 사람이 아니었구나. 너에게만은 특별한 사람이길 바랐는데, 아마 너는 날 그저 선배로만 생각했나보다.
나는 말을 거두고 아무 것도 아니라며 고개를 흔들었다. 루한은. 웃어주었다. 무슨 상황에든.
" 근데 이 노래, 내용이 뭔지 알아? 그 사람을 너무나도 사랑하는데 고백을 못하고 티도 못내. 그저 뒤에 숨어서 끙끙 앓기만 한다는 바보같은 내용이야.
슬프지 않아? 그저 뒤에서 바라만 보며 그 사람이 애인이 생겨도 축하하는 척 해주며, 마음 속으로는 눈물을 삼켜야해. "
" 갑자기 감성적이네요. 무슨 일 있었어요? "
너때문에. 너때문이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당장이라도 폭발할 것 같은 감정을 애써 누르고, 부엌으로 뚜벅뚜벅 걸어가 커피를 탔다. 커피를 마시면
조금은 진정이 되지 않을까. 루한의 것까지 두 잔을 타서 다시 거실로 나온다. 루한의 앞에 커피를 내려놓았다. 내 커피는 일부러 엄청 달게 했다.
초콜렛보다 더 달게, 달달한 걸 먹으면. 기분이 좋아진다길래.
" 어, 딱 제 취향이랑 맞게 타오셨네요? 맛있다. "
" 그런 것 쯤은 다 알고있지. "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고, 다시 커피를 천천히 들이키는 민석이었다. 시간은 참 빠르게도 가는 것 같다. 어느새 한 시간이 지나있었다.
나눈 얘기는 단순했지만, 그 시간은 민석에게는 행복한 시간이었다. 루한과 얘기를 할 수 있단 것 만으로도, 만족했으니까.
그런데 루한의 핸드폰이 울렸다. '♥' 라고 뜨는 이름에, 민석의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다.
" 여보세요? 응, 연수야. 오빠 지금 민석이네 집이야. 아, 나오라고? 알겠어. 금방 갈게. 응, 나도 사랑해. "
사랑해, 사랑해. 내가 그렇게도 원하던 루한의 한마디는 다른 사람을 향해있었다. 커피잔을 겨우 붙잡고 있는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이정도면
짝사랑병 말기증상 아닌가. 루한은 쇼파에서 일어나더니 코트를 입고 나갈 준비를 했다. 또 한 번, 눈물이 나오려고 했다.
" 형, 저 가야할 것 같아요. 여친이 불러서요. "
" .... "
" 형? 울어요? "
와락-
감정을 참지 못하고, 결국 루한의 품에 안기고 말았다. 루한은 당황한 듯 자신을 품에 안은 민석을 어찌 해야 할지 모르다가, 민석이 품에서 떨어지지 않자
그저 조용히 서있어주었다. 민석은 울고 있었다. 가늘게 떨리는 민석의 두 어깨를 루한이 잡아주었다. 눈에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고,
엄청 서러웠는지 말도 제대로 못하는 것이다.
" .. 형 갑자기 왜그래요. "
" .. 가지마 . "
" 형.. "
" 제발, 히끅.. 가지마.. 흐윽.. "
머릿 속이 어지러운 듯 혼란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 루한을 올려다보았다. 루한과 눈이 마주쳤다. 시간이 멈춘 듯 주변은 고요했고,
숨소리가 생생히 들릴 정도로, 둘의 거리는 가까웠다.
" 좋아해 "
" 네? "
" 내가, 도연수.. 걔보다, 널 더 좋아해. 몇 달 전부터 너 좋아했고, 앞으로도 좋아할 것 같아 ... 그러니까 .. "
다음 말을 잇지 못했다. 루한의 표정은 엄청난 혼란이 담겨있는 듯 굳어있었기 때문이다. 아, 내가 무슨 짓을 한 걸까.
여자친구가 있는 그 사람에게. 내가 큰 실례를 범한 것 같다. 루한에게 괜히 복잡한 감정을 줘버린 걸까. 말을 해놓고 후회가 밀려온다.
" ... "
" .. 미안 . "
" 뭐가 그렇게 미안해서요. "
" 여자친구 뻔히 있는데, 이런 말이나 하고. 괜히 복잡하게 해서 미안하다.
오늘 일은 잊어줘. 잘가. "
루한을 억지로 문 밖으로 내보내고 문을 닫아버렸다. 그리고, 다시 주저앉아 울었다. 하지만, 자신의 마음을 전했으니 그걸로 됐다고 생각하는 민석이었다.
애써 그렇게 자신의 마음을 달랬다. 시간은 오후 6시를 가리키고 있었고, 해는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민석의 마음에도 해가 지는 것 같았다.
*
저녁도 먹지 않고 침대에 누워 멍하니 천장만 바라보았다. 지금쯤 루한은, 여자친구와 뭘 하고 있을까. 다 놀고 헤어졌을까. 아직까지도 놀고 있을까.
사람 없는 한적한 거리를 걸으며 서로 사랑스러워 죽겠다는 듯이 뽀뽀를 주고받고 있을까. 확실한 건, 내 고백은 이미 잊었다는 것이다.
내가 루한을 억지로 집에서 밀어낸 후 연락은 한 통도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정도로 내가 루한에게 하찮은 존재였다는 걸까.
마음은 한없이 복잡하고, 노래가 잔잔히 울려퍼졌다.
오후 11시 30분.
씻고 나온 민석은 다시 침대에 누웠다. 핸드폰을 켜보니 와있는 카톡 한 통.
" ... 루한 ? "
「 선배, 잠깐 볼 수 있을까요 」
무슨 일일까. 아까 고백에 대한 대답을 하려는 걸까, 내가 이번에 나가는 걸 마지막으로 아예 인연을 끊으려는 걸까.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러 오는 걸까.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생각이 스쳐갔지만, 나의 답장은 짧았다. 「그래.」 내 마음과는 다른, 딱딱한 답장이 루한에게 전송되고 있었다. 애써 마음을 감추기로 했다.
집 근처 공원에서 만나기로 했다. 나는 급히 옷을 주워입고 밖으로 나왔다. 눈이 부었는지 몇 번이고 거울을 확인하며, 긴장되는 마음으로 공원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기대는 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애인을 너무나도 사랑하는 사람인 걸.
그렇게, 공원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리고 루한이 보였다.
*
안녕하세요 작가입니당! 오늘은 매우 기분이 좋아욯ㅎㅎㅎ 광주구장 개장식에 다녀왔거든요 히흐히흐
.. 아무튼 저런데서 끊으니까 짜증이 나시는 분들은, 다음 편을 기다리셔도 좋습니다.
절대 의도적으로 끊은게 아닙니다! 아니라고요! (찔림)
암호닉 신청, 신알신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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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훈
됴요미
콩콩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