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모처럼 남자와 하는 첫 데이트인데
북적북적 사람이 너무 많음.
아.. 분위기 안살게
메뉴고르다가 한번 쳐다봤는데
메뉴판을 태울듯이 뚫어져라 쳐다보고만 있음.
" 저.. 뭐 드실래요? "
" 저기.. 뭐가 맛있어요? "
" ..네? "
" 저 여기 처음 와봤거든요... "
역시 내 예상이 맞다면
계획 하고 온거다.
추천메뉴는 못 보시고 왔나보네.
" 해물소스? 토마토소스? 뭐가 더 맛있나요? "
" 뭐.. 전 토마토소스 먹을껀데 화이트소스어때요? 느끼하긴 한데 꽤 맛있어요. "
" 그럼 그걸로 할게요ㅎㅎ."
순종적이긴.
하란대로 다 하네.
매력있어ㅋ
_
민망.. 어색.. 뻘줌..
주문을 하고나니 더 이상 나눌 말이 없었음.
그쪽도 철벽남과신가봐요.
내가 먼저 말걸어야지 하는데
" 어디고등학교에요? "
예상외로 먼저 말도 걸줄앎
" 전 ㅇㅇ고등학교요. 2학년. 그쪽은요? "
" 전 ㅇㅇ대학교 2학년이요."
" 아.. 공부 좀 하셨나봐요. "
" 아니에요. 그냥 조금? "
" 조금 한다고 거길 들어가요? 전 반에서 겨우 15등안에 드는데.. "
" 지금부터 열심히 하면 되죠. "
공부 좀 했나보다.
나름 명문대를 다닌다니.
어제 담배ㅋ.. 사달라고 했을 때 반응 봐서도 뭐..
썩 예상못할 일은 아니다.
갑자기 그 때 생각하니 씁쓸해지네..
" 아,근데요. 저희 호칭같은건 안정해요? "
" 네?? 호칭이요? "
아니 내가 뭐 벌써 자기야,여보야 이럴까봐 그러나?
왜 이렇게 놀라
" 그럼 계속 그쪽,저기 이렇게 불러요? 우리 나이도 꽤 차이 나는데.
말도 좀 놓고 그래요. "
" 아.. "
" 오빠라고 해도 되죠? "
" 오빠요?? "
하긴 본인보다 삭은애가 오빠거리면 좀 당황스럽기도 하겠다.
" 그럼 아저씨라 그래요? "
" 아.. 그건 아닌데.. 전 그럼 뭐라불러요? "
" 그건 알아서 하셔야죠. "
좀 궁금했음.
명문대생의 아이디어는?
" 전 그냥 이름 부를게요. "
겁나 유니크 하고 좋네.
_
" 주문하신 크림 소스 스파게티랑 토마토 소스 스파게티나왔습니다.
맛있게 드세요- "
" 맛 어때요? 괜찮아요? "
" 조금 느끼하긴 한데.. 맛있어요. "
아,예.. 저도 먹어봤는데 좀 느끼하더라구요
근데 왜 제 눈치를 보고 말하세요?
" 근데 그렇게 계속 말 높여서 할꺼에요? "
" 네? "
" 말 편하게 하시려면 하세요. 저 괜찮은데. "
" 저도 괜찮아요. "
내가 불편해서 그런건데. 눈치도 없네.
그래도 매력있어ㅋ
_
" 영화보실래요? "
" 영화요? "
아니 무슨 가게 나오자마자
밑도끝도 없이 영화보실래요야
아무리 계획하고 왔다지만
개연성 모르나 개연성?
" 네. 요즘 인기있는 영화 보실래요? "
" 네. 가요. "
안갈순 없잖아요?
투덜거리더라도 가긴 감ㅋㅇㅇ
_
큰일 났네요
개그감이 떨어졌어요
요즘 진지한것만 썼더니
자꾸 문체가 진지글이돼.. 어쩌면 좋아 ㅇ0ㅇ
내 글의 본 매력이 사라졌따...★
빠른시일내에 회복해야겠어요
이런 이도저도 아닌 글은 내가 싫으니까!!ㅋ...
* 깜빡했는데 메일링 신청 해 주신분들
메일 확인 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