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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샤이니 온앤오프
피치와 키라임 전체글ll조회 773l

사진 출처는 텀블러 입니다. 노래는 문제 있으시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EXO/백도] 아쿠아밴드下 | 인스티즈

 

아쿠아밴드

 

 

자신이 물어보는 질문에 전혀 아니라며 부정하는 경수에 더 할 말이 없었다. 더이상 할 말도 없고 볼일도 없으니 경수와 같이 있을 이유가 없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뭔가 찝찝힌 기분이다. 다시 정적이 흘렀다. 이 정적이 싫다. 둘 중 한명이 이 정적을 깨줬으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둘은 그 정적을 깨지 않았다. 깝백현이라고 말 많고 시끄러운 아이가 이렇게 조용했던 아이가 지금 어떤 남자아이 앞에서 이렇게 조용하게 변한다는게 말이 되는가. 이건 분명히, 짝 사랑이다. 짝사랑이 아니라면 그냥 친한 친구로 지내거나, 미련 없이 지냈겠지, 지금 백현이 경수에 이끌려 편의점 안 까지 와서 초코우유나 마시고 있다는건 짝사랑이라는 증거라고 할수 있다.

 

 

백현이 이런 정적이 조금 질렸는지 먼저 말을 걸었다. 밑을 쳐다보며 정수리 자랑을 하고 있던 경수가 백현의 말에 고개를 들어 백현의 얼굴을 올려보았다.

 

 

아 미친, 존나 귀여워. 갑자기 보이는 경수의 얼굴에 백현이 순간적으로 귀엽다는 말이 튀어나올뻔 하였다. 다행히 급하게 절제하는 덕분에 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귀여운건 귀여운거였다. 슬며시 웃음이 지어졌다. 경수가 이상하다는 듯이 바라보니 재빨리 말을 꺼냈다.

 

 

 

 

"ㄴ,나 먼저 갈게 굥수야. 초코우유 사줘서 고맙고 ㅇ,어 다음에 갚을게 안녕!"

 

 

 

 

백현이 자신이 할 말을 하고 유리문 쪽으로 달려갔다. 백현의 손에 의해 유리문이 열려지면서 그 위에 있던 종에서 딸랑딸랑, 경쾌한 소리가 들린다. 그 소리가 나쁘지 않다.

 

 

 

밖으로 나온 백현의 얼굴은 잘 익은 토마토처럼 새빨갰다. 다리는 후들후들 거렸다.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다. 이런 느낌을 받은게 몇 년 만이지. 자신이 처음으로 전교회장 선거로 나갈때 이후로 이런 느낌이 든 적은 없었다. 오히려 지금 느낌이 전교회장선거때 보다 더 떨리는것 같았다. 지나가던 같은 반 아이가 어디 아프냐고 물어볼정도로 떨리고, 또 빨갰다. 이를 계기로 백현도 자신이 모르고 있던 자신의 모습을 알게 되었다. 백현 자신은 경수를. 그러니까 도경수를, 짝 사랑중이라고. 자신이 인정했다.

 

 

 

집으로 돌아와 가방을 바닥에 대충 던져놓고 침대 위로 엎어졌다. 자신의 손에 있던 초코우유는 조심스럽게 책상위에 올려 두었다. 침대 위에 엎어져 있으니 아까 있던 일 들이 필름처럼 쭈르륵, 다시 생각난다. 창피함에 백현이 이불을 걷어찼다. 그냥 그때는 몰랐었는데 누워있으니 별 생각이 다 났다.

 

 

 

처음 만났을때. 선생님께 혼나지 말라고 깨워줬던 경수.

두번째 만났을때. 의도적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쿠아밴드를 놓고 갔던 경수.

세번째 만났을때. 벤치에 누워 있던 경수.

네번째 만났을때. 도서관 안 보이는 곳에서 자고 있던 경수.

그리고 오늘. 나에게 애교 부리라고 하고 초코우유를 줬던 경수.

 

 

 

백현은 경수가 좋았다. 두번째 만났던 경수는 차가웠던 경수였지만 그 모습까지 좋았다. 사랑하면 모든걸 감싸줄수 있지 않은가. 백현이 그랬다. 인정하기 싫지만, 자신은 경수를. 경수를…. 도경수를…. 그래, 좋아한다. 처음에는 정말 궁금함에 경수가 보고싶었다. 하지만 조금씩 변하더니 지금은 그냥 경수 자체가 보고싶다.

 

 

그 동글동글한 얼굴에 큰 눈,  도르륵 굴러갈것같은 눈동자. 그리고 하트입술. 경수의 입술은 무슨 맛일까. 초코맛? 아니면 코를 찌르는 약품냄새처럼 약 맛이 날까? 백현이 초코우유를 마시면서 생각했다. 달콤하고, 또 달달한 초코맛이 백현의 입속에 잘도 퍼져갔다. 또 백현은 자신의 생각에 빠져들었다. 자신과 경수가 키스하는 그런 생각, 달콤한 연애를 하는 생각. 이루워지지 못할것같은 꿈들은 상상으로도 만족해야지. 백현이 자신과의 타협을 하며 혼자 실실 웃는다.

 

마음에 걸리는것은 단 한가지였다. 경수는 모든게 좋았다. 그 쌀쌀한 면까지 다 좋았지만 이해가 안 가는게 있었다. 밴드였다. 항상 밴드를 놓고 간것도 모자라 오늘 본 경수의 손목에는 아쿠아밴드가 붙여져 있었다. 그냥 평범한 밴드가 아니라 아쿠아 밴드길래 수영하냐고 물었지만 그것도 아니라고 했다. 그럼 보통밴드보다 더 비싼 아쿠아밴드를 쓰면서 자신이 부자라고 자랑하는건가? 또 자신의 집에는 이 밴드가 많아서 계속 흘려가면서 쓸사람은 주워 쓰라고 하는건가?

 

백현이 자신의 가방에 넣어둔 밴드를 모두 꺼냈다. 경수 특유의 냄새가 밴드에서 나는것 같았다. 처음에는 맡기 싫던 고약한 냄새였지만 경수에서 나는 냄새니 적응도 되고, 경수가 생각나서 나쁘지도, 그렇다고 좋지도 않았다. 익숙했다. 밴드는 모두 꺼내보지도 않은 새거였다. 무의식적으로 밴드 하나를 천천히 열어보았다. 밴드는 누군가 열어본것처럼 새거라는 느낌보다 두세번째로 여는것 같은 느낌이였다. 밴드의 뒷면을 보았다. 그리고 느리게, 앞면을 돌려보았다.

 

 

'사'

 

 

사. 이 글자가 쓰여있었다. 꽤나 반듯반듯한 글씨다. 그러나 사 라니. 백현이 설마하는 표정으로 생각했다. 이거 모은거 다 사라고 한다음에 갚으라고 하는거 아닌가. 의문점에 백현이 다른 밴드를 꺼냈다. 그리고 처음 연것처럼 밴드를 열어보았다.

 

 

'현'

 

 

 

사, 그리고 현. 사형? 죽으라는 소리로 쓰려고 했는데 그만 현 이라고 쓴건 아닐까? 백현이 또, 다른 밴드를 꺼내 열어보았다.

 

 

 

'해'

 

 

 

사 현 해. 사형해. 현사해. 해사현. 해형사. 뭐야 이게. 백현의 손에는 아직 많이 남은 밴드가 있었다. 하나 하나 백현이 열어보았다. 처음 나왔던거와 달리 아무것도 써있지 않은 밴드가 많았다. 아니, 대 부분이였다. 포기하지 않은 백현은 모두 열어보았다. 밴드 낭비라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뭐 어떤가. 정답을 찾는게 중요하지. 모두 열어본 다음 무언가 써있는 밴드만 분리해 놓았다. 금새 백현의 방에는 약품냄새가 났다. 은은하니 싫진 않았다. 쓰레기도 갑자기 생겨 더러워 보였다. 그러나 지금 백현에게 중요한건 글자였다.

 

 

사 현 해 백 아 랑

 

 

많고 많은 밴드 중에 써있는 글자는 사, 현, 해, 백, 아, 랑 이였다. 백아랑을 사형시키라는 건가. 밴드를 이리 저리 끼워 맞춰 보았다. 몇 분이 지났을까 백현이 정답을 찾고 좋아했다. 그리고는 빨리 다음날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시간 가기를 간절히 기다렸다.

 

 

백현이 찾은 단어는, 경수가 정말 떨어뜨린게 맞나, 싶을 정도로 의심될정도로 충격적인 단어였다. 그리고 경수의 진심을 알수 있던 단어이기도 했다.

 

 

사랑해 백현아.

 

 

-

 

 

어제는 정말 시간이 가지 않았다. 기다리고 기다리는 백현을 놀리는 것인지 아니면 애타는걸 바라는 건지 하늘은 백현을 도와주지 않았다. 어찌어찌 해 그 다음 날이 되었는데 그 긴장감과 설레는 마음에 알림이 깨워줄 기상시간 보다 삼십분 일찍 일어났다. 학교에서 경수를 만날수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가보면 알겠지. 백현이 즐거운 마음으로 학교를 갔다.

 

그러나 여전히 경수는 보이지 않았다. 급한 백현에게 오늘따라 심부름을 시키시는 선생님은 많았다. 벌점이 많던 백현이 심부름을 안하면 더 벌점을 받아 강전이나, 정학을 받을수 있으니 그건 안된다. 경수나, 백현 자신을 위해서도 안되었다. 귀찮지만 어쩔수 없이 해야만 했다.

 

쉬는시간 담임선생님이 교장실로 가보라는 심부름을 시키셨다. 아, 네네. 가봐야죠. 백현이 교장실로 어기적어기적 걸어갔다. 그리곤 간단한 노크를 한번 한 후 안으로 들어갔다.

 

 

"교장선생님, 저희 반 담임선생님 께서 가보라고 하셔서 왔습니다."

 

 

"아, 그거 해결 되었으니 그냥 올라가도록 해요."

 

 

씨발. 으 씨발. 정말 욕이 나오지 않을수 없었다. 4층에서 1층까지 힘들게 내려왔는데 해결됬다니. 도 경숙 선생님 가만안둬.

 

백현이 속으로 욕을하며 교장실 문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데. 도경수. 도경숙. 너무 비슷했다. 그래, 가족일수도 있지. 궁금함을 못 참을것 같아 백현이 말문을 열었다.

 

 

"근데, 선생님. 도경수라는 학생 아세요?'

 

"알죠. 그건 왜요?"

 

"어디 있는지 궁금해서요."

 

"우리 경수 친구 생겼구나! 저기 오른쪽 수영장 쪽에 있을거에요. 경수랑 잘 지내줘요."

 

그래. 수영장. 수영 못한다고 했는데 다 거짓말이였나 보다. 네, 감사합니다라는 말과 함께 수영장 쪽으로 걸어갔다. 쉬는 시간이 아직 남아있어 시간은 충분할것 같다.

 

 

탈의실 구석구석을 살펴보았다. 그런 백현의 눈에 경수가 잡혔다. 방금 샤워 하고 나온것인지 경수의 머리는 축축하게 젖어있었고, 덕분에 섹시하게 보였다. 백현은 망설임 없이 경수에게 다가갔다. 그리고는 경수에게 말을걸었다.

 

 

"도경수."

 

"..너가 여기 왠일이야."

 

"경수야."

 

 

백현의 분위기가 진지하다는걸 알았는지 경수는 아무말 하지 않았다. 백현은 웃으며 말했다.

 

 

"나도."

 

"..?"

 

 

"나도 사랑해 경수야."

 

 이 말과 함께 백현의 얇은 입술과 경수의 하트입술이 부딪쳤다. 쉬는시간이 끝났음을 알리는 종소리도 같이 들려 더욱 더 아름답고, 그리고 서로의 마음을 알게된게 좋았다. 소설에서 본것처럼 주위가 모두 꽃으로 변한듯 했고 그리고, 오늘따라 경수의 몸에선 약품냄새보단 달콤한 초코냄새가 나 더 기분이 좋았다.

 

-

 

그 이후 교장선생님의 말씀대로 경수와 백현은 잘 지냈다고. 그게 친구사이인지, 연인사이인지는 비밀.

 

 

 

 



 
피치와 키라임
잘못되거나 어색한 부분은 알려주시면 바로 수정하겠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10년 전
독자1
ㅇㄴ너무져아여ㅠㅠㅠㅠㅠㅠㅠㅠ진심내취향저격ㅠㅠㅠㅠㅠㅠ상부터 쭉달리면서 읽고왓쪄여ㅠㅠㅠ아나 귀여운백또들...후....
10년 전
피치와 키라임
좋아해주신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안녕히 주무세요~~
10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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