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화는 바로 전편 성규 얘기랑 이어져요!
사실 한 멤버로 쓰려고했는데 너무 길어져서.. 그걸 또 나누니 좀 짧아졌어요ㅜㅜ
아무튼 무한이랑 밥 먹고 난 후 얘기 :)
11# 성종 |
오랜만에 제대로 먹은 밥이라 입안이 꺼끌했다. 괜히 부엌에서 서성이고 있자 그가 말을 건다. " 마실거 줄까? 밥도 조금 먹었는데 먹어야지. " 난 작게 고개를 끄덕였으나 아마 그는 내 의사에 상관없이 주스를 꺼내왔을 것이다. 그가 냉장고에서 꺼낸 유리병은 오렌지색으로 3분의 1이 차 있다. 난 그걸 보고 속으로 내가 이 집에서 먹은 주스의 들이 만큼 비어있는 것이리라. 생각했다. 그는 유리컵에 주스를 기울여 따랐고 내게 건넸다. 시큼한 향이 코 끝에 전해왔고 이내 혀 끝에도 전해왔다. 난 주스가 상당히 차갑다고 느꼈고, 입안이 깨끗해지는 듯한 착각을 만들었다. 난 유리잔을 식탁에 가만히 내려놓고 그가 냉장고에 넣지않은 주스병을 살폈다. 손잡이 없이 잡을 수 있게 홈이 파인 병은 꽤나 무거웠다. 절반 이상이나 비어있었지만 무거웠다. 두 손으로 들어 올린 병에서 순간 미끌, 함을 느꼈으나 그땐 이미 늦었다. " 00아! " 그는 작게 날 불렀고, 그 동시에 유리병은 바닥에 쿵 떨어졌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내 엄지발가락 위에 떨어졌다. 악.. 하고 입에서 탄성이 나왔고 난 푹 주저앉았다. " 괜찮아? 어? " 성종은 내게 빠르게 다가왔고 날 살펴왔다. 발 전체가 얼얼하게 느껴졌다. 아파서 눈을 꾸욱 감자 기다린 듯이 눈물이 나왔다. " 그걸 왜 해! 내가 할건데.. " 다행히 이 집에는 반창고가 구비되어 있었다. 그는 흰 반창고를 발가락에 몇 번이고 꼼꼼히 감았다. 벌겋게 부은 살과 발톱, 뼈 까지 모두 감싸졌다. 병은 깨지지 않았다. 그저 쿵 하고 바닥에 둔탁하게 떨어졌을 뿐 쨍그랑 하고 깨지지는 않았다. 그는 방금 밥을 먹었던 식탁 의자에 날 앉혔고, 주스병을 냉장고 깊숙히 넣었다. 난 얼굴을 닦고 괜히 아픈 발가락을 꼼지락 거렸다. 첫날 때. 네가 나한테 유리잔 던졌었잖아. 주스도 만빵 담긴걸로. 내가 언제? 그랬었잖아. 너한테 안 던졌거든? 뻥질이야.. " 첫 날에. " 난 현실과는 뒤떨어져 보이는 시나리오를 완성하고 말을 시작했다. " ..그땐 미안해. 미안했어. " 성종은 그런 내 시나리오를 싹둑 잘라먹었다. 그는 내가 앉은 의자 앞에 쭈그려 앉았다 한 쪽 무릎을 굽혔다. " 으아. 아프겠다. " 내 발을 살핀 그는 사고 직 후 보다 과장된 듯 말했다. 난 어리광 부리듯 작게 응. 했고 그는 갑자기 질문들을 쏟아냈다. 아직도 아파? 되게 빨갛다. 걸을 수 있나? 연고같은거 발라야 되나? 발가락은 아직도 얼얼히 아팠고, 걸을 수는 있었지만 왼발을 뗄 때마다 발 끝이 찌릿찌릿해 걸음새가 이상해 질 수 밖에 없었다. 성종은 일어나 내가 식탁에 올려두었던 주스를 가져왔다. 난 그 잔을 받아들고 한 입 마셨다. 여전히 차가운 음료가 목을 따라 쭉 내려가는게 느껴졌고, 그러자 목에서 기침이 쿨럭 나왔다. 설마 감기 기운인가. 라고 느끼자 한기에 소름이 내 팔다리를 덮었다. |
모르는척해줘요 |
역시 글쓰는건 쉬운일이 아니어요... 아 오늘 만우절인데 연재중지같은 드립이라도 쳐야되나 고민했는데 ㅋㅋㅋㅋㅋㅋ 전 집콘이었으니 여유롭게 숙제하고 공부하고 이거 쓰고 오는길이죠... 허허 다음 멤버 예고나 할까요? 네? 잘 안들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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