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초반부터 사귀던 남자친구와 헤어졌다. 권태기라 생각하고 기다렸는데 계속되는 남자친구의 바람에 시원하게 뻥 차버렸다. 찬게 아니라 차인 기분이다. 시원하다고 그렇게 생각하고 싶은데 생각보다 많이 좋아했었던 건지 허탈하다. 가슴 한쪽이 텅텅 빈 기분에 몸에 힘이 풀린다. 오늘은 맨정신에 잠들기 힘들것 같아 어디든 갈까 하다가 그냥 아무데다 보이는 술집에 와 안주도 없니 소주만 들이켰다. 쓰린 속보다 헤어졌다는 상실감이 더 아프다. 미친듯이 들이키고 들이키는데 더는 못 마실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오늘은 정신없이 마시는데 어느덧 캄캄하다. 소주 한병을 시켜 들고 나와 비틀대며 발이 향하는 곳으로 가 초인종을 눌렀다. 문을 벌컥 여는데 보이는 친구 얼굴.
1. 홍정호
"어…너 왜…"
"헤헤- 정호야- 내친구-"
내가 무슨 용기로 초인종을 눌렀던 건지. 문을 열자마자 당황한 채로 서있는 친한 친구. 이 근처가 얘네 집이었나… 이제 알았네. 널 보자마자 뭐가 그리 슬픈지 눈물이 왈칵 쏟아져 그 앨 보며 펑펑 우는데 잠시 당황하다 우는 날 데리고 소파에 앉힌 뒤 따뜻한 물을 내게 조심스레 올려놓고 묵묵히 내가 우는걸 옆에서 지켜보는 그. 그렇게 다정히 쳐다보니 예전 남자친구가 생각나 더 슬프다.
"…무슨일 있어?"
"…헤어졌…어"
겨우 진정된 가슴. 얼마나 운건지 술도 차츰 깨면서 정신이 돌아온다. 번진 화장도 지금은 창피하지 않았다. 남자친구가 아직도 아른거린다. 또 눈물이 왈칵 쏟아지는데 어쩔줄 몰라 내 옆에서 그저 묵묵히 지켜보다 벌떡 일어나 휴지를 들고 눈물을 닦아주는 그. 자꾸 다정히 대해주는 니 행동이 연애 초반 남자친구가 대해주던 행동과 비슷해 가슴이 너무 아프다.
"…화장은 다 번져서…"
"…웃기지 나"
"예뻐"
"…병신"
평생 울거 다 운 기분이다. 조금 후련해진 마음에 그에게 피식 웃으며 장난스레 욕을 툭 건내는데 진지한 눈으로 내게 다가오는 그. 왜이래 오늘따라…. 당황스럽게. 왠지 기분이 이상해 뒤로 슬쩍 피하는데 더이상 피할 곳도 없다. 여전히 내게 다가오는 그 애. 아 뭐…뭐야 정말.
"왜이래 갑자기…"
"…꼴 좋다"
"…"
"…난 너 안울릴 수 있는데"
"…뭐?"
"나 너 좋아해"
2. 박지성
"선배-"
문을 열자마자 완전히 취한 내 모습을 보곤 당황해 굳은 선배. 꽤 친하게 지내던 선배였는데 왜 이럴때 여기가 생각난건지. 비틀대며 당황한 선배를 뒤로 집으로 들어가 소파에 털썩 앉아 멍하니 손에 들려있던 소주병을 따선 다시 마시려는데 내게 다가와 술병을 뺏어드는 그. 당황스럽기도 하고 왠지 뺏긴 기분에 다시 술을 달라고 뺏어들려 하자 내 앞에서 한병을 다 마셔버리는 그.
"아 진짜…내 술인데-"
"너 다 취했는데 또 마시려고?"
"…오늘은 마실거예요-"
"무슨일 있어?"
계속 술을 달라며 찡찡대는 내게 다가와 무슨일 있냐며 걱정스런 표정을 짓는 그. 그제서야 눈물이 툭툭 속눈썹을 타고 떨어지는데 내 앞에 조용히 휴지를 올려놓는 선배. 휴지를 뽑아 눈물을 닦고 코를 팽- 하고 풀었다. 그리고 베베 꼬인 혀로 선배에게 모든걸 털어놨다. 남자친구의 바람. 내가 얼마나 좋아했고 얼마나 힘들었는지. 꽤 긴 이야기를 취한 목소리로 질질 끌며 말하는데도 묵묵히 옆에서 들어주는 그.
"…"
"…아- 이제 후련하다"
"…"
"…그…그럼 이제 갈게요. 내일 봐요"
내 이야기가 다 끝났는데도 정색한 얼굴로 침묵하는 선배가 무안해 비틀대며 다시 일어나 현관문으로 향하는데 내 어깨를 돌려 날 끌어안는 그. 당황해 밀어내려 하자 날 안은 두 팔에 힘을 더 꽉 줘 버리는 선배. 덕분에 품속에서 아무것도 못하고 꽁꽁 묶여버린 나. 놀란 가슴에 심장만 쿵쾅쿵쾅 거리는데 그런 난 아랑곳 않고 묵묵히 꼭 끌어안는 선배의 행동이 여전히 당황스럽다.
"선배…왜이래요"
"나한테도 기회 주면 안돼?"
"…네?"
"너 안다치게 잘할게…"
슬픈 목소리로 나지막이 속삭이는 박지성.
3. 지동원
"어…?ㅇㅇㅇ"
날 보며 당황한 친구. 평소에도 세심히 날 챙겨주는 모습에 어느덧 꽤 친해진 우리 사이. 나도 모르게 또 여길 향한건지. 당황한 표정으로 서있는 그에게 헤헤 웃어보이는데 코끝이 찡해져 눈물이 왈칵 쏟아진다. 그런 나를 우선 소파에 앉히고 내 옆에 다가와 앉아 걱정스레 쳐다보는 그. 정말 소리내어 엉엉 울어재끼는데 내 등을 토닥이며 다 들어주는 그. 그런 그의 행동에 어느정도 진정이 되어 한숨을 푹 쉬는데 내게 말을 건네는 그.
"…무슨일이야. 또 걔가 뭔짓 했어?"
"…아니 헤어졌다 오늘"
"…잘됐네"
"…뭐가…뭐가 잘된건데"
"…"
괜시리 그에게 짜증을 내는데 묵묵히 다 받아주는 모습에 더 화가난다. 바보같이 왜 받아주는건데…. 너도 화좀 내라고. 미안한 마음에 더 화를 내며 가슴팍을 주먹으로 퍽퍽 치는데 내 손목을 탁 잡는 그. 얼마나 세게 잡은건지 손목이 아파 그에게서 빼려고 발버둥 치는데 나를 꽉 끌어안는 그. 그런그가 난 당황스럽기만 해 아무말도 못하고 몸이 뻣뻣하게 굳어있는데 조금 가라앉은 목소리로 내게 말을 거는 그.
"…이제"
'…"
"…이제 나도 좀 봐줘"
"…"
"진짜 잘해줄게…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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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인스티즈 서버가 더 불안하네요 사진 첨부하는데 십분..하 정말 글 쓰는데 두번이나 날라가서 어휴..
요즘 이런 서버 때문인지 자주 오시던 분들이 안와서 섭섭해요ㅠㅠㅠ 잉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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